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생산성 높이는 피킹 프로세스 설계 방법론 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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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더피킹과 총량피킹 중 우리 물류 현장에 잘 맞는 피킹 방법은 무엇일까요? DPS, DAS 같은 피킹 지원 설비 중에서 무엇을 사용하는 것이 더 높은 출고 생산성을 만들어낼까요? 물류업계에선 흔한 질문들이지만, 이에 대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장 특성에 따라 최적 피킹 방법은 달라지며, 그 형태 또한 복합적이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최적의 방식을 조합하기 위한 베스트 프랙티스가 없진 않습니다. 여러 피킹 방법론의 장단점과 도입 전 고려 요소, 지원 설비의 특성은 물론, 현직 이커머스 물류 센터장인 필자의 실무 경험까지 전부 공유 드립니다.
2. 먼저 ‘오더피킹’과 ‘총량피킹’으로 대표되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는 피킹 방법론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확장팩이나 다름없는 ‘클러스터피킹’, ‘구역피킹’ 등까지 함께 개념을 잡고 가고요. 최적의 피킹 방식과 구성을 검토하기 위해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SKU(Stock Keeping Units)’인데요. 왜 SKU가 피킹 방법 및 난도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알 수 있습니다.
3. SKU에 이어서 고려해야 할 것은 공간 구성입니다. 아무리 효율적인 피킹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피킹 지점간의 물리적인 거리가 너무 길다면, 심지어 너무 가깝더라도 비효율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필자가 직접 겪었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공간 구성의 중요성과 체크 포인트를 알 수 있습니다.
4. DAS, DPS, DPC, 보이스피킹 솔루션까지. 이커머스 물류 피킹을 지원하는 수많은 설비들이 있습니다. 특히 DAS는 컬리에서 활용한 이커머스 물류 효율화 방법론으로 유명해져서, 많은 기업들이 따라 도입하기도 했는데요. 오히려 비용만 쓰고, 효율은 안 오르는 실패를 경험한 기업들이 많다고요? 왜인지 알 수 있고요. DAS 외에도 DPS, DPC, 보이스피킹 솔루션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설비를 조합해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가이드 드립니다.
PROLOGUE
이커머스 물류 실무 가이드, 어디 없나요?
“이커머스 스타트업 물류 담당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몇 년 동안 수많은 대학교에서 스타트업 물류 관련 강연을 하며 여러 학생들에게 받은 질문입니다.
사실 이 질문은 현업을 뛰며, 이직을 고민하는 물류 담당자들에게도 통용됩니다. 그들에게도 “이 기업 요즘 어때?”와 같은 평판을 묻는 질문을 왕왕 받곤 했거든요. 그 질문 속에는 그들이 해당 기업에 들어가서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녹아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전하기는 어렵습니다. 회사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서 같은 물류라고 불리는 업무더라도, 그 디테일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사실상 현장에서 펼쳐지는 거의 모든 일을 물류 담당자가 맡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그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스타트업 문화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와중에 이런 업무를 고도화할 수 있는 어떤 경험과 노하우는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일목요연 정리한 내용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뿐입니다. 물류학 전공서는 잘 정리된 프레임워크를 이야기해줄 수는 있지만요. 그것은 규모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구됐기에,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커넥터스>와 같은 전문 미디어나 교양서가 물류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전하기도 하지만요. 아무래도 콘텐츠 창작자가 물류 실무를 전문적으로 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무자의 깊은 고민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사무실에서 가족과 함께 상품을 포장하여, 계약한 택배사를 통해 출고하던 이커머스 셀러가 어느 정도 상품이 팔리는 순간 3자물류(3PL) 기업의 서비스 이용을 고민하고요. 3자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던 업체는 어느 순간 자사물류를 내재화할 것을 고민합니다. 3자물류를 사용하든, 자사물류를 내재화하든, 더 많은 비용을 절감하거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우리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기업들은 이커머스의 성장 단계에서 숱하게 펼쳐질 물류와 관련된 고민들을 몸으로 익히며, 각자의 노하우를 취득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노하우는 어떤 한 기업의 역량으로만 남거나요. 때때로 이직을 선택한 현장 실무 담당자와 함께 기업에 체득되지 않고 사라질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커머스 물류 운영의 기초부터 심화 과정까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북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쉽게도 현재까지 그런 가이드북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애초에 물류를 다루는 교양서 자체가 부족하고요. 제가 2022년 1월 출간한 단행본 <커넥터스>가 수천권 수준의 판매량에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도서 온라인몰 물류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요.
