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낫] 불법 외국인 배달이 사라지지 않는 세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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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 사무실 절반 이상이 외국인?
드디어 ‘와이낫’에 데뷔하는 커넥터스 신승윤입니다. 반갑습니다. 이번 주 와이낫은 저의 경험과 가족, 주변 친구들의 의뢰를 바탕으로 구성해 봤습니다. 최근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때, 그리고 도로나 가게 등 주변에서 외국인 배달 라이더를 목격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뜩이나 비대면 배달이 늘어난 요즘, 일반인 입장에서는 그런가보다 할 수 있는데요. 배달업계 분들이라면 이들 대부분이 '불법'으로 일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와 관련된 문제는 몇 년 전부터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커넥터스 콘텐츠에서도 몇 차례 소개한 적 있고요. 헌데 어째 그 이후로 불법 외국인 라이더 문제는 더 심각해진 듯합니다. 얼마 전 경북 포항의 고향집에 다녀온 저는 직접 외국인 라이더와 대면해 배달비 현금 결제를 경험했고요. 도로 위에서는 눈치채기 매우 힘들지만, 조리 대기나 쉬는 시간을 가지는 라이더들 중 외국인이 정말 많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포항에 거주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모두 “이제 한국인보다 외국인 라이더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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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은 비단 지방 도시에서 일어나는 것만은 아닙니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활동하는 한 라이더는 “자사 배달대행 사무실에서 일하는 라이더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라 전하기도 했고요. 한 배달대행 플랫폼 관계자는 “관악구를 중심으로 이미 수많은 외국인 라이더들이 활동 중”이라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대부분이 적법한 비자 없이 명의 대여를 비롯한 각종 불법적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고요.
이에 위기감을 느낀 한국인 라이더들은 아예 별동대를 꾸려 불법 외국인 라이더를 신고, 커뮤니티 등에 인증하고 있습니다. 이들로 인해 일거리를 뺏김은 물론 배달 건당 단가까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요. 또 한국인 라이더들은 “불법 외국인 라이더를 배달앱, 배달대행사 측이 일부러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분명 현행법은 거주비자(F-2), 영주비자(F-5), 결혼이민비자(F-6) 등을 취득하지 않은 외국인은 배달업이 불가능하다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법 외국인 라이더는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정말 배달앱과 배달대행사, 나아가 한국 정부가 불법 외국인 라이더 문제를 방치하는 걸까요? 오늘은 이 불법 외국인 배달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알아 봅니다.
AI가 답해준다면 :
고용주가 외국인을 선호하니까!
먼저 인공지능(퍼플렉시티 프로)에게 물어봤습니다. 첫째로 한국에서 외국인 배달 라이더가 늘어나는 이유를 물었고요. 둘째로 불법 외국인 라이더에 대한 법적 제재 여부와 해당 제재가 시행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질문해 봤습니다. 아래 인공지능의 답변을 살펴봅시다.
1. 한국에서 외국인 배달 라이더가 늘어나는 이유
① 배달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한 인력 부족
코로나19 이후 배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배달원 수요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② 국내 배달원 감소
날씨가 덥고 일이 힘들다는 이유로 국내 배달업 종사자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③ 비용 절감
외국인 라이더는 국내 라이더에 비해 낮은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어 고용주들이 선호합니다.
④ 업무 특성
외국인 라이더들은 악천후나 동선이 좋지 않은 '유배콜'을 수락하는 비율이 높아 선호됩니다.
⑤ 배달 플랫폼의 지원
일부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외국인들의 시장 진입을 적극 지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 추세에는 불법 취업 문제가 동반되고 있어, 정부의 단속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 불법 외국인 라이더에 대한 법적 제재 여부와 해당 제재 시행이 어려운 이유
① 처벌 규정 존재
불법으로 외국인을 고용하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② 단속의 어려움
배달 라이더는 업무 시 헬멧을 착용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식별이 어렵습니다. 또 법무부에만 불법체류자 단속 권한이 있어 경찰의 직접적인 단속이 제한됩니다.
③ 플랫폼의 책임 회피
대형 배달 플랫폼들이 외국인 신분확인 절차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습니다. 또 일부 플랫폼은 라이더의 유상운송보험 가입 의무화를 폐지했습니다.
④ 광범위한 불법 고용
소규모 배달대행업체뿐만 아니라 대형 플랫폼에서도 체류자격, 운전면허 확인 없이 고용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라이더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인 경우도 있습니다.
⑤ 신분 위조 및 명의도용
한국인 명의를 도용해 활동하는 외국인 라이더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신분확인 절차 없이 고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⑥ 적발의 한계
2024년 1~7월 적발된 불법 취업 외국인은 171건이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추정됩니다.
