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파는 배달의민족, 리셀은 관심 없나요?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10월 12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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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크리에이터에 대한 단상
안녕하세요, 한 주 건너 돌아온 엄지용입니다. 얼마 전 소셜 미디어에서 ‘텍스트 크리에이터’란 표현에 대해서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 측에서는 왜 굳이 이미 존재하는 작가나 기자, 칼럼니스트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표현을 사용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있었고요.
다른 한 측에서는 크리에이터에는 기존 텍스트 기반 콘텐츠 창작자를 표현하는 단어들이 품지 못하는 맥락을 담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PD라는 단어가 이미 존재함에도, 크리에이터라 불리는 유튜버처럼요.
쌓인 업무로 인해 불판에 합류할 타이밍을 놓쳤지만, 저는 이번 논란이 일어나기 한참 전부터 ‘크리에이터’라는 직함을 명함에 달고 있었습니다. 2021년 10월 커넥터스를 만들면서부터 쓰던 명함이니 벌써 크리에이터 직함을 단지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건데요.
사실 그 이전까지 저는 언론사에 있었고, 제 명함에는 기자라는 직함이 달려있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됐다고 제가 하는 일이 딱히 달라진 것도 아닌데요. 여전히 저는 취재를 바탕으로 글을 써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기자가 아닌 크리에이터란 직함을 달았던 이유는 제가 보기에 기자와 크리에이터의 역할은 다르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제가 언론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기자는 ‘글만 쓰는 사람’입니다. 제가 만난 많은 기자들은 스스로의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마케팅을 하거나, 콘텐츠를 바탕으로 더욱 많은 수익을 올리는 방법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고민하지 못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도 같은데요. 왜냐하면 매일매일 마감을 하고, 많게는 하루에도 수십편의 글을 쓰고, 보도자료를 편집하는 데도 시간이 빠듯하거든요. 여유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일반적인 언론사 시스템은 기자들에게 돈벌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계속기업을 위해서 돈벌이는 중요하지만, 통상 언론사에서 그 업무는 조금 직책이 올라간 누군가의 역할이 되고요. 일반적인 기자들에게 돈벌이를 요구했다가는 퇴사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크리에이터는 저에게 있어 ‘글도 쓰는 사람’과 같은 의미로 다가옵니다. 마치 유튜버가 영상 콘텐츠를 만들지만, 마케팅과 영업, 경영관리까지 고민하는 것처럼요.
그 이유는 크리에이터가 기자에 비해 잘나서는 절대 아니고요. 어느 정도 시스템이 갖춰진 언론사에 비해 사실상 1인 기업인 크리에이터는 시스템이랄 것이 마땅찮기 때문입니다. 항상 부족한 리소스와 명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크리에이터는 마땅히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우리 콘텐츠를 더욱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고요.
마찬가지로 크리에이터에겐 수익모델이랄 것이 마땅치 않습니다. 앞으로도 가난을 감수할 것이 아니라면, 돈벌이를 고민하는 것 또한 당연합니다. 그래야만 매출을 올리고, 좋은 인재를 모시고, 더 많은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저는 그 방법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떳떳하게 우리가 돈 버는 방법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입니다.
크리에이터 명함을 처음 달고 2년이 지난 커넥터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4억원의 매출과 1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습니다. 3명의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그보다 훨씬 많은 외부 파트너들과 수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수천명에 달하는 업계 독자들이 우리 콘텐츠를 유료 구독하고 있으며, 아직 광고 상품을 공식화하지 않았음에 불구하고 최근에만 규모 있는 기업과 정부기관 몇 곳이 우리에게 광고비를 집행했습니다.
요컨대 크리에이터는 저에게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물류 콘텐츠로 아름답게 돈을 벌고 싶은 오랜 꿈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을 이 직함에 담았습니다.
