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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문고의 작은 변화, 생산성이 40%나 늘었다고요?

엄지용
엄지용
- 13분 걸림

지난 4월 영풍문고에 어떤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마 서점에 들르는 고객이라면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작은 변화일지 모르겠는데요. 서점에서 일하는 점원들의 업무 환경에는 큰 변화가 펼쳐졌다고 합니다.

이건 다른 누가 한 말이 아니라요. 김경환 영풍문고 대표이사가 직접 전해준 말입니다. 김 대표는 얼마 전 영풍문고 종각 본점 엘리베이터에서 검품 담당 점원을 만났는데요. 갑자기 그 점원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더란 겁니다. 이 ‘솔루션’ 덕분에 본인이 맡던 업무가 너무나 편해졌다고요.

영풍문고가 도입한 솔루션의 이름은 ‘스캔딧(Scandit)’입니다. 직원들의 스마트폰을 ‘바코드 스캐너’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솔루션인데요. 솔루션 도입 이후 서점 입출고 관리 업무 담당 점원들의 생산성은 평균적으로 20~30%, 업무에 따라서는 40% 이상 증가했다고 하고요. 영풍문고는 이 솔루션을 입출고 관리뿐만 아니라 서점 내 고객 대응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작은 이동의 혁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위해서는 종전 영풍문고의 물류 업무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점에서 물류 업무의 시작은 ‘진열’입니다. 영풍문고가 발주한 서적이 전국 서점으로 입고되면요. 영풍문고 직원들은 해당 서적의 바코드를 스캔해서 특정 서재의 위치(Location)와 매칭시키는 일을 먼저 했습니다. 이는 실물 재고의 위치를 전산 시스템에 등록하는 작업이었고요. 추후 고객 문의에 대응하여 특정 도서를 찾거나, 검수 및 출고하는 과정에서 헷갈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기본적인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영풍문고 점포에 비치된 바코드 스캔 업무 데스크의 위치였습니다. PC와 연결된 바코드 스캐너는 넓은 서점 안에서도 특정 장소에 ‘고정’돼 있었고요. 직원들은 입출고 및 검수 과정에서 수반되는 바코드 스캔 업무를 항시 바코드 스캔 업무 데스크까지 이동하여 수행해야만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이동 동선은 발생하고 있었고요.

그렇다면 스캔딧 솔루션이 도입된 이후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스캔딧의 솔루션을 쉽게 설명하자면 ‘이동형 바코드 스캐너’나 다름없습니다.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본인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스캔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인데요.

기존 영풍문고 바코드 스캔 업무 데스크에서의 스캔 작업 모습(왼쪽)과 스캔딧 솔루션을 통한 스마트폰 기반 스캔 작업 모습(오른쪽) ⓒ커넥터스

결과적으로 영풍문고 직원들은 입고장에서 업무 데스크까지 굳이 이동하지 않고도, 로케이션 등록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고요. 이후 서가에 진열할 때 필요한 스캔 업무도 바코드 스캐너가 설치된 업무 데스크까지 오가는 불편함 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 더해 바코드 스캔의 정확도와 속도도 기존 대비 크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예로 기존 바코드 스캐너로는 특정 라인에 똑바로 정렬해야 스캔이 가능했다고 하는데요. 스캔딧을 이용하고부터는 아무리 삐뚤어진 라인이더라도 한 번에 알아서, 심지어 여러 개의 바코드를 동시 스캔하는 것까지 가능해졌고요. 속도 측면에서는 바코드가 너무 빠르게 읽혀 사람이 못 따라가는 것이 문제일 정도라, 일부러 ‘딜레이’ 기능을 넣었다고 합니다. 앞서 최대 40%까지 생산성이 늘어났다고 한 수치의 근거에는 이런 작은 이동의 변화가 있었던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한 바코드 스캔이 가능해졌다는 작은 변화는 기존 업무 데스크까지 이동 시간을 줄였고요. 스마트폰을 지참할 수 있는 장소라면 어디서든 업무가 가능하게 돼서, 업무 장소의 제약이 사라졌습니다.

또 한 가지는 누구나 쓰는 스마트폰이잖아요. 기존 SAP을 통해 구축한 점포 시스템은 직원들에게 로그인 하는 방법, 스크린을 바코드로 찍는 방법, 입력하는 방법 등 일련의 작업을 교육하는 데 아무래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신입사원이더라도 30분만 교육하면 누구나 업무에 투입 가능합니다. 점장들은 특히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이 또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경환 영풍문고 대표이사

다른 고객 경험의 혁신

시작하며 이야기했듯 영풍문고는 이 스캔딧 솔루션을 서점 가치사슬 안의 더 넓은 업무 영역에 적용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고정비용이 들어가는 모든 곳은 결국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봤고요. 그 역할을 이미 성과를 검증한 스캔딧 솔루션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확장 시도는 서점에 설치된 ‘가격 검색대’에서 나타났습니다. 영풍문고는 먼저 여의도점과 김포점에 스캔딧을 활용한 ‘문구 상품 가격 검색대’를 설치했는데요. 앞서 스캔딧의 처음 활용처가 서점 직원들의 입출고 업무 효율화였다면요. 이 가격 검색대는 고객 대응 관점의 효율 증대를 목표로 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영풍문고에 방문한 고객이 마음에 드는 문구 상품을 발견했는데, 가격표가 안 붙어 있어요. 이러면 아마 그 고객은 주변에 있는 점원들에게 가격을 물어보거나, 결제 카운터까지 가져가서 가격을 확인할 텐데요. 점원들 역시 모든 상품 가격을 숙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바코드 스캐너가 설치된 업무 데스크까지 또 이동해서 상품 가격을 확인해야 했을 수 있겠죠. 모두 비효율입니다.

