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부적응자의 직장생활 이야기 ep1.

안녕하세요 진짜유통연구소 커머스가이 입니다. 

비욘드엑스 첫글을 어떤걸 써야하나 고민하고 있다가 일단은 캐릭터를 보여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들고 왔습니다. 

나름 히트한 글~

긴 글 주의!! 분량 조절을 해야 하나, 신입으로 입 퇴사를 반복한 부분까지 한 번에 쓰다 보니… 길어요.


#커머스가이 의 탄생 “조직 부적응자의 직장생활 이야기”

부제: 11번의 사표와 10개의 사원증 그리고 사업자번호

ep1. 신입사원의 패기 어디까지 알아보셨어요?

들어가면서.

2004년에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2019년 1월 5일! 내 생일에 창업을 하였다. 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어떻게 커머스가이가 등장하게 되었는지 써보려 한다. 여러 번의 이직 경험을 바탕으로 내 생각을 먼저 짧게 쓰자면!

취업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거 그 일이 진짜 어떤 일인지 몰랐 어도 하고 싶은 일에 지원하게 맞고 현실과 타협하는 것도 당연히 그러면 된다. 그러나 본인까지 속일 수 있다면 괜찮지만 그러지 않으면 결국 그만두게 됨. 그리고 자기소개서 쓸 때는 시원하게 쓰자. 포장해 가며 조심조심 쓰나, 두근두근 쓰나, 하고 싶은 말 그냥 막 지르나 합/불은 인사 담당자 마음. 보는 사람이 자기 기준대로 볼 건데 쓰는 놈도 맘대로 써 야지. 괜히 잘 보일라고 써봐야 (뽑을) 생각 없는 놈한테는 아무 의미 없다.

단, 오탈자는 내지 말자.

그리고 이직은 지금 회사에 불만이 있거나, 더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 있거나, 그냥 한번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거나, 누가 오라고 조르거나 한다면 그냥 이직해 보는 것도 괜찮다. 다만, 선 퇴사 후 일거리 찾기는 안된다. 꼭 계속 같은 업태에 같은 직무를 담당할 필요는 없지만, 시간이 흘러 내가 한 일들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그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일이 되도록 이직하면 좋다.

산업군이 다르더라도 같은 직무, 직무는 다르더라도 유사한 업종에 근무하는 게 좋다. 그리고 이건 나의 존경하는 분이 하신 말씀인데 이직할 때 절대적으로 처우(금전적인 부분이 강하지만 본인이 판단하는 현재 상태)를 낮춰서 이직해서는 아니 된다고 하셨다. 한번 내려가면 올라오기 너무너무너무 힘들다고.

그럼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퇴사 #1.

전설의 시작.

나는 원래 광고를 좋아했다. 그게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그저 텔레비전에 나오는 광고가 좋았고, 광고를 외워서 따라 하는 것을 즐겼다. 자연스럽게 수학이 어려웠던 덕분에 문과! 학과는 당연히 광고홍보학과 혹은 심리학과를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 진학 시점에 100% 광고가 확실하냐는 형의 말에 조금 포괄 개념인 신문방송학과에 진학. 그냥 그냥 학교 다니다가…

2005년 졸업을 앞둔 2004년 여름, 학교에 들어온 광고대행사(정확히는 프로모션 대행 중심 회사) 인턴 모집 공고에 손들고 지원, 합격(어차피 인턴이라 붙여준 듯. 보고 채용 결정하면 되니까)해서 출근하게 되었다. 이름을 아는 회사들은 이니셜 처리할 텐데 이 회사는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회사는 모 제약회사 이벤트를 담당하고 있어서 그 제약회사 창고에서 근무를 했다. 중략.

발주한 업체에서 대학생 행사가 히트! 친 기세를 몰아 고등학생 ㅇㅇ캠프! 를 진행했는데 “갑”사의 담당자, 팀장, 부서장까지 연 이은 점검 및 피드백을 받고 최종 OK 사인을 받았다. 본 행사 2주 전에(총 3개월짜리였고, 유니폼 및 아이템은 8주 전부터 준비) 최종 컨펌받는 자리에서 담당 임원이 점검하러 와서! “누가 이런 색깔로 하라고 했냐? 싹 바꿔라!” 한마디 하고 가심… 그래서 6주간 준비한 아이템을 2주 안에 전부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됨. 그때 내가 어릴 때 좋아하던 광고는 소비자로서 좋은 거지 “을”이 하기는 아니 정쯤 되었나 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힘들구나 하는 생각에 바로 그만 둠.