다만, 확실히 좀 거창하긴 한 것 같습니다. 직함을 단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저를 기자님이라 부르는 분들이 많고요. 심지어 네이버 인명사전에 등록한 크리에이터 직함은 반려돼 기자로 수정됐습니다. 아직까지도 크리에이터님이라고 저를 부르는 분은 못 만난 걸 보니, 이걸 계속 쓰는 게 맞나 싱숭생숭한데요. 다음 직함을 고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오늘의 뉴스픽 시작합니다.
위클리 뉴스픽 :
당근에서 아이패드 구매해보니
몇 달 전 당근에서 아이패드 하나를 구매했습니다. 신제품은 아니지만, 여전히 애플 공식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바로 전 세대 제품(아이패드 9세대)인데요. ‘앱 개발 테스트용으로 다수 기기를 구매해서 테스트용으로만 사용한 민트급’이라는 판매자의 설명에 혹해서 별 필요 없었던 제품을 충동구매 했고요. 공식몰에서 49만9000원에 팔리던 제품을 34만원에 업어온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이거 제가 구매하는 첫 번째 애플 제품이거든요.
그런데 막상 거래당일, 판매자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자 왠지 모르는 불안한 마음이 커져갔습니다. 이게 ‘민트급’이라는 증거는 사실 판매자의 게시글 말고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잖아요. 물론 겉보기에는 박스도 있고, 깨끗해 보일 수 있지만요. 실제는 생각보다 오래 사용한 제품일 수도 있으니까요.
안타깝게도 당시 저는 제한보증 기한이나 배터리 성능 확인 방법 같은 것을 알지 못했고요. 판매자의 당근 매너온도(38.7도...)만 믿고 덥썩 거래를 했는데요. 어찌 집에 제품을 들고 와서도 불안감을 숨기지 못하고, 중고 아이패드 거래시 확인해야 하는 사항을 뒤늦게 검색하는 사후약방문을 했다지 뭡니까.
배민에서 ‘애플’도 판다고요?
갑자기 왜 뜬금없이 아이패드 산 이야기를 하냐고요? 한 번만 더 뜬금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국내 1위 음식 배달앱 배민이 ‘아이폰’도 팔고 있는 거 아시나요? 바로 내일(13일) 출시하는 아이폰15 예약판매를 무려 ‘배달의민족’ 앱에서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민 앱을 키면 메인화면 눈에 띄는 자리에 ‘아이폰15프로 사전예약중’ 안내가 떠있고요. 출시일 오전 8시부터 배달을 시작한다는 안내문구가 첫 번째 배너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보니까 예약 물량은 이미 모두 ‘매진’이네요.
사실 배민이 애플 제품을 판지는 몇 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난 7월 배민의 퀵커머스 마켓플레이스 ‘배민스토어’에 애플의 공식 리셀러 ‘프리스비’가 입점하고부터이고요. 프리스비가 운영하는 전국 28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기점으로 인근 고객에게 애플 제품을 판매하고, 마치 음식을 배달하는 것처럼 빠른 즉시배달을 연계한 것입니다.
배민스토어는 자체적으로 배달대행 등 빠른 즉시배달망과 상품 재고를 구비한 매장망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업체가 입점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채널이고요. 커넥터스를 통해서 먼저 소개했지만, 올해 4월부터는 배달의민족 자체 물류망을 통해서 배달을 대행하는 모델까지 추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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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비즈니스 홈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배민스토어에 입점한 업체는 상품 판매에 따르는 최대 8.8%(디지털/가전 4.4%)의 중개 수수료와 3%의 결제 수수료를 부담하고요. 만약 배달의민족의 물류망을 사용한다면, 최대 6000원(고객과 분담 가능)의 배달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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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방식으로 배민스토어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제품도 구매할 수 있는데요. 이미 배민스토어에는 전국 154개의 삼성스토어 매장이 들어섰고요. 이 외에도 소니, 전자랜드, 러쉬(LUSH), 바디샵, 영풍문고,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브랜드 70여개와 일반 셀러 300여개 이상이 입점(8월 29일 발표 기준)해있다는 것이 배민측의 설명입니다. 평균 배달시간은 34.6분, 배달비는 3000원 수준으로 ‘즉시배달’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배민에서 만날 수 있다고요.
