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불안과 화물 보안 이슈의 등장

: Post Covid-19를 준비하는 예측의 리더십

(글에 앞서) ‘세컨드웨이브’가 닥친 지금, 코로나19 사태를 국내외 정세 중심으로 재조명하고, 공급망 관리와 관련하여 예측의 의미와 예견 가능한 변화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컨가드 본사가 있는 이스라엘에서도 며칠 전 저녁 프라임타임에 롤모델 국가 한국의 ‘세컨드 웨이브(second wave)’ 사태를 주요 뉴스로 보도하는 등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전환 계획이 없으며, 하루 신규 확진 환자 50명 이내, 감염경로 미파악자 5% 이내로 통제가 가능한 범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만, 위기 경보 단계는 2월 23일부터 80일이 넘게 ‘심각’ 단계에서 내려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연한 기회에 다국적 헤지펀드 회사 중 하나로부터 의뢰를 받아 “코로나 사태 관련 비즈니스 환경”을 주제로 컨설팅을 진행하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 중 하나인 만큼 한국의 경제 환경과 전망에 대해 많은 지표와 심도 있는 의견이 오고 갔지만, 흥미롭게도 지구 반대편에서는 한국의 상황을 어느 정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선진적인 방역 체계 및 대응, (컨설팅 당시) 매우 낮아진 신규 확진자 수 등을 볼 때 이렇게 판단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특히 그라운드 제로(NYC)인 월가 한가운데서 고군분투하는 고객사의 상황을 보면 수긍이 전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고군분투 중인 미국 경제

하지만 제가 제시했던 지표들과 트렌드를 보면 상황이 꼭 낙관이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나라 GDP의 42.8%를 차지하는 수출은 절대적으로 상대 교역국의 비즈니스 환경에 영향을 받기에, 우리나라만 사태가 호전된다고 될 일은 아닙니다. 컨가드 코리아와 협약을 맺은 협회 회원사들 역시 사정이 별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년대비 3월 수출 실적

S&P에서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실업률은 3% 포인트 증가하였으며, 최근 한국경제연구원 예측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최대 33만여 명의 실업자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경제성장률 6.7% 고려 시), 이는 현재 실업자 수 1,180,000명의 28.2 %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GDP 대비 가계부채율 95.1 %, 역대 최저 외국인 투자율 등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단기적으로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앞서 나열한 것들은 수치일 뿐이며 자세히 파고 들어가면 해석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적으로만 보시면 됩니다. 국가부채 비율을 이야기하지 않고 가계부채율만 이야기하면 단면만 볼 수 있으니까요.

해외를 볼까요? 독일은 최근 3국 국경통제를 완화하였으며, 포르투갈 및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규제를 완화하고 정상화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지만, 영국, 러시아, 브라질은 여전히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단키트 확보 문제부터 개인정보 처리 법제화, IT 기술 확보, 그리고 정책적 리더십 문제까지 가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는 더욱 참담합니다.

예측의 의미

여기서 제가 주목하고 싶은 점은 각 나라의 대응보다는 ‘예측이 얼마나 정확한가’ 입니다. 1~2월 간 진행된 중국 내의 대규모 전염 사태를 기점으로 전 세계 국가별로 외국인 입국 통제, 그리고 국지적으로 바이러스가 퍼져 나갈 동안 취했던 조치들이 과연 유효했을까요? 어떠한 조처를 할 때에는 ‘기대효과’가 있게 마련인데, 이러한 예측들은 얼마나 적중했을까요?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연초에 내놓은 ‘2020년 기업 경영환경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62.4 %가 올해 세계 경제 위협요인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닌,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를 꼽았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불과 한두 달 앞을 예측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며, 예측은 빗나가게 마련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를 보아도 처음엔 종교단체에 의해, 그리고 지금은 클럽을 출입한 일부 계층에 의해 예상치 못한 추가 전염 사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물류 업계에서는 4월을 고비로 보는 분들이 꽤 계셨는데, 6월을 향해가는 지금도 확신(Certainty)을 가지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최근 서플라이체인 다이제스트(Supply Chain Digest)에서 (미국의) 코로나 관련 주요 이슈를 건강, 경제, 공급망을 메인으로 꼽았습니다. 웬디스(Wendy’s) 프랜차이즈의 소고기 부족 사태를 예로 들며 육류 공급망(Meat Supply Chain) 문제를 이야기하였는데, 그만큼 공급망의 다양한 참여자들이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한 것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며, 누구라도 정확히 미래를 알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예측을 하지 말아야 할까요? 그래도 해야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미국의 지역 신문인 헤럴드메일(Herald Mail)에서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예측이 계속 바뀐다면, 그러한 예측들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는 기사를 내었습니다. 수많은 연구기관에서 사용하는 예측모델은 통계적 모델과 기계적 모델입니다. 통계적 모델은 전염 진행 양상(trends)을 기반으로, 기계적 모델은 특정 정치적 결정의 결과를 중심으로 예측하는데, 이러한 예측들이 계속 바뀌고 엇나가는 것을 합니다. 

