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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받고 AR 더블로 가! 메타, 넥스트 스마트폰을 노린다?

메타가 '메타 커넥트 2024'에서 AI와 AR 융합 비전을 제시했다. 주목할 만한 제품으로는 혁신적 AR 글래스 'Orion', 오픈소스 AI 모델 'Llama 3.2', 통합 AI 어시스턴트 'Meta AI' 등이 있다. 메타의 전략은 AR과 AI 결합을 통해 '넥스트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열기 위한 도전으로, 과거 애플의 아이폰 전략과 유사하다. 메타의 이러한 시도가 실제로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수
김창수
- 15분 걸림

메타가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2024년 9월 25일 메타 커넥트 행사는 이런 인식을 뒤집었다. 마크 저커버그가 선보인 AI와 AR의 결합 전략은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확연히 다른 방향성을 보여줬다.

다른 기업들이 AI를 자사 플랫폼에 통합하는 데 주력하는 동안, 메타는 AR과의 결합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기술 추격을 넘어, 스마트폰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저커버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넥스트 스마트폰'의 청사진이 그려져 있는 듯하다.

실제로 생성형 AI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기기는 AR 글래스다. 그러나 그동안 AR 글래스는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Orion'은 다르다. 100g 미만의 가벼운 무게와 70도의 넓은 시야각은 기존 AR 글래스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메타가 AI 기술 발표를 미뤄온 이유가 이 혁신적인 하드웨어 때문이었을까?

메타의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보인다. 첫째, AR 기술로 현실과 가상을 연결한다. 둘째, 오픈소스 AI로 기술 발전을 가속화한다. 셋째, 이 두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을 만든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거대한 사용자 기반은 이 전략을 실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우리가 디지털 세계와 소통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대신, 우리 눈앞의 세상 자체가 디스플레이가 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과연 메타의 이 야심찬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들이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메타가 선보인 주요 기술과 서비스들을 자세히 살펴보며 그 가능성을 타진해보자.

■ 오리온(Orion): AR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단연 AR 글래스 '오리온'이었다. 마크 저커버그가 "세계가 본 적 없는 가장 진보된 안경"이라고 소개한 이 제품은 기존 AR 글래스의 한계를 크게 뛰어넘는 성능을 자랑한다.

오리온의 주요 스펙을 살펴보면, 100g 미만의 가벼운 무게와 70도에 달하는 넓은 시야각이 가장 눈에 띈다. 이는 현존하는 AR 글래스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시야각의 경우, 인간의 자연스러운 시야를 거의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몰입감 있는 AR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실리콘 카바이드로 만든 렌즈다. 이 소재는 기존 유리 소재보다 훨씬 얇고 가벼우면서도 더 넓은 시야각을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내구성이 뛰어나고 굴절률이 높아 선명한 AR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Orion을 통해 본 스크린, 출처; Meta blog]

디스플레이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마이크로 LED 프로젝터가 안경 프레임에 내장되어 있어, 렌즈에 이미지를 투사한다. 이로 인해 기존의 AR 안경들보다 훨씬 밝고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실내는 물론 밝은 야외에서도 선명한 AR 콘텐츠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 큰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의 또 다른 혁신은 조작 방식에 있다.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 형태의 신경 인터페이스를 통해 AR 글래스를 제어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신경 인터페이스는 근전도(EMG)를 사용하여 손동작과 관련된 신경 신호를 해석한다.

주요 제스처로는 엄지와 검지를 맞대는 동작으로 선택하기, 중지와 엄지를 맞대어 메인 메뉴 불러오기, 엄지를 위아래로 스와이프하여 스크롤하기 등이 있다. 밴드의 햅틱 피드백이 제스처 인식을 알려주어 사용자가 빠르게 조작법에 익숙해질 수 있다고 한다.

[Orion neural wristband. 출처; theverge.com]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공공장소에서도 부담 없이 AR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메라를 통한 제스처 인식과 달리 주변 환경이나 조명에 영향을 받지 않아 정확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커버그는 이 기술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여 거의 움직임이 없는 제스처도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AR 사용을 더욱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만들 전망이다.

다만 오리온의 제조 비용이 한 대당 1만 달러에 달해 당장의 상용화는 어려워 보인다. 메타는 이를 내부 개발용 프로토타입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소비자용 제품에서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다른 소재를 사용하거나 제조 공정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리온은 아직 프로토타입 단계지만, AR 기술의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로 여겨진다. 메타가 이를 통해 축적할 기술과 경험은 향후 소비자용 AR 제품 개발에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Ray-Ban | Meta 스마트 글래스: 일상 속 AR의 진화

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제품은 Ray-Ban | Meta 스마트 글래스의 신규 버전이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AI 기능의 강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음성 명령 시스템의 개선이다. 기존에는 명령을 시작할 때 항상 "Hey Meta"라고 말해야 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AI와 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기능 중 하나는 주차 위치 기억 애플리케이션이다. 사용자가 차를 주차한 위치를 글래스에게 기억하라고 말하면, 나중에 "어디에 주차했지?"라고 물었을 때 정확한 위치를 알려준다고 한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AR 기술의 실용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메타는 Be My Eyes라는 앱과의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이 앱은 시각 장애인들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주변 환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스마트 글래스와 결합되면, 시각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AR 기술이 단순한 편의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음악 감상 경험도 개선되었다. Spotify, Amazon Music과의 통합이 강화되었고, Audible, iHeart와의 새로운 파트너십도 체결되었다. 사용자는 음성 명령으로 노래, 아티스트, 앨범, 오디오북 등을 검색하고 재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제품은 완전한 AR 경험을 제공하는 오리온이 출시되기 전까지, 사용자들이 AR의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제 시장에서의 반응을 통해 메타는 향후 AR 제품 개발에 필요한 귀중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 Meta Quest 3s: VR/AR의 대중화를 위한 도전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Meta Quest 3s는 VR/AR 시장의 대중화를 위한 메타의 야심찬 도전으로 보인다. 2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된 이 제품은 기존 Quest 3의 성능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40% 가까이 낮췄다.