[추가] 애플, 삼성전자 배민스토어 배달은 누가 하나요?
어제 커넥트레터 콘텐츠를 급하게 마감하느냐고 내용을 추가하진 못했는데요. 우아한형제들 측에 배민스토어에 입점한 애플 공식 리셀러 프리스비와 삼성스토어의 ‘배달 주체’가 누구인지 질문을 했고, 따로 답변을 받았습니다. 프리스비와 삼성스토어 모두 배달의민족의 물류망을 통해 고객에게 배달을 하고요. 프리스비 같은 경우는 배달의민족의 물류망뿐만 아니라 카카오T의 배달망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게 우아한형제들의 공식 답변입니다.
이와 같은 질문을 했던 이유는 직영 구조가 아닌, 심지어 일반인들까지도 배달에 참가하는 배달의민족 물류 운영 구조상 분실 및 도난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우아한형제들이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해서였습니다. 실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에게 전해듣기로, 스마트폰과 같은 고가 제품은 비대면 택배 배송시 분실률이 굉장히 높고요.(상품 포장박스를 ‘애플’로만 바꿔도 분실률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고...) 물류센터 작업자들이 훔쳐가는 사례도 왕왕 보고된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한 우아한형제들의 공식 답변은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할 경우에 고가 제품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화면에 표시하고, 추가 할증 또한 붙는다. 상품 분실이 발생할 경우 라이더 귀책으로 100% 보상하게 한다”였습니다.
추가적으로 애플 아이폰 배송도 배달의민족의 시스템으로 전달되는지라, 사전에 고객이 ‘비대면 수령’할지, ‘대면 수령’할지 주문 정보에 기입할 수 있고요. 아마 고객 또한 불안해서라도, 고가품의 경우 대면 배송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겠죠. 실제로 한 당일배송 물류업체 대표는 “비대면 택배배송보다 대면 배송이 자주 발생하는 라이더 배달이 분실률은 더 낮을 것”이라는 의견을 더했습니다.
애플, 삼성전자와 같은 IT 기기 브랜드의 제품은 예전부터 ‘퀵커머스’에 유리한 카테고리로 꼽혔습니다. 일단 제품의 부피가 작고요. 그렇기에 화물차보다 월등하게 작은 오토바이 적재함에도 비교적 많은 숫자의 물량을 싣고 ‘효율’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배달의민족의 물류망이든, 배민스토어 입점 업체가 자체적으로 선택하는 배달대행 등 당일배송업체든 자가용이나 오토바이, 도보배송망을 적극 활용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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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IT 기기 제품 하나당 단가는 몇십~백만원 단위는 기본일 만큼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객단가가 높다는 것은, 제품 하나당 가져갈 수 있는 마진의 폭이 크다는 것을 뜻하고요. 상대적으로 퀵커머스에 투하되는 ‘몇천원’의 배달비는 우스워 보일 수 있습니다. 마진율이 낮은 조리음식처럼 몇천원의 배달비에 사장님의 생계가 위태해지는 카테고리가 아니고, 바꿔 말하면 공짜 배달비까지도 얼마든지 태워봄직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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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론을 시작합니다
얼마 전 기회가 닿아서 애플을 잘 알고 있는 IT업계 관계자와 저녁 식사를 하며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저는 그에게 “배민이 애플 제품도 팔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라고 질문했는데요.
그가 말하길. 애플은 이미 쿠팡을 통해 ‘빠른 배송’이 만들어내는 매출 증대의 효용을 충분히 경험했고요. 애플 입장에서는 쿠팡에 매출이 쏠리면서 협상력이 낮아지는 것을 경계하면서, 동시에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오프라인 고객 접점 확충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특히나 오프라인 접점을 보유하고 있었던 애플 공식 리셀러들이 수익성 악화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고민은 더해지고 있을 것이고요.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애플은 배민을 통해서 의미 있는 로컬 판매채널 중 하나로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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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예외조건이 하나 있었는데요. 이번에 배민스토어에 입점한 것은 애플이 아니라 애플 공식 리셀러인 ‘프리스비’거든요. 애플이 공식 리셀러에게 공유하는 제품 판매가 대비 마진의 폭은 10%가 채 안될 정도로 매우 낮은데, 여기 배민스토어의 공식 수수료율을 대입하면 프리스비는 손해 보는 장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같은 관계자의 설명이었습니다.
