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없이 인스타, 밴드 ‘아날로그 라이브’로 회당 수백만원 매출 만드는 사람들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매주 3회, 라이브 커머스로만 회당 매출 200만원 이상을 만드는 의류 매장이 있습니다. 가게는 수도권 밖 지방에 있고요. 방송을 통해 판매한 물량을 택배를 바탕으로 전국에 배송하는 방식입니다. 특이한 점은 이들이 별도의 주문 관리 시스템이나 결제 시스템이 포함된 전문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이용을 오히려 기피한다는 점이고요. 귀찮은 수기 작업이 따라오는 인스타그램, 네이버 밴드 라이브 커머스를 굳이 활용하고 있었다는 건데요. 대체 왜일까요? 그 숨은 이유를 커넥터스가 해당 라이브 커머스 운영 매장 사장님과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습니다.
2. 먼저 직접 라이브 시간에 맞춰 방송 시청 및 의류 구매를 진행해 봤습니다. 직접 포스팅을 하진 않더라도, 각종 게시물 구경을 위해서라도 한번쯤 설치해봤을 인스타그램에서 라이브가 시작됐는데요. 아, 인스타그램이 커머스 기능을 지원하기에 여기서 의류를 파는 건가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그러면 아날로그가 아니죠. 이 사장님은 커머스 기능은 일절 사용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SNS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팔로우와 DM, 소셜 광고 기능을 적절히 조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3. 그런데 말입니다. 국내에는 네이버를 비롯해 전문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꽤 있잖아요? 특히나 네이버는 정보 검색과 커머스 양측에서 압도적인 트래픽을 보유한 플랫폼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에 응한 사장님들은 왜 인스타그램을, 그리고 네이버 쇼핑라이브보다는 네이버 밴드를 선호하는 걸까요? 대표적인 이유를 총 세 가지로 분류해 봤습니다. 어둠의 방식(?)까지 함께요.
4. 라이브 진행 중에는 패션 아이템 착장과 더불어 자세한 패턴, 안감, 주머니 방향 등 상품 관련 추가 정보를 요구하는 실시간 채팅이 매우 활발합니다. 동시에 저로서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 용어들, 예를 들어 깔, 고미, 거파와 같은 단어들이 많았는데요. 더불어 킵, 선입, 바배 같이 뭔가 알 듯 말 듯 한 제도 및 서비스를 자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기존 커머스 플랫폼 기반 거래에선 잘 볼 수 없었던 것들을요.
CHAPTER 1
3시간 라이브로 매출 200만원 만들어요
오후 9시. 약속한 시간에 정확히 인스타그램 라이브가 시작됩니다. ‘빈티지 OO(가명)’의 라이브가 시작되었다는 알림이 모든 팔로워들에게 전송되고요. 오늘 방송은 겨울맞이 코듀로이 특집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에 순식간에 300명 넘는 시청자가 모여들었습니다. 게다가 오늘 라이브는 빈티지 OO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진행자 ‘영희’가 맡았기에 모두들 기대가 큽니다.
이번 라이브에 준비된 상품은 총 50종입니다. 상의, 하의에 재킷을 비롯한 외투까지 준비돼 있기에 평소 구매할 생각이 있던 아이템이 있다면 한번쯤 노려볼 만하겠습니다. 빈티지 OO가 취급하는 의류 특성상 보통 2만원 내외의 가격에, 비싸 봐야 5만원을 넘지 않기에 여러 개를 구매해도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인데요. 대신 상품 대부분이 단 하나의 재고만 가지고 있기에 빠른 판단을 바탕으로 후회 없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라이브는 총 3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진행됩니다. MC영희는 뒤편의 옷걸이에서 계속 새 옷을 가져와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데요. 옷 별로 자세한 스펙을 설명하는가 하면 어떤 식으로 스타일링하면 좋을지 소개하기도 하고요. 요청에 따라 직접 옷을 착용해 착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오픈형 라이브 커머스와 비슷하지 않나요?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 의류 도매 및 빈티지샵은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보다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밴드를 주로 활용해 매출을 만드는 추세라 하고요. 이를 잘 활용하는 사장님들은 매장 위치가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관계없이 매 방송마다 200만원 내외의 매출을 만드는 등 전국구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그 비결은 SNS(소셜 미디어)와 팬덤 커머스의 결합에 있다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의류 매장 사장님들 인터뷰를 기반으로 정리해 봅니다.
(중략)
신승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