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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니가 알려주는 요즘 ‘물류 컨설팅’ 트렌드

엄지용
엄지용
- 17분 걸림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12월 19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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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가 바라보는 물류

커넥터스는 매달 구독자 여러분이 교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소에서 오프라인 ‘밋업’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주 26일에도 화물운송 플랫폼 ‘센디’의 염상준 대표 호스트로 진행하는 밋업이 열리는데요. 저 또한 이 자리에 참석하는데, 매번 새로운 호스트 및 참가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연말이라 그런지 여석이 좀 남는데, 관심 있는 분은 많은 신청 부탁드려요. 커넥터스 구독자라면 무료입니다!)

[밋업] 실제 사례로 보는 AI 기술이 화물운송시장을 바꾸는 법 with 센디

몇 달 전 열렸던 ‘커니’ 호스트 밋업에서도 몰랐던 사실을 하나 알았습니다. 커니코리아에서 유통물류 사업을 리드하는 윤상준 부사장은 2000년부터 물류 컨설팅을 수행해온 이 업계의 베테랑입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삼성전자 컨설팅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물류판에 뛰어들었는데요. 컨설턴트의 일이란 특정 기간, 특정 주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잖아요? 헌데 ‘물류’ 주제의 컨설팅에서 답을 찾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그 이유를 고민했는데요. 아무래도 화주사인 제조업체나 유통업체 입장에서 물류는 신규 수익 창출보다는, 비용이 발생하는 지원 부서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사업의 중요한 방향성을 결정하는 전략 컨설팅 의뢰는 생각보다 잘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고요.

반면 원가 절감과 관련한 고민은 꽤 많은 편이었는데요. 그런 영역은 ‘커니’와 같은 대형 글로벌 컨설팅 회사가 맡기엔 다소 비쌌던 것이죠. 한국생산성본부와 같이 보다 저렴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체재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고요.

하지만 어느 순간 분위기는 바뀌었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후방 지원 부서였던 물류의 역할이 ‘전방’까지 확장되고 나서였는데요. 윤 부사장에 따르면 여기 가장 큰 기여를 한 기업은 ‘쿠팡’이었고요. 비교적 최근에는 중국 커머스 플랫폼의 한국 공습이 본격화되면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와 이에 따라가는 물류 운영 프로세스 구축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크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늘어난 관심만큼, 커니로 들어오는 물류 컨설팅 의뢰도 늘어났습니다. 예컨대 어떻게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3자 물류 파트너를 잘 선택하고, 경쟁력 있는 단가에 비딩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업이라던가요. 물류센터 자동화와 라스트마일 배송 라우팅 최적화를 위한 운영 체계 구축을 고민하는 기업이라던가요. 여기 연결되는 시스템과 기술에 대한 고민들이 다양한 창구를 통해 커니로 들어오고 있고, 실제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 합니다.

윤 부사장에 따르면 커니가 현장 물류를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회사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 것은 그들도 잘 모른다고요. 하지만 물류가 다루는 범위가 보다 넓어질수록 그들이 할 수 있는 역할 또한 커진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구매’ 최적화는 커니가 전통적으로 잘하던 영역이었는데요. 자기 자산과 인력만으로 물류 운영을 하는 기업은 글로벌을 통틀어도 존재하지 않고요. 결국 여러 협력사와 운송사와 계약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을 사실상 ‘구매’라고 볼 수 있다고요.

쉽지 않은 불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커니가 아닌 다른 물류 컨설턴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는데, 그에 따르면 물류 컨설팅 트렌드는 엔데믹 이후 서비스 향상에서 다시 ‘비용 절감’으로 회귀한 듯 보인다고 합니다. 특히 인력 수급에 대한 업계의 어려움이 깊어지면서 무인화, 자동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트렌드는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물류에 대한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는데 기쁩니다. 여기서 우리는 미디어의 역할을 찾고자 하고요.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이 답을 찾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오늘의 뉴스픽 이어갑니다.

