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데이터로 보는 팬데믹 전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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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주 커넥트레터로 인사드리는 신승윤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으나, 예전 제가 대학원에 입학한다는 소식을 전한 적 있습니다.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했는데요. 놀랍게도 그로부터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모든 학기가 끝났고, 학위 논문 작성까지 마쳐 곧 ‘척척 석사’가 될 예정입니다. 저로서는 물류, 경영, 공급망관리, 데이터 분석 관련 수업이 너무 낯설고 힘들었으나, 교수님들과 학우님들 덕분에 극복했습니다.

비록 약 8년 만에 다시 시작된 저의 학생 신분은 이렇게 끝이 나지만요(실제 대학원생이란 신분 덕에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혜택을 많이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동기들, 연구팀 구성원들, 동아리 회원들과의 교류는 계속해서 이어질 듯합니다. 특히 동아리가 참 귀엽지 않나요? 저를 포함해 평균 연령은 높을지언정 ‘물류 비즈니스 연구회’ 회원들은 다들 열정이 대단합니다.

본격적인 방학 기간인 최근 2주 동안만 해도 연구실, 연구팀, 동아리 모임 등으로 벌써 세 번의 만남을 가졌는데요. 다들 지금도 여러 기업 물류 현장에서 뛰고 있는 데다, 대표 및 임원으로 일하시는 분들도 많아 단순히 근황 토크를 하는 것만으로도 저의 콘텐츠 생산에 아주 큰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현장 경험이 없는 제겐 학우들의 생생한 경험과 고민이 늘 새로운 시사점을 가져다주더군요.

동시에 실제 현업 최전선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는 어떤 것인지 기준을 잡아 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학우임과 동시에 콘텐츠 소비자이기도 한 현직자들은 꽤 날카롭고 신랄한 피드백을 많이 전해 주시는데요. 콘텐츠의 주제와 방향, 분량, 전달 방식 등등 유료 독자들의 살아있는 평가에 보다 발전적인 콘텐츠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부터 제 업 자체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졸업을 앞둔 지금의 상황이 시원하면서도 꽤 섭섭합니다. 아무래도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던 때와 비교하면 교류가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일 텐데요. 그럼에도 학교가 만들어주는 특별한 우정의 힘을 믿고요. 지금처럼 커넥터스 콘텐츠에도 자주 등장시켜(!) 독자 여러분들의 궁금점을 해소하는데 한 몫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커넥트레터는 제가 학교에서 배운 데이터 분석 툴을 활용하여 분석한 내용을 최근 트렌드와 연결하여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와 ‘직구·역직구’와 관련된 뉴스 키워드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어떤 트렌드 변화를 보였는가 분석해 봤는데요. 해당 내용 아래 뉴스픽에서 이어갑니다.

위클리 뉴스픽 :

5년간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뉴스 트렌드 변화

최근 중국발 직구 물량이 국내로 대거 유입되면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직구 물량부터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위한 역직구 물량까지 커넥터스에서도 최근 이커머스 현장에 불어 닥치고 있는 새로운 바람에 대해 여러 번 소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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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와 특히 '직구'라는 키워드를 대중화하는데 크게 기여한 사건이 있으니, 바로 코로나19 팬데믹입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비롯해 위생용품 품귀 현상을 겪으며 이를 해외 플랫폼에서라도 구매하기 위해 많은 소비자가 도전했던 것 기억하시죠? 저 역시 그중 한 명이었는데요. 당시 모두가 절박한 상황이다 보니 각종 커뮤니티에는 해외 직구 방법, 배송 기간, 통관과 관련된 문의와 노하우 공유가 매우 활발했었고요. 지금도 그 흔적이 온라인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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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입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트렌드가 코로나19를 거치며 어떻게 변화했는지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해 보고자 했습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5년의 기간 동안 관련 뉴스 데이터 약 6700건을 분석했는데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사 빅데이터 시스템 빅카인즈를 활용해 국내 54개 언론사 기사 데이터를 모았고요. 기사 검색 키워드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직구’,  ‘역직구’를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모은 기사의 제목과 부제 및 텍스트 전문에 대해 텍스트 마이닝을 진행했고요. 중복되는 보도자료 기사는 모두 1건으로 처리했습니다.

