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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생성형 AI로 온라인 쇼핑의 판을 재정의할 것인가?

구글은 검색 시장에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생성형 AI와 유튜브 쇼핑을 결합한 이커머스 전략을 추진 중이다. AI 기반의 개인화된 추천과 가상 착용 기능, AR Beauty Tools, Google Lens 같은 기술로 몰입감 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아마존과 이베이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김창수
김창수
- 17분 걸림

최근 구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검색 광고 분야에만 있던 구글이 유튜브를 통해 실제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 서비스를 시작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구글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새로운 쇼핑 서비스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구글의 기존 전략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이러한 구글의 행보는 여러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왜 구글은 갑자기 실제 상품을 판매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려는 것일까? 구글이 정말로 아마존, 알리바바, 이베이와 같은 이커머스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것일까? 그리고 구글이 야심차게 개발 중인 생성형 AI 기술은 이러한 전략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언뜻 보면 의아할 수 있다. 구글과 쇼핑이라니.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자연스러운 행보일지도 모른다. 구글은 이미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튜브라는 거대한 동영상 플랫폼의 주인이자,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OS로 스마트폰도 지배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쇼핑과 연결할 수 있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구글의 계획은 단순히 새로운 쇼핑몰을 만드는 것이 아닌 듯하다. 그들의 목표는 온라인 쇼핑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것, 실제 매장에서의 쇼핑 경험을 온라인으로 옮겨오겠다는 야심 찬 계획으로 보인다. 매장에서 점원과 대화하며 물건을 고르는 경험, 옷을 직접 입어보고 핏을 확인하는 순간, 화장품을 얼굴에 발라보고 고르는 즐거움, 신발을 신어보고 걸어보는 느낌. 이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구현하려는 듯하다. 그것도 AI의 도움을 받아 더 똑똑하고, 더 개인화된 방식으로 말이다.

만약 구글의 이런 시도가 성공한다면, 온라인 쇼핑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쇼핑의 개념 자체가 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구글의 강점인 검색 기술과 AI 기술이 쇼핑과 결합된다면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은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는 아마존의 독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구글이 준비 중인 기술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이들이 어떻게 쇼핑 경험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분석해보자. 이를 통해 구글의 궁극적인 전략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전략이 온라인 쇼핑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준비 중인 기술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SGE(Search Generative Experience)가 있다. 이는 마치 매장 점원과 대화하듯 쇼핑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수영장 파티용 블루투스 스피커를 찾고 있어요"라고 하면, SGE가 방수 기능, 배터리 수명, 음량 등을 고려해 맞춤 제품을 추천해 주는 것이다.

구글의 방대한 쇼핑 그래프와 연동돼 350억 개가 넘는 제품 정보를 분석한다고 하니, 상당히 정교한 추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쇼핑 그래프는 매시간 20억 개 이상의 리스팅을 최신 가격, 재고 상태, 배송 정보 등으로 업데이트한다고 하니, 거의 실시간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8km 출퇴근용 자전거 추천"이라는 검색어에 대해서는 자전거의 특성(예: 가벼운 무게, 내구성, 기어 시스템)을 요약해 제공하고 이에 맞는 자전거 모델들을 추천할 수 있다. "홈쉐프를 위한 좋은 선물"과 같은 포괄적인 검색어에 대해서는 전문 도구, 장인 재료, 요리 구독 서비스, 요리 수업 등 다양한 하위 카테고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심지어 "발명가가 되고 싶어하는 7살을 위한 선물"과 같은 매우 특정한 검색어에 대해서도 화학 세트부터 코딩 키트까지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의류 쇼핑의 난제인 피팅 문제도 해결하려는 듯하다. 'Virtual Try On'이라는 기술을 개발 중인데, 이는 단순히 옷 이미지를 덧씌우는 수준을 넘어 옷감이 늘어나고 구겨지는 모습까지 구현한다고 한다. 구글이 개발한 생성 AI '디퓨전 트랜스포머'는 모델과 의상 이미지를 동시에 분석해 옷감이 늘어나거나 구겨지는 모습까지 구현된다고 한다.

