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중에 만난 ‘물류 브로커’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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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에 포워딩이 보인다?

안녕하세요, 휴가에서 돌아온 엄지용입니다. 올해만 세 번째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지난 두 번의 일정에는 텐진, 하카타 등 후쿠오카 주요 도심에만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후쿠오카를 벗어나 근교 오이타현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습니다. 현지인들도 휴양지로 많이 찾는다는 온천마을 유후인과 벳푸. 저도 한 번쯤은 방문하고 싶었거든요.

유후인 벵갈 고양이 카페에서 만난 귀여운 친구와 벳푸를 방문했던 이유인 신기한 색깔의 온천수 가마솥지옥(가마도 지고쿠)의 모습. 여행 사진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엄지용

근교라고 하지만 후쿠오카 도심에서 오이타현 목적지까지는 꽤 거리가 있습니다. 약 140여km. 서울과 대전 사이의 거리를 2시간 가량 이동해야 했는데요. 버스를 타든, 열차를 타든, 편도로 3000~5000엔(약 2만7000~4만6000원) 정도의 교통비는 지불해야 하는 거리입니다.

이럴 때 경제적으로 왕복 이동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여행사’를 통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행사를 통한다면 단체 이동이 수반되기에 자유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요. 체감상 요즘 여행사들은 꽤나 자유 시간을 길게 주는 것을 선호하는 느낌이라서요. 정해진 목적지마다 여행객들을 떨어뜨려주고, ‘몇 시까지 자유롭게 둘러보다 오시라’고 방치하는 스타일인지라 자유여행과 비슷한 느낌으로 일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여행 플랫폼 ‘클룩’을 통해서 세 개(다자이후, 유후인, 벳푸)의 후쿠오카 근교 도시를 둘러보고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당일치기 투어 상품을 5만3800원에 결제했고요. 일일이 교통비를 지불하고 각 도시를 방문하는 것과 비교하여 꽤나 많은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는 데 만족했습니다.

사실 제가 선택한 투어 상품은 플랫폼인 클룩이 운영하지 않습니다. 클룩에 입점한 현지 여행사 ‘유투어버스’가 판매, 운영하는 상품이었고요. 최초 관광버스 탑승 지역에도 클룩 깃발이 아닌 여행사 이름이 적힌 깃발을 들고 있는 유투어버스 소속 가이드가 여행객들을 안내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문득 이런 의문이 생기더군요. D2C(Direct to Customer)가 대세라는 시대에 왜 클룩은 중간 브로커인 여행사와 협력하여 투어 상품을 구성한 것일까요? 사실 클룩은 ‘전세버스’, ‘페리’ 등 운수업체와 직접 계약하여 노선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고요. 유후인이든, 벳푸든 현지 관광지 및 액티비티 입장권을 판매처와 직접 제휴하여 저렴하게 판매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클룩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개인이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교통권과 액티비티 이용권을 예매하고, 자유도까지 높은 여행을 즐길 수 있었겠죠? 실제 클룩의 본사가 있는 홍콩에서는 다양한 현지 음식점, 액티비티 업체, 운수업체와 제휴하여 이러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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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룩이 중간 브로커인 ‘여행사’를 통해 상품을 만들고, 수익 공유를 선택 한 이유는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굳이 클룩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요. 여행사가 제공하는 편익이 국내외 숱하게 존재하는 ‘물류 서비스 브로커’들의 역할과 미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여기서 모두가 플랫폼이 되고 싶은 시대에 아직까지 물류업계에서 성공한 ‘플랫폼’이 등장하지 못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여전히 디지털이 미치지 못한 ‘오퍼레이션’의 가치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대표적인 국제물류 브로커 ‘포워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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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뉴스픽 :

플랫폼이 침투하지 못한 브로커의 가치

먼저 여행사와 포워더의 역할을 하나씩 비교해봅니다. 여행사는 상품을 만듭니다. 제가 선택한 여행사가 후쿠오카 하카타 기점을 출발하여 다자이후 텐만구, 유후인, 유후타케 등산로, 벳푸 유노하나 유황재배지와 가마솥지옥까지 5개의 관광지(액티비티)를 둘러보고 다시 하카타 기점으로 돌아오는 당일 여행 상품을 구성한 것처럼요. 당연히 당일치기가 아니라 연박 투어 상품을 구성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숙박업소와 항공기 예약까지 포함될 것이고요.

