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號 CJ대한통운, 기로에 서다... '큰 그림'의 혁신인가, 현실의 딜레마인가

엇갈린 신호, 기회와 위기의 공존

2025년 8월, 신영수 대표가 이끄는 CJ대한통운이 2분기 성적표를 받았는데요, 시장에 여러 가지 생각해 볼 점을 안겨주었습니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매출은 3조 484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4% 살짝 줄었고, 영업이익은 1,152억 원으로 8.1% 감소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만 보면 조금 아쉬운 실적이라고 할 수 있죠. 시장의 기대에도 살짝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이사. 그의 리더십 아래 CJ대한통운은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들 뒤에는 훨씬 더 깊고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있는 것 같아요. 신영수 대표는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올 상반기는 하반기 실적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건 단순히 실적이 안 좋았다는 변명이 아니라, 지금 CJ대한통운이 얼마나 큰 구조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두고 시장에서는 두 가지 시선이 교차하고 있어요. 한쪽에서는 '미래 물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멋진 투자'라며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경쟁은 심해지는데 뚜렷한 해결책 없이 비용만 늘어나는 건 아닐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함께 이런 질문을 던져보려고 합니다. 지금 CJ대한통운이 겪고 있는 상황은 미래를 위한 '혁신의 과정'일까요, 아니면 쿠팡 같은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나타나는 '사업 모델의 근본적인 한계'일까요?

이 글을 통해 2분기 실적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각 사업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살펴보면서 CJ대한통운이 마주한 기회와 위기의 진짜 모습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신영수 대표가 그리는 '큰 그림'이 과연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적인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함께 탐색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실적 하나하나 뜯어보기: 빛과 그림자,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CJ대한통운의 2분기 실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전체 숫자보다는 각 사업 부문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차근차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보여준 부분이 있는가 하면, 미래를 위한 투자 때문에 잠시 주춤한 부분도 함께 있거든요. 아래 차트를 함께 보실까요?

희망의 빛: 든든한 버팀목, CL과 글로벌 사업

전체 실적이 조금 아쉬웠음에도 불구하고, CJ대한통운의 사업 포트폴리오 안에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계약물류(CL)와 글로벌 부문인데요. 이 두 사업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면서, 전체 실적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준 것 같습니다.

CL 부문은 기업 고객을 상대로 물류 전반을 관리해주는 서비스인데요, 매출이 작년보다 13.1% 늘어난 8,334억 원,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44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여러 고객사의 물류를 한데 모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컨설팅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꾸준히 유치한 덕분이라고 해요. 특히 비용을 줄이기 위한 생산성 혁신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면서 수익성을 지켜낸 점이 인상 깊습니다. 이는 CJ대한통운이 단순히 물건을 옮겨주는 것을 넘어, 고객사의 물류 시스템 전체를 더 좋게 만들어주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글로벌 부문입니다. 세계적으로 물류 경기가 좋지 않아 매출은 1조 1,027억 원으로 조금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1.9%나 증가한 207억 원을 달성했어요. 이는 CJ대한통운의 해외 사업이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단계를 넘어, 내실을 다지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특히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인도 시장의 성장과 해외 직구 같은 초국경 물류 사업이 점점 커지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이는 국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하는 강력한 보험이 될 수 있고, CJ대한통운이 더 이상 국내 택배 회사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짙어지는 그림자: 택배 사업, '의도된 부진'일까요?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죠. CJ대한통운의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택배(O-NE) 부문은 이번 실적에서 아쉬움을 남긴 부분이었습니다. O-NE 사업 부문은 매출 9,076억 원, 영업이익 458억 원으로 작년보다 실적이 줄었는데요. 회사 측은 상반기 내내 소비가 위축되었고,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매일 오네(O-NE)' 서비스를 안정화시키는 데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 부진은 정말 더 큰 도약을 위해 '의도된'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 '혁신을 위한 성장통'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입니다. '매일 오네'는 단순히 주말에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넘어, 우리나라 택배 산업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월요 병목 현상'을 해결하려는 혁신적인 시도입니다. '월요 병목 현상'이란, 주말 동안 쌓인 택배 물량이 월요일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배송이 지연되고 비용이 늘어나는 문제를 말하는데요. 주 7일 배송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 잡으면, 요일별로 물동량이 비슷해져서 장기적으로는 전체 물류망이 훨씬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의 초기 투자 비용과 수익성 하락은 더 높이 날기 위해 꼭 거쳐야 할 '통과의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둘째, '딜레마에 빠진 투자'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매일 오네'가 가져올 미래가 밝아 보이지만, 현실적인 위험도 만만치 않습니다. 늘어나는 인건비와 운영 비용을 감당할 만큼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늘거나 택배비를 올릴 수 있을까요? 특히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자체 쇼핑몰 고객을 꽉 붙잡아두는 강력한 무기 없이, 오직 배송 서비스만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칫하면 비용 부담만 커지고 실속은 없는 서비스가 될 위험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결국 택배 부문의 부진은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현실적인 어려움'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진짜 의미는 하반기에 비용 구조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바뀌고, 늘어난 물량이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희망: '더 풀필' 서비스의 두 얼굴

