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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 효율을 결정하는 ‘이커머스 주문 관리’ 방법론

김철민
김철민
- 17분 걸림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자동화, 창고 확장, 인력 충원이라는 필연적인 비용 투자가 연결되는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도 이커머스 물류 출고 생산성과 작업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믿겠어요? 바로 ‘주문 관리’를 통해서인데요. 혹자는 주문 관리 그거 적당히 고객 주문 정보 받아서, 택배 시스템에 업로드하여 송장 출력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요. 출고 물량과 상품 구색이 늘고, 판매채널이 다변화된 이커머스의 주문 관리는 이처럼 단순하지 않거든요. 현직 식품 브랜드 기업 이커머스 물류센터장인 필자의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2. 주문 관리는 ‘기준 정보 일치화’부터 시작됩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요. 여러분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하는 상품의 이름은 사실 정확히 똑같은 상품임에 불구하고 서로 다른 것 아시나요? 여러분이야 몇 개의 상품을 주문하니 이에 큰 혼란을 느끼진 않았겠지만, 수백~수천개 이상의 상품을 다루기도 하는 물류센터에서는 완전히 이야기가 달라지거든요. 따라서 현장의 실수를 줄이고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판매 채널의 주문 정보와 물류 현장의 출고 정보를 일치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 수 있습니다.

3. 주문 관리의 난도는 상품 종류와 판매채널이 늘어남에 따라 급격하게 올라갑니다. 이를 체감하는 시점부터 수작업 중심의 주문 관리를 벗어나 주문 관리 시스템(OMS) 사용을 고민하게 되는데요. 단순 주문 입력을 넘어서 병합, 분리, 변환, 그리고 유사한 주문 묶음인 ‘배치(Batch)’까지. OMS의 다양한 기능을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합니다.

4. 우리 쇼핑몰의 일 처리 주문량과 상품 품종 증가 등에 따른 작업 복잡성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시스템’ 활용은 필수처럼 다가옵니다. 하지만 우리 물류센터에 시스템이 없다고 하더라도, 실망하지 않아도 됩니다. ‘엑셀’ 만으로도 주문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죠. 그 방법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시합니다.


PROLOGUE

이커머스 물류 실무 가이드, 어디 없나요?

“이커머스 스타트업 물류 담당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몇 년 동안 수많은 대학교에서 스타트업 물류 관련 강연을 하며 여러 학생들에게 받은 질문입니다.

사실 이 질문은 현업을 뛰며, 이직을 고민하는 물류 담당자들에게도 통용됩니다. 그들에게도 “이 기업 요즘 어때?”와 같은 평판을 묻는 질문을 왕왕 받곤 했거든요. 그 질문 속에는 그들이 해당 기업에 들어가서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녹아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전하기는 어렵습니다. 회사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서 같은 물류라고 불리는 업무더라도, 그 디테일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사실상 현장에서 펼쳐지는 거의 모든 일을 물류 담당자가 맡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그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스타트업 문화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와중에 이런 업무를 고도화할 수 있는 어떤 경험과 노하우는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일목요연 정리한 내용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뿐입니다. 물류학 전공서는 잘 정리된 프레임워크를 이야기해줄 수는 있지만요. 그것은 규모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구됐기에,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커넥터스>와 같은 전문 미디어나 교양서가 물류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전하기도 하지만요. 아무래도 콘텐츠 창작자가 물류 실무를 전문적으로 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무자의 깊은 고민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사무실에서 가족과 함께 상품을 포장하여, 계약한 택배사를 통해 출고하던 이커머스 셀러가 어느 정도 상품이 팔리는 순간 3자물류(3PL) 기업의 서비스 이용을 고민하고요. 3자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던 업체는 어느 순간 자사물류를 내재화할 것을 고민합니다. 3자물류를 사용하든, 자사물류를 내재화하든, 더 많은 비용을 절감하거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우리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기업들은 이커머스의 성장 단계에서 숱하게 펼쳐질 물류와 관련된 고민들을 몸으로 익히며, 각자의 노하우를 취득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노하우는 어떤 한 기업의 역량으로만 남거나요. 때때로 이직을 선택한 현장 실무 담당자와 함께 기업에 체득되지 않고 사라질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커머스 물류 운영의 기초부터 심화 과정까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북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쉽게도 현재까지 그런 가이드북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애초에 물류를 다루는 교양서 자체가 부족하고요. 제가 2022년 1월 출간한 단행본 <커넥터스>가 수천권 수준의 판매량에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도서 온라인몰 물류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요.

