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패킹관리 AtoZ : 물류와 고객, 비용의 접점에서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풀필먼트 실무 현장에서 ‘패킹(Packing)’은 흔히 프로세스 개선이나 특별한 관리가 필요 없는 단순하고 반복되는 업무로 여겨지곤 합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물류센터 자원은 효율성 개선 및 변화가 더 잘 드러나는 ‘피킹’과 같은 영역에 우선 투입되곤 하는데요. 하나 ‘패킹’의 의미를 물류를 넘어서 해석한다면 그 영향력은 달라질지 모릅니다. 그 자체로 패킹은 이커머스 고객과 기업을 연결하는 ‘접점’이 되기 때문인데요. 물류 측면의 의미부터 마케팅 측면의 가치까지. 패킹관리의 모든 것을 현직 식품 브랜드 이커머스 물류센터장인 필자가 정리했습니다.
2. 패킹의 본질은 역시나 물류 측면의 기능이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 존재 이유를 ‘상품성 보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상품성 보존은 크게 ‘파손 방지’와 ‘상품 물성 유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풀필먼트 실무에서 배송은 주로 택배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패킹의 비용과 효율은 대부분 ‘부자재 활용’이 결정한다 해도 과언 아닙니다. 박스 및 완충재, 보냉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결정하고 구색을 마련할 수 있는지 실무에서 활용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3. 상품성 보존 외에도 패킹은 ‘정물일치’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패킹 검수 프로세스 마련을 통한 상품의 정확한 출고 및 송장 부착, 그리고 포장 외부 물류 정보 표시 등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데요. 상품성 보존 기능이 패킹의 물리적인 역할이라면, 이 정보 수집 기능은 패킹을 넘어선 물류 프로세스 전체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되기에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4. 패킹은 물류 측면의 기능을 넘어서 고객 접점에서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고객 경험 강화와 마케팅 측면에서 활약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가장 먼저 접하는 기업과 상품의 이미지가 ‘택배 박스’에서 드러나기 때문인데요. 정량적으로 측정하긴 어렵지만, 너무나도 중요한 마케팅 관점에서 패킹 프로세스 마련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요. 여기 물류 측면의 본질, 그러니까 ‘비용 절감’의 관점을 적절하게 융합하는 방법 또한 살펴봅니다. 쿠팡, 컬리 등 다양한 기업들의 패킹 효율화 사례와 더해서 말이죠.
글. 양거봉
이그니스 물류 자회사 이지로지스 물류센터장. 배민프레시, 미팩토리, 팀프레시, 펫프렌즈, 다노, 프리오 등 다양한 커머스 및 물류, 브랜드, 시스템 기업에서 이커머스 물류를 담당했다. 식품, 뷰티, 반려동물용품 등 카테고리마다 다른 물류를 경험했다. 물류적인 관점보다는 고객과 협업부서 관점에서 물류를 바라보고 개선하는 일을 주로 했다. 물류만 했지만, 아직 물류를 잘하진 못한다. SCM팀장 업무를 맡았지만, SCM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물류와 SCM을 관찰하고 고민하는 것은 진심으로 좋아한다. 물류도, 경험도 나눔에서 커진다는 생각에 글을 쓴다.
PROLOGUE
이커머스 물류 실무 가이드, 어디 없나요?
“이커머스 스타트업 물류 담당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몇 년 동안 수많은 대학교에서 스타트업 물류 관련 강연을 하며 여러 학생들에게 받은 질문입니다.