위 데이터를 질병관리청 기준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시기(2019년), 코로나19 진행 시기(2020~2021년), 코로나19 이후 시기(2022~2023)년으로 구분해 연간 단위로 살펴봤는데요. 데이터 분석은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텍스톰’을 활용했습니다. 키워드 언급량을 뜻하는 단어 빈도와 함께 TF-IDF를 활용해 단어의 중요도를 살펴봤는데요. TF-IDF는 단어 빈도(TF, Term Frequency) 값에 역빈도(Inverse Document Frequency) 값을 곱해 중요도를 계산하는 방법인데, 자세한 설명은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 TF-IDF(term frequency-inverse document frequency) : 문서집합에서 한 단어의 중요도를 수치적으로 나타낸 가중치

2019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TF-IDF 워드 클라우드 ⓒ신승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에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직구, 역직구와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중국(1486건)이었습니다. 이어 한국(1410건), 미국(964건), 일본(591건) 등 국가명이 빈도 상위권을 차지했고요. 중요도 면에서도 상위권이었습니다. 다음으로 품목에서는 식품(436건)이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했으며, 이어 관세청(426건), 소비자원(343건)과 같이 해외 직구 시 예민할 수 있는 관세나 교환·환불 관련 단어가 뒤를 이었습니다.

2020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TF-IDF 워드 클라우드 ⓒ신승윤

코로나19 진행 시기인 2020년도 여전히 중국(2303건)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요. 전에 없던 키워드로 부상한 것은 '마스크'였는데요. 마스크(933건)는 빈도 면에선 타 단어와 비교해 적으나, 중요도 가중치에서는 중국과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빈도가 높은 단어들과 함께 마스크가 언급된 경우가 많다는 건데요. 이는 코로나(1875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외 플랫폼으로선 아마존(721건)의 중요도가 높았으며, 식품(1083건) 말고도 명품(813건)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또 배송(1452건)의 빈도와 중요도가 함께 증가한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이 배송 속도와 품질에도 신경 쓰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2021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TF-IDF 워드 클라우드 ⓒ신승윤

2021년에는 중국(1697건)과 함께 면세점(944건)의 단어 빈도와 중요도 모두가 급상승했습니다. 당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면세점들이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로 개척과 마케팅 전략을 내놓은 것이 영향을 끼쳤다 볼 수 있겠습니다.

이어 아마존(987건)과 올리브영(944건), 쿠팡(932건)과 같은 플랫폼 서비스의 단어 빈도와 중요도가 함께 증가했는데요. 이전 시기에는 국가와 상품 관련 단어가 주를 이뤘다면, 2021년에 들어서는 직구·역직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단위의 뉴스 언급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 외 배송(1078건)과 물류(792건)의 중요도도 여전합니다.

2022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TF-IDF 워드 클라우드 ⓒ신승윤

코로나19 이후 시기인 2022년에는 면세점(942건)의 단어 중요도가 중국(1323건)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2022년 하반기부터 다시 시작된 해외 여행의 영향이 분명한 듯하고요. 코로나(718건)는 단어 빈도 면에선 상대적으로 상위권이나 중요도는 떨어진 모습입니다. 이어 올리브영(722건)의 단어 중요도가 지난해에 이어 상당했고요. 중국 외 일본(827건)의 단어 중요도가 상승하는 한편 역직구(828건)의 단어 빈도와 중요도 역시 상당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23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TF-IDF 워드 클라우드 ⓒ신승윤

2023년은 대격변이 일어납니다. 중국(2575건)이 단어 빈도와 중요도 모든 면에서 최상위를 차지했고요. 이어 알리익스프레스(1258건)가 새롭게 등장해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5일 도착 보장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용자와 판매량을 급격히 늘린 시기와 일치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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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인천(770건)의 단어 중요도도 덩달아 증가했고요. CJ대한통운(769건)과 한진(534건) 같은 중국 플랫폼과 협업을 강화하는 종합물류기업에 대한 언급도 함께 늘어난 모습입니다. 그 외 플랫폼에서는 쿠팡(1209건)이 대만(642건)과 함께 눈에 띄는데요. 이는 당시 쿠팡이 대만에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국내 상품 역직구 물량을 늘린 데 영향을 받았다 추측할 수 있습니다.

