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편의점에 붙은 국제특송과 의외의 사용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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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챗’ 맛을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승윤입니다. 요즘 들어 링크드인브런치 같은 별도 채널을 통해 커넥터스 콘텐츠에 모두 담지 못한 취재 여담이나, 제 생각들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저는 원래 소셜 미디어 활동에 그리 익숙한 사람은 아니지만, 위 채널은 업무 관련 이야기만을 다뤄도 충분하다는 점에서 비교적 편하게 활동할 수 있었고요. 색다른 재미도 느끼고 있습니다.

가운데 감사하게도 몇몇 분들께서 커피챗을 요청해 주셨는데요. 저로선 커피챗이 무슨 뜻인지 몰라 구글링해 봤더니 ‘궁금한 업계나 기업 현직자를 만나 커피 한 잔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정보형 미팅’을 의미하더군요. 내가 드릴 수 있는 정보가 있을까 싶었지만 그건 요청해 주신 분께서 판단하실 문제니 서로 시간을 맞춰 만나 뵀습니다.

그렇게 AI 스타트업, 포워딩, 커머스 플랫폼 관계자 분들을 만났고요. 매번 한 시간에서 두 시간 가까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각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와 더불어 서로에게 궁금한 이야기들을 편하게 묻고 답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아무래도 강연이나 인터뷰, 비즈니스 미팅과는 또 다른 성격의 만남이다 보니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씀드릴 수 있었고요. 서로의 사견을 묻고 답하기도 편해서 좋았습니다.

그중 AI 스타트업의 경우 따로 인터뷰 요청을 드려 조만간 콘텐츠로 소개할 수 있을 듯합니다. 평소 AI를 커머스 시장에 어떤 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질문도 많이 받았고, 저 역시 실질적인 적용 사례를 찾고 있던 터라 커피챗이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저로서는 AI 기술과 개발 문화, 커머스를 포함한 산업별 적용 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요. 역으로 물류·유통·커머스 시장의 AI 관련 니즈와 도전 사례들을 공유했기에 서로에게 유익했을 거라 믿습니다.

다만 커피챗 중 혹시 실례나 실수가 있었을까 하는 마음에 매번 만남의 끝에서 “근데 커피챗이 원래 이렇게 하는 거 맞죠?”라고 여쭤봤는데요. 다들 함께 웃으시며 “저(우리)도 몰라요”라고 답하시더군요. 그럴 때마다 커피챗은 그냥 프리스타일 랩 같은 거구나 하고 안심했습니다.

그래서 용기 내 봅니다. 혹시나 커피챗을 원하는 실무자 겸 독자가 있으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댓글이나 메일도 늘 열려있으나 이대로 아쉬우시다면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참 좋겠습니다. 커피챗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고요. 꼭 업무뿐만 아니라 일과 삶에 관해 다양한 영감이 떠올랐기에 더 많은 분을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한편 커피챗이란 다소 생소했던 용어가 참 마음에 듭니다. ‘대뜸 커피 한잔하실까요’, ‘산업과 비즈니스 현황에 대한 생각을 나누시죠’, ‘우리 프리스타일 랩 한 번씩 주고받으실래요?’ 하긴 부담스럽잖아요. 반면 커피챗은 아직까지 매우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많은 독자분들 뵐 수 있길 바라며 뉴스픽 시작합니다.

위클리 뉴스픽 :

편의점 물류의 숨은 수요가 움직입니다

편의점 브랜드 CU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택배 서비스 기기 ‘CU 포스트박스’를 전면 재단장했습니다. 지난 11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금까지 CU 포스트박스 하드웨어를 조금씩 업그레이드해 왔고, 이번엔 메인 화면과 함께 예약 접수 과정 등 사용자 편의 측면에서 전면 리뉴얼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때 CU 포스트박스에 새롭게 추가된 배송 옵션이 있으니 바로 ‘국제특송’입니다.

편의점 CU 매장에 비치된 'CU 포스트박스'를 통해 DHL 국제특송을 접수하는 모습. CU 편의점 택배 홈페이지에서도 '국제특송' 탭이 새롭게 추가됐다. ⓒDHL코리아
필자가 집 근처 CU를 방문해 테스트해 본 국제특송 서비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가상의 인물 엄 모씨에게 도서 한 권을 보내기 위한 배송 단가는 위와 같았다. ⓒ커넥터스

CU택배를 운영하는 BGF네트웍스는 위 포스트박스 리뉴얼을 발표한 같은 날 국제특송기업 DHL코리아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양사 협업을 통해 이제 포스트박스에서는 국제특송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됐고요. 이를 통해 접수된 물량은 DHL이 인계받아 세계 220여개국으로 배송합니다.