Quest 3s는 값비싼 마이크로OLED 디스플레이 대신 LCD를 채택했다. 하지만 1832 x 1920 해상도에 120Hz 화면 주사율을 지원해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Quest 3s의 강점은 다양한 콘텐츠다. 2D 앱부터 PC 원격 접속, 몰입형 VR까지 폭넓게 지원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곳에 화면을 띄우고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어, 가상 공간에서 PC처럼 작업할 수 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윈도우 11 연결 기능도 개선했다. 덕분에 가상 화면 여러 개를 띄워놓고 작업할 수 있어, 재택근무나 원격 협업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면에서도 Quest 3s는 강점이 있다. '배트맨: 아캄 섀도우' 같은 인기 게임을 독점 제공해 VR/AR 게임 시장에서 메타의 입지를 더 굳힐 전망이다.

299달러라는 가격으로 고품질VR/AR 기기를 내놓으면서, 메타는 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이는 VR/AR 기술의 대중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주커버그가 Quest 3s가격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techcrunch]

■ Llama 3.2: 메타의 야심찬 AI 전략

이번 발표에서는 Llama 3.2는 간단히 발표했다. 하지만 Llama가 메타의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여기서 언급하고 넘어가자.

Llama 3.2는 메타의 AI 전략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이는 메타가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LLM)로,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AI 모델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자랑한다.

성능 면에서 Llama 3.2는 경쟁 모델들과 견줄 만한 수준이다. 다양한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Llama 3.2는 ChatGPT-3.5와 유사하거나 일부 영역에서는 더 나은 성과를 보여준다. 특히 코딩, 수학적 추론, 다국어 처리 등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Google의 Gemini와 비교했을 때도 상당한 경쟁력을 보이지만, 여전히 일부 멀티모달 기능과 대규모 지식 기반 질문 응답에서는 Gemini가 우위를 점하고 있어 향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Llama 3.2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을 통해 AI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메타의 전략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Llama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전략으로,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메타가 후발주자로서 AI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더 큰 기술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메타의 오픈소스 전략은 AI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Llama 3.2를 활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함으로써 메타의 AI 생태계는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러한 오픈소스 전략에 대해서는 일부 논란이 있다. 상업적 사용에 대한 제한적 라이선스 조건이 존재하기 때문에, 완전한 오픈소스 모델이라는 주장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의 이러한 전략은 AI 산업에서 메타의 기술적 우위를 강화하고 시장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 Meta AI: 일상 속 지능형 어시스턴트

그럼 Llama 3.2가 어떻게 메타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왓츠앱에 적용되는지를 살펴보자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음성 인터페이스다. 주커버그가 "Hey Meta"라고 부르자 Awkwafina의 목소리로 Meta AI가 대답했다. Awkwafina뿐만 아니라 John Cena, Judi Dench 등 유명인의 목소리로AI 응답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주커버그가 Awkwafina목소리와 대화하고 있다. 출처: techcrunch]

이미지 인식 및 편집 기능도 한층 강화됐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음식 사진을 업로드하고 "이 요리는 어떻게 만들어?"라고 물으면 AI가 즉시 상세한 레시피를 제공한다고 한다. 또한 "이 사진의 배경을 해변으로 바꿔줘"라는 간단한 음성 명령만으로 복잡한 편집이 가능하다고 한다.

Meta AI와의 채팅을 보여주는 2개의 전화 화면
[Meta AI 이미지 인식 기능. 출처: Meta blog]

마지막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AI 번역 도구다. 동영상 속 음성을 다른 언어로 자동 번역하고 립싱크까지 맞춰주는 이 기술은 글로벌 콘텐츠 소비에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영어와 스페인어 간 번역이 가능하며, 앞으로 더 많은 언어로 확장될 예정이라고 한다.

Live AI translation demo.
[Meta AI 통역 기능. 출처: Meta blog]

■ 결론

메타 커넥트 2024는 메타가 그리는 미래 컴퓨팅의 청사진을 보여주었다. AI와 AR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컴퓨팅 환경 제시는 흥미로운 비전이며, 이는 '넥스트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리온, Ray-Ban | Meta 스마트 글래스, Meta Quest 3s 등의 하드웨어와 Llama 3.2, Meta AI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은 메타가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준비해온 핵심 요소들이다. 특히 오리온은 그 가벼운 무게와 넓은 시야각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AR 기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스마트폰 이후의 주요 컴퓨팅 기기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메타의 AI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도 AR 하드웨어와의 긴밀한 연계를 추구하는 전략은 '넥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하는 메타의 의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도전이 실제로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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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KAIST에서 산업디자인 학·석사를, 연세대에서 MBA를, 영국 샐퍼드 대학에서 디자인매니지먼트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에서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경험 분야를 이끌었고, 이후 물류 스타트업 ㈜원더스를 창업해 매출 200억 달성, 한국물류대상 수상 등의 성과로 기업가적 역량을 입증했다. 현재는 비욘드엑스(BX) 인공지능 디자인연구센터장으로 AI와 디자인의 융합을 탐구한다. 문의: cs007.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