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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이중가격제 논란에 정부가 개입한다고? 그럼 웃는 건 누구?

신승윤
신승윤
- 15분 걸림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최근 배달 시장에서 ‘이중가격제’ 논란이 뜨겁습니다. 음식점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배달앱 판매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는 운영 방식에 소비자부터 음식점주, 배달앱까지 여러 의견이 오가는 중인데요. 사실 배달앱 이중가격제 논란이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니었잖아요? 지난 수년간 말이 많았던 이슈인데 왜 최근에야 큰 불이 붙은 걸까요? 이는 최근 들어 배달앱 중개 수수료 인상을 명분 삼아, 이중가격제 도입을 본격화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봅니다.

2. 이중가격제 논란에 불이 붙자 먼저 나선 것은 쿠팡이츠였습니다. 쿠팡이츠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모든 문제는 어떤 회사의 중개 수수료율 인상 때문’이라며 저격했는데요. 여기서 어떤 회사는 누가 봐도 배달의민족이었고요. 이에 배민 측은 바로 다음 날 보도자료를 내고 쿠팡이츠의 주장이 사실 왜곡이라 반박했습니다. 양사가 어떤 맥락에서 서로를 이중가격제의 주범으로 지목했는지 정리했고, 이에 대한 음식점 사장님들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3. 한편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현재 배달시장 점유율 경쟁은 매우 치열하잖아요? 그럼 소비자들에게 무료배달 같은 혜택을 줌과 동시에 가맹 음식점에게도 중개 수수료 인하 등 경쟁사 대비 확실한 혜택을 제공한다면 오히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내가 점주라도 수수료율이 더 저렴한 플랫폼에서 많이 팔고 싶은 건 당연하니까요. 이에 대해 배달앱 3사 내부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네요. 자세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4. 배달앱 중개 수수료 및 이중가격제 논란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대두됐습니다. 이른바 ‘배달 수수료 상한제’란 이름으로 정부가 배달앱 중개 수수료율의 최대치를 규제할 수 있다는 소식인데요. 이에 대한 배달업계 종사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어쩌면 위 정책으로 오직 한 플랫폼만 살아남아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는데요. 어떤 맥락에서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위 주장에 공감했을까요? 본문을 통해 정리했습니다.


CHAPTER 1

터질 게 터졌다, 배달앱 이중가격제

배달시장에서 ‘이중가격제’란 음식점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배달앱 내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음식점이 배달앱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운영하려면 배달앱 중개 수수료부터 배달비, 포장 부자재비, 광고비 등 여러 추가 지출 요소가 생기는데요. 오프라인 판매 대비 높은 추가 비용을 배달앱 음식 가격에 녹여 충당하는 거죠.

그간 배달앱 측에선 입점 음식점의 이중가격제 운영을 꾸준히 견제해 왔습니다. 소비자가 배달앱에서 특정 음식점을 주문하는 것보다 방문이나 포장 주문을 하는 편이 더 저렴하다면 배달앱 매출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하여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를 달아줘서 매출 증대를 유인책으로 음식점의 자발적인 온오프라인 가격 통일을 유도했고요. 이런 배민의 가격을 타깃하여, 자사 플랫폼 등록 음식 가격을 타사와 동일하게 맞추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한 배달앱의 사례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배달앱과 매장 판매 가격이 당연히 다른 시대, 플랫폼과 음식점의 프라이싱 줄다리기
CHAPTER 1 배달앱 음식 가격이 오프라인보다 비싸다고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3일부터 ‘매장과 같은 가격’ 인증을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하여 도입했습니다. 배민 앱에 입점한 음식점의 오프라인 메뉴판과 주문서를 인증 받아, 온라인 판매

이렇듯 이중가격제는 배달업계나 소비자 커뮤니티 등에서 지난 수년간 꾸준히 문제 제기됐던 내용인데요. 사회적 논란 수준으로 일이 커진 것은 비교적 최근인 9월 초부터였습니다. 국내 대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롯데리아’가 본사 차원에서 배달의민족 배민클럽 이용 중단을 알린 데 이어, 이중가격제 도입을 공지했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배달앱에서 롯데리아 단품 메뉴의 경우 약 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씩 비싸졌습니다.

롯데리아가 발표한 배달 이중가격제 공지사항. 오프라인 매장 가격과 배달앱 주문 가격을 분리해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롯데리아

이어서 KFC, 파파이스 등이 지난 상반기부터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사실이 재조명됐고요. 한 편에서 호식이두마리치킨, 컴포즈커피, 메가커피 등 복수의 식음료 프랜차이즈 운영사들이 이중가격제 도입을 공식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불만이 터진 것은 소비자와 음식점 점주 모두입니다. 소비자는 배달앱 음식 가격이 올라 불만이었고요. 점주들은 ‘왜 프랜차이즈는 손 못 대면서 힘없는 동네 음식점 가격만 통제하느냐’는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배달업계에 이중가격제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함께 그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배달앱 측의 해명을 정리해 봤고요. 특히 중개 수수료를 둘러싼 배달앱 운영사 내부자들의 생각을 상세히 들어봤습니다. 아마도 최근 시장 추이를 봤을 때 결국 배달앱 시장에서 살아남는 최후의 1인은 ‘이곳’이 될 거란 의견이 많더군요. 본문을 통해 소개합니다.

CHAPTER 2

누구 탓이냐고요?

이중가격제가 배달시장 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4일 쿠팡이츠는 ‘쿠팡이츠는 무료배달에 따른 고객부담 배달비를 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습니다’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이때 쿠팡이츠는 아래 표와 같이 자사의 무료배달 비용과 수수료 정책을 ‘A사’와 전면 비교했는데요. 이 A사는 누가 봐도 배민입니다. 친절하게(?) 배민을 상징하는 민트색을 입혀줬거든요.