– 얻은 것! “갑”과 “을”은 확실히 다르다. 그냥 다르다. 회사 규모 문제가 아니다. “갑”이 좋은 건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을” 이면 어떻게 해야 하지? 

– 후기 당연히 학과 사무실에 해당 회사에서 연락이 오고 욕을 먹음. 그 자리를 원했던 다른 학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음(연락해라 밥 사준다)


퇴사#2

그리고는 난생처음 토익 공부를 하러 대학 입학 후 2번째로 도서관에 간 날(첫 번째는 다른 학교 다니는 친구 놈이 지네 학교에 없는 책이 우리 학교에 있다고 빌려 달라고 해서). M신문에 다니는 선배님이 성으야~ 우리 광고국 직원 뽑는데 학과 사무실에 누구한테 연락하면 되냐?라고 하길래 “아이고 형님 그런 것은 저한테 주시면 제가 알아서 잘 집어먹습니다!!” 하고 학과 사무실에 내용은 전달하고 내가 하겠다고 얘기했음.

마침 다른 사람들은 신문사에 기자가 아닌 직무에 관심은 없었던 관계로 본인이 지원. 논술 + 영어 시험 + 면접(회장님!) 후 입사. 동기 1명과 2명이 입사하여 2004년 10월 18일에 첫 출근. 광고국은 머 나름 재미가 있었는데… 누군가에겐 엄청난 장점이 나에겐 문제가 된 두 가지가 있었으니….

첫 번째 모든 업무가 술과 함께한다는 점. 아는 사람들이 꽤 있지만, 나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다 회사에서도 지인들과도 만남에서도. 태어나서 한 번도 안 먹은 건 아니지만 거의 0이라고 보면 된다.

두 번째는 내 전공이 신방과이다 보니 주변에서 자꾸 니 기사는 어딨냐 얘가 M신문 기자야 하는 얘기를 해서. 기자 될 능력도 생각도 없었는데 자격지심에 힘들었다. 결정적인 사건은 초안을 편집국에 가져다줄 일이 있었는데… 지문인식이 되지 않았다는 점. 나도 시험 보고 면접 보고 입사한 신입사원인데 그 동네는 열리지 않음…(지금에 돌이켜 보면 회사 주요 시설은 출입 제한이 있는데 그땐 꼬꼬마 + 자격지심에 분노했다)

그때부터 흥미가 뚝 떨어져서 그만둬야지 하는 생각을 함. 빨리 그만둘라고 했는데 그게 또 월급도 괜찮고, 인센티브도 쏠쏠하고, 업무비도 현찰로 주고, 법인카드도 주고, 업체 만나면 업체가 맛난 것도 사주고 해서 조금 더 다녔다. 그러다 이뻐해 주시던 과장님께 그만두겠습니다! 했더니

“응? 야 너 사직서는 쓸 줄 아냐? 써서 나한테 가져와봐 내가 봐주고 제대로 썼으면 처리해 줄게. 사무실로 오지 말고 지하식당으로 와라”

과장님과 만난 자리에서

과장님: 왜 그만둘라고? 야이 조그마한 녀석아 머가 불만이야? (순화하였으니 각자 뉘앙스는 판단)

나: 기자가 메인인 조직에 있는 것도 그렇고, 사원인 나와 부장이 업무가 다르지도 않고 매일 똑같이 만나서 술 마시고, 뜯어내고, 어르고 달래는 게 반복될 것 같아서 흥미가 떨어집니다

과장님: 니가 몇 살이지?

나: 27살입니다.

과장님: 그래 머 한참 어리니까 이것저것 고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겠지. 근데 니가 아직 제대로 이 업무를 모르는 것 같으니까 앞으로 4주간 제대로 알려 줄 테니 그때도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그만둬라.

나: 지금 그만두겠…

과장님: 걍 더 다녀.

나: 네…

그날 이후 매일 아는 분들 소개해 주시고(그전에도 많이 데리고 다님) 업무 진행도 알려주시고 저녁 자리에도 더 자주 데려 다니면서 알려주심. 그러나 한번 먹은 마음은 바뀌지 않고 결국 4주 뒤

과장님: 어떻게 할래?

나: 그만두겠습니다.