여행사는 여행 상품에 필요한 다양한 액티비티 입장권을 사전 준비합니다. 제가 선택한 여행 상품에서 유료 입장권 구매가 필요한 관광지는 ‘가마솥지옥’이 유일했는데요. 이 경우 단체 입장 전에 가이드가 현장에서 티켓을 따로 구매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벳푸 가마솥지옥 입장권 판매 부스. 30명 이상 단체 구매시 개인 입장권(450엔)보다 20% 이상 저렴한 가격(350엔)에 구매가 가능하다. 이 입장권은 최초 예약시 여행 상품 가격에 포함돼있다. ⓒ커넥터스

포워더 역시 상품을 만듭니다. 선사, 항공사, 트럭킹업체, 특송사, 중간 혼적을 맡는 콘솔(Consolidation) 업체, 통관을 담당하는 관세사무소, 심지어 또 다른 포워딩 업체까지. 전 세계에 흩어진 다양한 물류 파트너들의 서비스를 조합하고요. 특정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고객사가 운송하는 화물 특성에 맞춰, 원하는 시간에 화물을 나를 수 있는 서비스를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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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의 디지털 포워딩 서비스 ‘첼로스퀘어’가 제공하는 다양한 물류 상품들. 화주사들이 선호하는 구간별 다양한 운송수단을 조합하여 통합 물류 상품을 구성했다. ⓒ삼성SDS

여행사와 포워더는 상품으로 구성한 이동 노선에 따라서 ‘무엇인가’를 나르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먼저 여행사는 사람을 나릅니다. 여행 상품을 구매한 여행객들을 이동시키기 위한 버스, 여객선, 항공기, 열차 등 다양한 여객 운송수단을 조합하고요. 제가 선택한 여행 상품의 경우 여행사가 45인승 전세버스를 미리 대절해뒀습니다.

유후인역 인근 주차장에 줄지어 늘어선 전세버스들. 필자가 선택한 여행사는 투어 상품을 신청한 여행객의 당일 이동을 위해 총 5대의 전세버스를 대절했다. 클룩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을 통해서도 손님을 받았다고. ⓒ커넥터스

반면, 포워더는 화물을 나릅니다. 여행사가 다양한 여객 운송수단을 조합하여 승객을 나른다면, 포워더는 다양한 화물 운송수단을 조합하여 화물을 나르는 것이죠. 여행사에서는 이동하는 승객이 비용을 지불하고, 포워더의 경우 이동하는 화물의 주인인 화주사가 비용을 지불한다는 차이는 있지만요. 중개자로 무엇인가를 나르는 운송수단을 사전 협의를 통해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두 주체는 공통점을 공유합니다.

규모의 경제가 만드는 운임 협상력

바로 여기서 우리가 이들 ‘브로커’를 이용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여행사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여행 상품에 포함된 관광지 이동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개인이 준비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고요. 수출입 화주사가 포워더를 이용하는 이유 또한 물류 상품에 포함된 노선 이동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개별 회사가 준비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제가 탑승했던 전세버스는 ‘개인’이 빌린다면 당연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했겠지만요. 탑승객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비용 분담에 따라 여행객 한 사람이 지불하는 비용은 확연히 떨어지게 됩니다.

동시에 ‘여행사’ 또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요. 승객들에게 받은 상품 요금을 합산한 것이 여행사의 매출이 되고요. 여기 전세버스 대절비와 가이드 인건비 등 갖은 운영비용을 제하더라도 여행사가 어느 정도 이익을 남기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체할인’의 맥락은 포워더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포워더는 영업해둔 여러 화주사의 물량 규모를 바탕으로 보다 저렴하게 선박, 항공기의 빈 공간을 예약할 수 있는 협상력을 만들 수 있고요. 물량이 적은 화주사가 개별 계약을 하는 것보다 저렴한 운임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여기 갖은 운영비용을 제하고 남는 금액이 포워더의 ‘이익’이 되는 구조인 것이죠.

정리하자면 여행사와 포워더는 공통적으로 대량의 승객 혹은 화물을 운수업체에게 연결해주는 ‘영업대행’ 업체의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충분한 여객 수요와 화물 수요를 연결해주고, 동시에 관리 공수를 줄여주기 때문에 운수업체로부터 ‘운임 할인’을 받을 수 있고요. 인프라를 보유하지 않고도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오퍼레이션의 가치

여행사와 포워더가 제공하는 또 다른 공통 가치는 ‘운영’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여행사는 여행객이 여행을 준비하는, 또 여행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돌발 상황에 대응하고요. 포워더 역시 물류 서비스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돌발 상황에 대응합니다.

이 돌발 상황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사소해보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저와 투어 일정을 함께한 여행사 가이드는 기본적으로 자유시간을 마치고 중간 기점을 출발할 때마다, 혹여나 시간에 맞춰 도착하지 못한 승객이 없나 인원을 확인했고요. 관광지로 이동하는 중간중간 도시와 역사에 대한 설명을 해줬고요. 지역 맛집 추천과 같은 여행객들의 궁금증에도 곧잘 답변해줬습니다.