그래서 <커넥터스>가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입고와 적치, 출고와 주문 및 재고관리, 물류센터 세팅과 설비 및 시스템 도입, 협력업체 커뮤니케이션과 물류비 측정, 현장 인력관리와 R&R 분배, 조직문화 설계까지. 이커머스 물류 성장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이슈와 솔루션을 아우르는 <커넥터스> 안에 연재로 담아보고자 합니다.

이 연재는 커넥터스의 오랜 독자이기도 한 양거봉 이지로지스 물류센터장과 함께합니다. 그는 프리오 이전에 배민프레시, 미팩토리, 팀프레시, 펫프렌즈, 다노 등 다양한 브랜드, 커머스, 물류 스타트업에서 ‘이커머스’ 물류센터 현장부터 SCM(Supply Chain Management)까지 다양한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작게는 수십평 규모부터 크게는 수천평까지. 새로운 물류센터를 세팅하고, 가동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미 세팅된 거대한 물류망을 다루는 대기업 실무자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작은 형태의 물류부터 효율을 만들고 성장시킨 노하우가 있습니다.

그 오랜 노하우를 커넥터스 독자 여러분들과 하나둘 나누겠습니다. 풀필먼트(Fulfillment)라고 일컬어지는 이커머스 물류 현장의 다양한 고민을 알고, 해결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번 연재를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부족하고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피드백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몇 달 이상 장기전이 될 이 프로젝트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더 고도화하고 싶습니다. 아래부터는 양거봉님의 이야기입니다.

풀필먼트 실무 백서 연재 리스트

EP1-1. 스타트업 물류 하드보일드 : 어느 실무자의 하루

EP1-2. 스타트업 물류 하드보일드 : 왜 일하는가

EP2-1. 풀필먼트 운영 개선을 위한 선행 과제, ‘관점의 확장’

EP2-2. 택배를 넘어선 이커머스 기업들, 후발주자들이 바라볼 물류의 틈새

EP3-1. 5개의 이커머스 스타트업 물류센터를 ‘셋업’하고 배운 것

EP3-2. 개미 셀러도 할 수 있는 이커머스 물류 셋업 AtoZ

EP4-1. 이커머스 폭발 성장이 ‘물류’를 터뜨릴 수 있다고요?

EP4-2. 터져버린 이커머스 물류를 해결할 구원투수 ‘커뮤니케이션’

EP5-1.모든 이커머스 물류의 고민이 ‘비용 집행’으로 연결되는 이유

EP5-2. 1PL과 3PL의 갈림길,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EP6-1. 대체 물류 효율과 ‘바코드’가 뭔 상관이냐 묻는 사람들에 대한 항변

EP6-2. 이커머스 물류 관리의 시작, ‘기준 정보’ 설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EP7-1. ‘입고’ 관리에 소홀한 물류센터 생산성, 안녕할 수 있을까요?

EP7-2. 이커머스 물류 효율을 좌우하는 복병, ‘입고 관리’ 방법론 AtoZ

EP8-1. 이커머스 물류의 알파이자 오메가, ‘출고 관리’가 뭐길래

EP8-2. 이커머스 출고 관리를 잘하는 가장 쉬운 방법,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