사실 이 질문은 현업을 뛰며, 이직을 고민하는 물류 담당자들에게도 통용됩니다. 그들에게도 “이 기업 요즘 어때?”와 같은 평판을 묻는 질문을 왕왕 받곤 했거든요. 그 질문 속에는 그들이 해당 기업에 들어가서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녹아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전하기는 어렵습니다. 회사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서 같은 물류라고 불리는 업무더라도, 그 디테일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사실상 현장에서 펼쳐지는 거의 모든 일을 물류 담당자가 맡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그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스타트업 문화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와중에 이런 업무를 고도화할 수 있는 어떤 경험과 노하우는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일목요연 정리한 내용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뿐입니다. 물류학 전공서는 잘 정리된 프레임워크를 이야기해줄 수는 있지만요. 그것은 규모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구됐기에,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커넥터스>와 같은 전문 미디어나 교양서가 물류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전하기도 하지만요. 아무래도 콘텐츠 창작자가 물류 실무를 전문적으로 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무자의 깊은 고민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사무실에서 가족과 함께 상품을 포장하여, 계약한 택배사를 통해 출고하던 이커머스 셀러가 어느 정도 상품이 팔리는 순간 3자물류(3PL) 기업의 서비스 이용을 고민하고요. 3자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던 업체는 어느 순간 자사물류를 내재화할 것을 고민합니다. 3자물류를 사용하든, 자사물류를 내재화하든, 더 많은 비용을 절감하거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우리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기업들은 이커머스의 성장 단계에서 숱하게 펼쳐질 물류와 관련된 고민들을 몸으로 익히며, 각자의 노하우를 취득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노하우는 어떤 한 기업의 역량으로만 남거나요. 때때로 이직을 선택한 현장 실무 담당자와 함께 기업에 체득되지 않고 사라질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커머스 물류 운영의 기초부터 심화 과정까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북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쉽게도 현재까지 그런 가이드북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애초에 물류를 다루는 교양서 자체가 부족하고요. 제가 2022년 1월 출간한 단행본 <커넥터스>가 수천권 수준의 판매량에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도서 온라인몰 물류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요.
그래서 <커넥터스>가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입고와 적치, 출고와 주문 및 재고관리, 물류센터 세팅과 설비 및 시스템 도입, 협력업체 커뮤니케이션과 물류비 측정, 현장 인력관리와 R&R 분배, 조직문화 설계까지. 이커머스 물류 성장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이슈와 솔루션을 아우르는 <커넥터스> 안에 연재로 담아보고자 합니다.
이 연재는 커넥터스의 오랜 독자이기도 한 양거봉 이지로지스 물류센터장과 함께합니다. 그는 프리오 이전에 배민프레시, 미팩토리, 팀프레시, 펫프렌즈, 다노 등 다양한 브랜드, 커머스, 물류 스타트업에서 ‘이커머스’ 물류센터 현장부터 SCM(Supply Chain Management)까지 다양한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작게는 수십평 규모부터 크게는 수천평까지. 새로운 물류센터를 세팅하고, 가동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미 세팅된 거대한 물류망을 다루는 대기업 실무자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작은 형태의 물류부터 효율을 만들고 성장시킨 노하우가 있습니다.
그 오랜 노하우를 커넥터스 독자 여러분들과 하나둘 나누겠습니다. 풀필먼트(Fulfillment)라고 일컬어지는 이커머스 물류 현장의 다양한 고민을 알고, 해결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번 연재를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부족하고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피드백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몇 달 이상 장기전이 될 이 프로젝트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더 고도화하고 싶습니다. 아래부터는 양거봉님의 이야기입니다.
풀필먼트 실무 백서 연재 리스트
EP1-1. 스타트업 물류 하드보일드 : 어느 실무자의 하루
EP2-1. 풀필먼트 운영 개선을 위한 선행 과제, ‘관점의 확장’
EP2-2. 택배를 넘어선 이커머스 기업들, 후발주자들이 바라볼 물류의 틈새
EP3-1. 5개의 이커머스 스타트업 물류센터를 ‘셋업’하고 배운 것
EP3-2. 개미 셀러도 할 수 있는 이커머스 물류 셋업 AtoZ
EP4-1. 이커머스 폭발 성장이 ‘물류’를 터뜨릴 수 있다고요?
