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출고 관리를 잘하는 가장 쉬운 방법,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 사실 이커머스 출고 관리를 잘하는 방법은 매우 쉽습니다. 출고를 어렵게 만드는 두 가지 요인인 ‘변동성’과 ‘시간 제약’ 이슈를 극복하면 되고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주문 마감시간부터 발송까지 최대한 여유 시간을 확보하고, 현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작업 한도를 감안하여 발송을 하면 됩니다. 이거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거 아시죠?
- 물론 이 방법은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에서 통용됐지만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는 이커머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의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인데요. 시대 흐름에 따라 이커머스 물류, 출고 관리의 역할과 목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요즘 트렌드까지 함께 말이죠.
- 흔히 고객까지 ‘빠른 배송 속도’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이커머스 출고 역량을 키우고자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왜 배송이 아닌 ‘출고’가 빠른 배송 속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고요. 사실 많이 간과하는 것인데 ‘속도’보다 중요한, 출고 관리를 잘 해야 하는 이유도 존재하는데요.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 다시 한 번 돌아왔습니다. 과거의 이커머스 출고 관리 방법이 높은 효율성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변동성과 불확실성 이슈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회피’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객의 기대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지금은 더 이상 이 문제를 회피할 수 없습니다. 이 시대에 맞는 출고 관리 방법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출고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PROLOGUE
이커머스 물류 실무 가이드, 어디 없나요?
“이커머스 스타트업 물류 담당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몇 년 동안 수많은 대학교에서 스타트업 물류 관련 강연을 하며 여러 학생들에게 받은 질문입니다.
사실 이 질문은 현업을 뛰며, 이직을 고민하는 물류 담당자들에게도 통용됩니다. 그들에게도 “이 기업 요즘 어때?”와 같은 평판을 묻는 질문을 왕왕 받곤 했거든요. 그 질문 속에는 그들이 해당 기업에 들어가서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녹아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전하기는 어렵습니다. 회사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서 같은 물류라고 불리는 업무더라도, 그 디테일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사실상 현장에서 펼쳐지는 거의 모든 일을 물류 담당자가 맡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그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스타트업 문화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와중에 이런 업무를 고도화할 수 있는 어떤 경험과 노하우는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일목요연 정리한 내용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뿐입니다. 물류학 전공서는 잘 정리된 프레임워크를 이야기해줄 수는 있지만요. 그것은 규모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구됐기에,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커넥터스>와 같은 전문 미디어나 교양서가 물류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전하기도 하지만요. 아무래도 콘텐츠 창작자가 물류 실무를 전문적으로 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무자의 깊은 고민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사무실에서 가족과 함께 상품을 포장하여, 계약한 택배사를 통해 출고하던 이커머스 셀러가 어느 정도 상품이 팔리는 순간 3자물류(3PL) 기업의 서비스 이용을 고민하고요. 3자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던 업체는 어느 순간 자사물류를 내재화할 것을 고민합니다. 3자물류를 사용하든, 자사물류를 내재화하든, 더 많은 비용을 절감하거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우리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기업들은 이커머스의 성장 단계에서 숱하게 펼쳐질 물류와 관련된 고민들을 몸으로 익히며, 각자의 노하우를 취득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노하우는 어떤 한 기업의 역량으로만 남거나요. 때때로 이직을 선택한 현장 실무 담당자와 함께 기업에 체득되지 않고 사라질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커머스 물류 운영의 기초부터 심화 과정까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북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쉽게도 현재까지 그런 가이드북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애초에 물류를 다루는 교양서 자체가 부족하고요. 제가 2022년 1월 출간한 단행본 <커넥터스>가 수천권 수준의 판매량에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도서 온라인몰 물류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요.
그래서 <커넥터스>가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입고와 적치, 출고와 주문 및 재고관리, 물류센터 세팅과 설비 및 시스템 도입, 협력업체 커뮤니케이션과 물류비 측정, 현장 인력관리와 R&R 분배, 조직문화 설계까지. 이커머스 물류 성장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이슈와 솔루션을 아우르는 <커넥터스> 안에 연재로 담아보고자 합니다.