소비자가 CU를 통해 국제특송을 보내는 방법은 기존 CU 편의점 택배 이용 방식과 같습니다. CU 택배 홈페이지에서 배송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한 뒤 예약을 마치고요. 이후 배송할 물건을 가지고 근처 CU를 방문, 포스트박스를 활용해 예약 확인과 무게 측정을 거친 뒤 결제하면 끝입니다. 해당 물량은 CU 택배와 협력하는 CJ대한통운을 통해 DHL 지정 물류센터로 이동하고요. 여기서 검수 과정을 거쳐 해외로 나갑니다.

사실 CU와 DHL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0년부터 CU 매장은 DHL의 맞춤형 배송 서비스 ‘온디맨드 딜리버리(On-demand Delivery)’의 수령지 옵션으로 선택 가능했거든요. 해당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배송 날짜, 장소, 시간을 정할 수 있는데, 이때 픽업지로 가까운 CU를 선택할 수 있었던 거죠.

“CU와 DHL의 협력은 해를 거듭해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기존 특송 수령지로 활용되던 CU 매장에서 이젠 발송까지 가능한 건데요. 이로써 DHL은 전국 1만5000여곳의 주요 CU 편의점을 특송 접수처로 추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격 면에서도 DHL은 온라인 접수 시 기본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요. 여기에 편의점을 통한 물품 접수에도 할인이 적용됩니다. 지역과 물품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겠으나, 같은 조건에선 개별 접수보다 편의점을 통해 보낼 때 저렴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DHL은 CU와의 API 연동을 통하여 상품 접수부터 최종 배송까지 전 과정에 대한 트래킹이 가능합니다. 발송한 물건의 상태나 현 위치, 배송 예정 날짜 정보를 앱이나 문자 등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협력 방식은 CU가 최초는 아니고요. DHL은 2019년부터 GS25와 국제택배 서비스를 운영해오고 있어 같은 프로세스의 물류를 CU까지 확장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DHL코리아 관계자


한편, DHL은 CU보다 앞서 GS25와 함께 ‘국제택배’라는 이름으로 DHL과 SF익스프레스, 우체국 EMS 예약 및 물량 접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GS25로 들어오는 물량 역시 CJ대한통운이 수거해 각 특송 서비스별 지정 센터로 배송하는 방식으로 국내 물류망을 운영하는데요.

DHL은 편의점과 협력함으로써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대폭 늘릴 수 있습니다. DHL의 직영 접수처는 35곳에 불과하나, 국내 1·2위를 다투는 편의점인 GS25와 CU 매장을 전부 합치면 전국 약 3만여곳의 제휴 접수처를 운영할 수 있거든요. 편의점이 일종의 공유 물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누가 쓰냐고요? 크로스보더 C2C 셀러요

그럼 GS25에 이어 CU까지 붙어버린 국제특송 서비스는 대체 누가 쓰는 것일까요? 혹자는 ‘편의점에서 해외 특송을 취급해 봤자 유학생이나 그 가족들을 위한 서비스 아닌가’라 생각할 수 있는데요. 사실 의외의 거대한 수요를 만드는 사용처가 있고, 바로 여기서 편의점이 국제특송 거점으로 변신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최근 들어 편의점 로컬 택배 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을 한번쯤 접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GS25 반값택배 이용 건수는 약 1200만건으로 5년 만에 130배 성장했고요. CU 알뜰택배 역시 이용 건수가 3년 만에 11배 넘게 늘었다고 하죠. 특히 지난해 GS25 반값택배 이용자의 연령대를 분석해 보니 20대가 42%를, 30대가 29%를 차지해 고객의 70% 이상이 2030 세대로 나타났고요. CU 알뜰택배 역시 30대 이하 고객 비율이 81.5%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는 해당 세대의 활발한 중고 및 리셀 거래 덕분이란 게 편의점 양사의 분석입니다. 특히 포토카드, 굿즈 등 아이돌 관련 상품의 편의점 택배 발송량이 엄청나다는 GS25 관계자의 전언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하여 두 편의점 모두 이미 번개장터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과 제휴하여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전방 고객의 거래를 만들고, 비대면 중고 거래에 수반되는 물류는 생활 접점인 편의점에서 처리하는 구조로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준 것이죠.

편의점 택배 물류망이 해외로 뻗어 나가는 이유 또한 여기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데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의 한국 중고 및 리셀 상품 구매 니즈 또한 늘어나고 있고요.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C2C 커머스 셀러들의 편의점 특송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게 편의점 택배업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우체국 EMS, 중고거래 플랫폼과 더불어 GS25 관계자들까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른바 K-컬처 관련 상품이 해외로 정말 많이 팔려나가는데요.

그중에서도 국내에서만 한정적으로 구할 수 있는 상품들, 음반이나 포토카드, 굿즈 인기가 상당합니다. 해외 소비자 입장에선 이를 구할 방법이 한국발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한정판 상품의 경우 국내 중고거래 및 리셀 플랫폼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거래된 물량 중 상당수가 크로스보더 C2C 물류망을 타고 이동하는 거죠.