택배 사업이 주춤하는 동안, CJ대한통운은 '더 풀필(The Fulfill)'이라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반기 성과는 이 서비스의 잠재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로봇(AGV)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CJ대한통운의 첨단 풀필먼트 센터. '더 풀필' 서비스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의 발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더 풀필' 서비스의 물동량은 작년보다 20% 늘었고, 특히 중소형 온라인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고객사 수가 61.9%나 급증했다고 해요. 덕분에 상반기 풀필먼트 매출은 1,555억 원으로 14% 성장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숫자가 늘어난 것을 넘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대형 쇼핑몰에 의존해야 해서 배송 경쟁력이 부족했던 수많은 중소 판매자들에게 '더 풀필'과 '매일 오네'의 조합은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제 이들도 밤 12시 이전에 들어온 주문을 다음 날 바로 배송해줄 수 있게 되면서, 쿠팡 같은 거대 기업과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죠.

하지만 이 화려한 성장에도 동전의 양면처럼 다른 면이 존재합니다. 첫째, '규모의 문제'입니다. 상반기 매출 1,555억 원은 CJ대한통운의 연간 12조 원에 달하는 전체 매출에 비하면 아직 3%도 안 되는 작은 비중입니다. 지금의 높은 성장률이 '원래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 효과'일 수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수익성의 문제'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과연 이익도 함께 늘고 있는지는 아직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대규모 창고 투자와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생각하면, 실제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더 풀필'이 진정한 성장 엔진으로 인정받으려면, 규모의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좋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질문: 쿠팡과 다른 길, '서비스 제공자'의 한계는 없을까요?

CJ대한통운의 실적과 전략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쿠팡을 떠올리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두 회사를 물류 시장의 경쟁자로 보시지만, 어쩌면 이건 문제의 한쪽 면만 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두 회사는 단순히 경쟁하는 것을 넘어, 완전히 다른 규칙과 목표를 가진 '다른 게임'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 차이 속에 CJ대한통통운의 근본적인 고민과 미래 전략의 방향이 모두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폼 기업 vs 인프라 기업: 서로 다른 길, 다른 운명

두 회사의 사업 모델은 뿌리부터 다릅니다. 함께 살펴볼까요?

  • 쿠팡: 상품 검색부터 결제, 창고 관리(풀필먼트),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통합 플랫폼 기업'입니다. 쿠팡의 물류(로켓배송)는 오직 '쿠팡'이라는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존재하며, 고객이 무엇을 사고 어떻게 구매하는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직접 가지고 있습니다.
  • CJ대한통운: 네이버, G마켓, 카페24 등 어떤 쇼핑몰과도 협력할 수 있는 '개방형 물류 인프라 기업'입니다. 특정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물류'라는 서비스를 판매해서 수익을 얻는 구조이죠.

이 차이가 왜 중요할까요? 쿠팡은 플랫폼의 강력한 힘을 이용해 물류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반면 CJ대한통운은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제공자'로서, 고객사(플랫폼)와의 관계에서 가격을 정하거나 서비스를 주도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혹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진 않을까? '용역업체' DNA

이 부분이 바로 CJ대한통운이 마주하고 있는 '만년 을(乙)의 딜레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CJ대한통운이 '매일 오네'나 '더 풀필'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도, 그 서비스는 결국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G마켓 같은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도구'로 쓰이는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종 소비자와 직접 만나고, 그들이 남기는 소중한 데이터를 갖는 것은 여전히 플랫폼 사업자들의 몫인 셈이죠. 이는 CJ대한통운이 아무리 서비스 품질을 높여도, 그로 인해 얻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플랫폼 사업자에게 나눠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의미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CJ대한통운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배송 시간을 반나절 단축했다고 상상해봅시다. 그 덕분에 고객들은 더 만족하고 플랫폼의 매출은 늘어나겠지만, CJ대한통운이 그 가치만큼 물류비를 올려 받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이 바로 '서비스 제공자' 모델이 가진 본질적인 한계이며,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의 반격 카드: 기술과 글로벌로 차별화하기

그렇다면 CJ대한통운은 이 구조적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고 있을까요? 그 해답은 바로 '기술(TES)'과 '글로벌'이라는 두 개의 카드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쿠팡과 정면으로 부딪히기보다, 쿠팡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영역에서 자신만의 강력한 경쟁력을 만들려는 아주 현명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CJ대한통운의 통합관제센터입니다. 기술을 통해 물류를 넘어 SCM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첫째, 기술을 통해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입니다. CJ대한통운은 TES물류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AI, 빅데이터, 로봇 기술에 정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물류의 모든 과정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최적화해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단순 배송을 넘어 고객에게 물류 시스템 전체에 대한 컨설팅과 해결책을 제공하는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죠.

