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컬리에 ‘패션 브랜드’까지 입점한다고요?
※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트렌드라이트’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 얼마 전 창업 9년 만에 첫 월간 EBITDA 흑자 소식을 알렸던 컬리가 다시 공격적으로 카테고리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 최근 미디어 보도를 통해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구호 등의 브랜드가 컬리에 정식으로 입점한 것이 알려진 것인데요. 보도에 따르면 컬리가 당장 추가 입점 논의 중인 브랜드는 없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즌에 맞춘 패션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라 합니다.
- 분명 컬리가 공들여 가져온 만큼, 컬리가 확장한 상품의 구색과 가격 조건은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러한 컬리의 카테고리 확장 행보가 ‘컬리답지’ 않아 보였기 때문인데요.
- 저는 컬리의 성장을 이끈 무기로 크게 3가지를 꼽습니다. 큐레이션과 샛별배송,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인데요. 이는 컬리의 전공인 ‘온라인 장보기’에서 빛이 났습니다. 좋은 상품을 추천해주고, 이를 새벽에 신선하게 바로 배송해줬는데, 프리미엄 이미지까지 더해져 신뢰도마저 줬으니까요.
- 하지만 컬리가 뷰티컬리 론칭 등으로 본격적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이러한 컬리의 색깔이 조금씩 바래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최근 뷰티컬리가 진행하고 있는 ‘최저가 챌린지’는 그간 컬리가 보여줬던 기조와 비교해보자면 낯설기까지 했고요.
- 더군다나 강력한 경쟁사 올리브영은 다양한 인디 브랜드를 기반으로 강력한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있었고요. 퀵커머스 기반 오늘드림으로 편의성을 더했고, 오프라인 매장 체험까지 가능합니다. 컬리가 식품 영역에서 확보한 샛별배송 역량을 ‘뷰티컬리’에도 더했지만, 최소한 뷰티 영역에선 여러 우위를 가진 경쟁사의 존재는 컬리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 물론 컬리는 뷰티 영역에서는 어느 정도 입지를 잡았다고 평가 받습니다. 성분 등이 중요한 뷰티 상품 특성상 기존 컬리의 큐레이션 역량이 발휘될 여지가 존재했고요. 기존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하여 이른바 백화점 1층의 럭셔리 뷰티를 빠르게 데려오는 데도 성공했죠.
- 하지만 패션 카테고리로 넘어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큐레이션이라 할 것이 특별히 없고, 그러다 보니 컬리의 최대 강점이던 상세 페이지도 평이하고요. 입점 브랜드의 기존 상품 상세 페이지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 또한 눈에 보였습니다. 배송 역시 판매자가 직접 하는 상품이 다수 섞여*있어, 최대 5일까지 걸린다고 합니다.
- 물론 이제 막 최초로 패션 브랜드가 정식 입점한 것인지라,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요. 본격화된 이후에도 기존 인력이나 인프라 등을 활용하여 경쟁 우위를 갖추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일단 패션 전문성을 가진 MD 인력을 새로 뽑아야 하고요. 뷰티와 다르게 의류는 기존 물류센터에서 취급하기 어려울 수 있거든요.
- 더욱이 이러한 조건들을 모두 갖춘다고 해도, 패션 버티컬 영역에는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29CM, W컨셉과 같은 강력한 경쟁자들이 이미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과 비교하여 컬리에서 패션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고객에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무분별한 카테고리 확장은 오히려 독이 돼 돌아올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컬리답게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컬리에게는 카테고리를 늘려가는 수평적 확장보다는, ‘수직적 학장’이 더 적합해 보입니다. 버티컬의 색깔을 지킬 수 있는 유관 시장, 예를 들어 ‘상품 제조’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 특히 컬리의 자체 브랜드(PB, Private Brand) 상품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PB 상품 기획이야 말로, 컬리의 축적된 큐레이션 역량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 컬리가 PB를 만들 때의 모토가 ‘최선의 가격으로 대체 불가능하게’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유통사가 PB를 가성비 상품으로 내세우는 반면요. 컬리는 8만원대의 고가 올리브유 상품을 만들어 완판 시킬 정도로, 고급 PB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컬리만의 색채는 더욱 강력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거고요.
- 물론 수직적 확장은 수평적 확장 대비 당장의 외형 규모를 키우기엔 불리합니다. 더욱이 어느 정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대만큼 수익성이 높지 않을 수도 있고요.
- 하지만 컬리가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두려면 본연의 색깔을 지키는 성장 전략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상장 이슈 때문에 내부적으로 분명 조급하겠지만, 그럴수록 ‘컬리다움’을 잘 지키며 건강한 성장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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