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만 고용하는 이상한 물류기업의 차별화 경쟁력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 통상 물류기업의 목표라고 한다면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입니다. 이 두 가지 요인은 기업 고객 대상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면서, 물류기업의 이익률을 높이는 요소가 되는데요. 근데 시작부터 기업의 목표로 ‘시니어 고용창출’을 이야기하는 이상한 물류기업이 있습니다. OECD 1위를 자랑하는 노인 빈곤은 국가적인 문제로 부상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겠지만요. 정말 고용창출을 위한 물류기업이 시장에서 지속 경쟁할 수 있는 건가요?
- 커넥터스가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지속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미 내이루리는 78명의 시니어 정규직 배송기사를 고용하여 현대그린푸드와 같은 대기업을 포함한 20여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성장 가치를 인정받아서 서비스를 시작한지 만 1년차에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0억원이 넘는 투자도 받았거든요. 대체 어떻게요?
- 사실 내이루리가 처음부터 성장가도를 밟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재 운영하는 물류 서비스 브랜드 ‘옹고잉’ 직전 약 1년 동안 시도했던 도보배달 서비스 ‘할배달’은 완전히 실패했거든요.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한 도보60과 GS리테일의 도보배달 서비스 우딜이 등장하며 경쟁하던 그 시절, 내이루리의 도보배달 도전은 왜 실패했는지 알 수 있고요. 그 실패가 다음에 등장한 ‘옹고잉’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 결과적으로 옹고잉은 시니어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요. 고객사의 비용을 30%까지 절감하고, 경쟁 물류 서비스와 비교하여도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대체 어르신 배송 인력에 어떤 경쟁력이 있었기에 이게 가능했는지 알 수 있고요. 그럼에도 옹고잉이 마주한 숙제가 없는 것은 아닌데요. 그것이 무엇이고, 이를 극복하고 더 큰 미래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옹고잉의 도전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CHAPTER 1
일자리 창출을 위한 물류가 있다고요?
대한민국은 만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 진입에 임박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만 65세 이상 인구 숫자는 994만명으로 이미 전체 인구수(5175만명) 대비 19.2%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 수치는 2025년에 들어서 20.3%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초고령 사회 도래와 함께 대두되는 문제는 ‘노인 빈곤’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시장소득 기준 빈곤율(전체 인구 중위소득 50%에 못 미치는 비중)은 57.1%(가처분소득 기준 38.1%)로 조사됐고요. 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한민국 66살 이상 노인 인구의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율은 40.4%(OECD 평균 14.2%)로 관련 자료를 제출한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창업을 결심한 물류기업이 하나 있으니 ‘내이루리’입니다. 내이루리는 정기배송 서비스 ‘옹고잉’을 2021년 12월부터 운영하고 있는데요. 다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기업과 차이가 있다면 모든 배송 인력을 55~74세 사이 연령의 어르신으로만 꾸렸다는 것이고요. 원가 절감과 수익 증대를 노리는 여타 물류기업과 다르게 옹고잉은 애초에 그 시작부터 목적이 ‘고용 창출’에 있습니다. 이는 옹고잉 홈페이지의 브랜드 이야기에도 명확하게 드러나 있죠.
의아했습니다. 우리 사회에 닥친 숙제인 노인 빈곤 문제를 한 기업이 앞장서 해결하고자 한다는 것은 분명 그 자체로 박수칠 일입니다. 하지만 물류 서비스 시장은 사회적 가치 하나만으로 선택받을 수 있을 만큼 만만하지 않습니다. 결국 고객이 되는 기업에게 서비스 측면의 가치까지 제공해야만 지속적인 선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순수 어르신만으로 구성된 배송 조직을 운영하는 이 물류기업은 대체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요?
밝히자면 내이루리는 이미 어느 정도의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현재 78명의 어르신 인력을 고용하여, 현대그린푸드와 같은 대기업을 포함하여 20여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기업 고객의 재구매율은 70~8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서비스 공헌이익 흑자 역시 증명했습니다.
내이루리는 옹고잉 서비스를 시작하고 곧 바로인 2021년 12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투자 유치에 성공했고요. 불과 1년만인 2022년 12월에는 기존 투자자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포함하여 HGI 등으로부터 11.8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는데요. 투자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벤처캐피탈이 투자했다는 건 내이루리의 성장 잠재력이 간접적으로 인증됐다는 것을 뜻합니다. 내이루리는 어떻게 그들의 미래 가치를 설득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궁금한 마음에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를 커넥터스가 만났습니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