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3분기 실적] 멤버십 가격 인상도 멈출 수 없었던 쿠팡의 질주, 그 이유
1. 쿠팡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있었던 쿠팡의 2024년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쿠팡의 매출은 78억6600만달러(약 10.9조원)로 전년 동기(61억8400만달러) 대비 27%, 지난 1월 인수합병으로 1분기 재무제표부터 신규 반영된 글로벌 럭셔리 플랫폼 파페치(Farfetch) 실적을 제외할 경우 20% 성장했습니다.
2.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했지만, 주로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쿠팡의 특성상 환율 변동을 반영한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쿠팡의 2024년 3분기 고정환율(Constant Currency) 기준 매출 성장률은 32%(파페치 실적 제외시 25%) 성장했습니다.
3. 쿠팡의 국내 커머스 사업 실적을 반영하는 프로덕트 커머스(Product Commerce) 부문의 2024년 3분기 매출은 68억9100만달러(약 9.6조원)로 전년 동기(59억6600만달러) 대비 16%,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20% 성장했습니다. 쿠팡에 따르면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 부문의 거래액 지표 역시 고정환율 기준 성장률(20%)과 일치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4. 쿠팡의 이러한 성장세는 국내 평균은 물론, 2위 경쟁 플랫폼 네이버의 성장세 역시 수배 이상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5. 참고로 네이버가 밝힌 2024년 3분기 전체 커머스 사업의 거래액 성장률은 4.3%이고요. 통계청에 따르면 24년 3분기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은 59조389억원(잠정치)으로 전년 동기(57조3187억원) 대비 3% 증가한 수준에 멈췄습니다. 직전 2분기(607조570억원) 대비로 보자면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은 2.7% 역성장했고요.
6. 이번 분기 쿠팡은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부문*에서도 거대한 성장을 증명했습니다. 쿠팡 성장사업 부문의 2024년 3분기 매출은 9억7500만달러로 전년 동기(2억1800만달러) 대비 무려 347%(고정환율 기준 356%) 성장했습니다.
* 쿠팡의 성장사업 부문은 인터내셔널(대만사업),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핀테크, 파페치 실적을 포함합니다.
7. 신규 편입된 파페치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쿠팡의 3분기 성장사업 부문은 전년 대비 145%(고정환율 기준 155%) 성장한 약 5억3410만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쿠팡 경영진들에 따르면 쿠팡이츠와 대만 사업은 모두 연초부터 긍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성장 지표나 비중을 숫자로 공개하진 않았습니다.
“쿠팡이츠가 제공하는 가치와 서비스 수준에 대한 고객 반응은 강력합니다. 대만 사업의 경우 한국에서 수년간 구축했던 많은 역량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에서보다 더 빠르게 대만 사업의 운영 효율성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사업 모두 아직 성장의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기대 수익에 대한 확신이 들 때만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향후 적절한 시기에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범석 쿠팡 CEO
‘수익성’까지 잡아버린 쿠팡
8. 지난 1, 2분기 각각 순이익과 영업이익 지표에서 ‘적자’ 전환했던 쿠팡의 수익성 지표는 이번 3분기 다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2024년 3분기 쿠팡의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은 1억900만달러로 전년 동기(8800만달러) 대비 23.9% 성장했습니다.
9. 앞서 1, 2분기 실적발표 당시 일부 미디어들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커머스 플랫폼들의 국내 마케팅 강화에 따른 쿠팡 실적 악재를 진단하기도 했던 것을 기억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나 1분기와 2분기 쿠팡의 적자는 각각 파페치 인수 관련 비용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선반영 영향이 컸고요. 일시적인 비용 부과 요인이 사라지자 다시 한 번 수익성 측면의 지표 또한 개선된 것으로 진단합니다.
10. 특히 쿠팡은 성장사업 부문에서 수익성 성과를 특기했는데요. 쿠팡에 따르면 인수 당시 적자를 보고 있었던 파페치는 3분기 기준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수익성을 달성했다고 강조했고요. ‘쿠팡이츠’ 역시 전반적인 성장사업 부문 수익성 개선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쿠팡과 파페치의 시너지를 묻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대해) 파페치와 관련하여서는 아직 연말까지 안정화 할 많은 작업들이 남아있습니다. 내년에는 쿠팡과 시너지를 포함한 다른 기회들을 평가할 것이며, 적절한 시기에 내용을 공유하겠습니다” - 김범석 CEO
11. 참고로 3분기 쿠팡의 성장사업 조정 EBITDA는 1억27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으나 이는 전년 동기(1억6100만달러) 대비 3400만달러, 전분기 대비 7300만달러 개선한 수치입니다.
멤버십 요금 인상이 성장에 미친 영향
12. 특기할 점은 이번 3분기 쿠팡의 매출 및 수익성 측면의 성과가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요금 인상 이후에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지난 4월 신규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 요금을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고요. 8월부터는 기존 회원에게도 동일한 인상률을 적용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3분기 실적은 기존 및 신규 회원 모두에게 로켓와우 요금 인상이 적용된 후 받은 첫 번째 성적표입니다.
13. 멤버십 요금 인상은 그 인상분이 거의 그대로 쿠팡의 ‘이익’ 지표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수익성 측면의 영향력은 긍정적이지만요. 다만, 요금 인상으로 인한 고객들의 이탈이 관측될 수 있을 만큼 충성고객 숫자 및 거래액 관련 지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네이버, 지마켓, SSG닷컴 등 쿠팡과 경쟁하는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로켓와우 요금 인상 시기에 맞춰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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