EP8-3. 첨단 자동화 없이도 ‘출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네 가지 전제

EP8-4. 출고 효율을 결정하는 ‘이커머스 주문 관리’ 방법론

CHAPTER 1

자동화, 창고 확장, 인력 충원 없이 출고 효율 높이는 법

(전편에서 계속) 오늘 들어온 이커머스 고객 주문들을 제한된 시간 안에 빠르게 출고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는 주문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계 설비를 물류센터에 넣자고 이야기할 것이다. 또 누군가는 작업자들의 대기 시간과 이동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넓은 작업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작업 공정 병목을 최소화할 만큼 충분한 숙련 인력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는 모두 출고 효율성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들이다. 사람의 수작업에 의존하는 협소한 물류센터보다, 자동화 설비가 들어선 넓은 물류센터의 출고 생산성과 정확성이 높을 것은 자명하다. 특히나 당일 출고를 위한 마감까지 작업 시간이 촉박하거나, 예상했던 것 이상의 고객 주문이 몰려드는 등의 제약 조건이 걸리는 상황에서 수작업 운영 최적화만으로 출고 효율을 높이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변화만으로 절대적으로 출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계 설비의 경우 통상 최대 처리 가능한 캐파(Capacity)가 고정돼 유연성이 떨어지며, 물량이 늘어난다면 중간 작업 공정에서 병목이 발생하는 빈도 또한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넓은 공간과 숙련된 인력이 있다 하더라도, 물류센터 안에서 비효율적인 작업 동선이 다발하고 있다면 출고 작업 효율은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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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출고 효율 증대를 위해 필요한 건 자동화 설비와 넓은 작업 공간, 숙련 인력 확보뿐만 아니다. 여러 이유로 제약되는 자원들을 활용하여 물류센터 안에서 발생하는 공정별 작업 병목을 줄이고, 작업자들의 물류센터 내 이동 횟수와 이동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역량이 ‘주문 관리’다. 주문 관리는 물류센터 작업자들에게 집품(Picking)과 포장(Packing)으로 대표되는 물리적인 업무를 지시하기 이전, 그러니까 쇼핑몰에서 판매된 상품 및 주문 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라 출고 내역을 확정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출고 작업 효율을 높이는 것과 ‘주문’을 관리하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 있다. 실제로 작은 의미에서 주문 관리는 1인 셀러가 하나의 입점 플랫폼으로부터 들어온 고객 주문 정보를 다운받아, 택배 시스템에 그대로 업로드하고 송장을 출력하여 출고를 진행하는 단순한 형태로도 가능하다. 이 경우 주문 관리엔 ‘관리’라고 할 만한 거창한 수식어를 붙일 이유가 없다.

하지만 출고 물량과 상품 구색이 늘고, 판매채널이 다변화된 쇼핑몰의 주문 관리는 이처럼 단순하지 않다. 마치 교통 정체와 과속 규제 등 여러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물리적인 최단 경로보다 빠르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최적 경로’를 안내하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주문 관리를 통해 물류센터 안에 몰려드는 주문 처리 관련 작업들을 물류센터 내 업무 공정 및 작업자에게 전략적으로 할당할 수 있다. 마치 물류센터의 내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주문 관리가 맡는 셈인데, 특히 투자비용의 제약이 있고 공간 한계가 명확한 작은 물류를 운영하는 기업일수록 주문 관리의 효과는 더욱 커지므로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CHAPTER 2

주문 관리도 ‘기준 정보’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보면 물리적으로 동일한 상품이지만, 고객에게 노출되는 상품명은 프로모션 진행 여부나 판매채널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제법 흔하다. 이때 물류 현장 작업자들은 주문 정보만 보고 서로 다른 상품명을 가진 상품들이 실제로는 동일한 상품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네이버쇼핑에 ‘버즈라이브’를 검색한 결과. 똑같은 갤럭시 버즈라이브 상품을 판매하는, 심지어 동일한 판매자임에 불구하고 상품명이 모두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검색 캡처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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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네카쿠배경제학」저자. 비욘드엑스와 네이버 프리미엄 유통물류 콘텐츠 채널 커넥터스 대표이자 공동창업자다. 인류의 먹고사니즘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도심물류 생태계를 관찰하고, 시대마다 진화하는 공급망의 의미와 역할을 분석하는 일을 한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했으며, 현재 한국로지스틱스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