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 개편 속에 숨은 의도
※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트렌드라이트’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1. 스타벅스가 2011년부터 운영 중이던 멤버십 회원 제도 ‘스타벅스 리워드’를 개편한 새로운 리워드 프로그램 실험에 나섭니다. 스타벅스 리워드는 앱에 등록한 스타벅스 카드로 결제 및 주문 등을 한 고객에게 ‘별’을 적립해주는데요. 골드 등급 회원(1년 안에 별 30개 이상 적립 회원)의 경우 별 12개를 모으면 무료 음료 쿠폰 하나를 제공받을 수 있었습니다.
2. 이번에 스타벅스가 새로 시작하여 올해 7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별 이용 프로그램인 ‘Magical 8 star’는 단 8개의 별만 모아도 무료 음료 쿠폰을 주는 형태인데요. 대신 모든 메뉴 교환이 가능한 기존 리워드 프로그램과 다르게, 교환 가능한 메뉴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로 한정했습니다.
3.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해 멤버십 회원의 음료 구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절반 이상이 아메리카노 혹은 카페라떼를 주문했다고 하는데요. 이를 반영하여 이번 개편된 리워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멤버십 혜택을 ‘강화’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메뉴가 한정되긴 하지만, 기존보다 1.5배 가량 무료 음료 쿠폰 지급 기간이 빨라지는 것이니까요.
4. 다만, 이렇게 된다면 스타벅스는 오히려 이익 측면에서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스타벅스가 단지 고객을 위해서 이러한 테스트를 준비한 것은 아닐 거고요. 그래서 오늘은 이번 스타벅스 리워드 개편에 숨겨진 의도에 대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정한 내용들을 한번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타벅스 충성 고객이 흔들리고 있다?
5. 회전율은 카페를 비롯한 외식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특히 스타벅스에게는 더욱 그러한데요. 왜냐하면 스타벅스가 경쟁사 대비 비교적 적은 점포 수로도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점포당 매출이 높아서였고요. 높은 점포당 매출은 결국 점포당 회전율이 뛰어났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습니다.
6. 더욱이 인건비와 원재료비가 근 3년간 꾸준히 상승하면서 회전율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고 있는데요. 매출원가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이를 바로 반영하여 가격을 인상할 수는 없고요. 결국 원가 상승으로 단위당 마진율이 낮아진 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전율을 올리는 것 밖에 답이 안 남기 때문입니다.
7. 그런데 최근 스타벅스의 회전율을 책임지던 충성 고객층에서 일부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충성 고객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로, 스타벅스 리워드 멤버십인데요.
8. 특이하게도 스타벅스 앱의 주요 지표를 보면 현재 스타벅스 리워드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리워드는 기본적으로 스타벅스 카드를 스타벅스 앱에 등록하고, 앱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되고요. 별 적립은 물론, 핵심 프로모션인 프리퀀시 이벤트 또한 앱에서 진행되기 때문인데요.
9. 문제는 작년부터 스타벅스 앱의 월간 평균 방문 일수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더욱이 아예 활성 기기 수 대비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비중 또한 하락세에 있는데요. 이는 결국 핵심 고객층이 얇아지는 동시에, 일부 고객들은 아예 스타벅스를 떠나고 있다는 걸 뜻합니다.
10. 그리고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역시나 수년간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스타벅스를 대체할 더 저렴한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NH농협카드에 따르면 전체 커피 시장에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매출 비중은 2022년 1월 23%에서 2023년 12월 37%까지 크게 상승했다고 합니다.
11. 특히 습관처럼 스타벅스에 방문하여 아메리카노 혹은 라떼를 마시던 고객들의 이탈이 특히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고요. 스타벅스는 점차 매장을 뜨문뜨문 방문하게 된 고객들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 무료 커피 쿠폰 제공 허들을 크게 낮추는 리워드 프로그램 개편 테스트를 결정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어차피 손해 보는 것도 아닙니다
12. 무엇보다 이번 테스트가 절묘했던 건, 고객이 리워드 프로그램 개편을 혜택으로 느끼게 함과 동시에요. 스타벅스 입장에서도 손해는 최소화하는, 아니 오히려 ‘이익’을 늘릴 수도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13. 물론 단지 별 개수에만 집중한다면, 분명 이번 프로모션은 서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고객 대상 혜택 퍼주기에 가까울 지 모릅니다.
14. 하지만 이번 리워드 개편에 대한 고객 반응을 수집하다가 공통적으로 발견된 것이 있는데요. 기존 고객들이 스타벅스 리워드의 무료 음료 쿠폰을 이용할 때, 아무래도 공짜 쿠폰이다 보니까 일부러 비싼 음료를 주문하는 경향이 보였다는 겁니다. 이번에 개편된 리워드 프로그램은 고객 주문을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와 라떼로 제한하기 때문에, 더 자주 무료 음료를 준다고 하더라도 비용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15. 또한 8번 주문이라는 낮아진 무료 쿠폰 지급 허들이 불러온 ‘추가 수요’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고객 재구매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구매 빈도가 잦아진다면 총매출 자체는 이전 대비 늘어날 가능성이 큰 건데요. 여기 더하여 회전율 상승으로 인하여, 단위 매출당 고정 비용이 감소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강화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16. 이러한 계산들이 잘 맞아떨어진다면 당장은 스타벅스의 마케팅 비용 지출이 늘어나는 것 같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구조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고요. 수익성 개선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절묘한 프리퀀시 이벤트 노림수
17. 물론 이는 가정의 영역이고 실제 고객들의 반응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타벅스 역시 바로 리워드 프로그램을 개편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파일럿 테스트’를 거치는 걸 텐데요.
18. 여기서 더 흥미로운 포인트는, 7월 말까지로 예정된 리워드 테스트 기간이 상당 부분 ‘2024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와 겹친다는 점입니다. 올해 여름 프리퀀시 이벤트는 지난 5월 16일 시작해서 오는 7월 4일까지 이어지는데요.
19. 스타벅스 고객이 프리퀀시 ‘증정품’을 받으려면,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한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해야 합니다. 보통 골드 회원의 경우 계절 한정 메뉴로 선정되는 비싼 ‘미션 음료’를 스타벅스 리워드로 지급받은 무료 쿠폰을 활용하여 구매했을 텐데요.
20. 하지만 이번에 ‘Magical 8 star’를 선택한 고객은, 무료 쿠폰으로 미션 음료 교환이 불가하기에 반드시 ‘자비’로 사 먹어야 하고요. 여기서도 소소하지만 추가적인 이익 보전이 될 겁니다. 아마 이번 테스트 설계 당시 이러한 점도 모두 고려했을 거라 보고요.
21. 이처럼 이번 스타벅스 리워드 개편 테스트는 현재 겪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건드린 동시에, 고객과 브랜드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균형점까지 찾은 영리함이 돋보였는데요. 앞으로 지표의 반등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가,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난다면 다시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