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펜디 출신 프랑스 명품상이 한국의 ‘고감도 유통 시장’을 해석하는 방법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옷이나 액세서리, 가방 등에 로고가 없는 ‘스텔스 럭셔리’의 유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만의 고감도 브랜드’를 발견하기 위해 성수동과 가회동 일대 편집샵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김없이 생전 처음 보는 로고에 이를 어떻게 읽는 건지 감도 안 잡히는 상품들이 보이곤 하는데요. 해당 상품을 누가 어떻게 발견해 국내로 들여왔는지 취재하는 과정에서 매우 흥미로운 기업을 만났습니다. 까르띠에, 리치몬트, 펜디 등 유수의 글로벌 명품 기업에서 20년 이상 재직했던 프랑스인 대표가 운영하는 기업 ‘라티튜드37’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2. 커넥터스가 자비에 뒤포아(Xavier Dufoix) 라티튜드37 대표를 만났습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펜디 한국지사장을 맡으며, 한국과 인연을 본격화한 그는 이후 한국에서 라티튜드37을 창업해 지금까지 비즈니스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숱한 아시아 국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그가 한국에서 창업까지 할 정도로 본 비즈니스의 기회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기회는 바로 이 순간 더 커지고 있다고요? 라티튜드37의 비즈니스 모델과 함께 알아봤습니다.
3. 라티튜드37은 BACCARAT, KHRISJOY, RIMOWA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격대를 가진 해외 패션 및 뷰티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들여오고 있습니다. 뒤포에 대표에 따르면 럭셔리와 매스티지를 막론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하는데요. 특히 한국 시장은 팬데믹 이후 글로벌 확장의 '시작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나요? 구체적인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진출 사례들과 함께 전합니다.
4. 뒤포아 대표는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니치(niche) 브랜드 수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은 충분한 경제력을 갖췄음은 물론 갈수록 소비자별 개성과 취향이 강조되고 있다는 건데요. 이에 해외 럭셔리 브랜드 역시 한층 특별한 상품으로 소수의 한국인 소비자를 공략하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고요. 이 전략은 한국 브랜드들에게도 통용된다고 하는데요. 관련하여 라티튜드37이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요? 자세히 알아봅니다.
CHAPTER 1
이거 프랑스인 대표가 들여왔다고요?
브랜드 취재차 성수동과 가회동 일대 편집샵을 돌아다니다 보면, 생전 처음 보는 브랜드 로고에 이를 어떻게 읽는 건지 감도 안 잡히는 상품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라세리슈르갸토(la cerise sur le gateau)’나 ‘마콩엣레스쿠아(Macon et Lesquoy)’처럼 말이죠.
이런 상품들은 딱 봐도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데요. 보통 같으면 ‘이런 브랜드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겠지만, 취재 중이라면 사장님께 당당히 물어봐야 합니다. “근데 이거 어떻게 읽어요? 제가 잘 몰라서, 하하”
그렇게 이 상품들이 저 멀리 프랑스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요. 또 많은 브랜드가 웬만한 쇼핑몰에선 좀처럼 검색해도 찾을 수 없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브랜드였단 걸 깨닫습니다. 그럼 자연스럽게 이런 궁금증으로 이어집니다. ‘아직 잘 알려지지도 않은 프랑스 브랜드를 이렇게 편집샵 구석구석까지 가져다 놓은 건 누굴까?’
최근 그 답을 찾았는데요. 놀랍게도 한국에서 창업한 프랑스인 대표였습니다. 럭셔리, 뷰티 브랜드 유통 관리 및 컨설팅 전문 기업 ‘라티튜드37(LATITUDE37)’은 2015년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여러 해외 브랜드의 국내 유통을 대행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라티튜드37은 해외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정보와 함께 온·오프라인 판매 전략을 제공하고요. 직접 브랜드 제작 컨설팅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라티튜드37과 협력하는 해외 브랜드 중에는 유독 프랑스 브랜드가 많은데요. 이는 자비에 뒤포아(Xavier Dufoix) 라티튜드37 대표가 프랑스인이기 때문입니다. 뒤포아 대표는 라티튜드37 창업 전에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까르띠에, 까르띠에를 포함한 유수의 럭셔리 브랜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세계 3대 명품기업 중 하나인 리치몬트(리슈몽),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펜디 등에서 약 20년 간 몸 담은 경력이 있는데요. 한국 외에도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뒤포아 대표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한국에 머물며 창업까지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오랜 기간 럭셔리 브랜드 유통을 해왔던 뒤포아 대표가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소규모 브랜드 및 뷰티 시장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는데요. 그 근거는 무엇이며, 이를 앞두고 라티튜드37이 준비하는 사업은 무엇일까요? 커넥터스가 뒤포아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CHAPTER 2
리슈몽, 펜디 임원 출신이 한국에 자리잡기까지
뒤포아 대표가 처음 한국을 방문했던 것은 1996년이었습니다. 당시 그는 까르띠에에서 홍콩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는데, 까르띠에 제품의 국내 면세점 입점 건으로 한국을 오갔던 것입니다. 이후 그는 까르띠에 대만 마케팅 매니저, 리치몬트의 동아시아 사업 총괄을 거쳤고요. 2010년에는 펜디의 한국지사장(Country Manager)으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한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요컨대 2015년 라티튜드37을 창업하기 전까지 뒤포아 대표는 약 20년 간 글로벌 럭셔리 및 뷰티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고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됐고, 지사장까지 맡으면서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뒤포아 대표로부터 직접 들은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