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브랜드) 자사몰 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커머스가이 입니다. 

2019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시간 기준으로 20시간 30분 정도 남았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다들 예상하셨던 그대로 혹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셨기를 바라며, 올해 마지막 글이자 비욘드엑스에서 처음 쓰는 오리지널 글을 시작합니다. (기대하시는 대로 제 의식의 흐름을 같이 따라가 보겠습니다)

 

오늘은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업체들이 많은 자사몰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그냥 유통사에 납품하거나 다른 온라인 채널에 파는 거 중심으로 하던 제조사(브랜드)들이 갑자기? 자사몰을 열심히 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자사몰을 이제와서?

네, 말 그대로 내가 주인인 온라인 쇼핑몰입니다. 오프라인 유통업태로 보자면 직영점? 온라인 몰은 하나만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니 본점 하나 있는 형태라고 할 수 있죠.

최근 몇년 새 제조사들이 자사몰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식품 제조사들이 활발합니다. 대부분의 식품제조사들이 예전부터 자체 온라인 쇼핑몰은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냥 만들어 놓기만 했을 뿐 딱히 이걸로 매출을 왕창 올리거나 고객을 확보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온라인 쇼핑몰 다 하나 씩 만드니까 만들었고, 막상 운영하려니 돈도 많이 들어가는데 실제 효과는 그리 크지 않고, 다른 유통사와 거래하는데 괜히 다른 말 나올까봐 행사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뭐 그랬지요.

그러다가 왜 지금 갑자기 자사몰에 열을 올리고 있을까? 이유는 어떤 식으로든 만들 수 있겠지만 주관적으로 한 번 생각해 보면 이렇습니다. ‘ 나도 내 쇼핑몰에서 팔 수 있는데 굳이 다른 온라인 몰에다가 수수료를 주면서 까지 팔아야 하나?’ 라는 생각과

유통업체들은 맨날 PB 만들어서 우리 압박하는데 아예 번듯한 우리 매장 하나 가지는 게 더 나은 거 아닌가?’ 이 생각. 언제나 대결구도가 꿀잼 아입니까? 

굳이 유통업체를 통하지 않고 그냥 제조사가 직접 판매를 하거나 SNS 채널을 통해서 바로 팔아버리는 세상에 내 플랫폼을 갖춰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제조사들이 브랜드 파워도 있는데 왜 자사몰을 팍팍 돌리지 않을까 궁금해 했었고, 꼭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여러가지 이슈들이 있긴 하겠죠! 그럼에도’ 안하는 게 이상한것!’이라 생각했지요.

그동안은 왜 안했지?

그 동안은 뭐 하다가 이제 와서? 아주 그냥 거대 쇼핑 플랫폼들 다 생기고, 아주 판이 어마어마해졌는데 몇 조씩 하는 거인들 사이에서 겨우 몇십 억, 몇백 억 하는 걸 하겠다고… 진작에 했으면 훨씬 크게 잘 했던 거 아니야?

이것과 관련해서는 예전에 블랭크가 아주 핫할 때(우와 이런 게 있구나 할 때, 지금도 아주 잘 나가신다고) 어떤 분이 페이스북으로 문의를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해당 답변을 그대로 긁어오기는 그렇고 대략 이렇노라 보여드리겠습니다.


Q. 요즘 비디어 커머스가 엄청 핫하고, 실제 매출도 많이 나오고 이익도 높은걸로 아는데 그거 다 거기서 만드는거 아니잖아요. 그거 만들어 주는 제조사(공장)가 따로 있는걸로 아는데 왜 그 공장에서는 직접 팔지 않죠? 직접 팔면 이익이 훨씬 클텐데요?

A. 잘 팔면! 만들어서 다 팔면 이익이 엄청 크겠지만~ 만든다고 다 팔아지는게 아님. 그리고 만드는 역량과 파는 역량은 전혀는 아니지만 꽤나 많이 다른 영역임. 비디오 커머스 회사들이 아주 파는데 도가 튼놈들이어서 잘 파는 거지 사실 제품 자체가 어마무시하게 놀라운 제품은 아닌 것들도 꽤 있음(기존에도 있던 제품들이고) 

그 역량이 다른 부분과 별개로 제조 공장은 대금을 떼이는 경우를 제외하면 물량을 많이 찍어내고 그대로 다 사가면 이익이 100% 임. 그리고 점점 더 많이 팔면 이익이 커지겠지. 리스크 관점에서 보면 내가 만들고, 직접 판매까지 해서 잘되면~~ 이익이 크지만, 잘 안되면 홀랑 까먹는 위험도 존재함. 그러니 잘 팔리길 기도하면서 왕창왕창 찍어내고, 내부 비용절감 프로세스를 잘 돌려서 이익을 크게 하는게 더 나을수도 있는 점. 머 그 와중에 직접해서 더 잘하는 사람도 0은 아니겠지만 잘 안할 듯.