[Virtual Try-On, 출처: Google blog]

이 기술은 저해상도 이미지에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하는'점진적 훈련 전략'을 사용한다. 또한 'VTO-UNet 디퓨전 트랜스포머'라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모델의 중요한 특징을 보존하면서 의상을 정확히 합성한다. 특히 드레스와 같이 몸을 더 많이 덮는 의상에서도 '정체성 손실' 없이 사람의 신체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옷감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 즉, 사람 신체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옷감 특성을 반영해 실제 입었을 때 어느 부분에서 주름지고 어느 부분에서 늘어나고 구겨지는지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

[VTO-UNet 디퓨전 트랜스포머, 출처: Google blog]

여기에 다양한 인종, 체형과 피부톤의 모델을 제공하여 소비자가 자신과 비슷한 모델에게 옷을 입혀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된다면 온라인에서도 실제로 옷을 입어본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화장품 쇼핑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AR Beauty Tools라는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얼굴에 가상으로 화장을 입혀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얼굴 인식 및 매핑 기술, AR 기술, 컬러 매칭 알고리즘을 결합한 것이다.

얼굴 인식 및 매핑 기술은 사용자의 얼굴 특징을 정확히 인식하고 분석한다. 얼굴의 주요 지점(랜드마크)을 식별하고 얼굴의 형태와 구조를 3D로 모델링한다. AR(증강 현실) 기술은 가상의 메이크업을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얼굴에 적용한다. 이 과정에서 조명 조건, 피부 텍스처, 얼굴 움직임 등을 고려하여 자연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컬러 매칭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피부톤에 맞는 최적의 색상을 추천한다. 이 알고리즘은 피부의 언더톤, 명도, 채도 등을 분석하여 가장 어울리는 메이크업 색상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MAC의 Matte Lipstick in Chili와 같은 라즈베리-레드 계열의 립스틱을 가상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 Urban Decay의 Naked 3 팔레트와 같은 더스티 로즈와 모브 계열의 아이섀도우를 자신의 눈에 가상으로 적용해볼 수 있다. L'Oreal 브랜드의 다양한 헤어 컬러를 자신이나 선택한 모델에게 가상으로 적용해볼 수 있다. 파운데이션의 경우 148명의 다양한 모델 세트에서 파운데이션 색상이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거나 자신의 얼굴에 직접 가상으로 적용해볼 수 있다.

[AR Beauty Tools, 출처: Google blog]

신발 쇼핑도 개선하려는 모양이다. 'AR for Shoes'라는 기술을 통해 신발을 360도로 돌려가며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품의 몇 장의 사진만으로 AI가3D 모델을 만들어 보다 자세한 제품 확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기술은 3D 모델링 AI 기술, 이미지 보간(Image Interpolation) 기술, 텍스처 매핑 기술 등을 사용한다. 3D 모델링 AI 기술은 2D 이미지를 바탕으로 3D 모델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딥러닝 알고리즘이 사용되어 2D 이미지의 특징을 분석하고 이를 3D 공간으로 변환한다. 이미지 보간 기술은 제공된 이미지들 사이의 각도를 채워 부드러운 360도 뷰를 만든다. 이 기술은 주어진 이미지 사이의 중간 프레임을 생성하여 자연스러운 회전 효과를 만들어낸다. 텍스처 매핑 기술은 고품질의 텍스처를 3D 모델에 적용하여 사실적인 렌더링을 만들어낸다. 이 기술은 신발 재질의 특성(광택, 질감 등)을 정확히 표현하여 실제 제품과 유사한 외관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hop with google AI’ 이라는 기술이 가장 눈에 뛴다. 이는 사용자가 원하는 스타일의 의류를 텍스트로 설명하면 패션디자이너처럼 AI가 옷을 디자인해주는 서비스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새로운 겨울 코트를 찾고 있지만 원하는 것을 정확히 찾지 못했다면 "화려한 패턴의 퍼퍼 재킷"과 같은 검색어를 이야기하면 인공지능이 재킷을 만들어 보여준다. 만약 패턴 대신 메탈릭한 재킷을 원한다고 하면 "화려한 메탈릭 재킷"으로 변경해 새로운 메탈릭 재킷을 여러벌 만들어 보여준다.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그와 가장 유사한 재킷을 검색해 주는 것이다.