그래서 <커넥터스>가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입고와 적치, 출고와 주문 및 재고관리, 물류센터 세팅과 설비 및 시스템 도입, 협력업체 커뮤니케이션과 물류비 측정, 현장 인력관리와 R&R 분배, 조직문화 설계까지. 이커머스 물류 성장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이슈와 솔루션을 아우르는 <커넥터스> 안에 연재로 담아보고자 합니다.
이 연재는 커넥터스의 오랜 독자이기도 한 양거봉 이지로지스 물류센터장과 함께합니다. 그는 프리오 이전에 배민프레시, 미팩토리, 팀프레시, 펫프렌즈, 다노 등 다양한 브랜드, 커머스, 물류 스타트업에서 ‘이커머스’ 물류센터 현장부터 SCM(Supply Chain Management)까지 다양한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작게는 수십평 규모부터 크게는 수천평까지. 새로운 물류센터를 세팅하고, 가동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미 세팅된 거대한 물류망을 다루는 대기업 실무자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작은 형태의 물류부터 효율을 만들고 성장시킨 노하우가 있습니다.
그 오랜 노하우를 커넥터스 독자 여러분들과 하나둘 나누겠습니다. 풀필먼트(Fulfillment)라고 일컬어지는 이커머스 물류 현장의 다양한 고민을 알고, 해결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번 연재를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부족하고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피드백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몇 달 이상 장기전이 될 이 프로젝트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더 고도화하고 싶습니다. 아래부터는 양거봉님의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엄지용 커넥터스 대표)
풀필먼트 실무 백서 연재 리스트
EP1-1. 스타트업 물류 하드보일드 : 어느 실무자의 하루
EP2-1. 풀필먼트 운영 개선을 위한 선행 과제, ‘관점의 확장’
EP2-2. 택배를 넘어선 이커머스 기업들, 후발주자들이 바라볼 물류의 틈새
EP3-1. 5개의 이커머스 스타트업 물류센터를 ‘셋업’하고 배운 것
EP3-2. 개미 셀러도 할 수 있는 이커머스 물류 셋업 AtoZ
EP4-1. 이커머스 폭발 성장이 ‘물류’를 터뜨릴 수 있다고요?
EP4-2. 터져버린 이커머스 물류를 해결할 구원투수 ‘커뮤니케이션’
EP5-1.모든 이커머스 물류의 고민이 ‘비용 집행’으로 연결되는 이유
EP5-2. 1PL과 3PL의 갈림길,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EP6-1. 대체 물류 효율과 ‘바코드’가 뭔 상관이냐 묻는 사람들에 대한 항변
EP6-2. 이커머스 물류 관리의 시작, ‘기준 정보’ 설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EP7-1. ‘입고’ 관리에 소홀한 물류센터 생산성, 안녕할 수 있을까요?
EP7-2. 이커머스 물류 효율을 좌우하는 복병, ‘입고 관리’ 방법론 AtoZ
EP8-1. 이커머스 물류의 알파이자 오메가, ‘출고 관리’가 뭐길래
EP8-2. 이커머스 출고 관리를 잘하는 가장 쉬운 방법,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
EP8-3. 첨단 자동화 없이도 ‘출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네 가지 전제
EP8-4. 출고 효율을 결정하는 ‘이커머스 주문 관리’ 방법론
EP8-5. ‘피킹’만 잘해도 물류센터 생산성이 높아진다고요?