물론 프리스비가 적자를 보고 들어갈 리는 없으니, 배민이 일정 부분 수수료나 쿠폰 마케팅 비용 측면에서 우대를 해주고 있지 않을까 하는 게 그 분의 추측이었고요. 이렇게 된다면 반대로 배민이 남는 것이 별로 없는 장사가 될지 모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라는 레퍼런스를 통해서 어느 정도 손해 보는 장사를 감수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잠깐, ‘중고거래’는 어때요?
그러면서 이 분이 함께 전해준 이야기가 저에게는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배민이 왜 중고거래를 안 할까요? 중고거래를 시작해버리면 아예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는데요?”
알 분들은 알고 있지만, IT기기 중고거래 시장은 이미 그 자체로 ‘업자’가 만들어질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 됐습니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동네든, 온라인이든 중고폰을 매매한다고 하는 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고요. 심지어 통신사까지도 단말기 교체시 ‘중고폰’을 반납하면 보상금을 지불하는 정책을 운영하는데, 그들이 보상금을 주고 매입(?)한 중고폰은 어디로 가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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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취재 중에 만났던 한 중고폰 매매업자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이 구매한 중고폰의 절반 이상이 두바이, 홍콩 등을 거쳐서 아랍 국가에 퍼지고 있었고요.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휴대폰 교체 주기가 가장 빠른 나라로, ‘세계 최대의 민트급 중고폰 생산지’라 할 만하다는 것이 그 분의 평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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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자들의 시장을 먼저 이야기했지만, 개인 간 중고거래 시장을 보더라도 IT기기는 굉장히 많이 거래되는 품목 중에 하나입니다. DMC리포트가 발행한 <2021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 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IT(25.2%)는 도서(31.3%)에 이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두 번째로 많이 구매되는 품목으로 꼽혔습니다. 판매한 품목 순위에서도 디지털/IT는 4위(19.1%)를 차지하는데, 당당히 5대 중고거래 카테고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죠.
돌아와서 저에게 이야기를 전해준 IT업계 관계자의 말인즉, 배민이 이미 도심지에 자리 잡은 퀵커머스 거점 B마트 MFC(Micro Fulfillment Center)를 일종의 ‘검수센터’로 활용할 수 있다면요. 당일에 방문한 판매자로부터 중고 휴대전화를 검수를 거쳐 매입할 수 있고요. 중간 이문을 남겨서 중고 휴대전화를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에게 당일배송으로 판매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었는데요.
이 말이 정말 신빙성이 있는지 궁금하던 찰나. 얼마 전 크림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크림은 한정판 리셀 플랫폼으로 유명해진 곳이긴 하지만, 최근 정말 열심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고요. 그렇게 확장하고 있는 주요 카테고리 중 하나가 ‘IT기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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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이 자랑하는 검수센터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여 구매자가 걱정 없이 시중 판매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신품 IT기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구조이고요. 앞서 당근에서 아이패드를 거래한 제가 품었던 불안 요소를 ‘검수’를 통해서 해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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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크림 관계자 왈. “패션 리셀은 쉽지 않을 거예요. 가품 검수가 꽤나 까다롭고, 그 노하우를 쉽게 만들기는 어려울 겁니다. 아, 근데 전자제품이라고요? 그럼 이야기가 다르죠. 안 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요?”
정리하자면 조리 음식을 배달하던 배민은 어느 순간 생필품, 식료품까지 배달하더니, 이제 아이폰을 팔고 있고요. 더 나아가 ‘중고거래’까지 나아갈지는 모르는 일이지만요.