아직도 바이러스의 증식률(Reproductive rate), 감염 후 전염 시기에 대해 완벽히 밝혀진 바가 없으며, 완치 후 항체의 면역력 및 지속기간 역시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인간의 사회적 활동 정도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리스크를 생각하면, 불확실성은 배가 됩니다. 미국의 유행병 학자 도미니크 하인크(Dominique Heinke)는 예측 모델링을 바라볼 때 정확한 숫자에 집착하는 것보다는, 모델링 결과상의 범위를 보며 ‘이 정도까지 악화할 수도 있다’라는 판단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즉, 예측 자체에 집착할 필요 없이, 예측을 보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위기 대응 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항공이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결정한 A330 여객기 화물 운송 투입은 좋은 사례 중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대한항공 A330(출처 : 대한항공)

앞으로의 변화, 그리고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서 어떠한 것들을 예상해야 할까요? 물론 각 발표 기관 또는 연구원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동안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것은 공통적입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이러한 글로벌 경제 흐름은 위축된 국내 소비자 심리, 큰 폭으로 감소한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 판매 등과 영향을 주고받기에 그 추이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조금 더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강제적으로 위축되었던 구매력, 구매 의향 등이 폭발함에 따라 시장에서 글로벌 보복 소비가 예견되기도 합니다. 

최근 걷잡을 수 없었던 국내의 클럽사태도 작게나마 유사한 맥락에서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행사들도 추후 다시 열릴 시장을 주시하고 있는데, 문제는 언제,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느냐일 것입니다.

국내 금융시장은 더 흥미로운데, 통상적으로 주식시장이 약 6개월의 선행성을 가진다고 표현하기도 하기에 추후 상승할 실물경기를 미리 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사태가 전례 없는 초유의 사태라는 점을 본다면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예견되는 낮은 이자율, 양적 완화의 트렌드가 이어질지도 의견이 분분해 보입니다.

물론 호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산업 및 업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업체들을 포함하여, 그 업계의 예측이 좋든 나쁘든, 기업들은 앞으로 벌어질 사태에 대비하여 로드맵을 다시 짜야 하는 것은 자명하며, 수출입 및 제조의 비율이 낮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물류 참여자들 역시 경기와 물동량의 변화 양상에 따라 거시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현재 시점으로 품목에 따라 수출 및 수입이 쉽지 않기에, 한때 글로벌화, 현지화를 통하여 강조되었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경쟁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초래한 불확실성에 기인하여 글로벌화 무용론이 회자하며, 리쇼링(Reshoring, 생산시설 자국 이전)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일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물류 과정에 미치는 보다 직접적인 영향은 어떨까요? 여러 가지 측면이 있지만 모든 화주, 물류 기업들은 우선 철저하게 보안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고용과 범죄와의 상관관계에 관한 경제적 연구는 2012년 호이네즈(Hoyneds), 2018년 벨(Bell)의 연구를 포함하여 과거로부터 충분히 논의가 이루어진 영역으로, 여기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대규모의 실직이 일어날 때 폭력적인 범죄보다는 재산 범죄가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 Mari Rege 등의 ‘실직과 범죄’ 연구에 따르면

• 대규모 해고 시 실직한 근로자는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며
   
• 실직한 사람은 실직 첫 해에 범죄로 기소될 확률이 20 % 증가하고
 
• 주말보다 주중에 범죄 확률이 높습니다.


