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IoT 담당 김사원의 일기

안녕하세요, 벌써 해운물류 IoT라는 주제로 3번째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 해운업계가 Digital화 된다고? ‘IoT 기술과 손잡는 선사들’

#2. 폭탄으로 오해받는 IoT 장비의 억울한 사연

사실 IoT로는 딱 3편의 글만 작성하려 했는데, 며칠 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단순히 남성해운 IoT PoC 결과만 전달한다면, 독자분들께서 효과적으로 받아들이실 수 있을까?’

그래서 PoC의 결과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IoT 담당 김사원의 일기’를 준비했습니다.

독자 여러분 한분 한분이 김사원이 되셔서, 해운물류 IoT를 직접 운용하는 상상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최대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작성해보겠습니다. 재미있게, 몰입해서, 생생하게 읽어주세요!

2021년 01월 13일 <장비 출고 및 장착 계획이 나온 날!>

장비 출고 및 장착 계획

작년부터 준비했던 해운물류 IoT 프로젝트가 드디어 시작된다. IoT 장비 총 350대를 약 6개월동안 시범운용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명은 ‘IoT 기반, 내부운영 효율성 개선 시험’!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의 깊게 해봐야할 것은 바로 아래의 4가지이다.

1) 컨테이너 위치 실시간 자동갱신
2) 컨테이너 Long Staying 상세 분석 (Long Staying 위치, 기간, 원인 등 파악)
3) 실시간 화물도착정보 확보 (화주에게 Proof of Delivery 정보 송신)
4) 선박별 실시간 입항/출항 정보 확보 (선박 운항정보 상세 분석)

물론 이것들은 예상에 기반하여 작성하였기에 달성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4가지를 염두에 두고 PoC를 진행해보려 한다. 다음주에 장비 장착 현장에 방문할 예정인데, 오래 준비한 프로젝트라 그런지 굉장히 기대된다!

2021년 01월 14일 <장비 장착 지원사 및 제조사와 협의, 내부 시스템도 준비모드! >

장비 장착을 지원해주는 D사와 장비 장착 방법에 대해 협의했다.

1) 남성해운 영업팀 → D사 : 선적 최소 2일 전까지 부착 대상 Full Container List를 전송
2) D사 → OnDock : 기기 부착 예정 통지
3) 장비 장착 당일 : D사가 CY에 장치중인 Full Container에 기기 부착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사람이 직접 부착하는 방식이어서 CY 1단에 장치된 컨테이너에만 부착할 수 있었고, 장착 후 해외로 바로 내보내기 위해 Full Container에만 부착하기로 결정했다.

장비 제조사인 S사에서도 1차 공급분인 100대를 우선 출고했다.

우리 회사 안에서도 준비가 한창이다. 내부 운영시스템의 컨테이너 관리 창에서 컨테이너별 IoT 부착 여부를 별도로 체크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전략팀, 영업팀, 운영팀, 정보관리팀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협업하고 있다.

2021년 01월 20일 <장비 장착 D-day>

장비 장착 실제 이미지

우리 회사, 장비 장착 지원사 D사, 장비 제조사 S사가 모여 부산 신선대부산항터미널(BPT)로 향했다. 사전에 논의했던 사항에 대해 재차 확인하고, CY로 직접 나가야하는만큼 안전에 유의하기로 했다.

시범 부착 대상은 Full Container 3대. 장비 부착 후 정상 작동 여부는 S사에서 확인해주기로 했고, 장비 충전을 위한 충전기와 매뉴얼도 해외 거점(태국, 베트남, 중국) 5곳에 보내기로 했다.

나머지 장비들은 D사에서 계속 장착 진행해주실 계획이다. 문제없이 잘 운영되면 좋겠다!

2021년 01월 27일 <간 떨어지는 줄 알았던 날>

D사로부터 장비 부팅이 안된다고 연락이 왔다. ‘장착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고장난 건가?’하는 걱정이 앞섰다. S사에서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확인해주셨는데, 부팅을 알리는 LED 불빛이 약해 오작동으로 오해하셨다고 했다. 휴! 고장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2021년 02월 02일 <장비야 어딨니?>

중국 신강 지역으로 입항한 컨테이너에 IoT가 부착되어있지 않다는 연락을 받았다. 분명 IoT 부착 대상 컨테이너인데… 상황 파악에 나섰다.

컨테이너 양하 후 수입 화물을 빼고, 새로운 수출 화물을 채워서 Depot에 장치 중이었던 것이 마지막 데이터 기록이었다. 신강은 장비 충전지역도 아니어서 현지 담당자가 별도로 장비를 종료하거나 회수할 일도 없었다. 천진 사무소에서도 여러 번 확인했으나 IoT 장비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첫 장비 분실이었다.

