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 소비자 쿠팡 중 위너는 누구?

이런일도 있을까요? 오늘은 진짜유통연구소 아니고 상상력을 발휘해 봤습니다. 소설연구소?

온라인 쇼핑 성장세가 어마어마하다. 예전 소호몰부터 시작해서 최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까지 온라인으로 물건 팔아서 꽤나 큰 매출을 올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나도 온라인으로 물건을 한 번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 어디서 팔 것 인가?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나 팡팡!!! 해외 증시에 상장! 수백 조 기업. 영혼배송~~~ 최고의 이커머스 기업, 방문자 수도 엄청 많고 거래액도 점점 늘어난다 이 말씀.

열심히 내가 잘 아는 분야 모르는 카테고리를 공부하고 시장 흐름까지 파악한 후 아이템을 선정! 이거야 내가 대박 날 바로 그것. 역시나 온라인판매라면 옷을 팔아야 해! 시즌별로 변화하는 흐름을 읽어 내고 나만의 스타일의 옷을 만들어서 멋진 모델과 함께 이미지 컷을 남겨주면 나도 드디어 온라인으로 대박 난 사장님으로 인터뷰도 하고!!!

자 옷을 열심히 디자인해요. 샘플체크체크. 조건 협의하고 생산~~과 동시에 모델 섭외. 처음 시작하는 거고 나름 자금도 영끌해서 모아놨겠다 나름 인지도 있는 모델 모셔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비싸지만 내 상품 내새끼인데 어찌 대충할 수가 있는가! 사진이라면 나도 좀 찍지만 귀한 모델분도 모셨는데 전문 포토그래퍼도 모셔온다. 이월상품도 이분 손을 거치면 바로 완판된다는 전설의 찍자 마자 다 팔려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선생님이시다.

촬영이 끝이 아니지 사진은 언제나 후보정이 꽃이다. 노래도 작사, 작곡 후에 편곡이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법. 사진작가와 별도로 보정을 위한 분도 섭외했다. 이제 멋진 상품 상세 페이지를 만들어 보자. 벌써부터 구매 주문이 쌓이는 것만 같다. 주문한 옷들도 오늘 입고될 예정이니까 상품을 등록한다. 사실 주문받고 그때 만들어서 보내줘도 되지만 요즘 경쟁은 그렇지 않다. 주문하면 바로 보내줘야 좋은 후기가 남고 한동안 이가격에 이정도 퀄리티에 다음날 배송이라니!!! 이 3단 콤보를 위해 마진은 포기했다. 1~3차 생산까지는 노 마진, 내 인건비도 0원으로 설정했다. 돈은 그 다음에 벌어주겠다.

상품 등록과 동시에 주문이 들어오고 대략 10일 치 물량을 생산했는데 3일 만에 품절이다. 고객들이 언제 다시 입고되냐는 자꾸자꾸 물어본다. 죄송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Ctrl C Ctrl V 가 아니라 정성 들여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쓴다. 그사이 상품을 배송 받은 고객들의 후기가 올라온다. 예상했던 그대로? 아니 그것보다 훨씬 더 반응이 좋다. 당연하지 보통 5만원에 파는 걸 내가 지금 4만원에 팔고 있으니까! 사실 원단이나 마감을 생각하면 내 상품은 8만원에는 팔아야 맞다. 그렇지만 50% 할인해서 내 고객을 확보하고 후기로 쌓아야 하니까 일단 지른다.

3차 물량까지 순조롭게 판매했고, 이제는 원가절감을 위해서 대량으로 대출까지 받아서 지금 판매량의 10배를 생산했다. 똑같이 4만원에 팔아도 이익이 나름 나는 정도로 세팅을 마쳤다. 다시 한번 상품 상세 페이지 점검하고, 고객의 후기 중에 감사 인사나 불편함에 대한 사과와 대응방법 놓친 것은 없는지, Q&A나 메일 문의를 답 안 한 것은 없는지 살펴보고 추가 입고! 사실을 알린다.

당연히 미리 물류센터에도 사람 더 필요하다고 말해 뒀고 각종 부자재는 이미 창고를 넘어서서 밖에서 대기중이다. 그렇지만 금방 포장해서 내보낼 테니까 괜찮다.

그런데… 왜? 주문이 안 들어오는 거지? 지금까지 품절이라 못 샀다는 고객과 다른 색상도 추가로 사겠다는 분들만 해도 지금 생산량의 50%나 되는데… 오늘 아침 까지만 해도 Q&A 답글 다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왜 시스템 에러 인가? 아니면 내 인터넷이 끊어졌나? 인터넷 회사에도 전화해 보고, 컴퓨터도 껐다 켜고 내가 직접 주문도 해본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잘 주문된다.

어? 내 상품인데 근데 왜 판매자 이름이 다른 거지? 상품명도 같고, 내 옷이고, 우리 모델 님이고 혹시나 몰라서 컷마다 써 놓은 브랜드 명과 내 사인까지 다 박혀 있는데 판매자 명만 다르다. 혹시나 도용 당한 건가 해서 상품 후기와 Q&A까지 살펴봐도 내 상품이 맞다. 심지어 내가 내 이름 걸고 판매하는 거라고 셀러명이 아니라 내 이름 써가면서 달아 놓은 감사인사도 그대로 있다. 그런데 내 상품이 아니라니…

멍한 사이 물류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대표님 오늘 평소보다 3배 더 출근시켰고, 택배사에서도 차량 1대 더 보내기로 했습니다. 걱정 마십쇼!!!”

듣는 둥 마는 둥 일단 전화를 끊고 찬찬히 살펴보니 판매가가 4만원이 아니라 38,000원이다. 가격은 왜?? 다시 찬찬히 검색을 해보니 내 상품은 그대로 있다 4만원. 2천원이 더 싼 제품이 메인으로 노출되고 내 제품은 안보인다. 지금껏 준비한 걸 이제 딱 터트려야 하는데 어찌 이런 일이…

검색을 해보니 이런 일이 나에게만 일어난 건 아니고 작년부터 문제가 되어서 소송도 진행중이라고 한다. 공정위에도 당연히 내용이 들어갔는데 아직은 아무 것도 답이 없는 상황이고…

고민이다. 지금 가격을 더 낮춰야 하나? 아니면 저건 누가 봐도 내 상품이니까 돌려받을 수 있는 건가?  

끝.

오늘은 소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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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의

쓰리알랩스 대표(현). 롯데마트 창조혁신팀(사내 컨설턴트), 11번가 전략기획실, GS홈쇼핑 e상품전략팀, 11번가 마케팅전략팀, 위메프 기획조정실장, 원더스 CMO 등 온오프라인 커머스를 다양하게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짜유통연구소(진유연)를 설립했습니다. "입금이 아이디어를 만든다" 필명은 커머스가이 입니다. 유통/물류 기업 컨설팅 및 외부 기고, 강연 다수 진행. 창업 경진대회 심사위원 및 멘토링 진행 경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