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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가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설계하는 방법

김철민
김철민
- 17분 걸림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이케아는 제조와 물류를 넘나드는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에 진심입니다. 무려 50억유로(약 7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여기 집행하겠다고 발표할 정도로요. 혹자는 지구 생태계에 기여하는 친환경 공급망 설계가 무슨 돈이 되냐고 물음표를 던질 수 있는데요. 이케아는 여기에 대해서 분명히 비용 이상의 비즈니스 성장을 가지고 온다고 설명합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글쓴이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파락 파레크 이케아 리테일 디지털 총괄 책임자(CDO)의 발표를 정리했습니다.

2. 이케아는 그들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조를 설계하고 있었는데요. 크게 ‘기존 제품의 수명 연장을 위한 설계’와 ‘지속가능한 원료 사용’에 집중하는 모습이고요. 이 외에도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대상의 서비스,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채널, 전 세계 6위 규모(!)를 자랑하는 이케아 레스토랑에서도 ‘지속가능성’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3. 이케아는 공급망 최적화, 특히 친환경 라스트마일 배송 체계 구축에도 진심이었으며 그 근간에는 AI 기술이 있었습니다. 이케아가 어떤 방식으로 공급망과 라스트마일 배송 전반에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고자 하는지 그 청사진을 알 수 있는데요. 신기한 것이 이건 사실 우리 물류기업도 이미 하고 있는 거거든요? 관점의 변화가 기업의 친환경 브랜딩에 활용될 수 있다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4. 파레크 CDO는 이케아가 지속가능성 분야에 50억유로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이케아가 구체적으로 이 50억유로를 어떤 영역에 활용할 계획인지 알 수 있고요. 그리고 이케아가 이렇게 막대한 금액을 지구 공동체를 위해서는 좋지만, 딱히 돈은 안 될 것 같은 지속가능성에 투자하는 이유도 알 수 있습니다. 이케아에 따르면 지속가능성은 확실히 이케아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그 이유는 ‘브랜딩’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픽쿨’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CHAPTER 1

미래 아젠다가 된 ‘지속가능성’

지난 11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웹서밋 2024>의 주요 논제 중 하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었습니다. 여러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노력이 조명을 받은 가운데, 저희가 특히 주목한 것은 이케아(IKEA)의 사례였는데요.

광고 전문 미디어 애드위크(Adweek)의 디지털 편집장 콜린 다니얼스가 진행한 이날 세션에서는 이케아를 운영하는 잉카그룹의 디지털 총괄 책임자(CDO, Chief Digital Officer) 파락 파레크(Parag Parekh)가 회사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미래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파레크 CDO는 이케아의 제 1 목표가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 구현’이라 강조하면서 2023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 이상 감축할 것이라고 했고요. 2050년까지는 이케아와 연관된 공급망(Supply Chain) 전체의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습니다.

저는 포르투갈 리스본 웹서밋 2024 현장에 방문하여 이 발표를 직접 청취할 수 있었는데요. 약 25분간 진행됐던 이날 세션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이케아는 크게 그들이 전개하는 ‘제품’과 ‘물류’에 있어서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었고요. 여기에 총 50억유로(약 7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케아가 이렇게 막대한 금액을 지속가능한 공급망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케아는 여기 들어가는 비용 이상으로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하는 점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라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이들 전략을 중심으로 이케아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을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CHAPTER 2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법

전 세계 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 이날 세션에서 파레크 CDO가 강조한 내용은 이케아 사업 모델 전반에 걸쳐있는 ‘지속 가능성 강화’였습니다. 이케아는 그들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조를 설계하고 있었는데요. 크게 ‘기존 제품의 수명 연장을 위한 설계’와 ‘지속가능한 원료 사용’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먼저 기존 제품 수명 연장을 위한 설계의 예시를 살펴보면요. 이케아의 베스트셀러 수납장 시리즈인 ‘팍스(PAX)’는 최근 세대교체를 통해 탈부착이 용이한 철제 경첩을 도입했습니다. 이케아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니고요. 제품 수명 주기 전반을 고려한 전략적인 변화로, 소비자들이 이사 시에도 제품을 손쉽게 분해하고 재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이케아 팍스 옷장의 모습 ⓒ이케아