배민 역시 지역 트래픽 하면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는 굉장한 로컬의 강자이고요. 이미 로컬 서비스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당근’의 근원 서비스가 중고거래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요. 또 한 편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가 명품과 한정판을 뒤에 업고 ‘크림’과 경쟁하며 경계가 흩어지는 모습이 관측되는 것을 생각한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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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정말 배민이 이미 갖춘 전국 로컬 B마트 거점을 통해 ‘검수’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재밌는 상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소설이지만, 나중에 진짜 배민이 중고거래를 시작한다면, 이 글은 성지가 될 것이고요. 그때가 온다면 저는 이제 중고의 중고가 될 저의 아이패드 9세대를 배민에 팔아보고 이용 후기를 쓰겠습니다.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국감 시즌 시작입니다
2023년 국정감사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국정감사는 기본적으로 국회가 행정부의 운영 실태를 감사하고, 지적하는 자리지만요. 관련된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증인으로 출석하는 만큼, 기업 대관팀에게 있어서는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연례행사기도 한데요. 특히나 최근 국정감사는 플랫폼 및 커머스 기업 증인들이 대거 출석하고 혼나는(?) 광경이 많이 연출됐기에, 올해도 관계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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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 역시 어느 순간부터 국정감사의 단골손님이 됐는데요. 바로 어제(11일) 있었던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쿠팡의 PB(Private Brand) 자회사 CPLB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고요. 한 편에서는 쿠팡 대표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하는 택배노조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관련 소식들을 큐레이션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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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에서 쿠팡을 닮은 아마존의 대관 이슈를 함께 살펴봅니다. 불과 얼마 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가 아마존을 고소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쿠팡이 지난 몇 년 동안 마주했던 여러 이슈들과 맞물리는 부분들이 꽤나 보였거든요. 아마존과 쿠팡이 마주한 이슈를 비교하며 관련 내용 정리했고요. 국감 시즌과 맞물린 쿠팡 대관 조직의 움직임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미 정부의 아마존 고소, 국정감사 앞둔 ‘쿠팡’에 미칠 영향, 커넥터스]
이와 함께 국정감사 시즌과 맞물려 최근 전해진 소식인데요. 화물운송 정보망 플랫폼 ‘화물맨’이 신흥 경쟁사라 볼 수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화물운송 플랫폼 ‘카카오T트럭커’에 대해서 아이디어 도용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부정했는데요.
[함께 보면 좋아요! : "물류중개 기술 빼갔다"…'카카오모빌리티' 아이디어 도용 의혹, JTBC]
[함께 보면 좋아요! : 카카오모빌리티, 중소기업 기술 빼갔다?…"사실과 달라, 억울", 머니투데이]
과거 커넥터스가 취재 콘텐츠를 통해서 소개했듯,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를 전제로 ‘화물맨’을 실사한 것은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 거래가 불발이 난 만큼, 뿔이 난 화물맨이 카카오의 ‘상생’ 이슈를 겨냥할 수 있는 국정감사 시즌에 맞물려 의혹을 제기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운송업체 인수를 지속 검토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여기서도 앞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대응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네요.
[함께 보면 좋아요! : 카카오모빌리티는 정말 ‘미들마일 물류’를 품을까(feat. 화물 정보망)
[함께 보면 좋아요! : 카카오가 밝힌 화물운송 공략법, 뭔가 빠진 게 있는데요?, 커넥터스]
오늘 커넥트레터 콘텐츠는 여기까지 정리하고요. 저는 이제 화제(?)의 화물운송 플랫폼들이 모이는 행사가 열리는 곳이 있어서, 그쪽으로 이동합니다. 아차, 아래 커넥터스가 새롭게 ‘풀필먼트 실무 백서’를 연재하고 있는데요. 특히나 물류업계 실무자들의 반응이 뜨거운데, 오늘 콘텐츠와도 연결되는 부분이 많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다음에 더 좋은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풀필먼트 운영 개선을 위한 선행 과제, ‘관점의 확장’, 커넥터스]
[함께 보면 좋아요! : 택배를 넘어선 이커머스 기업들, 후발주자들이 바라볼 물류의 틈새, 커넥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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