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쿠팡 자사 상품 밀어주기 제재, 공정했나요?

※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트렌드라이트’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1.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 13일 ‘쿠팡 랭킹 검색 순위 조작’과 ‘임직원 동원 리뷰’를 문제 삼아 쿠팡과 쿠팡의 PB(Private Brand)* 상품 전담 납품사 씨피엘비(CPLB)에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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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B(Private Brand):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산한 뒤 자체 브랜드로 내놓은 상품,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유명하며, 쿠팡의 경우 탐사, 곰곰 등의 브랜드를 판매 중 ⓒ트렌드라이트

2. 이번 과징금 이슈는 여러모로 유통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선 제재 대상이 이커머스 시장 1위 플랫폼 쿠팡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고요. 과징금 규모가 공정위가 역대 유통업체에게 부과한 과징금 중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3. 무엇보다 이번 공정위 제재가 중요한 건 이번 이슈가 쿠팡 하나에 그치지 않고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이번 쿠팡이 제재 받은 행위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다른 유통업체 및 플랫폼에서도 대부분 하고 있는 것들이었고요. 그렇기에 이번 공정위의 발표가 나기 전부터 유통업계 전반의 PB 판매에 제약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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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래서인지 공정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쿠팡 제재가 PB 상품에 대한 일반적인 규제가 아니라 밝혔고요.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의 자의적 상품 진열이 규제로 제한되는 경우는 없다고 아예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자사 상품 우대 노출과 다르게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노출은 문제가 된다고 판단한 공정위의 답변 ⓒ공정거래위원회

5. 돌아와서 쿠팡은 이번 공정위의 제재에 적극 항변하고 있습니다. 공정위 발표가 있었던 당일, 쿠팡은 뉴스룸을 통해 “공정위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강수를 뒀고요. “전국민 100% 로켓배송 권역 현실화를 위한 3조원 규모 물류 투자도 중단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쿠팡은 6월 20일 예정된 부산 물류센터 기공식마저 취소하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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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공정위와 쿠팡 양측의 논리가 모두 다 허술한 부분이 있다고 이야기하면서요. 공정위의 과징금은 과도하나, 이에 대한 쿠팡의 반박 역시 논점이 맞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7. 오늘은 이번 공정위의 쿠팡 과징금 부과 이슈에 대해 주요 쟁점 별로 제 나름의 해석을 전달해 드리려 합니다. 명확한 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다 보니, 이번 기회에 한 번 더 같이 고민해 보면서 더 나은 해답을 함께 찾아가 봤으면 좋겠습니다.

조작인가, 진열인가

8. 앞서 설명 드렸듯 이번에 공정위가 문제 삼은 건 쿠팡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하여 자사 상품(직매입 및 PB)을 검색 상위에 노출했다는 부분이 첫 번째고요. 임직원이 조직적으로 PB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구매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 부여를 했다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9. 이중 첫 번째 이슈인 자사 상품 노출 우대와 관련하여 공정위와 쿠팡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건 ‘검색 순위’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단 쿠팡은 검색 순위를 임의로 정했다는 데 대해선 부인하지 않고 있기에, 이는 사실이라 보고 둘의 논점이 갈리는 부분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10. 먼저 공정위는 랭킹이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보기에 이러한 임의적 조정이 ‘조작’이라 보는 것이고요. 반면, 쿠팡은 유통업계에서 흔히 하는 PB 상품 등에 대한 ‘추천 진열’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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