여기까지가 인공지능이 대답한 내용입니다. 인공지능은 “배달시장 내 외국인 라이더 증가 추세에는 불법 취업 문제가 동반되고 있어 정부의 단속 강화가 필요하지만, 효과적인 단속과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평가했는데요. 특히 “시장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더 강력하고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AI도 모르는 이야기들 :
회색지대에서의 고군분투
업계 분들은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위 인공지능의 답변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고, 심지어 사실과는 다른 부분도 존재했는데요. 이번 이슈를 가장 정확히 파악할 방법은 역시 현장 일선에서 고군분투 중인 현업자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겠죠?
이번에는 배달업계에 계신 총 세 분이 취재에 도움을 줬습니다. 첫째는 서울시 관악구에서 배달 라이더로 일하고 있는 A씨, 그리고 A씨가 소개해준 경기도 시흥시에서 배달대행 사무실을 운영하는 B씨의 이야기를 들었고요. 마지막은 배달앱 내 라이더 중개 플랫폼 서비스(배민커넥트, 쿠팡이츠라이더 등) 관계자 C씨가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들이 전하는 현장의 실상은 이러합니다.
① 잘못 하다간 한국인도 잡을 걸요?
불법 외국인 라이더 상당수는 한국인 명의를 도용해 일합니다. 수십만원의 월 요금을 지불하여 한국인 명의를 그대로 가져오거나, 우회 정산을 받을 수 있는 계좌를 대여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불법 외국인 라이더가 현장에서 적발되더라도 원청인 사무실은 “위조된 명의라 몰랐다”, “한국인에게 정산해줬을 뿐 이후는 모른다”라며 빠져나가는 게 가능합니다. 사실 애초에 배달 라이더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지위라 이것 말고도 중개 플랫폼이나 배달대행 사무실이 빠져나갈 구멍(...)은 널널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불법 외국인 라이더를 적발한다면 할 수 있지 않냐고 물을 수 있는데요. 이거 잘못 접근하다가는 불법 외국인 잡다가 한국인 라이더도 같이 잡을 수 있다는 문제가 배달 라이더 A씨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인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불법 외국인 라이더들과 마찬가지로 명의도용, 계좌 대여 같은 것이 활발하기 때문인데요. 라이더 중에는 체납 등 금융 문제로 본인 명의 통장을 사용하지 않는 인원도 있으며, 생활물류법상 라이더로 일할 수 없는 전과자들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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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부에서 불법 외국인 라이더들을 단속하기 위해 각 잡고 뛰어들잖아요? 명의도용을 비롯해 자격 여부를 검사하기 시작하면 이 판을 떠나야 할 한국인 라이더들도 수두룩할 거예요.
애초에 특정 비자를 보유하지 않은 외국인들의 배달 업무를 규제하고, 한국인 위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이유가 뭐겠어요? 경제 생활을 원활히 할 수 없는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어주려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일종의 사회 안전망인 거죠.
그런데 불법 외국인 라이더 때려잡으려다가, 한국인 라이더들까지 타격을 입는다면 어떨까요? 전체 라이더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방을 필두로 배달대행 사무실들은 줄줄이 망할 겁니다. 지방 사무실들은 외국인 라이더 없이는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곳들이 수두룩한데, 거기다 한국인 라이더 고용도 까다로워지니 망할 수밖에요”
- 서울시 관악구에서 배달 라이더로 일하고 있는 A씨
②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낫던데요?
경기도 시흥시에서 배달대행 사무실을 운영하는 B씨는 다수의 사무실이 불법 외국인 라이더 채용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유배콜(장거리 주문 건)을 포함한 각종 똥콜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일단 외국인 라이더들은 한국인 라이더보다 일을 오히려 잘한다고 하는데요. 한국보다 평균 소득이 낮은 국가의 외국인 라이더들에게는 한국인들에게는 낮아 보이는 기본 콜 단가도 꽤 높은 수익이기에, 악천후 또는 장거리 할증 수익을 오히려 반긴다는 설명입니다.
“외국인 라이더는 기본적으로 오토바이를 매우 잘 다뤄요. 단순히 운전을 잘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토바이를 관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고요. 간단한 정비는 직접 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거기다 업무 의욕이 넘치는 편이라 어떤 콜이든 적극적으로 나서고요. 까딱해서 불편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놓이면 본인부터 곤란해질 것을 알기에 더 안전한 방식으로 운행하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인 라이더보다 업무 효율은 더 잘 나오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냥 일 자체를 잘하는 거죠”
- 경기도 시흥시에서 배달대행 사무실을 운영하는 B씨
더군다나 배달대행 사무실 측은 외국인 라이더들에게 오토바이, 명의, 계좌 등을 알선해 주며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고요. 그러니 불법이고 뭐고, 굳이 배달대행사가 앞장 서서 불법 외국인 라이더들을 신고할 이유가 없는 거죠. 일도 잘하면서, 부가 수익도 되는 거고, 혹여 걸리더라도 앞서 ①에서 설명했듯 발뺌할 수단은 많으니까요.
