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기준을 바꿨습니다. 하루 만에, 아니 몇 시간 만에 모든 것을 문 앞으로 가져다주는 로켓배송은 '이커머스의 상식'을 완전히 바꿨죠. 고객들은 배송의 속도에 익숙해졌고, 웬만한 플랫폼은 더 이상 '빠름'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기 어려워졌습니다. 신선식품, 생필품, 전자기기, 심지어 반려동물 용품까지… 쿠팡은 모든 것을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하나의 카테고리만은 예외입니다. 바로 '패션'.

여성 패션 플랫폼인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는 쿠팡의 로켓배송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고객의 쇼핑 일상에 침투해왔죠. 동대문 기반 사입 셀러들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짜고, 플랫폼 전용 물류망을 구축해, 익일배송을 넘어 당일배송·새벽배송까지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더 빠른 배송'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1020 여성 고객의 쇼핑 리듬 자체를 설계해버린 것입니다.

쿠팡이 속도로 게임을 끝냈다고들 말하지만, 이들 패션 플랫폼은 묻습니다. "속도보다 먼저 바뀐 것은 고객의 '기대' 아닐까요?"

이제 빠른 배송은 단순한 물류 서비스가 아닙니다. 누가 고객의 생활 패턴을 가장 잘 이해하고, 거기에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는가에 대한 싸움입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지금 가장 앞서 있는 건, 놀랍게도 패션 플랫폼들입니다.


물류·공급망 전략 백브리핑

STREAMLINE: 쿠팡도 못 잡은 패션 시장,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는 어떻게 장악했나

(2025.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