쿠팡 측이 제시한 자사 무료배달 비용 및 수수료 정책 비교표. 여기서 A사는 누가 봐도 배달의민족이며, 쿠팡 측은 '영업이익' 부문에서 A사의 '수천억 원 흑자'를 강조했다. ⓒ쿠팡

해당 보도자료에서 쿠팡이츠 측은 “자사 무료배달 혜택은 고객 배달비 전액을 쿠팡이츠가 부담하며, 이중가격제는 특정 배달 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즉, 이중가격제 논란은 배민 때문에 일어난 것이지 배달앱 전반의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이에 배민 측은 바로 다음 날 설명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쿠팡이츠와 마찬가지로 아래와 같은 표를 첨부해 자사와 쿠팡이츠의 정책을 비교했는데요. 배민 측은 “쿠팡이츠가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배민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하는 배민배달은 모든 조건이 쿠팡이츠와 동일하며, 음식점이 자율적으로 배달하는 가게배달의 경우 오히려 수수료율이 6.8%로 쿠팡이츠보다 3%p 낮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참고로 양사의 수수료 정책을 자세히 비교한 내용은 링크  콘텐츠를 참고하면 좋습니다.)

배달의민족 측이 제시한 자사 무료배달 비용 및 수수료 정책 비교표. 배민은 쿠팡 측이 포함시킨 '영업이익' 부문을 제거한 대신 '멤버십'을 포함시켜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서비스에 로켓와우 멤버십 요금이 녹아있음을 강조했다. ⓒ배달의민족

정리하자면 양사 주장의 핵심은 각각 제시한 표 맨 아래 항목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쿠팡이츠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배민은 광고 상품을 비롯해 각종 부가 수익을 올려 수천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이번에 중개 수수료까지 인상해 이중가격제 확산을 부추겼다’라는 내용이고요. 배민이 말하고 싶은 것은 ‘쿠팡이츠가 주장하는 무료 배달비는 사실 로켓와우 멤버십 비용에 다 포함된 것이며, 무료배달을 멤버십 혜택에 포함한 이후 멤버십 가격을 인상했다’로 볼 수 있겠네요.

커머스 및 콘텐츠 업계가 말하는 ‘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을 막을 수 없는 이유
CHAPTER 1 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쿠팡이 월 4990원에 이용할 수 있었던 ‘와우 멤버십’ 요금을 13일부터 월 7890원으로 58% 인상했습니다. 신규 회원은 이미 인상가가 적용됐으며, 기존 회원은 오는 8월부터 인상가가 적용됩니다. 현재 와우 멤버십엔

이렇게 양사 갈등이 수면 위로 완전히 드러났으니 밝히는 이야기지만요. 배민과 쿠팡이츠 간 불꽃 튀는 신경전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습니다. 언론사 관계자들은 익히 알고 있지만, ‘제보’라는 미명하에 서로를 견제하기 위한 비공식 정보들이 장기간 수차례 오갔고요. 이번 사건으로 끝내 대놓고 서로를 공격(?)하는 디스전으로 공식화됐는데요. 이를 지켜본 음식점 사장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높은 중개 수수료율과 더불어 메뉴 종류, 가격, 최소주문금액을 강제해 가게 운영 자율성을 침해하는 건 양사가 똑같아요. ‘왜 배민보다 가격이 높냐’, ‘왜 쿠팡이츠보다 최소주문금액이 낮냐’고 따지는 전화로 시달리는 게 뭐 한두번 일인가요. 확실한 건 이 치열한 배달앱 점유율 경쟁 끝에 누가 살아남건 음식점들은 절망적일 거란 겁니다. 오히려 배민이든, 쿠팡이츠든 어느 한쪽이 독점하기 시작한다면, 그게 더 끔찍할 수 있어요. 정책이고, 약관이고 입맛대로 계속 변경할 텐데 이게 과연 음식점 수익에 도움 주는 방향일까요? 지금도 이중가격제를 두고 서로 탓이라 싸우고 있지, ‘우리 플랫폼은 이중가격제를 인정합니다’라는 이야기는 절대 안 하잖아요?” - 서울시 강남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

CHAPTER 3

배달앱 측 “진짜 남는 게 없어요”

이쯤에서 드는 한 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와이즈앱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배민 앱 사용자 수는 2254만명으로 전열 대비 22만명 감소했고요. 시장 점유율은 59%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쿠팡이츠 앱 이용자 수는 899만명으로 시장 점유율은 24%를 기록했는데요. 이 점유율은 전달과 비교해 1%p 증가한 숫자입니다. 관련해 배달업계에서는 배민의 60%대 시장 점유율이 완전히 붕괴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두달 연속 59%를 오갔거든요. 반면 쿠팡이츠 점유율은 상승했고요.

이처럼 쿠팡이츠의 성장으로 계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데도 말이죠. 배민은 왜 배민배달 중개수수료율을 올리고, 소비자 주문을 배민배달 쪽으로 유도할 수밖에 없을까요? 오히려 중개 수수료율을 쿠팡이츠 대비 낮게 유지한다면 음식점이 알아서 배민 판매를 늘리진 않았을까요? 또 역으로 음식 가격이나 최소주문금액 등에서 점주에게 자율성을 부여한다면 배민에 대한 호감이 늘고, 자연스레 매출도 더 증가하지 않을까요? 관련해 배달앱 3사 내부자들의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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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이중가격제 논란에 정부가 개입한다고? 그럼 웃는 건 누구?
CHAPTER 1 터질 게 터졌다, 배달앱 이중가격제 배달시장에서 ‘이중가격제’란 음식점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배달앱 내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음식점이 배달앱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운영하려면 배달앱 중개 수수료부터 배달비, 포장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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