화물 범죄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멀리 있는 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트럭 절도는 전체 화물 범죄의 87%를 차지하며, 유럽 내 트럭 운송 중 발생한 도난 액수만 연간 15조 원이 넘습니다. 2018년 기준 하루 도난 건수가 15건으로, 주로 고가 화물이 타깃이 됩니다만, 전 세계적인 재난을 겪고 있는 지금 그 범위는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출입 물류를 처리하는 각 기업은 BCP를 수립할 때에 상기 사항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으며, TAPA, IUMI, TT Club 등 주요 화물보안 관련 기관들의 보안 권고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보안 권고 사항

모두 훌륭한 방법들이지만, 보다 적극적으로는 화물모니터링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적극적인 문제 대비 방안입니다. 최근 모 글로벌 화장품 회사를 포함하여 여러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글로벌 모니터링 서비스 확장 도입을 위한 추가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데, 사고가 없기를 바라며 운에 맡길 수도 있지만, 더욱 적극적인 관리를 선택하는 것에서 상황을 통제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적시공급성(Just-in-time) 역시 큰 위협을 받는 부분입니다. 서플라이체인 상 어떤 단계의 업체가 불시에 문을 닫을지 예상할 수 없으며, 근래 발생한 미국의 모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의 소고기 제품 부족 사태는 재난 중 특정 제품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제품들은 평소보다 가치가 50~100% 더 높게 책정되어 손실 리스크 역시 커지므로 모니터링을 통한 품질 보호 및 보안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일별 소지육 가격

이러한 리스크의 상승은 보험료의 상승으로 곧장 이어지는데, 모니터링을 도입할 경우 사건 발생 전에 리스크 평가가 가능해지며, 실제 범죄 발생 시 실시간 조치가 가능하고 사후 원인 및 패턴 파악 역시 가능하기 때문에 범죄 피해를 줄일 수 있고 나아가 보험사와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솔루션을 선택할 때에 각 화주 및 물류 기업은 서비스 스펙트럼, 애플리케이션 형태, 리스크 프로파일링 등 요구사항에 따라 적합한 솔루션을 선택하면 되며, 해당 솔루션 제공자의 물류 및 기술적 전문성을 중점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기업들은 어떠한 조치를 하든, 이러한 위기상황 아래에서는 기민하고도 분명하게 움직여야 하며, 눈앞의 이익 또는 근시안적인 안전만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경계하는 한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일례로 아마존은 안일한 대응으로 야기한 확진자 관련 문제들 때문에 근로자들이 시위하고, 대중으로부터 뭇매를 맞는 가운데 정부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및 희생자 관련 자료 제출 명령받았습니다. 

급기야 5월 10일에는 데이브 클라크(Dave Clark) 부사장이 CBS에 출연, 부실한 해명으로 다시 논란에 불을 지핀 뒤 그 귀추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또한 글로벌 육가공 공급자인 스미스필드(Smith Field)는 제대로 격리를 하지 않고, 심지어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한 조건에서 일하면 보너스를 제공하는 등 도덕적 해이로 1,000여 명의 노동자를 감염시킨 뒤 직장이 폐쇄 되었습니다.

Smith Field(출처 : SiouxFalls.Business)

하지만 무조건 겁을 내고 과민반응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며, 무지로부터 야기된 공포는 현실성 없는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데 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영국의 5G 기지국 방화가 좋은 예인데, 코로나19 사태가 5G 전파로 인하여 야기되었다는 낭설이 돌아서 생긴 결과로, 떠돌았던 낭설들을 생각해 볼 때 우리에게도 매우 먼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5G 기지국 방화(출처 : The Sun)

결론적으로,

1. 최악의 상황을 미리 예견하고 
3. 상황을 주시하면서 긍정적으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2. 합리적인 선에서 대책을 세우며

끝으로 버팔로 대학교 Mark Seery 박사의 연구 논문을 인용하자면, ‘너무 강한 역경은 오히려 회복을 더디게 만든다’고 하는데, 이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이 호영

X writer

이 호영

위성정보통신장비 분야의 경험이 근간이 된 물류인입니다. IoT 기반 빅데이터, 인공지능 물류 플랫폼을 서비스하기에 앞서 현장의 사람들과의 소통에 더 귀 기울이고자 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물류 현장의 실무진들과 어떻게 배우고, 또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경험과 지식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