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쿠팡과 민노총의 소송전, 판결의 열쇠는 ‘택배’에 있다?

신승윤

2023-06-07 - 8분 걸림

지난 5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택배노조 간부 등 3명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쿠팡측은 택배노조가 CLS와 관련해 악의적 허위사실을 지속 유포하고, 업무를 방해했기에 이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쿠팡에 따르면 CLS는 고소장에서 “독립 사업자인 위탁 대리점과 계약한 택배기사를 CLS가 계약 해지할 권한이 전혀 없음에도,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마치 CLS가 부당하게 해고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지속 유포하고 있다”라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뒤에 다룰 주제와 연결되는 한 가지 내용을 짚고 간다면요. CLS는 퀵플렉스 배송기사를 '택배기사'라 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CLS의 고소 배경에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택배노조의 쿠팡 본사 앞 기자회견 및 시위활동이 있었습니다. 택배노조는 CLS가 퀵플렉스 기사를 대상으로 배송구역 회수 제도, 이른바 ‘클렌징’을 무기로 쿠팡 퀵플렉스 배송기사에게 과로를 강요하며, 각종 추가 노동을 강제했다고 주장하는데요. 관련 근거로 한 퀵플렉스 배송기사가 조모상 기간 중 배송 실적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사실상 CLS에게 해고됐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에 CLS 측은 위 노조 주장에 대해 자작극이 의심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택배노조 간부가 최근까지 해당 기사가 속한 대리점 등기 임원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면서 말이죠. 결국 이 갈등은 형사 고소까지 이어졌습니다.
CLS와 택배노조 간 갈등의 중심에는 계속해서 '클렌징'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앞서 커넥터스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CLS 지회 결성 관련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때부터 지속적으로 문제로 제기됐던 화두입니다. 택배노조 측에 따르면 CLS가 대리점을 앞세워 배송기사들의 배송 실적 등급을 매주 책정하고, 클렌징을 무기로 공짜 분류 작업 노동, 저가 프레시백 회수 노동을 강요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클렌징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노조 측에 반해, CLS 측은 클렌징의 존재, 나아가 CLS의 배송구역 회수 개입에 대해 전면 부정하고 있고요. 이 건에 대해서 협상보다는 초강경으로 노조에 대응하겠다는 모습입니다.
관련해 한 택배 대리점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택배업계 내에서 배송구역 회수, 클렌징이란 키워드가 대리점과 택배기사 사이에서 이토록 뜨거웠던 적은 없었다”고요. 그에 따르면 택배 본사가 노조를 대상으로 명예훼손 고소장을 날린 것도 처음 본다고 하는데요. 과거 CJ대한통운이 노조를 고소한 적이 있긴 하지만, 이때 사유는 본사 점거라는 물리력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깜빡한 게 있으니, 쿠팡은 이제 누구나 공인하는 택배사인가요? 일단 쿠팡 스스로 물량을 위탁받은 대리점 소속 기사를 ‘택배기사’로 칭하고 있고요. CLS와 갈등을 빚고 있는 조직도 택배노조긴 한데요. 이를 법원에선 어떻게 볼까요? 여기 연결되는 판례가 있습니다.
퀵플렉스가 택배라면, 판결은? 쿠팡은 최근 기존 택배사들과의 경쟁을 본격화했습니다. 최근 CLS는 배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을 적극 확장하고 있고요. 심지어 이를 활용한 택배 집화 작업을 수행 중인 것으로 현직 쿠팡친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기존 쿠팡은 직매입한 물량이나 3자 판매자에게 위탁받은 물량을 물류센터로 사전 입고, 재고로 보관하여 빠른 배송망을 연결했는데요. 이제 이러한 물류센터 선입고 과정을 선행하지 않고도, 3자 판매자의 물류센터나 사무실을 찾아가서 택배로 배송할 물건을 집화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