이러한 제품 수명 주기 연장을 위한 제품 설계는 이케아의 다른 제품군으로도 확대되고 있었습니다. 소파는 1인용에서 2~3인용으로 확장 가능한 모듈형 설계를 채택했고요. 의자는 2년 주기로 교체할 수 있는 커버 옵션을 제공하여 제품 수명을 대폭 연장했습니다. 이케아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2300만유로(약 350억원) 상당의 수명 연장용 부품을 판매했고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는 35% 가량 증가했습니다.

다음으로 지속가능한 원료 사용에 있어서도 이케아는 힘을 주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전 세계적으로 연간 4800만개가 판매되는 베스트셀러 빌리(Billy) 책장은 재활용 목재 사용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며 산업 표준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었습니다.

이케아 내부 분석 결과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소비자들이 이 정책을 강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에 이케아는 고객의 지속가능성 참여도 독려하고 있었습니다. 이케아는 AI 기반 맞춤형 인테리어 제안 서비스인 ‘이케아 크리에이티브’를 출시했는데요. 이 서비스는 고객의 집 전체를 스캔하여 예산에 맞는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안합니다. 여기 특징이 있다면 소비자의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한 조언도 함께 제공한다는 건데요. 예컨대 ‘식물 배치’나 ‘공기 순환’을 위한 방법론과 관련한 조언이 포함된다고 합니다.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재사용을 극대화하는 순환 경제 도입도 가속화되고 있었습니다. 이케아는 소비자 간 직접 거래가 가능한 P2P(Peer to Peer) 중고 마켓플레이스를 시작으로 자체 중고 거래 플랫폼인 ‘프리오운드(Pre-owned)’ 서비스를 스페인 마드리드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첨언하자면 이러한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중고마켓 진출 행보는 이케아뿐만 아니라 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 전반에서 관측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이케아의 지속가능성 혁신은 가구사업을 넘어 식음료 부문에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케아의 레스토랑은 AI 기술을 활용해 음식물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었는데요. AI 시스템은 매장별 수요를 예측하여 식자재 발주량을 최적화하고요. 고객 식판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와 영업 종료 후 잔여 음식을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전체 공급망 최적화에 활용된다고 하는데요. 이는 연간 식음료 사업 운영비용에서 15% 절감 효과를 가지고 온다는 것이 이케아 측 설명입니다. 참고로 이케아의 레스토랑 사업은 전 세계 6위 규모입니다.

이케아 광명점 레스토랑 안에서는 스마트팜에서 농약 없이 수확한 작물을 음식 조리에 활용하고 있다. ⓒ커넥터스

CHAPTER 3

지속가능한 ‘물류’를 만드는 법

이케아는 공급망 최적화, 특히 친환경 라스트마일 배송 체계 구축에도 진심이었으며 그 근간에는 AI 기술이 있었습니다. 우선 이케아는 실물 매장 중심에서 옴니채널 소매업으로의 전환을 진행하면서 공급망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특히 400개 이상의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하여 AI를 통해 주문 할당을 효율화하고 수요가 예상되는 지역에 제품을 선제적으로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이케아 광명점 내부 모습. 그 자체로 소비자에게 전시하는 상품 매대와 재고를 보관하는 고층랙이 설치된 창고가 공존하는 ‘창고형 매장’이다. ⓒ커넥터스

