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에게 온라인 패션 쇼핑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을 입어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이즈와 컬러를 여러 개 주문해서 집에서 피팅하고, 마음에 드는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반품하는 '브라켓팅(Bracketing)' 소비가 일상이 되었다.
실제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온라인 패션 구매자의 60% 이상이 브라켓팅을 활용하며, Z세대로 좁히면 그 비율이 80%에 달한다. 이들에게는 당연한 구매 방식이지만, 이커머스 업계에는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30% 반품률,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
온라인 패션의 평균 반품률이 30%를 넘어선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8-10%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제 '무료 반품'은 선택 사항이 아닌 경쟁의 기본 조건이 되었다.
하지만 진짜 도전은 여기서 시작된다. 반품 처리 비용은 일반 배송의 3-5배에 달한다. 배송이 단방향의 단순한 흐름이라면, 회수는 수거 일정 조율부터 검수, 리패킹, 재고 전환까지 복잡한 다단계 프로세스를 거친다. 하나의 반품이 픽업-이송-검수-재처리의 4단계를 거치며, 때로는 고객 재컨택까지 포함해 5-6번의 터치포인트가 발생한다.
특히 여성 패션 중심의 플랫폼일수록 부담이 크다. 브랜디의 평균 반품률은 25%, 스타일쉐어는 30%를 넘는다. 아마존조차 의류 카테고리의 반품률은 전체 평균의 2배가 넘는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속도가 곧 충성도, 회수 물류의 새로운 공식
무신사가 "반품을 얼마나 빨리 회수하고, 얼마나 빠르게 재판매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느냐가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단순한 비용 효율성 문제가 아니다.
최근 리테일 컨설팅 업체 조사에 따르면, 고객의 76%는 '반품 과정이 만족스러우면 재구매 의사가 생긴다'고 답했다. 반대로 회수가 늦어지거나 복잡한 프로세스가 반복되면 고객 이탈률이 40% 이상 급증한다. 특히 환불 처리가 7일 이상 지연될 경우 해당 브랜드 재이용 의사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이런 데이터는 회수 물류가 고객 유지(Customer Retention)와 생애 가치(CLV)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글로벌 패션 리테일러들이 이미 회수 물류 혁신에 앞서는 이유다. 자라(ZARA)는 매장을 반품 거점으로 활용하는 옴니채널 모델을 구축했고, 아마존은 반품 상품의 재고 복구율을 9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