위 분석 내용을 간단히 종합해 보면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위생용품 해외 구매와 함께 보다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요. 동시에 서비스 접근성이 증가하여 관세나 통관 관련 단어 언급보다 구체적인 플랫폼 서비스와 배송 기업에 관한 언급이 늘어났습니다.

한 편에서 식품, 화장품과 같이 특정 상품 카테고리에 대한 언급 빈도와 중요도는 점차 줄어들었는데요. 관련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특정 국가와 제품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특수한 구매 형태에서 점차 커머스 전반을 아우르는 일상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30년 넘는 세월 간 ‘문돌이’로 살아온 저로서는 스스로 위와 같이 데이터 분석과 함께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데이터 분석 기반의 콘텐츠를 기획해 선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요. 다양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퀵커머스는 다시 뜨거워질까요?

뉴스픽 본문에서 등장했던 ‘올리브영’은 최근 PB 상품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적인 투자를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별도 물류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업계에 전파되고 있고요. 이와 함께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를 글로벌에 소개하는 등 글로벌몰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아직 초기라 그 규모는 크지 않지만, K-POP과 K-드라마로 대표되는 콘텐츠 유행에 힘입어 외국인 고객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올리브영은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한 편에서 CJ올리브영은 국내 온라인 서비스 강화를 위해 배송 역량 강화에 지속 투자하고 있는데요. 그 역할의 첨병에 있는 것이 바로 MFC(Micro Fulfillment Center)입니다. 이에 커넥터스가 CJ올리브영 MFC 성남점을 직접 방문해 실무 담당자를 통해 그 운영 노하우를 살펴봤습니다. 로봇 자동화 설비가 들어서 CJ올리브영 MFC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면서도, 실제 하루 최대 8000건의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자동화 센터의 모습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CJ올리브영 MFC 성남점 탐방기 : 일 8000건 주문 수행 비결은 자동화?, 커넥터스]

한편 무신사는 해외 판매 전용 플랫폼 운영과 함께 외국인 소비자 대상 ‘이것’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합니다. 바로 무신사가 투자를 아끼지 않는 ‘오프라인 매장’인데요. 무신사 측에 의하면 지난 5월 기준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의 부가세 면제(Tax Free) 매출 비중은 45%에 달합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및 쇼핑 코스로 무신사 매장이 떠오르고 있다는 건데요. 이에 실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무신사 방문 이유를 물어봤고요. 또 무신사 입점 패션 브랜드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봤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외국인 관광 명소'된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의 의미, 커넥터스]

다음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컬리의 공격적인 행보 소식입니다. 컬리는 지난 6월말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를 공식 출시한 데 이어, 컬리의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 고객을 대상으로 사실상 무제한 무료 배송 혜택을 주겠다고 선포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컬리는 이제 막 흑자 전환에 성공한 플랫폼 아닌가요? 그렇기에 이번 결정은 무리 내지 꽤 과감한 수라 보이는데요. 그런데 이 무제한 무료 배송이 흑자 반전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커넥터스와 함께하는 기묘한님의 콘텐츠를 통해 확인해 보시죠.

[함께 보면 좋아요! : 컬리가 한 달 내내 ‘공짜 배송’을 멤버십에 녹인 이유는?, 커넥터스]

이번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요즘 날씨가 참 오묘합니다. 덥기도 더운 데다가 장마가 온다 해서 한창 긴장하고 있었더니, 동남아시아에서나 봤던 소나기가 몇 번이고 쏟아지기도 하고요. 여러 안전안내문자가 반복되다 보니 무뎌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독자 여러분 방심하지 마시고 늘 안전과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늘 감사드리며 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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