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유연] 천하제일 이베이코리아 인수 대회

안녕하세요 커머스가이입니다.

어제 저녁, 기사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5兆 몸값’ 이베이코리아 매물로 나왔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030332831

보는 순간 바로 생각했죠. 이 떡밥은 내 거야!

요즘 여러모로 게을러지기도 하고 사실 별로 짜낼 것도 없어서 주 1회 정도 글을 쓰고 있는데 이 떡밥은 바로 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껄껄껄)

먼저 주의사항을 말씀 드리자면, 이 글에 있는 내용은 어떠한 사실관계나 수치가 반영되지 않은 오로지 개인 의견, 즉 ‘뇌피셜’임을 알려드립니다. 머리에 떠오르는 내용을 그냥 손으로 받아쓴 것일 뿐이니 꼭 감안해서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갑니다.

이베이코리아는 매력적인 떡밥인가?

에이, 말해 뭐 해. ‘찐’ 이야 ‘찐’!

  • 찐 : ‘진짜’의 의미를 담아 줄여 부르는 신조어

국내 1위 이커머스 사업자. 거래액이 16조 이상으로, 19년 전체 온라인 거래액이 대략 134조 정도 되니까 이베이코리아의 점유율은 12%(!)나 됩니다. 1위 사업자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는 해외 이커머스 상황과 달리 국내는 다들 고만고만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1위를 지키고 있죠.

이베이코리아가 1위라는 건 누가 인수해도 1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설픈 순위라면 사도 1위가 안될 수 있지만, 혼자서도 1위니까 이커머스 사업을 하지 않는 곳에서 인수해도 그냥 바로 1등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죠.

단, 이베이코리아는 1위지만 지마켓, 옥션, G9는 지금 각각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픈마켓의 특성 상 거래액은 16조이지만 매출액은 1조 정도밖에 안된다는 것. 1조 ‘밖에’라고 쓰는 내 손이 웃기긴 하지만 16조와 1조는 너무 다르니까요. 그러나 이베이코리아가 대부분의 이커머스들과 같이 적자 투성이에 올해는 또 얼마나 더 적자가 커질까 걱정할 상황이기도 합니다.

단, 이익액과 이익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경쟁 상황을 고려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내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한국경제 ‘5兆 몸값’ 이베이코리아 매물로 나왔다 기사 중 발췌

 

이커머스 1위인 흑자 회사 이베이코리아. 이보다 더 매력적인 떡밥이 어디 있겠냐~ 이게 내 결론이다!

자, 그렇다면 매각가를 끼얹으면 어떨까?

기사에서 보듯 5,000,000,000,000원입니다.

TMI: 3월 3일 기준 롯데쇼핑 시가 총액 2.75조, 이마트 시가 총액 3.1조, 현대백화점 시총 1.64조. 이마트+현대백화점을 사고도 남고,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을 사도 남는 돈. 롯데쇼핑과 이마트를 같이 사기는 조금 모자랍니다.

5조라… 2018년 영업 이익 약 500억 원 기준으로 봤을 때 100년 벌면 나오는 돈입니다. 물론 이렇게 계산하진 않겠지만요. 기사에도 나와 있지만 거래액 기준으로 매각가를 따지는데 거래액에 약 0.33배를 해서 나온 5조. 11번가 투자 시에는 0.24배, 최근 위메프는 0.5배 적용, 쿠팡은 무려 1.4배! 이 부분을 감안하면 말도 안되는 계산법은 아니고 나름 합리적입니다. 1등 프리미엄 묻고 흑자 더블로 가면 11번가보다 높은 기준 값을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일단 그건 파는 쪽 입장이고, 사는 쪽에서 보면 5조 원을 투자해서 연간 16조 원 거래액을 만들고 매출은 1조 짜리 비즈니스가 생깁니다. 이익은 대략 500억 수준. 잘 굴리면 올라갈 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하기에는 현재 경쟁이 더 심해지는 만큼 기존 이익 수준을 유지하면 괜찮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이렇게만 보면 ‘굳이?’라고 하겠지만,

‘이베이코리아를 사려는 쪽은 당연히 이커머스에 관심이 아주 많고 해당 사업에 진출하려는 곳인 만큼 5조 원을 써서 거래액 16조 짜리 이커머스 플랫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관점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요.

현재 국내 커머스 플레이어 중에 Top픽은 누가 봐도 쿠팡!입니다. 이 쿠팡의 작년 거래액은 대략 14~15조 원이고 매출액은 7조 정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당연히 순수 추정도 아닌 추측입니다. 이 거래액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쿠팡의 누적 적자는 약 4.5조? 2018년까지 누적 적자가 3조 정도 되고 작년 적자 금액은 무조건 1조는 넘을 테고 말이죠. 2조까진 안될 테니 중간인 1.5조 적자 정도에서 만나 주면 되겠죠. 실제로는 중간에 잘 관리했다는 소문도 들었으니 1조 정도로 해서 대략 전체 4조+@ 금액을 써서 15조 만든 걸로 하겠습니다.