일찍이 GS25가 편의점 택배망에 국제 특송 서비스를 붙여 놓았고, 이에 국내 리셀러들은 해외 판매가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편의점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물량이 꾸준하게 늘어 왔고요. CU 역시 C2C 택배 물량 증가세를 직접 체험했잖아요. 그러니 늦기 전에 특송 서비스를 붙여 경쟁하기 시작한 거라 볼 수 있겠습니다”
- 한 편의점 택배 서비스 실무 담당자

크로스보더 C2C 거래량이 늘고 있다는 또 다른 근거는 번개장터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번개장터 구매대행 서비스가 성행한다는 걸 눈치챈 번개장터 측은 지난해 9월부터 공식적으로 해외 접속자 역시 번개장터 마켓플레이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고요. 만약 해외 구매자에게만 보이는 ‘Buy this item’ 버튼을 클릭하면 곧바로 해외배송 전문 물류기업 ‘딜리버드코리아’와 연계한 외국인 전용 구매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해외 IP로 번개장터에 접속하면 국내 이용자는 볼 수 없는 'Buy this item' 버튼. 해당 버튼을 누르면 '딜리버드코리아'와 연계한 구매 페이지로 넘어간다. ⓒ번개장터

정리하자면 중고거래 플랫폼 측에서 공식적으로 해외 발송을 위한 구매대행·해외배송 협력사를 선정해 운영할 만큼 한국발 크로스보더 C2C 거래 물량은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앞으로 해외 구매자들이 노리는 상품과 플랫폼이 다양해질수록 물량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이고, 이때 판매자가 위치한 어디서든 손쉽게 해외배송을 맡길 수 있도록 편의점이 앞장서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어쩌다 보니 세계로 뻗어 나가기 시작한 한국식 편의점 택배 물류망. 앞으로 또 어떤 성과와 발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해 볼 만하겠습니다.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위기일 수록 빛나는 커머스 노하우

지난 몇 주간 중국발 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진출로 인해 업계가 시끌시끌했는데요. 결국 정부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해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시작한다는 소식으로 이어졌습니다. 다만, 국내 커머스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쿠팡의 경우 이미 알리·테무에 맞서기 위한 비밀병기를 준비해 운행까지 들어간 모습인데요.

만약 중국 셀러들이 쿠팡의 물류망 로켓배송을 타고 국내로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쿠팡이 이러한 전략까지 아마존을 빼닮았다면요? 관련 내용과 함께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쿠팡 위기론’에 대한 기묘한님의 분석을 함께 살펴보시길 추천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알리, 테무에 맞서기 위한 쿠팡의 비밀병기, 로켓 탄 중국 셀러들이 몰려온다, 커넥터스]

[함께 보면 좋아요! : 중국 플랫폼의 공습은 정말 ‘쿠팡’의 위협이 될까, 커넥터스]

아울러 근 몇 년간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평가받는 대형마트는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특히 롯데마트와 신세계는 해외 매출을 꾸준히 늘리며 국내 다양한 상품을 동남아 시장에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에 중국 커머스 플랫폼에 치인 국내 셀러들이 하나둘 대형마트와 손잡기 시작했다고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판로를 찾아서 말이죠. 관련해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서로 다른 해외 진출 전략 분석을 바탕으로 이들과 협력한 해외 사례들을 소개해 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이마트 VS 롯데마트] 대형마트 위기의 활로 해외 진출, 글로벌 셀러가 올라타면 어떨까, 커넥터스]

다음은 커넥터스의 최고 인기 연재 시리즈인 양거봉 이지로지스 COO(물류센터장)의 이커머스 물류 실무 백서입니다. 이번 화에서는 많은 물류 실무자들에게 홀대받지만, 사실 전체 생산성 향상을 위한 힌트가 될 수 있는 ‘입고 관리’를 다뤘는데요. 가장 기본적인 기준 정보 확보와 공유, 입고 사전 작업 방법부터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을 물류 입고와 적치 관련 실무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이커머스 물류 효율을 좌우하는 복병, ‘입고 관리’ 방법론 AtoZ, 커넥터스]

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커피챗 외에도 커넥터스는 구독자 대상 밋업 행사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는데요. 어느새 3회차 밋업을 앞두고 있으며, 밋업 참가 공지가 나간 지 단 하루 만에 준비한 자리가 모두 차버렸습니다.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바로 어제자로 물류 로봇 솔루션 기업 XYZ로보틱스가 호스팅 기업으로 참가한 지난 2회 밋업 내용을 정리한 콘텐츠도 올라왔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물류 자동화의 미개척지, 상하차 까대기 로봇이 등장했다고요?, 커넥터스]

앞으로도 밋업은 매달 열릴 예정이니, 이번에 아쉽게 참가하지 못한 커넥터스 구독자 여러분은 다음 기회엔 꼭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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