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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올인한 머스크, 사이버캡 상용화 앞당길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일런 머스크는 정부효율위원회(DOGE) 수장이 된다. 머스크는 자율주행차 규제를 연방 차원에서 통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기술 완성 단계인 테슬라의 사이버캡은 규제가 풀리면서 상용화가 크게 앞당겨질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곧 도입될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비해 정책과 인프라를 준비해야 한다.

김창수
김창수
- 11분 걸림

1. 일런 머스크가 트럼프에 올인한 이유

이번 미국 대선 기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일런 머스크가 펜실베니아 유세에서 매일 청원 서명자 중 한 명에게 100만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선언한 장면이었다. 과거 민주당 지지자였고, 트럼프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했던 머스크였다. 그러나 그는 이제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로 변신해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머스크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바꿔가며 트럼프를 지지하게 된 것일까. 이는 단순한 정치적 변화가 아니었다. 그 이면에는 머스크의 사업적 야망, 특히 자율주행차 사업과 관련된 절박함이 있었다.

민주당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이유로 엄격한 테스트 절차를 요구했고, 실주행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제약을 가했다. 주마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규제가 달라 연방 단위에서의 통일된 기준이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러한 상황은 머스크가 사이버캡을 포함한 자율주행차 사업을 현실화하는 데 있어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했다.

트럼프가 등장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규제 완화를 외치는 트럼프는 머스크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했을 것이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정책 방향이 테슬라의 사업 목표와 일치한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결국 트럼프와 손을 잡기로 한것이다. 즉,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는 규제 완화와 혁신적 기술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일론 머스크가 유권자에게 100만달러 상금을 수여하는 모습, 출처 : 디지털투데이]

2. 트럼프와 머스크의 교감

트럼프와 머스크는 이미 물밑 교감을 나눴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혁신가 이미지와 대중적 영향력이 필요했을 것이고, 머스크는 트럼프의 과감한 규제 완화 정책에 매료됐을 것이다. 두 기업가의 만남은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트럼프에게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혁신가의 지지가, 머스크에게는 규제 철폐가 절실했을 테니 말이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엄청난 팔로워와 대중적 인기를 선거에 활용하고 싶었을 것이고, 머스크는 트럼프의 정책이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 기대했을 것이다. 특히 트럼프가 제시한 '정부효율위원회(DOGE)'는 머스크가 꿈꾸던 규제 혁파와 효율성 혁명의 완벽한 플랫폼으로 보였을 것이다.

3. 결국 정부효율위원회 수장이 되다

머스크의 전략적 선택이 결실을 맺었다. 트럼프 당선 후, 머스크는 '정부효율위원회(DOGE)'의 수장으로 낙점되었다. 정부효율위원회(DOGE)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연방 정부의 예산 운용을 혁신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머스크는 이 위원회를 통해 자율주행차 규제를 연방 차원에서 통합하는 대개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연방 차원의 통일된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현재의 주별 파편화된 규제가 자율주행 혁명을 가로막는다고 강력히 지적했다.

물론 이해충돌 문제라는 산이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머스크의 기업들이 정부 규제 대상인 상황에서, 그의 공직 수행은 도전적 과제다. 하지만 사업가 머스크라면 이 문제도 영리하게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식을 매각하거나 신탁에 맡기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공직자윤리법은 머스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주식 매각 시 자본이득세 면제나 연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이 제도를 활용해 테슬라 관련 이해충돌을 제거하면서 사업 확장의 발판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론 머스크가 자신의 X계정에 공유한 AI 사진, 출처:@elonmusk/X]

4. 실제 일론 머스크는 효율 전문가

머스크가 정부효율위원회 수장으로 임명된 이유는 단순히 정치적 이유만이 아니다. 그는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혁신가로서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성과를 보여왔다. 스페이스X에서는 로켓 재사용 기술을 통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테슬라에서는 기가팩토리와 기가프레스 기술을 도입해 자동차 생산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트위터 인수 후에는 직원 수를 80% 이상 줄이며 조직 운영 비용을 최소화했다.

머스크는 사업에서의 효율 극대화 경험을 정부 운영에 적용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낭비적인 예산을 줄이고, 규제를 철폐하며, 기술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이스X 스타십의 1단계 추진체(부스터)가 발사한 자리로 되돌아오게 하는 데 성공한 모습,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

5.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는 자율주행 규제를 연방 차원으로 일원화할 것이다

현재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는 주마다 다르게 운영되고 있어 기업들이 전국적인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머스크는 연방 차원의 통일된 규제를 만들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이 일관된 기준 하에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평가 기준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러한 기준을 완화하여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더 쉽게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일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 상용화가 더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 규제 역시 완화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의 성능 향상을 위해 방대한 양의 주행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에서, 개인정보 보호 규제의 완화는 테슬라가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자율주행 AI 학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테슬라는 이미 전 세계 700만 대 이상의 차량에서 실시간 주행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 이 빅데이터는 도조 슈퍼컴퓨터의 AI 분석을 거쳐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현실화되면 이 혁신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6. 사이버캡이 상용화시기 앞당길까

연방 차원의 규제 정비로 머스크의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달릴 전망이다. 현재의 규제 환경에서는 기술이 완성되더라도 규제 통과에만 수년이 걸릴 판이었다. 실제 테슬라 내부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이미 마무리 단계라는 분위기다. 규제 장벽이 사라진다면 머스크가 공언한 2026년 양산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5년은 더 빠른 상용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규제 완화는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뿐만 아니라 물류와 유통 업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FSDD(Full Self-Driving Delivery)도 이러한 변화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FSDD는 자율주행 기술을 물류 배송에 적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인데, 만약 규제가 완화되고 상용화가 이루어진다면 물류 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비용 절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류 산업의 운영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할 가능성이 크다.

[We Robot행사에서 발표한 테슬라의 사이버캡, 출처: Tesla]

7. 이제 우리도 정부와 물류업계가 빨리 준비해야 한다

머나먼 미래로만 여겼던 자율주행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머스크의 정부효율위원회(DOGE) 수장 임명과 규제 혁파로 이 혁신은 이제 몇 년 안에 현실이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정부와 물류업계는 이 급격한 변화에 대한 구체적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입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이들 기술의 안전한 도입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도로 인프라 개선,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규정, 개인정보 보호 체계 구축 등 구체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물류업계도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자율주행 배송 시스템 도입에 따른 인력 재배치와 교육, 물류 프로세스 재설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혁신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다가올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현실적인 대응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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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KAIST에서 산업디자인 학·석사를, 연세대에서 MBA를, 영국 샐퍼드 대학에서 디자인매니지먼트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에서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경험 분야를 이끌었고, 이후 물류 스타트업 ㈜원더스를 창업해 매출 200억 달성, 한국물류대상 수상 등의 성과로 기업가적 역량을 입증했다. 현재는 비욘드엑스(BX) 인공지능 디자인연구센터장으로 AI와 디자인의 융합을 탐구한다. 문의: cs007.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