위클리 뉴스픽 :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물류의 방법

공급망 불확실성이 당연해진 시대입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고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강화될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변화에 전 세계 국가, 기업들은 촉각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트럼프 무역·경제 정책 읽기, 커넥터스]

이 모든 것들은 물류 비즈니스에도 심대한 영향을 주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커넥터스 콘텐츠에도 여러 차례 소개했듯 과거 재고를 최소화하는 JIT(Just In Time)의 공급망을 벗어나, 어차피 발생하는 불확실한 위기 상황에 어느 정도 재고를 비축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JIC(Just In Case) 형태의 공급망 전략이 대두되고 있고요. 이는 커니 또한 동일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 물류업계의 주요한 변화이자 흐름이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팬데믹이 촉발한 공급망 혼란, 과거의 답이 통하지 않는 이유, 커넥터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는데, 기업들은 분명히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공급망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곤 있지만요. 이러한 인지는 실제 실행으로 연결되지 않고 ‘구호’로만 머무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커니는 2023년 세계경제포럼(WEF)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조사 결과 무너진 공급망에 대응하는 ‘다중 지역 가치사슬(Multi Local Value-chain)’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한 기업은 92%에 달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실질적으로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28%밖에 되지 않았다는 거죠.

커니는 불확실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급망 물류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은 이미 ‘뉴노멀’이 된 것이 자명하고요. 이런 배경에서 단기적인 물류 운영 최적화 역시 필요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현재를 넘어 미래에 다가올 불확실성까지 고려하여 중장기적인 ‘공급망 네트워크 재편’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물류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커니는 커넥터스 밋업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몇몇 기업들의 물류 전략 수립 사례들을 공유했습니다. 여기서 주요한 점은 커니가 전한 사례가 모든 기업들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기업마다 비즈니스 상황이 다르고, 경쟁 환경이 다르고, 달성해야 할 목표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와중에 공통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전략은 단순히 ‘물류 부서’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주제가 굉장히 많다는 거죠. 사실상 물류 부서가 다룰 수 없는 업무를 넘어서는 다양한 기업 내 부서, 그리고 기업 외부의 이해관계자들까지 고려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물류가 조금 더 편하게 움직이기 위해선, 결국 그 앞단에서 경영진들의 아젠다 설정이 명확하게 돼 있을 필요가 있다고요.

커니가 전한 사례에 따르면 기업들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소싱처 다각화’를 고민하기도 하지만요. 사후적인 대응 차원에서는 ‘공급망 가시성 강화’가 기업들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단 공급망에서 어떤 위기가 발생하는지 신속하게 알아낼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만, 그 이후 민첩한 대응 전략 수립도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포워더를 비롯한 협력 물류사들이 적시에 제대로 된 정보 공유를 해줄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만큼 ‘디지털화’에 대한 관심 또한 함께 올라오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삼성SDS 디지털 물류의 민첩성을 만드는 3가지 키워드, 커넥터스]

두 번째는 ‘전략 구매(Strategy Sourcing)’에 대한 니즈입니다. 여기서 전략 구매란 물류 시장 환경 변화와 물류사별 장단점을 고려하여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입찰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예컨대 코로나19가 한참이었던 시기 글로벌 공급망 병목으로 인해 국제물류를 위한 ‘선복’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죠. 이 시기 서비스 안정성을 위하여 비싼 장기 운임 계약을 체결했다면, 공급망 병목이 풀린 이후에도 높은 운임으로 고민했을지 모릅니다. 물론 굉장히 어렵지만 이런 일을 미연에 막기 위해서라도, 물류 시황 변화를 고려한 계약 구조 마련에 대한 많은 기업들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는 커니의 평가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바이든도 못 막는 글로벌 물류 대란이 벌어진 이유, 커넥터스]