4+@ 금액으로 15조 만들었으니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기사 기준) 5조를 들이면 만들 수 있다,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5조 들여서 만드는 것과 5조에 바로 생기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쿠팡이 4조의 돈을 쏟아 붓고 15조를 만들어 내는 데 들어간 시간이 어떻게 될까요? 10년입니다. 물론 지금은 이커머스 시장이 더 커졌으니 기간이 단축될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빨리 해도 5년은 잡아야겠죠. 그럼 시간이 줄어든 만큼 비용은 더 들어갈 거구요. 이렇게 보면 그냥 사서 쓰는 게 낫다는 결론이..

백종원 씨가 말했습니다.

집에서 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것이 더 싸야 사람들이 사 먹는다고. 내가 직접 만들어서 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적으면 사는 게 낫지요.

참고로 11번가 19년 거래액은 10조, 누적 적자는 대략 5,000억 수준(실제 지원금액은 모르니)입니다. 위메프 거래액은 5.4조, 누적 적자는 대략 4,500억 정도니까 16조 거래액, 1조 정도 적자라고 보면 될지도? 이렇게 생각하면 안 사고 10년 열심히 해서 만들면 되겠습니다.

언제나 가격은 내 마음속에 있는 것. 누군가에게는 좋은 가격이지만 누군가에겐 터무니없는 가격이 될 수 있죠.

매각가 부분에 대해서는 뇌피셜로도 감이 안오지만 현재의 경쟁 상황, 이베이코리아의 정체, 향후 더 심해질 전쟁 상황을 감안하면 비싼 가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100% 매각이라는 점에서 일부 프리미엄을 넣으면 5조까지는 아니고 최소 4.2~4.5조 정도. 기준은? 궁금하면 넣으셔야죠. 다만 이건 사는 쪽 관점입니다.

파는 쪽에서 보면 배민가격=이베이코리아 가격인데 뭐, 판단은 각자 하는 겁니다.

그럼 누가 살까?

인수 후보자에 대한 생각으로 가능성이 높은 쪽이나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쓴 것은 아닌 점 미리 밝힙니다.

MBK파트너스

홈플러스 7.2조에 인수한 아주 돈 많은 펀드 아니겠습니까? 코웨이 사고 팔아서 1조 벌기도 하고, 오프라인 유통업체 홈플러스를 가지고 있으니 이베이코리아 사서 아주 그냥 이커머스까지 한방에. 홈플러스를 큰 돈 주고 인수했는데 세상이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바뀌면서 아직은 큰 재미를 못 보고 있습니다만 기왕 달린 거 온라인 합체!해서 1등으로 딱 포장을 이쁘게 하면?

마침 작년 말에 60억 달러(7조) 규모로 MBK 5호 펀드도 모집하고 있다는데 말입니다. 11월에 모은 돈이 공교롭게도 42억 달러(5조)라니, 이거 참 신기한 일이에요. 이베이코리아 매각(희망)가와 MBK가 모집한 돈이 딱 떨어질 수가 있냐는 말입니다.

MBK가 인수하면? 위에도 말했듯 오프라인에다가 온라인 1위 끼얹어서 한 판 딱.

롯데

M&A에 그것도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인데 롯데가 관심이 없을 리가! 11번가랑 거래할 때도 그냥 통으로 다 살게(롯데), 아니 그래도 우리도 11번가 계속 하고 싶은데 멜론 건도 있고(SK) 이 이견 때문에 엎어지기도 했으니. 아주 그냥 본진에서 100% 다 판다고 하는데 관심이 없을 수가 없지요.

다만 롯데On이 이제 이번 달에 나온다는 점을 또 고려해야 합니다. 롯데 이커머스 다 합체해서 하나 제대로(?) 만들고 있는데 그것보다 훨씬 큰 걸 꿀꺽 삼키면 어떤 모양이 될까요. 이 고민에 대한 답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ON이 달려가기 위해서 싸워야 할 큰 산을 넘지 않고 그냥 터널로 딱 통과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롯데ON은 직매입, 종합몰 느낌으로 운영하고 이베이코리아는 그대로 오픈마켓으로 돌리면 되는 거니까?

자금조달은 어떻고요. 롯데가 5조가 없으려구요. 롯데지주 유보금만 10조입니다. 롯데 그룹 상장사 전체 유보금이 41조(2018년 기준)… 롯데쇼핑만 해도 예전부터 15조 이상인데 이말인즉 사려고 하면 돈이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가성비가 나오는지, 기존 사업영역과 시너지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판단, 우리가 아닌 다른 데서 샀을 때 예상 시나리오 등이 문제지, 돈? 있다니까요.

참고로 자금 조달 관점에서 보면 최근에 롯데가 외부 자금 조달할 때 적용 받은 금리가 1.32%! 1.32% AAA 기준 1.45%인데 그거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딱. 1.5% 기준으로 5조 전체를 건다고 보면 연 이자 750억 정도. 이베이 영업 이익이 500억 정도 되니까, 음 그러합니다.

