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철물점이 쿠팡에? 퀵커머스 리부트 조건
한때 사그라든 듯했던 퀵커머스가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마트'가 아니라 '쇼핑'입니다. 쿠팡이츠가 지난 5월 강남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쿠팡이츠 쇼핑’이 불과 6개월 만에 서울 전역으로 확장되며, 배민 B마트의 독주 체제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그 대상은 편의점이나 마트뿐 아니라 철물점까지—동네 상권 전체입니다.
하지만 이 급격한 확장의 뒷면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질문도 많습니다. 쿠팡이 쇼핑으로 진짜 승부를 시작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물류·공급망 전략 백브리핑
STREAMLINE: 쿠팡이츠 쇼핑 – 퀵커머스 리부트의 조건
(2025.07.16)
❶ Point of View | ‘마트’에서 ‘쇼핑’으로, 전환의 의미
‘쿠팡이츠 마트’는 2021년 시작해 도심 내 MFC(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를 통해 직접 재고를 보유하며 운영됐습니다. 그러나 높은 운영비용과 제한된 커버리지, 수익성 문제로 2023년 대폭 축소됐죠.
2025년 들어 쿠팡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퀵커머스를 재구성했습니다. ‘쇼핑’은 MFC 대신 동네 상점과의 연결에 집중하는 중개 모델입니다. 매장에 있는 상품을 1시간 내 배송해주되, 쿠팡은 재고도, 창고도 가지지 않습니다. 대신 입점비는 없고, 중개 수수료는 6.8%. 로켓와우 회원이면 배송비도 무료입니다.
이런 구조는 기존 퀵커머스의 비즈니스 모델과 다릅니다. 즉, 속도보다 '확장'과 '저비용'에 초점을 둔 전략입니다.
❷ Inside the Move | B마트에서 배운 퀵커머스의 원칙
배달의민족의 ‘B마트’는 여전히 퀵커머스 시장의 표준입니다. 이들은 다음 세 가지를 통해 모델을 정교하게 다듬었습니다.
1. 전용 MFC 운영 – 전국 29개 MFC와 통합 재고 시스템으로 피킹/패킹 품질을 표준화했습니다.
2. 라이더 인프라 통합 – 일반 배달과 B마트 주문을 함께 운영하며, 효율을 극대화했습니다.
3. PB/가격/콘텐츠 차별화 – PB 제품과 아이돌 한정 상품, 시즌 기획 등으로 카니벌리제이션을 회피했습니다.
B마트의 핵심은 “퀵커머스를 위한 별도 구조를 설계하고 통제”한 것입니다. 반면 쿠팡은 이를 회피하고 “기존 구조를 변형”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습니다.
❸ Business Playbook | 쿠팡의 다층 전략
겉으로는 ‘쇼핑 중개’지만, 쿠팡의 전략은 복합적입니다. 단순한 트래픽 확장이 아닌, 장기적인 생태계 포석입니다.
① 라이더 네트워크 리텐션
쇼핑 주문을 통해 깜짝 미션을 확장하고, 배달 품목을 다양화하여 라이더 충성도를 강화합니다.
② 유휴 물류 부지 활용
서울·수도권 도심에 미리 확보한 MFC 가능 부지를 필요 시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전환 옵션’이 남아있는 셈입니다.
③ 정치적 메시지 내장
동네 상점과의 협업은 규제 대응 차원에서도 유리합니다. 쿠팡은 상생·지역경제 기여 이미지를 확보하며, 대기업 플랫폼 규제의 역풍을 피하려 합니다.
editor'sview: 쿠팡은 절대 '하나의 목적'만 보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쇼핑은 플랫폼, 라이더, 물류, 정책 모든 축을 관통하는 '전략적 허브'입니다.
❹ Market Impact |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나?
쿠팡이츠 쇼핑은 이미 서울 전역으로의 확장에는 성공했습니다. 빠른 확장은 중개 구조 덕분입니다. 하지만 “서비스 품질은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고객 입장에서는 배송이 빠르지만, 포장 상태나 재고 오류 등에서 불만이 나옵니다.
■ 상점 입장에서는 새로운 매출 기회지만, 피킹/포장 등 업무 부담이 늘어났습니다.
■ 배민 B마트, 네이버 지금배달 등 기존 플레이어들은 서비스 품질로 방어에 나설 전망입니다.
한마디로, 양은 확보했지만 질에서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❺ Competitor Matrix | 경쟁 구도는 어떻게 짜이고 있나?
구분 | 쿠팡이츠 쇼핑 | 배민 B마트 | 네이버 지금배달 | 편의점 배달 |
---|---|---|---|---|
모델 | 매장 중개 | 자체 MFC | 매장 중개 | 매장 중개 |
서비스 품질 | 매장 의존 | 통제 가능 | 매장 의존 | 매장 의존 |
확장성 | 빠름 | 느림 | 중간 | 중간 |
상품군 | 비식품 포함 | 식품 중심 | 식품 중심 | 제한적 |
배송비/혜택 | 로켓와우 무료 | 유료 | 쿠팡과 유사 | 매장별 상이 |
editor'sview: 쿠팡의 가장 큰 강점은 ‘배송비’가 아닌 ‘리소스 최소화로 빠르게 리드하는 확장 속도’입니다.
❻ Beyond the Numbers | 재도약을 위한 조건은?
쿠팡이츠 쇼핑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다음 세 가지 조건이 선결되어야 합니다.
[단기]
1. 서비스 표준화 – 포장 가이드, 주문 응대 기준 등 품질 관리 체계 필요
2. 상품 차별화 – 쿠팡 PB 상품, 한정 기획 상품 등을 퀵커머스 전용으로 전개
3. 라이더 인센티브 설계 – 쇼핑 전용 보너스 및 교육 체계 구축
[중장기]
1. 선택적 MFC 전환 – 수요가 몰리는 지역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구조 설계
2. AI 기반 수요 예측 – 고객 맞춤 추천 + 지역 수요에 따른 상품 큐레이션
3. O2O 생태계 확장 – 수리, 청소 등 비상품 서비스 입점 확대
❼ Summary Insight | 빠른 확장 그다음은?
“쿠팡이츠 쇼핑은 현재까지 퀵커머스 재진입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 질문은 남아 있습니다.
'이 구조로 수익이 날 수 있는가?'
'시장에 진짜 변화를 줄 수 있는가?'”
빠르게 진입한 만큼, 빠르게 전환할 여지도 큽니다. 쿠팡의 핵심 자산은 여전히 ‘유보된 선택지들’입니다.
유휴 물류부지, PB 브랜드, 라이더 시스템, 와우멤버십.
게임을 바꿀 수 있는 열쇠는 이미 쿠팡의 손에 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언제 꺼내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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