EP8-6. 물류 생산성 높이는 피킹 프로세스 설계 방법론 AtoZ
CHAPTER 1
최적의 피킹 방법을 찾아서
(전편에서 계속) 오더피킹(Order Picking)과 총량피킹(Batch Picking) 중 우리 물류 현장에 잘 맞는 피킹 방법은 무엇일까. DPS(Digital Picking System), DAS(Digital Assorting System)와 같은 피킹 지원 설비 중에서 무엇을 사용하는 것이 더 높은 출고 생산성을 만들어낼까.
흔히 듣는 질문들이지만,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장의 특성에 따라 최적의 피킹 방법은 달라지며, 그 형태 또한 하나가 아닌 여러 방법론이 복합적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익히 업계에 알려진 용처와는 전혀 다른 프로세스가 운영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흔히 물류 이론서에서는 ‘다품종 소량’ 혹은 ‘소품종 대량’과 같은 물동의 특징과 물량을 바탕으로 피킹 방식을 결정하도록 조언하는 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SKU(Stock Keeping Units)뿐만 아니라 상품 물성, 물류센터의 크기, 주문 구성과 일일 주문건수, IT 역량 및 설비 투자 규모, 관리자 및 작업자의 이해도와 숙련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킹 프로세스를 설계한다.
요컨대 최적의 피킹 방식을 찾기 위해선 먼저 각 피킹 방식의 장단점과 도입시 소요되는 비용, 예상되는 위험과 한계점 등을 분석해야 한다. 이후 그중에서도 우리 현장에 맞는, 안정성이 높은 방식을 기본으로 채택해야 한다. 그리고 운영 환경 변화에 맞춰서 점진적으로 피킹 방식의 형태와 범위를 넓혀서 적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후술할 내용은 최적의 피킹 방식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여러 방법론을 필자가 경험한 실무 사례에 기반하여 정리했다. 피킹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각 방법론들의 장단점과 함께, 이를 효율적으로 조합하는 방법까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CHAPTER 2
두 갈래로 나뉘는 피킹 방법론 이해하기
이커머스 물류 피킹 방법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피킹한 상품을 곧바로 포장 작업대 등에 인계하여 주문 처리 완료하는 형태다. 피킹과 동시에 하나의 주문 처리가 완료되는 것인데, 동시에 많은 주문 처리 작업을 수행할 수는 없으나 피킹 수량에 대한 검수와 분류, 경우에 따라서 출고 검수까지 생략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앞서 이야기한 ‘오더피킹’, ‘클러스터 피킹(Cluster Picking)’ 등이 여기 포함되는 방법론이다.
두 번째는 대량의 주문 혹은 전체 고객 주문에 대한 피킹을 일괄적으로 먼저 진행한 후 피킹 수량을 다시 주문별로 ‘분배’하는 형태다. 앞서 설명한 첫 번째 방법론과 비교하여 중간에 고객 주문별로 상품을 ‘분류’하는 과정이 추가되기 때문에, 언뜻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첫 번째 방법론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동선 중복이나 긴 동선으로 인한 작업자의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된다. 앞서 이야기했던 ‘총량피킹’뿐만 아니라 ‘존피킹(Zone Picking)’ 등의 방법론이 활용되며 DAS와 같은 피킹 지원 설비가 흔히 결합돼 사용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본문 뒤에서 후술한다.
CHAPTER 3
SKU를 알아야 피킹 방법론을 결정한다!
최적의 피킹 방식과 구성을 검토하기 위하여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SKU’이다. 상품 SKU 숫자는 피킹 방법론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특히 ‘오더피킹’과 ‘총량피킹’으로 대표되는 피킹 방법론을 선택하는 기준은 기본적으로 SKU 숫자가 결정한다 해도 과언 아니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