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의 물류 포기가 새삼스럽지 않은 이유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트렌드라이트’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1. SSG닷컴이 ‘물류’를 포기합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간 SSG닷컴이 직접 운영하던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미디어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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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첨단 설비’가 답이 아니라면 지난 글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이 수천억원 대의 물류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고도 새벽배송 시장에서 연이어 철수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과거 쿠팡과 컬리의 전유물이었던 ‘새벽배송’ 인프라도 이젠 팀프레시와 같은 콜드체

2. SSG닷컴의 물류 기능 축소는 사실상 이커머스 대권 레이스를 포기한다는 선언과 같습니다. 그간 SSG닷컴과 G마켓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3위 플랫폼 자리를 지키는 것도 버거워 보였던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갑작스레 물러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정용진 회장의 SSG닷컴이 중국 커머스 공습에 대응하는 방법
1. 지난 14일 SSG닷컴은 신세계 남산 트리니티홀에서 ‘파트너스 데이’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행사의 이름처럼 SSG닷컴 플랫폼 입점 파트너사 관계자 200여명을 초대했고, SSG닷컴의 향후 전략 방향을 공유했는데요.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 부회장의 회장

3. 물론 항간에서는 신세계와 CJ대한통운이 쿠팡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고 이번 제휴를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협업이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라 해석하기도 합니다. 현재 신세계그룹 전체가 현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러하고요.

4. 다만 이와 같은 악재가 아니었더라도, SSG닷컴의 물류는 지속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들을 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SSG닷컴이 출발점부터 어떤 잘못된 판단을 하였고, 왜 이렇게 손을 들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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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승패 갈린 새벽배송 전쟁 ‘새벽배송’ 하면 어떤 회사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켓컬리와 쿠팡, SSG닷컴 정도를 언급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10개는 더 넘는 업체가 새벽배송 시장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다는

자동화의 덫에 걸려버렸습니다

5. SSG닷컴이 운영했던 물류센터 네오는 국내에서 가장 선진적인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주문에서 배송 준비까지의 전 과정 중 80%를 자동화 공정으로 운영하여, 압도적인 물류 효율을 자랑했는데요. 이를 여전히 노동집약적인 쿠팡의 물류센터와 비교하며, SSG닷컴이 최종 승자가 될 거라고 예견한 전문가들이 있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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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하지만 물류센터의 자동화는 아주 치명적인 단점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초기 투자비용은 과도한데 반해, 운영 유연성은 너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당장 100%의 물류센터 가동률을 늘 유지해도 손익 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운데, 고객의 주문 수요는 늘 일정하지 않고 가변적이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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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하지만 자동화 센터는 이러한 급격한 물량의 변화에 바로 대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유통 기업이 보유한 자동화 물류센터 가동률은 60%도 안 된다고 하고요. 다만 공식적으로 밝히기로 네오는 한계치에 근접한 가동률을 기록 중이라고 하고요. 부족한 부분은 매장 기반의 PP센터를 적극 활용하여 보완 중이라고 합니다.

8. 하나 안타깝게도 PP센터는 규제로 인하여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결과적으로 SSG닷컴의 전체 물류 투자 대비 효율은 그리 좋지 못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이는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더 직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9. SSG닷컴에 따르면 세 곳의 네오 센터를 통해 하루 8만 건 가량의 주문이 처리됐다고 합니다.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SSG닷컴의 1회 평균 구매 금액은 5만7300원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SSG닷컴이 자동화 물류센터를 통해 약 5%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봅니다.

10. 그러면 대략 1년에 700억원 정도의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요. 대형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하나 짓는데 최소 3000억원 이상이 든다는 걸 감안하면, 회수까지 얼마나 걸릴지 막막한 수준입니다. 더욱이 현시점 SSG닷컴은 EBITDA 마진이 마이너스인 상황이니, 네오의 존재가 기업의 영속에 엄청난 부담이 되었을 겁니다.

11. 이에 반해 쿠팡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연성이 큰 인력 중심의 물류센터를 일단 구축했습니다. 이후 빠르게 이를 확장시켜 초기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덕분에 규모의 경제를 조기 구현하여, 잘 알려져 있듯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고요. 쿠팡은 이후에야 자동화 물류센터를 도입하면서 추가적인 효율성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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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이는 새벽배송 경쟁자 컬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컬리는 초창기 물류 인프라 투자는 최소화하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에 이르는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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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아마 상상해 보자면, 신세계는 대기업답게 대규모 시설 투자로 경쟁자를 빠르게 따라잡자는 결론을 내리고 물류센터 자동화에 투자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투자의 순서와 방식이 다소 적절치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본래 계획대로 빠르게 물류센터를 확장하여, 쿠팡 못지않은 규모의 경제를 먼저 구현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 모르겠지만요.

앞으로의 시장 변화를 예측한다면

14. 그렇다면 또 다른 협업 당사자 CJ대한통운의 상황은 어떨까요? 영 상황이 좋지 못한 SSG닷컴과 달리, 이번 협업은 CJ대한통운에게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15. CJ대한통운은 기업의 명운을 걸고, 쿠팡과 택배 시장 점유율 경쟁을 하는 중이었는데요.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한 동시에, 첨단 물류센터를 추가로 보유하게 되어 풀필먼트 사업 역시 더 적극적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한진 등 2위 이하 사업자와 달리, 쿠팡의 돌풍 속에서도 최소한의 입지는 지킬 가능성이 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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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반면에 SSG닷컴 플랫폼 측면에서 쿠팡을 견제하는 힘이 어쩔 수 없이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표면적으로는 CJ대한통운의 힘을 빌려, 쿠팡과의 물류 역량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걸로 보이지만요.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 플랫폼 체질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투자를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17. 더욱이 SSG닷컴 이외에도 11번가 역시 자체 물류를 줄이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는 더욱 쿠팡에게 유리해질 겁니다.

18. 여기서 그나마 남은 변수는 여전히 여력이 존재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테크 기업들입니다. 이들이 쿠팡 로켓배송과 같은 직매입 확대에 베팅하고, 한숨 돌린 CJ대한통운과 연합 전선을 형성한다면 분명 쿠팡의 질주는 제동이 걸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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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레이스를 이탈한 SSG닷컴을 대신할 새로운 선수가 등장할지, 아니면 이대로 쿠팡의 점유율이 별 문제 없이 계속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업데이트되는 소식이 있다면 다시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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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트렌드라이트’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1. SSG닷컴이 ‘물류’를 포기합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간 SSG닷컴이 직접 운영하던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미디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