롯데? 우리가 돈이 없나, 사면 어찌될지 계산을 잘 해봐야겠지.

쿠팡

누가 돈 소리를 내었는가? 누가 돈 소리를 내었는가 말이다. 마사요시 손 선생님의 돈! 아주 그냥 돈 한 번 또 써봐? 쿠팡에 들어간 돈이 3.5조, 어차피 쓴 거 5조 더 쓰고 이베이코리아 인수해서 아주 그냥 한 방에 거래액 30조!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23%로 그냥 나머지를 다 쩌리로 만들어 버리면 어떨까? 쿠팡 저만큼 키우는 데 들어간 돈 생각해 보면 앞으로 경쟁해서 16조 거래액 만드는 데 돈 더 쓰는 것보다 한 방에 가져오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일 수도 있죠. 거기에 기왕 쓰는 거 홈플러스까지 사서 그냥 끝장을 보는 거예요. 쿠팡은 로켓배송, 이베이코리아로 오픈마켓 플랫폼, 홈플러스로 오프라인까지 진출!

쿠팡? 어차피 쓸 돈 한 방에 쓰고 빨리 가지 뭐. 결정은 그분이.

신세계? 이마트? SSG

통칭 신세계라고 쓰기도 그렇고 쓰윽 이마트라고 쓰기도 그렇지만 통칭 유통사관학교 신세계도 이커머스에 대한 관심과 집중에는 또 빠지면 섭합니다. 다만 신세계는 5조 조달하기가 조금… 이마트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 바뀐 상황입니다. 물론 그룹 내 유보금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러가지 상황 상 자금 조달이 녹록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는 거죠. 그래서 신세계그룹은 단독보다는 자본의 손을 잡고 인수전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세계? 당연히 사면 좋지! 이커머스 드라이브를 확, 다만 자본조달 측면에서 손잡고 같이!

현대백화점

사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이 떡밥이었습니다. 열심히 싸우고 경쟁하고 하는 거 다 봤는데 세상이 저쪽으로 넘어가는 건 맞는 거 같고, 이거 하나만 사도 한 방에 1등이라 이거지. 그럼 바로 1등 자리로 가보실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홀드! 아직도 이릅니다. 더 기다려야지, 할 수도 있어요.

현대? 내가 돈이 없는 건 아니고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갑자기 LG가 등장하면 어떨까?

“LG도 쿠팡 만든다…전자상거래 진출” 이라는 기사가 생뚱맞게 지난주 쯤 나왔지요. 이건 무슨 소리인가? 생각했는데 묘하게 시점이 겹치네요. 압도적인 강자는 없지만 만렙에 가까운 자들이 넘치는 이커머스판에 지금 와서 뉴비(newbie)로 새로 캐릭터 만들어서 시작하기 보다는 계정 거래를 통해서 한방에 진출! 게다가 내가 컨트롤할 필요도 없죠. 제대로 된 조직도 있고! 그래, 사자. 5조! 작년 LG전자 영업이익(추정)액 더블로 쓰면 한 방에 살수 있으니까. 아주 그냥 우리가 한 번에 1등 사업자로 들어가서 더욱 더 이커머스 시장을 혼란스럽게!

이베이

‘일단 떡밥을 뿌려 두면 누군가 물겠지?’라고 생각해서 던진 듯도 하네요.

그래서 누가 산다는 건데?

더 사고 싶은 마음이 강한 누군가 사겠죠! 다만 5조면 정말 큰 돈이니 판단이 쉽진 않을 거구요.

‘우리가 5조 쓰면 바로 만들어 내죠’라는 조직과,

‘어차피 우리가 5조 써도 시간 상, 경쟁 상황 상 달성하기 만만치 않아요’하는 조직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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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피셜인 점 잊지 마시고. 그래도 떡밥이 식기 전에 빨리 썼네요.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커머스가이 드림

덧) 참고할 기사들

MBK, 42억弗 펀드 실탄 장전…M&A 대전 이끈다

https://www.mk.co.kr/news/stock/view/2019/11/962137/

호텔롯데, 미즈호 업고 1%대 조달…역대 최저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1908290100053570003308&lcode=00

“5년만에 껍데기만 남았다”…홈플러스 직원들, MBK에 아우성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820806625672816&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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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의

쓰리알랩스 대표(현). 롯데마트 창조혁신팀(사내 컨설턴트), 11번가 전략기획실, GS홈쇼핑 e상품전략팀, 11번가 마케팅전략팀, 위메프 기획조정실장, 원더스 CMO 등 온오프라인 커머스를 다양하게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짜유통연구소(진유연)를 설립했습니다. "입금이 아이디어를 만든다" 필명은 커머스가이 입니다. 유통/물류 기업 컨설팅 및 외부 기고, 강연 다수 진행. 창업 경진대회 심사위원 및 멘토링 진행 경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