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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 식품 커머스 ‘팔도감’, 2년 만에 흑자 전환한 비결은?

김철민
김철민
- 11분 걸림

※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트렌드라이트’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1. 식품 버티컬 커머스 ‘팔도감’을 운영하는 라포테이블이 6월 기준 영업이익 흑자 전환 소식을 알렸습니다. 팔도감은 2022년 7월 설립 후 올해 초 기준 이미 누적 거래액 1000억원을 넘으며 빠르게 성장 중이었는데요.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흑자 소식까지 전한 것입니다.

2. 팔도감이라고 하면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X세대를 타깃한 패션 버티컬 플랫폼 ‘퀸잇(운영사 : 라포랩스)’이라고 하면 익숙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라포테이블은 라포랩스의 자회사로, 팔도감은 퀸잇이 확장한 식품 버티컬 플랫폼으로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3. 퀸잇은 시장 세분화 전략을 아주 교과서적으로 성공시킨 플랫폼으로 유명합니다. 패션 플랫폼들이 10대에서 30대 고객만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40대 이상 고객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고요.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소외되던 기성 패션 브랜드를 빠르게 입점시켜 X세대 패션 시장의 1위 플랫폼 자리에 올랐습니다.

4. 팔도감 역시 퀸잇의 초기 전략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퀸잇과 동일하게 40대 중후반부터 50대까지 X세대 고객을 공략하는데요. X세대 고객들이 밴드나 네이버 카페 등에서 농산물 직거래를 하고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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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동시에 팔도감은 플랫폼 입점 생산자들도 판매를 늘리고 싶었지만 방법을 모른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팔도감은 이러한 고객과 생산자들의 충족되지 못한 필요를 공략하였고, 퀸잇이 그랬던 것처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습니다.

식품으로 흑자 전환 가능했던 까닭

6. 하나 팔도감이 집중한 ‘식품’은 퀸잇의 패션과 달리 마진이 낮은 카테고리입니다. 따라서 팔도감은 퀸잇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였지만, 동시에 손익 측면에서는 도전 과제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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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러한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팔도감이 2년 만에 손익 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규모의 경제’를 영리하게 실현했기 때문입니다.

8. 물론 커머스 플랫폼 시장에서 후발주자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불리합니다. 왜냐하면 커머스 플랫폼은 판매량이 많을수록 생산자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어 마진이 높아지고요. 그렇기에 초기 진입자의 우위를 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9. 그러나 규모를 갖추는 것이 꼭 큰 업체에게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정 조건에서는 작은 플랫폼도 시장 지배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요. 팔도감의 경우 50대 고객의 식품 소비 취향이 뚜렷하고 다른 연령대와 구별된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10. 먼저 팔도감은 식품 구매를 원하는 50대 고객을 모았고요. 이후 이들이 선호하는 특정 품목과 가격대에서 팔도감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생산자들에게 판매량을 보장하고, 더 좋은 조건으로 상품을 들여온 것입니다.

11. 반면, 다른 경쟁사에는 이만큼 50대 고객들이 모여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팔도감만의 차별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아시스마켓은 컬리와 고객층이 절반 정도 겹치는 반면, 팔도감은 20% 미만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비용 효율화를 위한 노력들

12. 팔도감은 또한 고객을 더 모으고 유지하면서 비용을 효율화하려는 노력도 병행했습니다. 사실 팔도감이 흑자를 달성한 6월은 온라인 쇼핑의 성수기가 아닌데요. 실제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팔도감의 거래액 정점은 작년 연말과 올해 연초였습니다.

13. 이는 팔도감의 흑자 전환이 성장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 노력의 영향도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팔도감은 앱 기준으로 월간 활성 사용자 수와 신규 설치 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마케팅 지출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14. 흥미롭게도 비용 절감 행보에 불구하고, 팔도감의 고객 전환 효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신규 유입 없이 기존 고객들만 유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당 결제 건수가 횡보를 거듭하고 있어, 신규 구매자들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15. 여기에는 낮은 등급의 고객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기준을 낮춘 멤버십 구조 개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3만원 이상만 구매해도 등급을 부여하는 정책은 최초 구매 이후 재구매를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었을 겁니다.

반복 구매의 숙제, 확장할 수 있나요?

16. 이처럼 팔도감은 규모의 경제를 영리하게 실현하여, 상품 운영의 효율을 높였고요. 마케팅 활동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지속 가능한 구조를 조기 구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17. 팔도감은 현재는 자사 플랫폼을 경험하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상품이 입점 시 상품위원회를 거치고,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품질을 관리하여 좋은 구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여기 더해, 50대 고객이 한 번 만족하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특성도 고려할 것 같습니다.

18. 그러나 특정 품목을 가끔 맛있게 먹고 싶어서 찾는 플랫폼으로만 남는다면 결국 성장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식품이 재구매 유도에 유리하더라도, 한정된 품목으로 반복 구매를 이끄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19. 실제로 컬리나 오아시스마켓의 신규 고객 재구매율이 60%에 육박하는 것에 비해, 팔도감은 40%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처럼 마케팅 지출을 줄인 상황이라면 폭발적인 자연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결국 잔존율을 높일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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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물론 팔도감은 후발주자인데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매우 잘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 슬슬 더 큰 성장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시점이라 보고요. 올해 하반기까지는 숨 고르기를 하며 수익성 높은 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고 하니, 내년부터 보여줄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며 또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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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네카쿠배경제학」저자. 비욘드엑스와 네이버 프리미엄 유통물류 콘텐츠 채널 커넥터스 대표이자 공동창업자다. 인류의 먹고사니즘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도심물류 생태계를 관찰하고, 시대마다 진화하는 공급망의 의미와 역할을 분석하는 일을 한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했으며, 현재 한국로지스틱스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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