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X뷰] 위쿡 투자한 롯데, 공유주방 진출 임박

롯데그룹의 외식기업인 ‘롯데GRS’가 스타트업 중심인 공유주방 시장 진출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GRS는 강남역 인근에 임차 공간을 마련하고 입점할 매장의 1차 선별 과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문 앱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도 POS(Point of sales, 판매정보관리) 시스템 구축은 물론 전용 배달을 위한 배송 서비스까지 검토한 것으로 관련 시장은 전했다.

롯데GRS의 사업 공식화 시점은 오는 3월로 예상된다. 최근 불어닥친 코로나19 여파로 출점 시기를 조율하고 있을 뿐, 이미 지난해부터 공유주방 시장 진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는 후문이다.

그림1. 공유주방 업계 현황(출처: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음식배달 시장의 규모는 자그마치 20조 원에 다다른다. 이 중 1조 원대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공유주방 시장은 최근 ‘B2C에서 B2B’로, ‘배달형에서 제조형’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기업 롯데의 참여로 공유주방 시장의 판세가 더 커질 전망이다.

외식부터 식품 제조, 유통물류까지

롯데의 공유주방 진출을 공급망(Supply chain) 관점에서 살펴보면 전통적인 식품 제조와 유통, 물류 영역은 물론 부동산 임대까지 계열사의 주력 사업이 하나의 사슬로 연결된다. 기존 B2C 중심에서 B2B로 확산하는 공유주방 시장의 움직임과 유통계열사 간 통합하는 옴니(Omni)채널 전략을 고려하면, 롯데의 목표는 공유주방부터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 제조와 유통을 다루는 식품 자재 온라인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롯데GRS는 이달 10일 ‘롯데잇츠’를 선보였다.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 등 외식 브랜드를 하나의 모바일앱(온라인몰 제외)으로 통합한 것이다. 카드 충전과 배달 주문은 물론 앱을 통해 적립이 가능하며 각종 이벤트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쉽게 말하면 SPC그룹의 해피 포인트 앱 개념과 비슷하다.

스타트업 투자자에서 직접 진출로

롯데는 벤처 육성·투자를 맡은 계열사 롯데엑셀러레이터를 통해 지난해 공유주방 스타트업 위쿡에 15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당시 롯데는 그룹 내 유통·식품사인 롯데호텔·롯데쇼핑·롯데슈퍼·롯데GRS와 공유주방 모델이 협력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위쿡에 투자한 롯데 입장에서 계열사를 통해 공유주방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롯데가 자체적으로 공유주방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달음식 이용을 선호하는 1인 가구의 증가, 온라인을 통한 소비에 익숙하고 요리를 경험으로 인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시장 확대, 가정 간편식 시장의 성장이 공유주방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점 등을 말할 수 있다.

배달형에서 제조형으로, 그리고 규제 샌드박스

국내 공유주방 형태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식품 제조·가공업을 주력으로 하는 ‘제조형’, 개별 주방 형태로 배달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배달형’, 주·야간 시간대 별 점포를 공유하는 ‘시간형’ 등이다. 현재 위쿡, 고스트키친, 먼슬리키친 등 국내 대부분의 공유주방 업체들은 배달업이 가능한 ‘배달형’ 형태로, 최근에는 제조형 서비스로 전환(확대)하기 위해 관련 규제 해소(규제 샌드박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보건당국은 공유주방 관련 법 개정을 검토 중이다.

대표적인 공유주방 규제 샌드박스는 ▲1인 사업장에 복수의 사업자 등록(현행 1개 사업장 당 1명의 사업자등록만 가능)을 허용하는 것과 ▲공유주방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B2B 판매를 허용(현행 식품제조업은 허가된 공장에서만 생산)하는 것인데, 위쿡이 이번에 규제 특례 대상이 되었다.

온라인 유통 판매부터 건설사까지 눈독

공유주방 사업이 제조형으로 확대될 경우, 지점마다 HMR 식품 제조가 가능해지면서 온·오프라인 판매는 물론 B2B2C 영역의 식자재 유통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공유주방 규제 샌드박스 선정 이후, 현재 배달음식 창업자의 사업 초기 관심이 온라인 유통·판매 사업자들 중심으로 이전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건설·부동산 대기업도 도심 내 빌딩의 유휴 공간에 대한 활용 수요 측면에서 공유주방 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롯데, CJ, 이랜드와 같은 대기업이 단순히 스타트업의 투자 영역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공유주방에 직접 진출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BX

X writer

BX

서플라이체인 + 모빌리티 = 라이프 플랫폼, 비욘드엑스에서 최신 뉴스 및 소식을 전달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