CJ대한통운에 새로 합류한 조나단 송 글로벌부문 대표. 그의 영입은 고부가가치 글로벌 물류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보입니다.

둘째, 글로벌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드는 것입니다. 물류 전문가인 조나단 송 대표를 영입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의 CJ Darcl Logistics 지분을 늘리고, 헝가리에 유럽 시장을 공략할 거점을 마련하는 최근의 움직임들은 모두 이 전략의 일부입니다. 국내 소비자 시장에 집중하는 쿠팡과 달리, CJ대한통운은 복잡한 규제와 다양한 비즈니스 관행이 존재하는 기업 간(B2B) 글로벌 물류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 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은 수십 년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운영 경험 없이는 쉽게 들어올 수 없는 영역으로, CJ대한통운이 '을'의 위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돌파구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미래를 그려보면: 3분기가 진짜 시험대, 무엇을 지켜봐야 할까요?

결국 CJ대한통운의 미래 가치는 상반기에 뿌린 투자의 씨앗이 하반기에 어떤 열매를 맺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영수 대표의 말처럼 상반기가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3분기와 4분기는 그 기반 위에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진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앞으로 발표될 실적에서 다음 세 가지 포인트를 함께 지켜보시면 CJ대한통운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함께 지켜볼 포인트!

  • '매일 오네' 서비스가 잘 자리 잡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지: 단순히 물량이 늘어나는 것을 넘어, 요일별 물량이 비슷해지면서 운영 비용이 실제로 줄어드는지, 그리고 택배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다시 오르는 신호가 보이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 '더 풀필' 서비스가 수익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실제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지는지, 고객사 한 곳당 벌어들이는 평균 매출과 수익성이 함께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글로벌 사업이 얼마나 내실 있게 성장하는지: 조나단 송 대표 영입 이후, 단순히 물동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부가가치가 높은 컨설팅 기반의 계약을 따내는 등 질적인 성장이 눈에 보이는지, 특히 인도, 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CJ대한통운의 미래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낙관적 시나리오'는 하반기부터 세 가지 포인트 모두에서 좋은 신호가 나타나며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좋아지는 그림입니다. '중립적 시나리오'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자리 잡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리면서 당분간 지금과 비슷한 실적을 유지하는 경우입니다. '비관적 시나리오'는 투자 비용 부담은 계속되는데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수익성이 나빠지고 재무적인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말합니다. 곧 발표될 3분기 실적은 이 시나리오들 중 어느 쪽으로 갈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첫 번째 중요한 단서가 될 것입니다.

혁신을 위한 성장통일까요, 성장의 한계일까요?

CJ대한통운의 2025년 2분기 실적은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기업이 겪는 복합적인 신호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투자와 구조적인 한계라는 두 가지 얼굴이 함께 있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CJ대한통운이 선택한 전략의 방향 자체는 타당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쿠팡 같은 거대한 플랫폼 기업과 똑같은 운동장에서 경쟁하기보다, '기술'과 '글로벌'이라는 자신만의 무기로 새로운 영역을 만들려는 전략은 '서비스 제공자'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었을 겁니다. 방향은 올바르지만, 그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과거 테슬라가 수년간의 적자를 견디며 전기차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CJ대한통운 역시 단기적인 실적 악화를 감수하며 미래 물류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단기적인 실적에 아쉬워하기보다, 이 거대한 변화가 과연 성공적인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구조적인 변화의 성공 여부를 긴 호흡으로 지켜보는 관점이 필요해 보입니다.

신영수 대표가 던진 '큰 그림'이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국 물류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성공적인 혁신으로 기록될지, 아니면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경쟁의 벽을 넘지 못한 아쉬운 도전으로 남을지, 그 진정한 시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CJ대한통운 2분기 실적 분석: 전환기의 딜레마,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숫자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CJ대한통운의 2025년 2분기 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은 3조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52억원으로 8.1% 줄어들었습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실적 부진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반된 신호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의 징조가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구조적 문제의 신호도 감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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