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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독주하는 시대, 작은 로컬 유통의 디지털 생존법

김철민
김철민
- 11분 걸림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고물가와 불경기가 이어지며 유통업계는 암울한 오늘을 걷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던 ‘이커머스’마저도, 쿠팡으로 대표되는 상위 플랫폼으로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저마다의 생존을 고민하는 요즘인데요. 아무래도 그 중에서 특히 어려운 것은 동네 슈퍼마켓, 조금 크게 본다면 식자재마트를 포함한 로컬 중소 유통기업일 것입니다. 이들이 쿠팡이 독주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생존할 방법은 없을까요? 정부와 중소 유통기업 간의 협력을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여러 차례 맡아왔던 필자가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2. 필자는 디지털 전환을 단순한 기술 도입이나 전산화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선 기술 도입을 넘어서 기업 문화, 조직 구조,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걸친 차별화 역량 구축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사실 디지털 전환이 대두되기 이전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새로운 유통 모델에는 ‘비즈니스’의 혁신이 따라왔고요. 이는 중소 유통기업들에게도 동일하게 작용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사례와 함께 알 수 있습니다.

3. 필자는 디지털 시대의 유통은 과거의 본질이었던 판매보다 ‘콘텐츠’ 확충이 중요해진 시대라 판단합니다. 여기서 콘텐츠란 ‘트래픽’을 끌어 모으기 위한 차별화 요소를 갖추는 것을 뜻하는데요. 이를 위해서 중소 유통은 ‘플랫폼’과 경쟁이 아닌 협업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과 구심점을 만드는 법, 정부의 역할까지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4. 플랫폼과 중소 유통이 지속적인 동맹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각자의 차별화 역량이 명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소 유통기업은 어떻게 차별화 역량을 찾을 수 있을까요? 필자는 그 역량을 ‘로컬’에서 찾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로컬에서 만들어지는 어떤 관계와 네트워크가 진입장벽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건데요.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글. 홍요섭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디지털유통센터장으로 재직 중으로,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및 유통 데이터 비즈니스와 관련한 여러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역 중소 유통기업 진흥을 위한 풀필먼트 사업을 주관했으며, 이 외에도 정부, 기업, 기관을 연계한 지역 중소 유통산업 진흥 방안을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

CHAPTER 1

모두가 쿠팡이 될 순 없잖아요?

팬데믹이라는 긴 어둠의 장막이 걷히나 싶더니, 고물가와 불경기라는 이름의 또 다른 어려움이 우리를 덮쳤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7월 조사하여 발표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를 보면 2022년 3분기 이후 유통업계 체감경기는 모두 기준치(100)를 밑돌았는데요. 이는 그만큼 오랫동안 유통업계 전반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음을 보여줍니다.

대한상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추이. 경기전망지수 100을 기준치로 해당 숫자를 넘어선다면 경기를 긍정적, 못 미친다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현직자가 많다는 뜻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한 편에서 쿠팡은 빠른 배송 및 무료 반품과 같은 압도적인 고객 서비스를 앞세우며 유통 시장을 독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소비자들은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하여 근처 슈퍼나 대형마트를 방문하지 않고요. 한때 유통공룡이라 불렸던 이마트, 롯데쇼핑과 같은 기업조차도 성장 정체를 넘어서 ‘역성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쿠팡의 성공을 ‘디지털 DNA’가 이끌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2024년 3분기 기준 유통업태별 경기전망. 2024년 3분기 기준 대형마트(103)와 슈퍼마켓(103) 등 오프라인 업태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넘어서 비교적 괜찮았는데, 그 이유는 ‘추석 명절’ 및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면세점’ 특수 때문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

하지만 지금에 와서 유통기업들이 쿠팡의 모델을 모방하긴 쉽지 않습니다.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불경기 및 고물가의 압박 속에서, 쿠팡과 같은 적자를 감수한 과감한 투자 전략을 선택하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무너지는 이마트의 본진 ‘할인점’, 정말로 반등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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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우리 일상에서 가장 익숙하게 이용하는, 골목상권에 위치한 중소 소매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작게는 동네 소형 슈퍼마켓부터 조금 크게 보자면 장보고마트, 세계로마트 등 가맹화된 식자재마트와 같은 유형의 업장이나 이들 소매업체에 상품을 공급하는 도매업체까지 넓은 범위로 파악할 수 있는데요. 이들은 대기업과 비교하여 규모와 영향력, 자금과 인력 등 자원이 부족하고요. 그런 이들에게 쿠팡의 핵심 성공 요인이 ‘디지털 DNA’라고 한들, 여전히 ‘디지털 전환’은 어렵고 남의 이야기처럼 들렸던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연매출 1500억, 호남 최대 식자재마트의 기묘한 ‘이커머스’ 전략
CHAPTER 1 온라인 주문 90%가 ‘광주’에서 나온다고요?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분이라면 ‘다담식자재마트’라는 이름이 익숙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담식자재마트는 광주 광산구 쌍암동과 도산동, 북구 일곡동, 서구 화정동, 그리고 순천시 해룡면에 5개 점포를 직

CHAPTER 2

중요한 것은 ‘디지털’이 아닐지도

그렇다면 작은 유통기업들은 어떻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까요? 본격적으로 중소 유통기업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디지털 전환’이 대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디지털 전환의 정의는 의외로 단순 명료합니다.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의 도입 및 활용을 바탕으로 사업 모델, 운영 방식, 고객 관계를 혁신하는 것입니다.

하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 전환을 단순한 기술 도입이나 전산화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규정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 도입을 넘어서 기업 문화, 조직 구조,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걸친 혁신을 필요로 하고요. 특히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기업이라면 그들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살린 전략을 구축하여, 순수하게 디지털로 시작한 온라인 기업과의 ‘차별점’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자의 무덤 퀵커머스, ‘올리브영’은 돈 버는 이유
CHAPTER 1 퀵커머스 뜬다며? ‘퀵커머스’는 지난해까지 분명 업계에서 커머스의 미래처럼 여겨졌습니다. 이미 규모를 만든 배달의민족의 ‘B마트’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대 유통, 물류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퀵커머스’ 영역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메쉬코리아,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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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네카쿠배경제학」저자. 비욘드엑스와 네이버 프리미엄 유통물류 콘텐츠 채널 커넥터스 대표이자 공동창업자다. 인류의 먹고사니즘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도심물류 생태계를 관찰하고, 시대마다 진화하는 공급망의 의미와 역할을 분석하는 일을 한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했으며, 현재 한국로지스틱스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