이 연재는 커넥터스의 오랜 독자이기도 한 양거봉 이지로지스 물류센터장과 함께합니다. 그는 프리오 이전에 배민프레시, 미팩토리, 팀프레시, 펫프렌즈, 다노 등 다양한 브랜드, 커머스, 물류 스타트업에서 ‘이커머스’ 물류센터 현장부터 SCM(Supply Chain Management)까지 다양한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작게는 수십평 규모부터 크게는 수천평까지. 새로운 물류센터를 세팅하고, 가동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미 세팅된 거대한 물류망을 다루는 대기업 실무자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작은 형태의 물류부터 효율을 만들고 성장시킨 노하우가 있습니다.
그 오랜 노하우를 커넥터스 독자 여러분들과 하나둘 나누겠습니다. 풀필먼트(Fulfillment)라고 일컬어지는 이커머스 물류 현장의 다양한 고민을 알고, 해결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번 연재를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부족하고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피드백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몇 달 이상 장기전이 될 이 프로젝트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더 고도화하고 싶습니다. 아래부터는 양거봉님의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엄지용 커넥터스 대표)
풀필먼트 실무 백서 연재 리스트
EP1-1. 스타트업 물류 하드보일드 : 어느 실무자의 하루
EP1-2. 스타트업 물류 하드보일드 : 왜 일하는가
EP2-1. 풀필먼트 운영 개선을 위한 선행 과제, ‘관점의 확장’
EP2-2. 택배를 넘어선 이커머스 기업들, 후발주자들이 바라볼 물류의 틈새
EP3-1. 5개의 이커머스 스타트업 물류센터를 ‘셋업’하고 배운 것
EP3-2. 개미 셀러도 할 수 있는 이커머스 물류 셋업 AtoZ
EP4-1. 이커머스 폭발 성장이 ‘물류’를 터뜨릴 수 있다고요?
EP4-2. 터져버린 이커머스 물류를 해결할 구원투수 ‘커뮤니케이션’
EP5-1.모든 이커머스 물류의 고민이 ‘비용 집행’으로 연결되는 이유
EP5-2. 1PL과 3PL의 갈림길,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EP6-1. 대체 물류 효율과 ‘바코드’가 뭔 상관이냐 묻는 사람들에 대한 항변
EP6-2. 이커머스 물류 관리의 시작, ‘기준 정보’ 설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EP7-1. ‘입고’ 관리에 소홀한 물류센터 생산성, 안녕할 수 있을까요?
EP7-2. 이커머스 물류 효율을 좌우하는 복병, ‘입고 관리’ 방법론 AtoZ
EP8-1. 이커머스 물류의 알파이자 오메가, ‘출고 관리’가 뭐길래
EP8-2. 이커머스 출고 관리를 잘하는 가장 쉬운 방법,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
CHAPTER 1
출고 관리를 잘하는 가장 쉬운 방법
(전편에서 계속) 이커머스 출고 관리를 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난 기고 말미에 언급한 것처럼 출고를 어렵게 만드는 두 가지 요인인 ‘변동성’과 ‘시간 제약’ 이슈를 극복하면 된다.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자면 주문 마감시간부터 발송까지 최대한 작업 여유 시간을 확보하고, 현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작업 한도(Capacity, 캐파)를 감안하여 발송을 하면 된다. 이렇게 하더라도 고객이 주문한 상품 발송부터 배송 도착까지는 3일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실무자들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는 답변을 할지 모른다. 사실 이건 대놓고 ‘지연 배송’을 하자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물류업계에서 ‘24시(자정) 마감이나 ’내일 도착보장‘ 같은 서비스가 유행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이런 말을 한다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초창기 이커머스 물류는 대부분 이런 식으로 비용과 효율을 따지며 운영되곤 했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