③ 플랫폼의 손길이 닿지 않아요
한편 배달 라이더 중개 플랫폼 관계자 C씨는 인공지능이 말한 “플랫폼의 책임 회피” 부분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왜냐면 적법한 신분이 아니라면 외국인의 플랫폼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데요.
일례로 배민커넥트는 비자 보유 외국인에 한해서만 가입이 가능하고요. 가입 후 라이더로 활동하기 위해선 먼저 운전면허 인증이 필요합니다. 이후 오토바이(개인유상종합 또는 책임보험) 라이더는 보험증권과 사용신고필증을, 자동차(개인유상특약) 라이더는 자동차등록증과 보험가입증권, 가족 차량을 이용한다면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제출해야 운행할 수 있습니다. 그럼 외국인이 한국인 명의를 도용해 운행하는 경우는 어떻게 하는가? 플랫폼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배달 중개 플랫폼 이용자는 근로자가 아닌, 앱을 이용하는 이용자 신분이거든요. 특수고용직 라이더들을 근로 감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이렇게 예를 들면 쉬운데요. 한국인이 SKT나 KT 등 기지국 서비스에 가입한 뒤 외국인에게 핸드폰을 빌려준다고 하면요. 이를 통신사가 찾아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요?
배달 중개 플랫폼도 마찬가지입니다. 라이더를 직고용하지 않은 이상 관리가 불가능한 거죠. 한데 라이더들이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유는 잘 아시잖아요. 라이더 스스로 어디 속하기 싫어해요. 배달앱들이 추진한 직고용 라이더 사업은 다 망했거든요. 지원자가 없어서.
그리고 전달해준 인공지능이 주장하는 외국인 고용에 대한 처벌 규정은 고용·피고용 관계로 근로자성이 인정될 때 적용됩니다. 현재 배달대행사의 라이더 운영과 관련하여 관리자 대상 법적인 조치 및 조항은 없어요. 배달 라이더 업계는 말 그대로 회색지대인 거죠”
- 배달앱 라이더 중개 플랫폼 서비스 관계자 C씨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민라이더스가 ‘직고용’을 검토한다고요?, 커넥터스]
C씨는 플랫폼이 불법 외국인 라이더를 용인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고 말합니다. 자칫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널리 퍼지는 것은 물론 노동계와 정부의 강력한 압박과 제재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요. 오히려 불법 라이더에 대해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더불어 계정 삭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타인 명의를 도용한 라이더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하면서 말이죠.
외국인 없이는 배달이 안 된다면?
저는 지난 커넥터스 밋업에서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계신 독자님과 한참 동안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최근 영국에 다녀온 독자님은 “현지 음식배달 시장의 배달비 단가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자국 라이더들은 대부분 업을 떠났으며, 그 자리를 이민자들이 채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는데요. “이들 중 대부분은 신분상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정부가 제공하는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완전한 사각지대에서 외국인 라이더들 수만 늘어나는 형국”이라 말했습니다. 어찌 앞서 이야기했던 한국 상황이 겹쳐 보이진 않나요?
우리나라 배달 업계도 곧 위와 같은 형태로 변화할 수 있겠습니다. 배달 플랫폼 관계자 C씨는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배달앱이 운영하는 배달 중개 플랫폼 이용률이 급감한다”고 전했습니다. 심지어 지역 배달대행사가 99.9%의 배달 주문 처리를 점유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는데요. 그중에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로 인해 외국인 라이더 없이는 배달대행 사업 자체를 유지할 수 없는 사무실도 많습니다. 이에 불법 외국인 라이더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강해지면 해당 지역 배달 서비스 전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애석하게도 배달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함께 보면 좋아요! : 광양에서 만난 음식점 사장님, ‘배민배달’ 때문에 고민이라고요?, 커넥터스]
정리하면 국내 외국인 라이더가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는 업계 회색지대로 인해 불법 외국인 라이더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고요. 이들에게 일감을 주는 행위에 대한 책임과 처벌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신고와 단속에도 재취업이 반복되는 중입니다. 가운데 지방을 비롯해 서울·경기 일부 지역에선 이 불법 외국인 라이더가 없인 배달 인프라 유지 자체가 힘든 곳도 존재해 곤란한 상황인데요. 앞으로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더 많은 사회적 논의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 보입니다. 가능한 한 빨리요.
커넥터스 독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흥신소 ‘와이낫’은 다음 주에도 계속됩니다. 제 취재 영역이든 아니든, 일단 말씀해 주세요. 최선을 다해 알아보고,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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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열리는 커넥터스 커뮤니티
3월 밋업 준비 중입니다. 곧 공지와 함께 찾아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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