장비 제조사인 S사와 분실 시 대응 방안에 대해 추가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대체 어디로 갔을까?

2021년 02월 15일 <장비 첫 충전!>

우리 회사는 주요 5개 해외지역(태국 1곳, 베트남 1곳, 중국 3곳)을 충전 거점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첫 장비 장착일로부터의 1개월 후인 오늘 태국 람차방에서 첫 시범 충전을 진행했다. 충전 대상 장비의 전력은 60% 가량 남아있었기 때문에 충전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고, 약 30~40일 가량 더 운영 가능한 상태였다.

즉, 100% 완충 상태의 IoT 장비는 약 3-4개월가량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배터리 잔량이 2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S사에서 미리 충전 요청 알림을 주기도 한다. 장비 충전 시간은 방전된 장비 기준 약 8~10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한번 충전에 3-4개월 운영. 아시아 권역 내의 항로만 운영하는 우리 회사에서는 2개 이상의 항차를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이긴 한데, 미국/유럽 등의 먼 지역으로 떠나는 원양선사에서는 한 개 항차만 소화하고 바로 충전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1년 02월 16일 <그냥 놔두셔도 되는데요…!>

사건 발생 당시 내부 메신저 보고 내용

이번에는 일본에서 연락이 왔다. 자그마한 분실 소동이었는데, 화주분께서 장비를 탈거해야 하는 줄 아시고 떼어서 따로 연락을 주셨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회사 측에서는 장비가 유실된 줄 알았는데 화주분께서 연락을 주셔서 다행이었다.

원래 장비가 부착되어 있던 컨테이너는 이미 반출되어서 해당 장비는 다른 컨테이너에 부착하기로 했다. 선사, 터미널, 컨테이너 정비사, 운송사뿐만 아니라 화주에게도 사전에 안내해야 장비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든 관계자에게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려우니, 장비에 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라벨을 제작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장비 자체에 안내문구가 붙어있으면 관리가 한층 수월해지지 않을까?

2021년 02월 22일 <왜 데이터가 안오지?>

사건 발생 당시 내부 메신저 보고 내용

S사로부터 2월 16일에 일본에서 신규 컨테이너에 재부착한 IoT 장비로부터 데이터가 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데이터 수신 플랫폼에서 확인해보니 장비 전원 자체가 꺼져 있는 것으로 나왔다. 아무래도 장비를 재부착 할 때 전원을 키지 않고 부착한 모양이었다.

본선에 연락을 취해 확인해보니, 해당 컨테이너가 3단에 선적되어 있어 바로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이 왔다. 어쩔 수 없이 해당 구간에서는 해상운송 데이터를 받지 못했지만, 바로 다음 도착항에서 장비를 켜고 정상적으로 데이터가 수신되는 것을 확인했다.

2021년 03월 10일 <장비 유실 시 대응 매뉴얼을 세워보자>

우리 회사에서 운용하고 있는 장비는 S사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주고 있다. 장비로부터 데이터가 오지 않거나, 분실로 추정되는 등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우리 회사 담당자에게 연락을 주시는데, 그동안은 그때그때 조치를 취했지만 이제 매뉴얼을 세워 구조적으로 움직여보기로 했다.

1) 남성해운 내부 운영시스템에 기록된 컨테이너 최종 위치 및 상태(Full/Empty) 확인
2) 점검 가능한 상황으로 확인될 경우 현지 담당자가 컨테이너 및 장비 상태 확인 (분실/방전/파손)
3) 본선 선적/육상 운송/화주 점유 등의 상황으로 점검이 어려울 경우, 점검 가능한 상태로 전환되는 즉시 상태 확인
4) 확인 후 상황에 따른 조치 실행 및 엑셀 파일로 기록 작성 (방전 → 충전 가능 지역 진입 시 즉시 충전, 분실/파손 → 남성해운/S사/현지 담당자 등 관련인원에게 전체 공유 등)

2021년 03월 11일 <컨테이너 세척장에서 발견된 IoT 장비>

이번엔 태국의 람차방이다! 람차방에서 장비가 분실된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바로 현지 담당자에게 장비 추적을 요청하였는데, 장비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발견되었다. 이전 선적지인 호치민의 Cleaning Yard에서 발견되었다는 것..! 컨테이너 세척 작업 중에 작업자가 탈착하여 보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다행히 전원을 끄지 않아서 IoT 장비 위치 추적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IoT 장비는 베트남에, 컨테이너는 태국에 있는 엉뚱한 상황이었다. 탈착 방지 스티커를 부착하는 아이디어에 이어, IoT 장비 자체를 컨테이너 내부에 부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장비 제조사인 S사와 협의가 필요할 것 같다.

