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펫프렌즈 ‘커뮤니티 커머스’에 보이는 함정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국내 1위 펫커머스 플랫폼을 자부하는 ‘펫프렌즈’가 지난해 9월 커뮤니티 서비스 ‘집사생활’을 출시한 것 아시나요? 무신사, 오늘의집 등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의 대표주자들이 이미 검증한 그 방법을 펫프렌즈 역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응용한 모습인데요. 펫프렌즈에 따르면 커뮤니티 서비스 출시 이후 성과가 꽤나 괜찮은 모양입니다. 매출 성장은 물론, 손익 지표까지 개선할 수 있었다고요? 그 방법을 자세한 숫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2. 그런데 말이죠. 펫프렌즈의 이야기처럼 커뮤니티 서비스 출시 이후 모든 지표가 우상향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오히려 커뮤니티 활성화로 가장 늘어야 할 것 같은 펫프렌즈의 트래픽 지표는 줄곧 역성장을 하는 모습인데요. 대체 왜 이런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커뮤니티가 잘못한 것 같지는 않지만, 눈여겨 봐야 할 이슈들은 있습니다. 펫프렌즈의 커뮤니티와 커머스 결합, 스치는 불안감을 이커머스 업계 다양한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3. 펫프렌즈 집사생활을 이용해 보면 어떤 위화감이 생깁니다. 이게 ‘정말 순수한 커뮤니티로서 지속가능할까?’ 싶은 건데요. 사실 그 이유는 펫프렌즈의 커뮤니티 인터페이스가 어딘가 이상해서는 절대 아닙니다. 충분히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지만, 그 의도를 가로막는 바깥의 변수들이 꽤나 많아 보입니다.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4. 그래서 왜 펫프렌즈의 매출과 손익 지표는 꺾이는 트래픽에 불구하고 개선될 수 있었냐고요?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은 최소한 커뮤니티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들이 주목하고 있던 것은 비슷한 시기 펫프렌즈가 강화하고 있는 OO의 역할에 있었는데요. 결국 커뮤니티 또한 이 OO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다만, 이렇게 된다면 순수하고 자생적인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질 수 있는데요. 펫프렌즈는 이 숙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CHAPTER 1
펫프렌즈에 붙은 커뮤니티, 잘 되나요?
국내 1위* 반려동물 용품 버티컬 커머스(펫커머스) 플랫폼을 자부하는 곳이죠. 펫프렌즈가 지난해 9월부터 자사 앱내 커뮤니티 서비스 ‘집사생활’을 출시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 아시나요? 펫프렌즈 모바일 앱 하단 중앙(세 번째) 탭을 통해 접근 가능한 집사생활은 펫프렌즈 회원들이 마치 소셜 미디어 피드처럼 반려동물 관련 일상과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인데요. 펫프렌즈 측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사용자들에게 많은 정보와 정서적 공감이 요구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합니다.
*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펫프렌즈의 월 순 방문자 숫자(MAU)는 32만143명으로 반려동물 용품 전문몰을 포함하여 관련된 모바일 앱을 통틀어서 가장 많은 트래픽을 만들고 있는 모바일 앱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집사생활이 단순히 사용자의 정서적인 공감 차원에서만 준비된 것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그 이유는 펫프렌즈가 여기 커머스 측면의 연결점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집사생활에 게시글을 올리는 사용자들은 펫프렌즈에서 판매되는 상품 DB를 통해 '상품 태그'를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집사생활 내 다양한 사용자들이 올린 후기 콘텐츠의 상품을 다른 사용자들도 곧바로 펫프렌즈 내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커뮤니티 내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User Generated Content)에 상품 구매 링크를 연결하는 이 방식은 펫프렌즈에 앞서 성공한 커뮤니티 기반 커머스 플랫폼으로 평가받는 무신사와 오늘의집이 모두 활용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한 커머스 마케팅 실무자에 따르면 집사생활은 반려동물 커머스 앱으로 펫프렌즈가 구축한 트래픽 측면의 우위를 커뮤니티와 연결하여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전략이라 평가했습니다. 펫프렌즈에 따르면 현재 펫프렌즈 회원 숫자는 160만명인데요. 이론적으로 집사생활에 반려동물 일상 사진과 제품 후기 등을 공유하면 최대 160만명의 회원들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생기는 셈입니다. 그중 몇 %만 구매전환을 유도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집사생활은 충분히 펫프렌즈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겠죠.
또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아서 당장은 펫프렌즈에서 상품을 구매할 일이 없는 사용자를 고객으로 끌어당기는 유인도 있겠습니다. 반려동물은 키우지는 않지만, 동물 사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은 여러 반려동물 커뮤니티나 소셜 미디어 계정을 눈팅하면서 개인 소장용 사진들을 모으기도 하는데요. 펫프렌즈는 집사생활 내 '입양' 탭을 통해서 반려동물 입양을 중개하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반려동물을 새로 맞이한 사용자가 있다면 본격적으로 펫프렌즈에서 소비하는 고객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반려동물 버티컬 커머스 업계 한 편에서는 펫프렌즈가 추구하는 커뮤니티와 커머스의 결합이 제대로 작동하기는 마냥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물론 커뮤니티 서비스 출시 이후 펫프렌즈의 매출 및 수익성 관련 지표가 개선되긴 했지만요. 이것은 커뮤니티보다는 다른 사업의 성공에서 찾아야 한다는 평가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역시 그 사업을 강화하는 맥락의 도구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펫프렌즈가 밝힌 집사생활 서비스의 성과를 우선 살펴보고요. 이후 실제 반려동물 버티컬 커머스와 커뮤니티의 궁합이 잘 작동할 수 있는지 이커머스 업계 실무자들의 의견들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정리했습니다.
CHAPTER 2
펫프렌즈가 밝힌 집사생활 성과 지표
일단 펫프렌즈 측에 따르면 집사생활은 확실히 잘 되고 있습니다. 펫프렌즈에 따르면 집사생활 서비스는 출시 7개월 만에 이용률이 7배 성장했고요. 지난 4월 기준으로 커뮤니티 서비스를 경험한 누적 고객 숫자는 15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단순히 커뮤니티 서비스의 성장뿐만 아니라, 펫프렌즈의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입니다. 먼저 펫프렌즈 집사생활 커뮤니티를 이용한 고객의 1개월 이내 재구매율은 집사생활을 이용하지 않은 고객보다 12%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요. 펫프렌즈는 이를 사용자 생성 콘텐츠가 만드는 신뢰의 결과라 평가했습니다. 우리가 소셜 미디어에서 지인이 소개하거나 추천한 상품에 잘 반응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죠.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