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한진, DHL 사례로 보는 현실화된 ‘디지털 통관’ 이야기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디지털 물류 이야기는 많이 했으나, ‘디지털 통관’은 생소할지 모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통관은 법과 절차에 따라서 수출입 화물에 대한 규제와 관세를 적용하는 역할을 수행했는데요. 알리, 테무 등 중국 플랫폼의 파죽공세로 하루 수십만 건의 직구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디지털’의 바람이 통관 업계에도 불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현실화된 디지털 통관 이야기를 다양한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전하고자 합니다.

2. 디지털 통관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기 위해서 먼저 전통적인 수출입 물류 업무의 비효율이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물류 업무는 다수 담당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포함돼나, 이는 대부분 ‘이메일’과 ‘수기’를 통해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수출입 업무 한 건을 진행할 때마다 10건은 넘게 발생하는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어째 줄이고, 더 효율적인 업무에 투입할 수는 없는 걸까요?

3. 디지털 통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 수기로 진행돼 시스템에 기록으로 남지 않았던 업무들을 ‘디지털화’ 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단순히 종이 서류에 적혀있는 것을 시스템에 옮겨 적는 방식을 넘어서요. 그 과정이 최대한 ‘자동화’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바로 여기 CJ대한통운의 통관율이 99%가 넘어설 수 있었던 이유가 숨어 있다고 합니다.

4. 이어서 한진과 DHL익스프레스의 디지털 통관 시스템 활용 방법도 함께 살펴보는데요. 여기서는 HS코드 품목 분류를 자동화하는 시스템과 종이 없는 통관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무엇인지 각각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요. 업무 생산성 강화 및 비용 절감 측면에서 찾아올 변화는 생각보다 클 지도요?


글. 김정민
로그인네트웍 대표. 수출입 통관 분야에서 개발자로 경력을 쌓아 로그인네트웍을 창업, 운영하고 있다. DHL익스프레스, UPS, TNT와 같은 글로벌 물류회사와 관세사의 페이퍼리스 통관 시스템을 기획, 구축했다. 현재는 스마트 통관 및 물류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화주, 포워더, 관세사, 운송사 등의 업무 프로세스를 더욱 지능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HAPTER 1

하루 수십만 건의 통관, 감당할 수 있어요?

한국에서 해외 직구가 아직 생소했던 2009년, 기회가 닿아 항공수입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관세 사무소에서 하루 처리할 수 있는 통관 건수는 몇백 건에 불과했는데요. 이커머스 거래량 급증으로 하루 5천 건 이상의 통관 업무가 몰려오자, 이를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의뢰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요.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기준 온라인 해외직구 거래액은 2조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5.6%나 성장했습니다. 요즘에는 하루에만 수십만 건 이상의 전자상거래 통관이 처리돼, 세관장이 마비될 지경이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플랫폼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한국 시장 침투 영향이 크지만요. 사실 그 이전부터 오랜 기간 지속됐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또한 배제하고 볼 순 없습니다.

2024년 2분기 기준 해외직구 거래액 통계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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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성장은 수출입 물류 시장에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종전 소품종 대량의 제품을 기업 고객에게 전달하는 B2B 물류가 주도했던 수출입 물류 시장에서 다품종 소량의 제품을 소비자 거점까지 문전배송(Door to Door Delivery)하는 B2C 물류 수요가 늘어났고요. 문전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특송회사의 역할과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졌습니다. 이에 B2B 물류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던 포워딩 업계에서도 B2C 이커머스 물류를 핵심 역량으로 내세우는 이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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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 물류에도 자연히 따라오는 '관’에도 변화는 찾아왔습니다. 사실 통관은 전통적으로 관세법에 따른 절차에 따라 세관에 수출입 및 반송(국내에 도착한 외국물품을 수입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다시 외국으로 반출하는 것) 신고를 하고, 관세와 규제를 적용하는 게이트키퍼(Gate Keeper) 역할에 주력했는데요. 이커머스 물량 증대로 늘어난 통관 건수로 인해, 이를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되기 시작했고요. 지능화된 시스템을 활용하는 ‘스마트 통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밝히면서 시작하자면 스마트 통관은 물류 흐름을 더욱 원활하게 하고, 무역 활동을 촉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자연히 이를 위한 디지털 전환과 물류 시스템과의 연결이 긴요하게 요구되고 있으며, 이는 무역과 물류,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통관 분야의 경쟁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다소 막연하게 들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번 글에서는 CJ대한통운, 한진, DHL익스프레스 등 다양한 글로벌 물류기업의 통관 프로세스 디지털화 사례를 바탕으로, 바로 지금 통관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CHAPTER 2

왜 ‘스마트 통관’이 필요한가요?

스마트 통관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기 위해서 먼저 전통적인 수출입 물류 업무의 비효율이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물류 업무는 다수 담당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포함돼나, 이는 대부분 ‘이메일’을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선적, 통관, 내륙운송, 화물 입고 등의 상황들을 확인하기 위해서 각 프로세스 담당자에게 개별 문의하는 상황을 떠올릴 수 있는데요. 통상 수입 1건을 진행할 때마다 약 15건의 이메일이, 수출 1건을 진행하는데 10건 이상의 이메일을 주고받게 됩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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