특히 라스트마일 배송 단계에서 AI 기술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AI 기반 주문 할당 시스템은 수요를 예측하여 각 지역 매장의 재고를 최적화하고요. 이를 통해 불필요한 물류 이동을 방지하고 있었습니다. 이케아는 이러한 AI 배송 경로 최적화가 운영비용 절감 및 효율 증대뿐만 아니라, 연료 소비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해석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이케아가 2030 회계연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공급망 전체에서 순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의 일환인데요. 파레크 CDO는 “AI를 활용한 경로 최적화와 전기차 배송을 통해 라스트마일 단계의 탄소발자국을 지속적으로 감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앞서 언급한 지속가능성의 연장으로 AI를 활용한 매트리스 재활용 서비스도 돋보였습니다. 네덜란드에서 4개의 매트리스 재활용 공장을 운영하며, 연간 150만개의 매트리스 재활용 능력을 갖춘 기업 리트루마트라스(Retourmatras)와 협력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이케아는 이들과 협력하여 AI 기술을 활용한 매트리스 재활용 서비스를 제공 중이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매트리스가 매립지에서 폐기되는 것을 방지하고, AI 기술을 활용하여 최적의 재활용 방법을 결정하고 있었습니다.

CHAPTER 4

‘지속가능성 돈 되는 거 맞아요?’에 대한 답변

그렇다면 이케아는 어떻게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 계획을 수립했고, 집행하고 있을까요? 이날 파레크 CDO는 이케아가 50억유로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이케아는 우선 물류센터와 매장 친환경 전환, 대표적으로 기존 화석연료 기반 난방 시스템을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40억유로 규모의 투자를 진행합니다. 여기 더해 10억유로는 배터리 저장 기술과 관련 혁신 분야 연구개발에 추가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케아 광명점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이케아코리아 역시 본사의 기조에 맞춰서 ‘지속가능성’에 힘을 준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커넥터스

이케아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기여뿐만 아니라요. 이케아의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하는, 그렇기에 미래에도 지속할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파레크 CDO는 “지속가능경영이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다”면서도 “이케아는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고,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좋은 비즈니스로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케아의 투자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런 말을 증명하듯 이케아의 지속가능경영 추진 체계는 범국가적으로 구축됐습니다. 이케아는 그들이 진출한 각 국가 총괄 매니저가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를 겸임하도록 하는 독특한 조직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성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와 목표 달성에 대한 책임을 현지 국가 경영진이 직접 지도록 했습니다.

이케아는 다양한 파트너십 추진을 통해 산업계 전반의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AI 기술의 윤리적 활용을 위해 UNDP 등 유엔 산하 기관들과 협력해 AI for Good 프레임워크 구축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파레크 CDO는 내년까지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성에 대한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재활용 가능한 신소재 개발, 환경 영향을 고려한 공급망 최적화, 고객 대상 지속 가능한 생활에 교육과 전파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케아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노력에 대해 위임할 수 없는 핵심 과제로 보고 있으며, 측정 가능한 목표 설정과 체계적인 실행이 성공의 핵심이라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올해 6월 프랑스 파리, 11월 포르투갈 리스본의 대형마트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두 곳에서 모두 생선 포장재로 비닐봉지가 아닌 ‘종이’를 사용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죠. 특히 유럽에서는 비닐봉지 구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사실 왜 이럴까에 대한 답을 파레크 CDO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발언을 끝으로 콘텐츠를 마무리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개별 제품 판매에서 이제는 고객의 가치관과 원칙에 맞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이케아는 앞으로도 비용과 환경, 자원 측면에서 모두 스마트한 방식을 찾아갈 것입니다” - 파락 파레크 잉카그룹 C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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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가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설계하는 방법
※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픽쿨’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CHAPTER 1 미래 아젠다가 된 ‘지속가능성’ 지난 11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웹서밋 2024>의 주요 논제 중 하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었습니다. 여러 기업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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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네카쿠배경제학」저자. 비욘드엑스와 네이버 프리미엄 유통물류 콘텐츠 채널 커넥터스 대표이자 창업자입니다. 인류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물류 생태계를 관찰하고, 시대마다 공급망 역할을 분석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했으며, 현재 한국로지스틱스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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