2021년 03월 12일 <IoT 장비 파손…>

파손된 IoT 장비

IoT 장비의 첫 파손 신고가 들어왔다. 신선대부산항터미널에서 장비 전원을 끄던 중 발견되었다고 한다. 해당 장비가 보내던 기록을 보니, 보통 0~1 사이의 충격을 받던 장비가 갑자기 25.51만큼의 충격을 받은 시점이 있었다. 원인은 파악할 수 없었지만 무언가에 의해 큰 충격을 받고 파손된 것 같다.

2021년 04월 08일 <IoT 장비 충전 매뉴얼을 세워보자>

이제 슬슬 충전이 필요한 장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IoT 장비를 충전하려면

‘장비 배터리 정보 파악 → 해당 장비 및 컨테이너 운영 정보 파악 → 충전 가능 지역에 입항하는 시기 파악 → 입항 대기 → 해당 컨테이너 찾아 장비 탈착 → 장비 충전 → 해당 컨테이너 찾아 CY 1단에 적재 요청 → 장비 부착’

의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터미널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매뉴얼을 원했고 1대 충전 당 한화 3,500~10,000원 상당의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금은 350대이지만 향후에 더 많은 IoT 장비를 운용할 것을 대비해 충전에 대한 관리도 반드시 수반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충전 비용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였기 때문에, 남성해운 본사 운영지원팀과 S사, 터미널 간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청도항의 경우 충전 1대당 $12의 높은 가격을 요구했기 때문에, 청도에서는 되도록 충전하지 않는 것으로 협의하기도 했다.

2021년 06월 14일 <IoT의 효용성 파악하기>

약 4-5개월정도의 PoC를 진행하면서, 각 IoT 장비에서 보내온 각종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었다. 이제는 이번 PoC의 첫번째 목표였던 ‘컨테이너 위치 실시간 자동갱신’에 대한 효용성을 파악할 때가 된 듯 싶었다.

남성해운에서 컨테이너의 위치와 상태정보를 파악하던 기존의 방식은 

‘터미널에서 컨테이너 정보 확인 및 터미널 자체 시스템에 등록 → 터미널 내부 시스템에 등록된 컨테이너 정보를 남성해운 내부 시스템으로 전송 → 남성해운 운영팀에서 컨테이너 정보 업데이트’

의 과정을 거쳐야했다. 모든 과정이 수작업을 거치다 보니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신받기는 하늘의 별따기였고, 길면 48시간까지도 컨테이너 정보가 업데이트 되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게다가 터미널 내부 시스템에 의존하다보니 컨테이너가 터미널 밖으로 벗어나는 순간 더 이상의 어떤 정보도 받기 힘들었다.

반면 IoT 장비를 컨테이너에 부착할 경우, 해당 장비가 30분~1시간 간격으로 컨테이너 위치 및 상태 정보를 보내주기 때문에 거의 실시간으로 컨테이너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우리 팀에서는 IoT를 통한 방식이 기존의 방식보다 얼마나 빠른지 파악하기 위해 몇 대의 IoT 장비를 대상으로 각 정보가 수신된 시각을 대조했다. 짧으면 1시간, 길면 30~40시간도 빠른 경우가 있었다. 심지어는 터미널의 정보가 잘못된 경우도 발견했다.

IoT 기반의 정보를 활용하면 선사의 자산인 컨테이너의 정보를 더욱 빠르게 취합하고, 이를 통해 자산 운영 효율성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특히 내륙지역으로 들어간 컨테이너 정보까지 알 수 있으니 컨테이너가 어느 지역에서 얼만큼 머물고, 어떤 상태인지를 확인할 수 있어 Long Staying, 화물 파손 등의 문제를 심도있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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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입니다! 간결하게 적으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어떠셨을지 모르겠네요.

모쪼록 많은 분들께서 생생하게 IoT PoC를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일기로 보면 사건사고가 별로 많지 않아보이지만, 실제로는 확인된 파손 1대, 분실 9대였으며 – 확인되지 않은 분실 다수 + 방전되어 데이터 송신하지 못하는 장비 다수 – 로 다사다난한 PoC였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극복하며 더 많이 배우고, 치열하게 보완해나가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PoC 결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 여러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해나가고 있는지, 어떻게 더 발전하고 있는지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글을 읽어주신 많은 김사원들께 감사드립니다.

"BEYOND Shipping - engineering the future!!" 상기 모토(Motto)를 실현시키기 위해, 일선 현장에서 하나씩 하나씩 발굴하여, 조사하고, 분석하고, 협의하고, 기획하여, 관련 파트너(이해관계자)와 협업을 통해, 실행해 나가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熱心)으로 노력을 다하려고 하고 있는 국내 중견 컨테이너 운송선사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최영석/김효지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