EP4-2. 터져버린 이커머스 물류를 해결할 구원투수 ‘커뮤니케이션’
EP5-1.모든 이커머스 물류의 고민이 ‘비용 집행’으로 연결되는 이유
EP5-2. 1PL과 3PL의 갈림길,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EP6-1. 대체 물류 효율과 ‘바코드’가 뭔 상관이냐 묻는 사람들에 대한 항변
EP6-2. 이커머스 물류 관리의 시작, ‘기준 정보’ 설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EP7-1. ‘입고’ 관리에 소홀한 물류센터 생산성, 안녕할 수 있을까요?
EP7-2. 이커머스 물류 효율을 좌우하는 복병, ‘입고 관리’ 방법론 AtoZ
EP8-1. 이커머스 물류의 알파이자 오메가, ‘출고 관리’가 뭐길래
EP8-2. 이커머스 출고 관리를 잘하는 가장 쉬운 방법,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
EP8-3. 첨단 자동화 없이도 ‘출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네 가지 전제
EP8-4. 출고 효율을 결정하는 ‘이커머스 주문 관리’ 방법론
EP8-5. ‘피킹’만 잘해도 물류센터 생산성이 높아진다고요?
EP8-6. 물류 생산성 높이는 피킹 프로세스 설계 방법론 AtoZ
EP9. 이커머스 패킹관리 AtoZ : 물류와 고객, 비용의 접점에서
CHAPTER 1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가
(전편에서 계속) 어느 날 한 여행자가 건설 현장을 지나가다가 세 명의 벽돌공을 만났다. 여행자는 그들에게 차례로 다가가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첫 번째 벽돌공은 피곤하고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보시다시피, 저는 벽돌을 쌓고 있어요. 하루 종일 이 무거운 벽돌을 쌓아 올리며 고된 일을 하고 있죠.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두 번째 벽돌공은 조금 더 긍정적인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는 벽돌로 이 벽을 쌓고 있습니다. 이 벽은 큰 건물의 일부가 될 거예요. 내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건물이 완성되면 뿌듯할 것 같아요”
세 번째 벽돌공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저는 역사에 남을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앞으로 수백 년 이상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이 일을 하면서 저는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건물이 완성되면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와서 놀라운 건축물을 감상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일을 사랑합니다”
벽돌공들은 모두 동일한 일을 했지만 각자의 관점에 따라 그 일은 전혀 다른 일로 느껴졌다. 첫 번째 벽돌공은 그저 벽돌을 쌓아올리는 단순한 행위만을 반복했다. 두 번째 벽돌공은 건물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며, 그 일부를 만들기 위한 일을 했다. 세 번째 벽돌공은 역사적인 건물을 만드는 위대한 과정에 참여했다.
이번 글의 주제인 ‘패킹(Packing)’을 다루기에 앞서 벽돌공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관점’이 전체적인 프로세스와 지향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패킹을 보는 관점 또한 물류를 넘어서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들어가기에 앞서
패킹은 흔히 ‘포장’이라는 단어로 번역되긴 합니다만, 실무에서는 포장을 넘어서 유통 가공이나 다른 작업을 포함하는 넓은 범위의 프로세스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이 글은 문맥상 구분을 명확하기 위하여 단순하게 포장만 하는 작업은 ‘포장’으로, 포장뿐만 아니라 다른 복합적인 작업이 포함되는 프로세스는 ‘패킹’으로 지칭합니다. 각각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1. 포장(Packaging) : 주로 상품의 오염 방지와 운송을 위해 상품을 박스에 넣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는 상품 정보 제공, 상업적 목적, 혹은 선물용 비닐포장 등 물류 외적인 기능이 포함된다.
2. 패킹(Packing) : 상품이 수령자에게 안전하고 정확하게 전달되기까지의 전반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개별 상품 보호재 사용, 박스 내 완충재 추가, 물류 정보 관리를 위한 송장 부착 등이 포함되며 풀필먼트 실무에서는 상품의 합포장, 분리포장, 검수 등 고유한 프로세스가 추가된다. ⓒ양거봉
CHAPTER 2
그냥 ‘박스 접기’ 아니냐고요?