과장님: 그래 그만둬라. 나도 지금 국장님이 잡아서 아직도 원망하고 있다. 내가 너한테 뭐하러 원망들을 짓을 하냐? 다른 일 잘 찾고 잘 살아.

나: 네 죄송합니다.

이렇게 8개월의 근무를 마치고 5월에 퇴사.

– 신문사 광고국은 내가 생각하던 광고(흔히 말하는 크리에이티브)와 다른 매체 관련 업무였고, 밀당이 참으로 중요한 업무임.

– 후기: 그만둔 뒤에 내 연봉을 계산해 보니…. (다시 받아주세요 굽신굽신)

퇴사 #3.

나름 쉽게 졸업 전에 2번이나 원하는 광고 관련 업무로 취직을 했었기에 머 또 취직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5월에는 사람을 안 뽑더라…. 상반기 공채는 좀 남았고 열심히 검색해도 별로 채용하는 데가 없음. 채용이 없는 중에 지원 광탈을 반복하다가…

7월 중순에 C병원 홍보실 채용 공고를 발견! 이거슨 교직원! 바로 지원~ 합격! 출근~ 병원 투어, 인사, 근무! 요즘 의학드라마에는 제대로 나오지만 그때(2005년)만 해도 병원에서 그냥 의사가 다 위고 간호사, 행정직원은 그냥 아래로만 알려지던 시절.

막상 가보니 간호사와 의사는 남자들이 쉽게 이해할 콘셉트로는 장교와 하사관의 관계. 특히 수간호사님은 전공의 까지는 눈빛으로 제압함(우 모씨 눈빛 따위가 아니라 부드럽게 쳐다보지만 ㅎㄷㄷ) 집에서도 좋아함. 당시 살던 집에서 걸어서 5분(도아 to 도아~) 집 침대에서 병원 책상까지 진자운동을 하듯 하는 출퇴근과 대학교의 밝은 에너지 등 모든 것이 좋았다.

그런데! 당시 ㅇㅇ친구가 결벽증이 있었는데 딱 한마디 했다. (지난 일입니다)

“병원 다니면 병 옮을 것 같아…”

“그래? 그럼 그만둬 야지”

3주 만에 퇴사….

그만둔다고 하자,

팀장님과 행정실장님이 “응????????????????? 박성의 씨 교직원이야 교직원~ 물론 대학교 교직원처럼 방학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학원 수업도 원하면 들을 수 있고 이게 잘 뽑지도 않아 다시 생각해봐”

라고 했지만 머 누가 싫다는 데 어쩔.

– 병원 아주 깨끗합니다. 걱정 마세요. 그리고 병원 행정직원의 최대 장점은 근무 중에 언제든 병원을 갈 수 있다는 점! 가족이 아프면 할인이 완전 팍팍되고 머 생각하는 그런 혜택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


퇴사#4.

퇴사 후 또 열심히 채용 공고 검색! 저축은행 신입/경력 공고를 발견! 당시 전체 2위 규모의 저축은행(지금은 없어욥). 신입은 정확한 직무 없이 신입 행원 모집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지원서에

“저축은행은 고객들에게 이미지 관리를 좀 해야 하고, 특히 브랜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내가 최적의 후보라 생각한다. 은행 실무에 대해서는 경영학, 회계학 등 전공자에 비해 현재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신입 사원이라면 마땅히 교육이 있을 테니 그 교육을 받아서 제대로 처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홍보업무는 다른 누구보다 내가 잘할 테고 내부 교육 과정도 부족할 테니 나를 뽑아라”

라고 패기 터지게 자기소개서 작성. 서류 합격 후 1,2차 면접 합격하고 최종 발표가 나야 하는데 경쟁이 치열하다고 계획에 없던 3차 면접 진행. 3차 면접에서 회장이 순서대로 질문하다가 내 차례에 “박성의 씨 뽑으면 홍보는 확실한 거죠?”라고 하길래

가볍게 미소를 띠며 “걱정하지 마십쇼” + 오른손 엄지 척 시전.