가이드는 짧은 당일치기 여행이었지만, 수시로 발생했던 여러 변수에 대해서도 대응했는데요. 예컨대 하카타 기점을 출발하고 약 10분 뒤 한 모녀 여행객이 딸이 갑자기 아프다는 이유로 버스에서 내리는 일이 발생했고요. 여행 상품을 예약한 한 승객이 다른 여행사의 버스를 잘못 타는 이슈가 발생해서 중간에 버스를 멈추고 인원을 확인하는 소동이 있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하카타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가이드가 본사에서 온 것으로 추측되는 전화를 받더니요. 원래 이동하려던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 정체가 심해져서, 1시간 정도 예상 도착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는 안내를 하더군요. 이에 예정에 없었던 휴게소에 들를지 여행객들에게 물어보고, 잠깐 정차하기도 했고요.

여러 돌발 상황에 대해서 가이드는 자의적으로, 때때로 본사와 전화 연락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조치 사항을 논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빠른, 예상 도착시간보다 15분 정도 늦은 시간에 하카타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요. 가이드가 이야기하길 원래는 사고가 난 도로를 우회하여 이동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정체가 빠르게 풀려서 원래 가려던 도로를 그대로 탔다고 설명하더군요. 현장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이슈 대응이 돋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포워더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포워더는 물류 상품 구성뿐만 아니라 서비스에 필요한 여러 서류 처리 업무를 대행하고요. 또 국제물류에서는 항만 적체, 파업, 기상 악화, 통관 담당 공무원과의 관계(!) 등 다양한 이슈로 인해 예상 도착시간이 틀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곤 하는데요. 포워더는 여러 파트너를 통해서 이슈를 확인하여 화주사에게 전달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합니다.

예컨대 만약 2021년 발생했던 ‘수에즈운하 좌초’처럼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이슈가 터져버렸다면요.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대체 노선을 수배하여 제안하는 것도 포워더의 역할이 될 수 있고요. 경우에 따라서 ‘뒷돈’까지 동원하며 빠른 업무 처리와 정시성을 지키기 위해 힘을 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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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은 운영할 수 있는가

이러한 운영은 누구나 약간의 교육을 받으면 할 수 있는 업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보다 많은 손이 가는 업무이기도 합니다. 여행사든 포워더든 ‘글로벌’을 무대로 활동하는데, 시차가 다른 현지 파트너들과 연락이 닿는 데만 하더라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요. 덩달아 규모가 있는 업체라면 이러한 이슈들이 전 세계적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할 텐데, 이를 전체적으로 잘 조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현장 운영을 ‘플랫폼’이 챙길 수 있을까요? 사실 플랫폼 또한 태생이 브로커입니다.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죠. 말인즉, 플랫폼이 막강한 트래픽과 적절한 운영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면 언제든 여행사나 포워더와 같은 중간 브로커와의 협력을 건너뛰고 직접 서비스 공급자와 생산자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앞서 클룩이 홍콩 본진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 상품을 공급자와 직접 제휴하여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처럼요.

하지만 플랫폼이 중간 브로커들이 제공하는 ‘운영’의 가치를 완연히 흡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플랫폼이라고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압도적인 트래픽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충분한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직접 운영’은 수익 이상으로 큰 비용과 위험 부담을 야기할 수 있고요. 이때는 오히려 특정 영역에서 운영 역량을 갖춘 브로커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이 가볍게 빠른 확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예컨대 클룩이 벳푸 가마솥지옥의 입장권을 운영기관과 제휴하여 클룩 특가에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다자이후와 유후인, 벳푸 가마솥지옥을 경유하는 하나의 상품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서로 다른 액티비티 운영기관과, 이동을 담당하는 운수업체와 협력하여 단가를 협상해야 하고, 수요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선 경쟁력 있는 여행 상품 가격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이미 지역에서 동일한 여행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를 통한다면 빠르게 상품을 늘릴 수 있겠죠.

“이미 레저 분야에는 판매 네트워크를 형성해 놓은 회사(여행사)들이 존재하는데요. 그 회사들을 입점시키면 플랫폼이 레저 상품을 직접 소싱하지 않아도 판매하고, 거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직접 소싱하는 비용과 비교하여 이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전체적인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요. 단시간에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구비할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클룩뿐만 아니라) 야놀자 같은 국내 플랫폼도 유사해요”
- 한 커머스 업체 마케팅 담당 임원 A씨(퇴고 중에 페북 댓글 남겨준 고마운 분)