마찬가지로 물류 인프라 투자에도 시황 변화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커니에 따르면 엔데믹 이후 닥친 소비 침체로 물류기업들이 기존 운영하던 창고를 유동화 하는 등 물류 부동산 공실 문제가 부각 됐는데요. 최근 미국 금리 인하 등 경기 호조 신호가 관측됨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저가’에 부동산을 매입할 기회라 보고 오히려 일찍이 움직이는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물류 부동산의 가치 등락은 시황과 규제의 영향을 받는 만큼 이를 예측하는 것은 굉장히 쉽지 않은데요. 그럼에도 자가 물류센터를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변화의 시기에 맞춰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커니의 조언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20224분기부터 물류센터가 남아돈다고? 진짜로?, 커넥터스]

이 외에도 커니는 대체 연료 활용, 대체 운송수단 활용, 물류센터 무인 자동화 등 다양한 영역의 물류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쉽지 않은 대외 환경은 물류의 고민이지만요. 그런 와중에도 치열하게 ‘기회’를 찾는 움직임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다방면으로 기업들의 개념검증(Proof of Concept)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변화에 촉각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커넥터스도 힘껏 소식 전하겠습니다.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로컬 커머스의 기쁨과 슬픔

커넥터스가 엔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아젠다 중 하나는 ‘로컬 커머스’입니다. 비록 작은 지역 상인들의 사소하게 보일지 모르는 이야기지만요. 바로 여기서 큰 기업들은 쉽게 하지 못하는 어떤 기회 또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최근 커넥터스가 만난 대전에서 빈티지 패션 매장을 운영하는 한 사장님의 이야기도 그랬습니다. 그는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밴드 라이브를 통해 독특한 온라인 판매 모델을 운영하며, 회당 200만원 상당의 매출을 만들고 있었는데요. 신기하게 편리한 주문관리 시스템이 내장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진 않는다고요?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인스타, 밴드 아날로그 라이브로 회당 수백만원 매출 만드는 사람들, 커넥터스]

로컬 커머스라고 기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자영업자의 숫자는 무려 98만6487명으로 2022년(86만7292명) 대비 13.7% 증가했는데요. 거시적인 숫자에는 보이지 않는 폐업을 준비하는 사장님들의 사연은 커넥터스 역시 취재 현장 곳곳에서 듣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공유주방 폐업을 준비하는 음식점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모아봤는데요. 정말이지 안타까운 일이지만 여기서도 우리가 찾을 수 있는 희망은 있을 것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그 사장님들은 왜 공유주방매장 폐업을 선택했을까?, 커넥터스]

[함께 보면 좋아요! : 광양에서 만난 음식점 사장님, ‘배민배달때문에 고민이라고요?, 커넥터스]

마지막은 로컬 커머스 생태계에서 함께 부상하는 솔루션 비즈니스 이야기입니다. 무인매장이 빠르게 늘어나는 한편에서, 무인매장을 ‘관리 대행’하는 서비스 창업이 이어지고 있다는데요. 글쎄요. 사실 로컬 커머스 생태계를 지원하는 솔루션 창업 사례들은 정말이지 많았지만, 그 ‘수익성’을 만들기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타깃 고객이 영세한 만큼 솔루션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정말이지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함께 보면 좋아요! : 5년 새 4배 넘게 늘어난 무인매장, ‘관리 대행서비스까지 큰다고요?, 커넥터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의민족, 당근,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가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이중에는 이미 돈 버는 ‘수익모델’을 증명한 이들도 있고요. 이 콘텐츠도 그러한 관점에서 독자 여러분의 힌트가 되길 바랍니다. 디지털 기반이 아닌 ‘오퍼레이션’ 기반의 솔루션이라는 점에서도 저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요즘 네이버 말고 당근 광고 한다고요? 당근이 로컬 마케팅의 불루오션 된 사연, 커넥터스]

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사다난했던 2024년도 고작 10여일을 남기고 있는데요. 남은 시간 독자 여러분 모두 가족, 친구, 주변 지인들과 행복한 하루들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여기까지 커넥터스 운영자 엄지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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