물류센터마다 패킹 작업의 외적인 모습에서 보이는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피킹을 비롯한 다른 복잡한 출고 프로세스들과 다르게 물성과 물량에 관계없이 ‘1) 박스 접기 → 2) 상품 넣기 → 3) 테이프로 봉인하기’라는 기본적인 과정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풀필먼트 실무 현장에서 패킹은 흔히 프로세스 개선이나 특별한 관리가 필요 없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로 여겨지고, ‘왜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도 쉽지 않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패킹 프로세스 안에서 눈에 띄는 개선이나 차별화된 성과를 만드는 것은 어렵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대부분의 물류센터 자원은 효율성 개선 및 변화가 더 잘 드러나는 과정에 우선적으로 투입되곤 한다.
심지어 첨단 자동화 설비와 고도화된 시스템을 갖춘 물류 현장에서조차 패킹은 여전히 별도의 교육이나 지시서 없이 가장 숙련도가 낮은 인력이 투입되는 공정으로 남아있다. 관리 측면에서 문제도, 변화의 필요성도, 성과도 크지 않은 업무로 보일 수 있고, 필자 또한 순수한 물류 측면에서 패킹의 기능만을 본다면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커머스에서 패킹은 단순히 ‘포장’이라는 물류 측면의 행위 하나에서 멈추지 않는다. 예로 이커머스에서 물류는 상품을 잘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비용과 서비스, 고객 경험과 마케팅 등 모든 기능을 연결하고 구현하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활용하기에 따라서 물류는 단순히 비용 절감과 생산성 증대라는 물류 측면의 가치를 넘어서, 기업의 다양한 관점이 담긴 서비스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패킹은 출고의 마지막 과정이자, 물류의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접점으로 고객 경험과 서비스 품질, 브랜딩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패킹을 단순히 상품을 감싸는 물류 측면의 행위가 아니라 고객의 관점, 그리고 기업의 관점에서 비용과 품질의 상충(Trade-off)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핵심 영역이자 전문 업무 역량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필자가 이전 한 기업에서 패킹 리뉴얼과 관련한 사내TF에 참여했을 때 “박스에는 상품뿐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패킹은 물류 효율 개선 측면에서 가장 변화가 적은 영역이라 볼 수 있지만, 기업의 내부와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는 다른 업무 이상의 가시적인 영향과 성과를 보일 수 있을지 모른다.
CHAPTER 3
‘기본’부터 챙기는 패킹 실무
패킹은 물류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물류의 5대 기능(운송, 하역, 보관, 포장, 정보처리) 중 하나이지만, 그중 가장 단순하고 직관적인 프로세스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물류를 전문으로 수행하는 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이사와 중고거래, 반품 등 일상에서도 패킹은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패킹의 기본이자 본질은 역시나 ‘물류’ 측면에서의 기능이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패킹의 존재 이유는 ‘상품성’을 보존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상품성 보존이란 크게 ‘파손 방지’와 ‘상품의 물성 유지’로 나눌 수 있다. 파손 방지는 상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들림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한 손상을 막는 것이 주목적이다. 물성 유지는 온도, 습도, 흔들림 등으로 인한 상품의 품질 변화를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풀필먼트 실무에서 상품성 보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적절한 부자재’ 활용에서 나타난다. 풀필먼트 실무에서 배송은 주로 ‘택배’를 통해 이뤄지고, 패킹 또한 배송 전 과정의 시간과 환경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택배의 특성에 맞춰서 상품이 물류센터를 출발해 고객에게 도착하기까지의 제한된 시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품의 안전한 배송과 품질 유지, 그리고 비용과 효율의 대부분은 이 ‘부자재 활용’에서 결정되곤 한다.
① 박스의 종류
그 중에서도 ‘택배 박스’는 패킹에서 가장 중요한 부자재이다. 택배의 허브앤스포크 프로세스를 타고 가는 와중에도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적절한 강도와 상품의 흔들림과 충동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정 크기와 내구성을 지닌 박스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