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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전자라벨의 경쟁력, 서비스보다 ‘운영’에서 보이는 이유

김철민
김철민
- 11분 걸림

※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트렌드라이트’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올리브영의 스마트 전자라벨 서비스, 들어보셨나요? 종이 가격표 대신 전자라벨을 테스트하더니,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대면 온라인몰 상품 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는 기능까지 추가했습니다. 이는 이달 초 엑스(X, 전 트위터)에서 1.6만 회 넘게 공유되고 32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죠.

이를 본 많은 이들이 “신기하다”, “유용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저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기술 중 가장 진보된 형태로 봤습니다. 기존 QR코드는 촬영이 번거로웠지만, 스마트 전자라벨은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상품 정보를 즉시 보여주니까요.

올리브영에 따르면, 특히 색조 화장품 카테고리에서 스마트 전자라벨 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최대 4가지 색상을 간편히 비교하고, 비슷한 피부톤의 고객 후기도 함께 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직접 매장에서 체험해 보니, 한계가 보였습니다. 기능을 알리는 작은 구현물 외에는 사용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장치는 없었습니다. 여러 매장을 둘러봐도 실제 사용하는 고객을 찾아볼 수 없었고, 직원에게 문의해 봐도 이용률이 그리 높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사용성도 불안정했습니다. 일부 제품은 스마트폰을 대자 즉시 상품 페이지가 떴지만, 어떤 제품은 아예 반응이 없었습니다. 올리브영에 문의해 보니, 기기별 NFC 위치 차이 때문이라며 앞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기능적인 보완과 대대적인 홍보 없이 대중화되기는 어려워 보인 것이 사실입니다.

운영 측면에 진짜가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 전자라벨 도입은 단순한 ‘고객 편의성’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운영 측면에 숨겨진 포인트들이 더 흥미롭죠. 이 부분을 들여다보면, 올리브영 비즈니스의 진짜 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선명해집니다.

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게 됩니다

스마트 전자라벨은 고객 편의성보단 오히려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예전에는 종이 가격표를 일일이 교체해야 했지만, 전자라벨은 이 업무에 들이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습니다. 실제로 매장 직원들이 꼽은 가장 큰 변화는 ‘가격 관리가 편해진 것’이었죠. 재고 연동으로 품절 시 자동 표시되는 기능 또한 업무 부담을 덜어줬다고 합니다.

특히 온라인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을 위한 도심 물류거점 역할까지 맡은 올리브영 매장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지만요. 전자라벨 덕분에 고객 응대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본부 차원에서도 전국 프로모션 가격을 실시간으로 조정하거나, 재고 기반 할인 전략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요.

바로 지금 올리브영의 ‘도심 물류창고’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
CHAPTER 1 쿠팡의 파죽지세에도 성장하는 ‘이곳’ CJ올리브영의 매출 규모가 끝을 모르고 성장 중입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2조7971억원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9.4% 성장한 숫자고요. 같은 기

② 온·오프라인 가격이 같아집니다

스마트 전자라벨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격 차이를 그대로 드러냅니다. 따라서 이는 곧 올리브영이 ‘가격 일관성을 유지할 자신이 있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이러한 자신감은 직매입 구조에서 나옵니다. 상품 가격을 직접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가격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거죠. 여기에 ‘항상 최저가’라는 인식까지 심어준다면, 구매 전환율은 크게 높아질 겁니다. 고객 입장에선 온·오프라인 모두 올리브영이 최선의 구매처라고 인식하게 될 테니까요. 이렇게 온라인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며, 오프라인 고객을 온라인으로 유도하는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③ 직영점이 빠른 확장을 가능케 합니다

올리브영은 스마트 전자라벨을 빠르게 전국으로 확장 중입니다. 지난해 11월 ‘올리브영 N 성수’에서 처음 도입한 이후 불과 서너 달 만에 전국으로 확대되었으며, 올해 연말까지 전 직영점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죠.

‘올리브영N 성수’는 매출 아니라, 방문객들의 시간을 지배하고 싶다
CHAPTER 1 올리브영 최초의 혁신매장은 성수에 ‘올리브영N 성수’가 22일 문을 열었습니다. CJ올리브영이 자사 최초의 혁신 매장이라 일컫는 올리브영N 성수는 총 5층, 14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인데요. CJ올리브영 측은 “올리브영N 성수에서 N은 제곱(N승)의

이런 빠른 확산이 가능했던 비결은 높은 직영점 비중 덕분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올리브영의 직영점 비중은 83.5%에 달하며, 이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다른 리테일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시 대리점과의 이해관계에 부딪히는 것과 달리, 올리브영은 직영점 중심의 운영 덕분에 신기술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앞으로도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때마다 올리브영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적자의 무덤 퀵커머스, ‘올리브영’은 돈 버는 이유
CHAPTER 1 퀵커머스 뜬다며? ‘퀵커머스’는 지난해까지 분명 업계에서 커머스의 미래처럼 여겨졌습니다. 이미 규모를 만든 배달의민족의 ‘B마트’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대 유통, 물류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퀵커머스’ 영역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메쉬코리아,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앞서 살펴본 세 가지 포인트는 스마트 전자라벨이 당장 보여줄 수 있는 효과일 뿐입니다.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실험과 확장도 가능하죠. 예컨대, 매장과 온·오프라인 연동이 활성화되면 다양한 매장 운영이 가능합니다. 재고는 최소화하고, 매장에서 상품을 테스트한 뒤 온라인 결제 및 ‘오늘드림’ 배송을 받는 방식도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처럼 다이나믹 프라이싱을 구현할지도 모르고요.

당신이 만나는 ‘가격’이 실시간으로 달라진다면 생길 일들(feat. 쿠팡)
#트렌드라이트 무료로 구독 하기 CHAPTER 1 지금 ‘프라이싱’에 관심이 몰린다 온라인 쇼핑몰을 한 번이라도 이용해본 분이라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가격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지난주 1만5000원에 팔리던 상품이 오늘 플랫폼이든 판매자든 가

무엇보다 고객들이 전자라벨을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면 파급력은 훨씬 커질 겁니다. 아직 완벽한 옴니채널 경험을 구현한 사례는 없기에, 올리브영이 이를 실현한다면 그 차별성은 상당할 테니까요.

그리고 올리브영이기에 더 큰 기대가 생깁니다. 매장 픽업 서비스도 올리브영 이전에 시도한 곳은 많았지만, 이를 일상으로 정착시킨 건 올리브영뿐이었으니까요. 이번 스마트 전자라벨을 시작으로, 이론에 머물던 옴니채널 경험을 현실로 바꿀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며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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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전자라벨의 경쟁력, 서비스보다 ‘운영’에서 보이는 이유
※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트렌드라이트’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올리브영의 스마트 전자라벨 서비스, 들어보셨나요? 종이 가격표 대신 전자라벨을 테스트하더니,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대면 온라인몰 상품 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는 기능까지 추가했습니다. 이는 이달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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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네카쿠배경제학』의 저자이자 물류 지식 플랫폼 '비욘드엑스'와 네이버 프리미엄 유통물류 전문 채널 '커넥터스'의 대표이사입니다. 급변하는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이 물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며, 각 시대별 공급망의 진화 과정과 그 역할을 분석하는 데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서 국가 물류 혁신 정책 수립에 기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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