합격! 해서 출근. 신입 교육받고 창구에 투입. 돈 받아서 통장 만들어 드리고, 적금 부어드리고, 돈 내 드리고 반복. 아침에는 옆 1 금융권에 가서 수십억! 수표 찾아오고(지금은 모르겠는데 그때는 수표 발행을 못해서 1 금융권에서 아침마다 찾아옴) 저녁에는 다시 돈 수십억 입금하고. 반복. 당시 그 저축은행의 주력 상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일수! 신입사원 로테이션으로 대출 쪽에 근무할 때 100억짜리 대출 건 처리하는 걸 봤는데… 선이자도 있고 적금도 부어야 하드라.

그렇게 회사를 댕기고 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

– 나는 무교. 주변에 독실한 교인이 참 많지만 십자가와 안 친함.

휴대폰으로 사내 기도회가 있으니 참석하라는 문자가 와서 바로 인사팀에 올라가서 인사과장(신입 교육 담당이라 친했음)에게 따짐. 앞으로 한 번만 더 이 문자가 오면 그만두겠다!

실제로 다른 신입들에겐 문자가 왔지만 나는 안 와서 그냥 다님.

그러다 선배와의 대화 시간에 모 선배가

선배: 성의 씨는 교회 다니세요?

나: 아니요

선배: 앞으로 다닐 생각은 있어요?

나: 전혀~~~~~~~~요

선배: 교회 안 다니면 여기서는 진급하기 힘들 것 같은데요?

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교회랑 진급이랑 먼 상관입니까?

선배: 그게 회장님부터 다들 교회 다니고 대강당에도 십자가 있고, 문자 받았죠? 예배 오라고. 다들 다니고 실제로 안 다니는 사람들은 버티다 대부분 나갔어요…

나: 음. 머 그게 사실이면 저도 그만둬야 지요.

다음날 바로 인사팀에 가서 인사부장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사실 확인 요청.

인사부장: 어떤 놈이 그런 말을 해?

나: 어떤 놈이 중요한 게 아니고 사실인지 아닌지만 얘기해 주십시오.

인사부장: 나도 교회 안 다니는데 인사부장 아니냐. 걱정 말고 다녀라

나: 그럼 확인서를 써주십시오. 최고 인사 책임자 명의로 교회와 회사 평가, 진급이 무관하다는 확인서를 써주면 계속 잘 다니겠습니다.

인사부장: 인사부장이 얘기하는데 굳이 확인서까지 필요해? 아무 상관없으니 그냥 다니면 돼.

나 : 확인서 써주세요.

인사부장: 확인서 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

나: 그럼 그만두겠습니다.

이렇게 퇴사.

– 여기서 또 어마 무시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사세가 확장하는 회사에서는 항상 발생하는 문제이긴 한데. 내가 입사했을 때 신입 월급이 기존 대리 월급과 비슷하고 2~3년 전 입사한 선배들보다 많았다. 그에 대해서 이의제기를 한 선배가 있었는데 인사팀에서 “자산 2천억 일 때랑 2조 원일 때 신입 역량이 같다고 생각하냐? 지금이면 니들은 서류에서 다 탈락이야. 그냥 감사하면서 다녀!”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함.

사실 많은 회사들이 고속 성장 이후에 입사한 경력들에게 더 좋은 처우를 해주면서 기존 직원들에게 입 발린 소리만 하다가 나중에 말을 뒤집는데. 차라리 저렇게 말하는 것도 방법이다 싶었다. 그 당시에는. 그러나 당연히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보상이 주어져야 하는 것이 이치!

2005.9월 추석 지나서 퇴사하고 또다시 채용 공고를 스캔하다가 하반기 공채에 지원. 할인점에 입사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커머스 관련 내용이자, 경력 이직 얘기니까 다음번에 끊어 갑니다.

TMI: 합격한 것만 써서 그렇지 이력서는 나도 100장 썼다. 복붙이라 그렇지.

우선 첫 번째 글은 이 정도로 캐릭터 소개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또 읽으신 분들은 제목만 봐도 같은 내용인지 아셨어야…

커머스가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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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의

쓰리알랩스 대표(현). 롯데마트 창조혁신팀(사내 컨설턴트), 11번가 전략기획실, GS홈쇼핑 e상품전략팀, 11번가 마케팅전략팀, 위메프 기획조정실장, 원더스 CMO 등 온오프라인 커머스를 다양하게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짜유통연구소(진유연)를 설립했습니다. "입금이 아이디어를 만든다" 필명은 커머스가이 입니다. 유통/물류 기업 컨설팅 및 외부 기고, 강연 다수 진행. 창업 경진대회 심사위원 및 멘토링 진행 경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