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에 이케아가 생겼다고요? 서울 첫 매장에서 느낀 ‘옴니채널’의 아쉬움
글. 기묘한 트렌드라이트 발행인
※ 이 콘텐츠는 커넥터스와 ‘트렌드라이트’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이케아가 국내 5번째 매장이자, 서울 첫 매장인 ‘강동점’을 지난 4월 17일 오픈했습니다. 그동안 이케아는 교외에 ‘블루 박스’라 불리는 단독 대형 매장을 여는 전략을 고수해 왔는데요. 이번에는 도심과 더 가까운 위치, 그것도 쇼핑몰 내 입점을 택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전략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강동점은 수도권 동부 고객을 본격적으로 겨냥한 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지금까지는 광명과 고양 중심의 서부권, 기흥 중심의 남부권을 공략해 왔다면, 동부권은 사실상 공백에 가까웠죠. 이제 강동점을 통해 그동안 이케아와 물리적 거리가 멀었던 고객들과도 접점을 만들 수 있게 된 겁니다.
사실 이런 변화는 갑작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이케아는 이미 주요 상권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여러 차례 테스트를 진행해 왔고, 이번 매장과 같은 생활권인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는 약 2년간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를 운영한 바 있기도 했죠.
이 모든 흐름은 교외 대형 매장이 유효했던 시대가 지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커머스가 일상화되며, 다이소나 올리브영처럼 생활권 안으로 들어온 채널들이 더 주목받고 있고요. 이케아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도심 밀착형’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이런 전략 변화는 자칫 이케아 특유의 ‘매장 경험’이라는 강점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함이 필요해 보입니다.
작아졌지만 그렇게 못 느낀 건
이케아 측에 따르면 강동점은 기존 매장에 비해 작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작은 편 아닙니다. 면적은 약 2만5천㎡로, 광명점이나 고양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글로벌 기준으로 2만6천~3만6천㎡가 표준이라고 하니, 그 범위 안에는 아슬아슬하게나마 들어가니까요.
실제로 직접 방문해 봤을 때도 ‘작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다른 이케아 매장들도 방문해 본 경험으로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고요. 여기에는 쇼룸 동선이 길고 복잡하게 구성돼 있어 공간의 크기를 체감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던 것도 작용했을 겁니다.
무엇보다 이케아의 핵심인 ‘룸셋’ 구성에서도 강동점은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 룸셋은 방이나 거실처럼 집의 공간을 그대로 구현해 놓은 체험형 전시로, 구경만으로도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에, 방문의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하죠.

강동점에는 무려 44개의 룸셋이 마련돼 있었는데요. 이는 광명점(65개)보다는 적지만, 고양점(42개)보다도 많은 수준입니다. 두 매장 모두 강동점보다 영업 면적이 2배 이상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과감하게 공간을 채운 셈이죠. 미니 룸셋 등으로 다양성을 높여 오히려 ‘작지만 더 풍부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강동점은 카페와 레스토랑 공간도 오히려 타 매장보다 더 크게 조성했습니다. 분명 매장은 작아졌지만, 방문자 입장에서의 체험은 오히려 더 늘어난 셈이죠. 온라인에서 굳이 구매하지 않고 직접 매장까지 오게 하려면 그만한 이유가 필요하다는 걸 이케아는 잘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더 가까운 위치로 다가가고, 더 많은 체험 요소와 먹거리를 준비한 것인데요. 이는 최근 오프라인 리테일 트렌드에 대해 이케아가 얼마나 정교하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볼 수 있죠.
여전히 ‘옴니’는 글쎄...
(중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