하지만 스캔딧으로 구축한 가격 검색대에서는 고객이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스스로 상품 가격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영풍문고는 실제로 솔루션이 도입된 점포의 성과를 분석해봤는데요. 하루에만 약 100~150건 정도 이 가격 검색대를 활용한 고객의 스캔이 발생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김경환 대표에 따르면 이는 이 스캐너가 하루에 100~150건에 달하는 영풍문고 점원의 고객 응대 공수를 줄인 성과를 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고요. 기존 점원의 고객 응대 시간을 건당 2분으로 잡는다면, 하루 최대 300분의 시간을 절감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 것이나 다름없다고요. 서점 점원들은 그 300분을 활용하여 보다 가치 있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겠죠.

김경환 대표가 전하는 이 가격 검색대의 숨은 용처도 있는데요. 사실 기존 고객들이 서점에서 가격표가 없는 상품을 본다면, 모두가 점원에게 가격을 물어보는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일부 고객들은 ‘안사고 말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거죠. 김경환 대표는 이번에 도입한 셀프 스캔 가격 검색대가 고객의 구매 포기를 억제하고, 기회비용을 절감하는 추가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영풍문고 영업의 중심이 되는 점포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스캔딧 솔루션을 좀 더 많이 활용하고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무인 가격대까지 솔루션을 적용했지만요. 나아가 이것으로 무인 POS까지 만들 수 있겠다 싶고요. 또 영풍문고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주문에 대응하기 위한 물류센터를 각각 하나씩 운영하고 있는데요. 여기 스캔딧 솔루션 적용을 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이미 시작했습니다”
- 김경환 영풍문고 대표이사

다음 데이터의 혁신

이렇게 영풍문고 전 매장으로 스마트폰 기반의 바코드 스캔 기능을 바탕으로 한 자동화 솔루션이 퍼져가고 있는데요. 가까운 미래를 본다면 영풍문고는 스캔딧 솔루션을 통해서 전에 없던 ‘무엇인가’를 하게 될지 모릅니다. 바로 지금까지 오프라인 점포에서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죠.

앞서 ‘가격 검색대’를 다시 예로 들어볼까요. 기존 영풍문고 방문 고객들은 관심 있는 상품의 위치나 가격을 알기 위해서 ‘서점 점원’들에게 물어봤을 겁니다. 이와 같은 행동은 ‘특정 고객이 특정 상품에 관심이 있다’는 정보로 연결될 텐데요. 안타깝게도 그동안 영풍문고는 그 고객이 누군지 몰랐고요. 그 고객이 관심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도 휘발되는 정보로 사라졌습니다. 영풍문고는 POS(Point of Sales) 데이터를 통해서 어떤 상품이, 어떤 시점에 팔렸구나 정도의 정보만 알 수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제 영풍문고는 스캔딧 솔루션을 통해서 특정 고객의 관심사를 보다 직관적인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하는 고객 회원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고객의 정보를 특정할 수 있고요. 그 고객의 ‘스캔’ 행위를 바탕으로 상품에 대한 관심도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여기 충분한 데이터가 더 쌓인다면요. 그간 고객 데이터 수집이 쉽지 않았던 오프라인 서점 영풍문고에서도 온라인에서만 가능했던 ‘개인화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이 쌓일 수 있을 것이고요. 또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주 업무 또한 기존보다 더 고도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현재 영풍문고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문구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서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20%가 문구였다면, 이제는 30% 정도의 매출 비중까지 올라왔습니다. 문구의 장점은 책보다 다양한 구색을 가져가면서, 동시에 항상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행에 따라 진열 구색을 바꿔서 소위 말하는 점포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편이 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특정 고객이 특정 문구 상품을 가격 검색대에서 스캔하는 정보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우리는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관심을 알고, 특정 카테고리나 상품의 매장 진열을 강화하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김경환 영풍문고 대표이사

물론 이것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미래의 영역인데요. 이미 시작된 작은 이동의 변화는 서점 입출고 업무 생산성을 40%까지 끌어올렸고요. 최근 시작된 다른 고객 경험의 변화는 그동안 명확하게 측정되지 못했던 고객의 ‘가격 검색’이 하루에 150건이나 발생한다는 데이터를 알 게 해줬습니다. 앞으로 영풍문고는 또 어떤 변화를 증명할 수 있을까요?

※ 이 콘텐츠는 스캔딧의 협찬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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