[Shop with google AI, 출처: Google blog]

이 기술은 텍스트-이미지 생성 모델, 스타일 전이 기술, 조건부 이미지 생성 기술 등을 사용한다. 텍스트-이미지 생성 모델은 사용자의 텍스트 설명을 바탕으로 사실적인 이미지를 생성한다. 이 모델은 대규모의 이미지-텍스트 쌍 데이터로 학습되어 텍스트 설명을 시각적 특징으로 변환할 수 있다. 스타일 전이 기술은 기존 이미지의 스타일을 새로운 이미지에 적용할 수 있게 해준다. 조건부 이미지 생성 기술은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따라 이미지를 수정하고 생성할 수 있게 한다. 구글의 이미지 생성 기술과35억 개 이상의 상품 리스팅이 포함된 쇼핑 그래프를 연결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스타일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Google Lens라는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사용자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스크린샷을 통해 쇼핑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각 검색 도구로 보인다. 실제 세계의 물건을 온라인 쇼핑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거리에서 본 드레스 사진을 찍으면 Google Lens가 유사한 드레스르 온라인에서 찾아주는 것이다.

[Google Lens, 출처: Google blog]

또 멀티서치 기능을 사용하면 갈색 드레스와 같은 특성이지만 다른 컬러의 드레스를 검색할 수도 있다. 여행 중 찍은 사진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여행 중 먹었던 파스타 요리 사진을 Google Lens로 분석하여 해당 요리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근처에서 비슷한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Circle to Search'라는 기술도 흥미롭다. 이는 Pixel과 Samsung Galaxy 기기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사용자는 화면에 보이는 어떤 것이든 원, 하이라이트, 낙서 등으로 표시하여 즉시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에서 본 가방 이미지에 원을 그리면 해당 가방과 유사한 제품들의 정보와 구매 링크가 표시된다. 독특한 패턴의 상의를 입은 사람을 보고 해당 부분을 동그라미로 표시하면 유사한 상품을 찾아 준다. 온라인에서 아름답게 디자인된 회전 케이크 스탠드를 발견하고 이를 동그라미로 표시하면 해당 제품이나 유사한 제품을 쇼핑할 수 있다.

[Circle to Search, 출처: Google blog]

또한 이 기능은 쇼핑 외에도 다양한 정보 검색에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비디오에서 "프리바이오틱"이라는 단어가 적힌 음료를 보고 이를 하이라이트하면 해당 용어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 관련 비디오나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독특하게 설계된 건물을 발견하고 이를 표시하면 해당 건물의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친구들과의 그룹 채팅에서 추천받은 레스토랑 이름을 하이라이트하면 해당 레스토랑의 메뉴, 인기 요리, 사진, 고객 리뷰, 위치 등의 정보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Circle to Search는 이미지 분할(Image Segmentation) 기술을 사용하여 사용자가 지정한 영역을 정확히 인식한다고 한다. 이 기술은 픽셀 수준에서 이미지를 분석하여 사용자가 관심을 가진 객체를 정확히 분리해낼 수 있다. 객체 인식 AI는 이미지 내 객체를 식별하고 분류하는데 이는 딥러닝 기반의 컨볼루션 신경망(CNN)을 사용하여 구현된다고 한다. 자연어 처리(NLP)는 BERT의 최신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고 하니, 상당히 정교한 검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구글이 개발중인 생성형 AI 쇼핑서비스들을 알아봤다. 이러한 기술들이 구글의 강력한 플랫폼인 구글 검색, 유튜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구현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바로 구글이 가진 힘일 것이다. 구글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을 쇼핑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들이 실현된다면, 사용자들은 옷도 화장품도 실제 매장에서 사는 것 같이 불편함 없이 쇼핑할 수 있을 것이다. 매장 직원과 대화하듯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고, 길을 가다가 찍은 제품을 스마트폰으로 구매할 수 있고, 유튜브를 보다가 발견한 립스틱을 직접 자기 입술에 발라볼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자신이 입은 이미지를 보면서 쇼핑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의 이러한 시도가 성공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온라인 쇼핑의 개념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단순히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과 같은 몰입감 있는 경험을 온라인에서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판매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구글이 이러한 기술들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적용해 나갈지, 그리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주목해볼 만하다. 또한 아마존, 알리바바, 이베이 등 기존의 이커머스 강자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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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KAIST에서 산업디자인 학·석사를, 연세대에서 MBA를, 영국 샐퍼드 대학에서 디자인매니지먼트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에서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경험 분야를 이끌었고, 이후 물류 스타트업 ㈜원더스를 창업해 매출 200억 달성, 한국물류대상 수상 등의 성과로 기업가적 역량을 입증했다. 현재는 비욘드엑스(BX) 인공지능 디자인연구센터장으로 AI와 디자인의 융합을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