물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물류는 기본적으로 물량의 규모가 협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자체 물량을 충분히 갖춘 화주사는 이미 자체 물류조직이든, 물류자회사든 내재화한 것이 사실이지만요. 모기업의 물량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물류노선까지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쉽지 않고요. 앞서 말했던 ‘관계’를 기반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는 단순히 물량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플랫폼에 통관 담당 공무원에게 뒷돈을 찔러주는 기능을 넣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일까요. 요즘 ‘물류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오퍼레이션’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입니다. 단순히 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요. 여전히 사람이 풀어야 할 다양한 운영 역량들은 플랫폼에 하나둘 내재화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영역에서 운영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비용 효율성도 떨어지는 것이 맞고요. 따라서 물류 플랫폼과 중간 브로커간의 협력도 수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국제물류 업계에서 ‘디지털 포워딩’이라는 이름으로 구현되고 있고요. 마찬가지로 주선사라는 브로커가 존재하는 미들마일 화물운송 시장에서도 ‘디지털 운송’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하는 오퍼레이션의 가치이고요. 앞으로 물류 플랫폼이 더 큰 성장을 위해서 나아갈 방향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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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운영의 가치를 상기하며

오늘 다룬 주제와 연결되는 이야기로 콘텐츠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여러 차례 커넥터스가 예측했던 내용이지만, 드디어 카카오모빌리티의 화물운송 시장 진출이 ‘공식화’됐습니다. ‘카카오T 트럭커’라는 이름으로 화물운송 정보망 플랫폼을 10월 오픈하고요. 이에 맞춰 화물차주들을 모으기 시작한 것인데요. 이와 동시에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운송 업체를 인수하고자 하는 행보가 관측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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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카카오모빌리티가 첫 번째 물류 서비스인 ‘퀵서비스’를 오픈할 때까지만 하더라도요.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 스스로 물량 확충과 운영의 숙제를 해결하고자 했는데요. 이번 화물운송 시장 진출에서는 그 기조가 바뀐 것 같습니다. 이미 물량과 네트워크, 운영 역량을 갖춘 다양한 ‘물류업체’와 제휴와 투자, 인수합병을 아우르며 관계를 다지는 방향으로요. 조금은 달라진 카카오의 미들마일 화물운송 플랫폼 진출 전략을 커넥터스가 정리했고요.

[함께 보면 좋아요! : 카카오의 화물운송침공 전략, 퀵서비스와는 달라졌다, 커넥터스]

두 번째 큐레이션 콘텐츠도 역시나 운영단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다룹니다. 지난주에 쿠팡과 민주노총 사이에서 택배기사의 휴무일 ‘택배없는 날’을 놓고 벌어진 갈등에 갑자기 CJ대한통운이 참전하여 민주노총을 지원하고 나섰다는 소식을 전했죠?

[함께 보면 좋아요! : ‘택배 없는 날을 중심으로 펼쳐진 쿠팡과 CJ대한통운의 공방전, 커넥터스]

이번 콘텐츠에서는 논란의 당사자가 되는 쿠팡의 직고용 배송기사 ‘쿠팡친구’, 그리고 쿠팡의 택배망 퀵플렉스 대리점장과 택배기사 퀵플렉서의 이야기를 커넥터스가 들어봤습니다. 결국 기계가 아닌 사람이 업무를 처리하는 물류이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고요. 민주노총의 타깃이 CJ대한통운에서 쿠팡으로 바뀐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은 쿠팡이 물류시장에서 지속 성장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끝나지 않은 논쟁, 쿠팡친구와 퀵플렉서에게 휴가란 무엇인가, 커넥터스]

마지막으로 바로 오늘 네이버의 생성AI 전략을 발표하는 단(DAN) 컨퍼런스가 열렸는데요. 관련하여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네이버의 성장 방향을 정리한 ‘주주서한’을 얼마 전 공개했습니다. 이번 주주서한에선 네이버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커머스 측면에서 기술 활용 전략도 당연히 이야기됐고요.

[함께 보면 좋아요! : 최수연 네이버 대표 주주서한, 네이버]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오퍼레이션과 관련된 전략은 네이버 주주서한에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가 커머스를 지원하는 물류를 ‘연합군’ 형태로 운영하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데요. 물류에서도 당연히 기술이 침투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요. 생성AI를 포함한 인공지능 활용 역시 논의되고 있으며, 현장에 적용된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남긴 이준호 LG CNS 스마트물류사업부장의 커넥터스 기고가 참고가 될 텐데요.

[함께 보면 좋아요! : 현실로 다가온 스마트 물류센터, ‘생성AI’를 만난다면?, 커넥터스]

물론 여전히 노동집약적인 물류 현장 특성상 높은 운영 변수는 디지털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풀어야할 숙제가 명확한 만큼, 이 영역에도 많은 기술 전문가들의 관심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이미 물류시장에 진출한 네이버, 카카오를 포함한 많은 테크업체들이 기술과 운영이 어우러지는 현장을 증명해주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매번 업계 소식을 중심으로 전하다가 간만에 제 의견 중심으로 날로 먹는 콘텐츠를 냈는데요. 물류업계에 계신 실무자 분들은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을 얕은 수준으로 전해서 송구하고요. 그럼에도 업계 밖에 있는 많은 분들에게는 오늘 전한 내용이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의미 있게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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