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V 도입시 참고사항

AGV는 Automated Guided Vehicle의 약자로서 우리말로는 ‘무인 운반차’ 정도 된다. 장비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반도체 업계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 AGV가 물류 박람회에 자주 보이고, 물류 관련 기사에도 자주 뜨는 것을 봐서 물류 업계에 향후 몇 년간 가장 많은 투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 글에서는 AGV를 소형 규모의 센터에 도입 및 운영했던 경험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좋은 기회

     나는 직장 생활 내내 물류와 관련된 일, 특히 배송과 관련된 일을 주로 했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의 직장에서 좋은 기회가 생겨 스마트팩토리 내에 기계 설비 도입을 진행했다. 그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AGV를 도입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국산 AGV가 부품 수급이나 문제 발생 시 조치가 빠르리라 생각해서 국산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내가 도입을 진행할 시점에 국산 AGV를 바로 인도해 줄 업체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이제 와서 이야기하지만 전화번호를 남겨도 통화하기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외산 장비를 쓸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외산 장비도 국내 딜러가 부품 조달, 수리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

     내가 도입했던 AGV는 라이다(Lidar) 시스템을 이용하는 장비였는데 바닥 QR이나 자석을 인식하는 타입보다는 장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기본으로 탑재된 초음파 시스템도 당장 바로 쓰지 못하는데도 무려 기본 옵션이었으니 말이다. (초음파는 추후 업데이트 시 유리문의 유무를 구분하는 데 사용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많은 경험은 아니지만 소형 사이즈의 공간에 (1,000평 미만) AGV를 도입하며 느꼈던 것을 정리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AGV 제조사가 제공한 영상 중 캡처

도입 시 중요한 것들

1. 운영 인력 

     AGV나 물류 로봇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외로 ‘인력’이다. 인력을 줄이기 위해서 AGV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냐 하고 반문할 수 있지만 AGV는 민감 장비이기 때문에 유지보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운영 인력은 당연히 필요한데 최소 센터당 한명 정도는 AGV를 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더불어 최소 회사에 한명 이상은 현재 시스템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기획력을 지녀야 한다. 코딩하는 개발자가 되라는 것도 아니며 로봇을 수리할 줄 아는 엔지니어가 되라는 말도 아니다. 하지만 현재 발생한 문제가 하드웨어 문제인지, 소프트웨어 문제인지는 구분할 줄 알아야 업체와 이야기할 수 있다.

2. 허용적 마인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생산성 향상이 드라마틱하게 단기간 나타나지 않아도 이를 이해해 줄 경영진 및 나머지 직원들의 허용적인 마인드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을 빼려고 기계를 넣었는데 운용인력이 필요하단다. 큰돈이 들어갔는데 사람은 그대로 유지될뿐더러 때로는 추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단다. 이걸 어떤 관리자가 순순히 이해해 줄 수 있을까? 

     AGV는 협업로봇까지는 아니지만 분명히 현장 인력의 힘든 부분을 대체해 준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장비에 익숙해지면 전반적인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도입 후 이런 성과를 내려면 상당 기간 AGV를 운용하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

3. 유지보수

     군대의 수송부에는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라는 구호가 쓰여 있는 곳이 많다. AGV 역시 자주 닦고, 청소해 주어야 한다. 센서류들이 생각보다 민감해서 작은 먼지에도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먼지만 잘 닦아줘도 길을 알아서 찾아가는 기특한 녀석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원활한 부품 수급을 위해 납품실적이 어느 정도 있는 딜러 또는 제조사와 계약을 진행하는 편이 유리하다.

4. 결국 현장

     현장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현장 사람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 할 수 있도록 AGV를 도입했다는 점을 초기에 현장에 잘 알려주면 좋다. 또한 현장을 모르고 그냥 AGV를 알아서 움직이라고 하는 건 불가능하다. AGV는 작은 턱도 못 넘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 위해 요소가 없는지 하루에 한 번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작업자들의 동선에 맞춰 이동 경로를 조정해 주거나, AGV가 접근하면 안 되는 구역의 설정, 위험 구간에서 속도 조절 등은 테스트 기간뿐만 아니라 실전에 투입된 이후까지도 자주 체크해 주면 좋다 하겠다.

세탁 서비스 업체에서 사용 중인 AGV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