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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의 미래를 건 구글과 애플의 2차 전쟁

김창수
김창수
- 11분 걸림

스마트폰의 미래를 바꿀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다. 이번 전쟁의 중심에는 당연 인공지능이 있다. 과거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벌였던 1차 플랫폼 전쟁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표준을 정립하는 싸움이었다면, 이번은 인공지능 시장의 판도를 결정하는 전쟁이 될 것이다. 이제 스마트폰이 단순한 인터넷과 앱의 집합체를 넘어 진정한 AI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On-device AI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1.    1차 플랫폼 전쟁: 구글과 애플의 치열한 격돌

2007년, 아이폰의 등장은 스마트폰 혁명의 시작이었다. 이는 곧 구글과 애플 간의 치열한 플랫폼 경쟁으로 이어졌다.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각자의 철학을 앞세워 시장을 양분했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벽한 통합이라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이는 최적화된 성능과 일관된 사용자 경험이라는 강점이 되었다. 반면 구글은 개방성과 다양성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공세를 펼쳤다. 다양한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를 채택하면서, 구글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나갔다.

이 경쟁은 앱 생태계, 개발자 지원, 사용자 경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중심지가 되었다. 개발자들은 이 두 거인의 플랫폼에서 혁신적인 앱을 선보이며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확장해 나갔다.

결과적으로 이 경쟁은 무승부로 끝났다.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하며 높은 수익성을 확보했고, 구글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달성했다. 두 기업은 각자의 영역에서 성공을 거두며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멈추지 않았다. 새로운 경쟁의 장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인공지능, 그 중에서도 온디바이스 AI였다. 이 새로운 기술을 선점하는 자가 다음 경쟁의 승자가 될 것이다.

2.    새로운 전장: On-device AI

애플이 최근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선보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온디바이스 AI라는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용자가 시리에게 "아이 연극 공연에 늦을 것 같은데, 어떡하지?"라고 묻는 순간, 시리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 전화번호부와 메시지 기록을 통해 딸을 식별하고, 그녀가 보낸 공연 포스터에서 장소와 시간을 파악한다. 이어 캘린더와 현재 위치를 고려해 공연장까지의 교통 상황을 예측하고 택시를 예약한다. 심지어 딸에게 늦는다는 메시지까지 보낸다.

[WWDC 2024에서 Apple Intelligence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있다, 출처: Apple]

이 모든 과정이 사용자의 단 한 마디 질문으로 시작되어 완벽하게 실행된다. 사용자는 여러 앱을 번갈아 실행할 필요도, 복잡한 명령어를 외울 필요도 없다. 단지 자신의 목소리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온디바이스 AI가 구현하는 새로운 고객 경험이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다. 스마트폰이 진정한 '개인 비서'로 진화하는 순간이다. 사용자의 일상, 선호도, 행동 패턴을 깊이 이해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AI는 스마트폰을 단순한 기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동반자로 격상시킨다. 이러한 변화는 사용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3.    온디바이스 AI가 무엇인가

온디바이스 AI는 인공지능 모델이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사용자의 기기에서 직접 실행되는 기술이다. 이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실시간 처리, 네트워크 독립성 등 여러 측면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온디바이스 AI의 핵심은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어디서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온디바이스 AI는 기기의 제한된 연산 능력으로 인해 복잡한 작업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등장했다. 기본적인 작업은 기기에서 처리하고,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경우에만 클라우드 AI를 호출하는 방식이다. 이는 온디바이스 AI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클라우드의 강력한 연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다. 또한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가 기기를 떠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강력한 장점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칩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면서 온디바이스 AI의 능력도 계속 확장될 전망이다. 현재 클라우드에서만 가능한 많은 AI 기능들이 점차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것이다. 이는 더 빠르고, 더 개인화되며, 더 안전한 AI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 흐름을 주도하는 기업이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의 패권을 쥐게 될 것이다.

4.    경쟁의 시작: 구글과 삼성, 애플과 오픈AI의 연합

온디바이스 AI를 둘러싼 새로운 경쟁에서 주요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강점을 활용하며 동시에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략적 동맹을 맺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움직임이다.

애플이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다. Gen. AI를 촉발시킨 오픈AI와 연합군을 형성했다. 이를 보면 애플은 아무래도 인공지능 기술 측면에서 후발주자임이 확실하다. 이번 아이폰16 신제품 발표에서 팀 쿡 애플 CEO가 "차세대 아이폰16 시리즈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해 처음부터 설계됐다"에서 보듯이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수직 계열화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온디바이스 AI 성능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M 시리즈 칩에 탑재된 뉴럴 엔진은 효율적인 AI 처리를 가능케 한다. 오픈 AI 입장에서도 이 연합이 반갑다. 향후 애플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충분히 공급받으며 Chat GPT를 더욱 고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애플의 전략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것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사의 AI 비서 시리에 GPT-4를 통합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또한, 애플의 '애플 인텔리전스' 플랫폼에 오픈AI의 기술이 접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AI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반면 구글은 딥마인드를 톻해 오랜 기간 AI 연구의 최전선에서 활약해왔고, 최근 제미나이 등의 모델로 오픈AI를 추월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구글의 약점은 애플과 달리 자체 스마트폰 하드웨어 생산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글은 삼성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다시 뭉칠 수밖에 없다.

구글 삼성 연합군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4 시리즈에는 구글의 Gemini Nano가 탑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실시간 번역, 문자 요약, 이미지 분석 등의 기능을 온디바이스에서 처리한다. 'Circle to Search' 기능은 구글의 AI 기술과 삼성의 하드웨어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결정체다. 사용자는 화면의 어떤 부분이든 원으로 그리기만 하면 즉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강력한 경쟁력이다.

[Circle to Search, 출처: Google blog]

또한, 삼성의 자체 AI 플랫폼인 'Galaxy AI'는 구글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삼성만의 특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Live Translate' 기능은 통화 중 실시간 번역을 제공하며, 'Chat Assist'는 메시지의 톤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이러한 기능들은 모두 온디바이스에서 처리되어 빠른 속도와 높은 보안성을 자랑한다. 이는 사용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경쟁사의 공세를 막아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5.    결론: AI를 주도하는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의 서막

온디바이스 AI를 중심으로 구글과 애플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1차 전쟁에 비해 구글이 앞서는 분위기이다. 구글의 그동안의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이 전쟁을 유리한 고지를 확보를 가능케 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의 승리는 곧 인공지능 서비스의 관문을 장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AI와 처음 대화하는 접점이며, 온디바이스 AI는 이후의 모든 서비스를 연결하는 중추 역할을 한다. 이는 곧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승자가 전체 인공지능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 경쟁의 승자는 단순히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는 것을 넘어, 전체 디지털 생태계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어쩌면 구글이 아마존의 쇼핑 왕좌자리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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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KAIST에서 산업디자인 학·석사를, 연세대에서 MBA를, 영국 샐퍼드 대학에서 디자인매니지먼트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에서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경험 분야를 이끌었고, 이후 물류 스타트업 ㈜원더스를 창업해 매출 200억 달성, 한국물류대상 수상 등의 성과로 기업가적 역량을 입증했다. 현재는 비욘드엑스(BX) 인공지능 디자인연구센터장으로 AI와 디자인의 융합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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