위와 같은 관점으로 봤을 때 기본적으로 제조사들은 제조해서 직영 쪽에 돌리는 것 외에 유통사에 납품 혹은 유통사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루트! 그 커머스 플랫폼이 점점 커지면서 매출도 따라 잘 올라가고 있는데 굳이 그 유통사와 똑같은 걸 내가 만들어서 괜히 눈치 받고, 경쟁 제조사 좋은 일 시킬 필요가 없었던 것도 있습니다.

여전히 유효하고, 그래서 온라인 몰 해서 돈 버는 애들은 있고? 다들 적자인데 뭐하러 그걸 해서 적자를 키우나. 그냥 잘 파는 데서 더 많이 팔면 되지, 제조사이니 만큼 내부에 몰을 만들고 운영할 인력 자체도 그리 많지 않은데, 그럼 새로 조직도 만들고 사람도 구해야 하는데 기대 매출이나 수익이 계산기 뚜드려 보면 그리 크지 않다고 등등. 

그래도 일단 만들어는 놨던 이유는 그 시절에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또 유행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봅니다. (누가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그래서 다시 정리하면,

1. 우리는 제조사지 유통사는 아니다. B2B 까지는 해도 일반 고객 개개인을 상대하긴 힘들고 귀찮다.

2. 유통사가 쑥쑥 크면서 우리 제품 잘 팔아주는데 굳이?

3. 만들어는 놨는데 이거 운영하기도 쉽지 않고, 키워서 남겨 먹기도 어려워 보인다. 그저 유지만~

그러는 사이 유통사들은?

제조사들이 저러고 있을 때 유통사, 그 중에서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열심히 PB를 만들어 냅니다. 제조사의 Hit 상품! 시장 점유율이 높은 상품은 그냥 PB로 만들어서 그 자체로도 열심히 팔고, 1등 업체 협상용으로도 쓰고!

‘S팸? 그렇게 잘 나가? 그렇게 맛있어? 행사 좀 하자는데 그렇게 못 맞춰 줘? 우리도 만든다 햄!’ 그리고 진짜로 만들고 S팸 바로 옆에 딱 붙여서 진열하죠. 겉보기에는 비슷한데 막 가격은 절반이고 그렇습니다. 게다가 대형 유통사에서 열심히 만들었다고 하고 먹어보니 그냥저냥 먹을 만은 하죠. 이렇게 PB를 막 30%까지(매출비중) 쭉쭉 뽑아 올립니다. 

TMI: PB 보면 제조사가 다 나옵니다. 보통의 경우 Top3 외에 4~5위 업체 정도에서 PB를 만듭니다. 물론 제품군에 따라서 다른 데서 만들기도 하지만 가공식품 쪽으로 보면 PB를 주로 공급하는 몇개 사가 있어요.

이렇게 열심히 제조사 영역인 상품도 만들고, 거기에 멈추지 않고 배송도 직접 해버렸네요! 최근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 소비자가 사랑하는 배송서비스들은 다 직접하는 것입니다. 기존 배송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가 할라고 하는 데는 해주는 데가 없으니 직접 하겠다고 정말로 직접 해버리고, 심지어 아주 그냥 판을 크게 벌렸네요.

제조사에서 만든 제품이 고객에게 들어가는 다양한 과정에 기여하는 게 유통이니까 그 전에도 중간 배송영역을 직접 하긴 했지만, 고객 손에 직접 쥐여주는 것까지 직접 하게 되었습니다. 유통 플랫폼이 직접 만들어서 자기 플랫폼에서 팔고 내 배송 서비스로 배송까지 하는! 그 와중에 PG까지 소유해서 결제도 자기 것으로 하고 뭐, 안 하는 게 없네요.

이제는 때가 된듯?

이커머스가 진짜 대세가 되고, 고객들의 구매 패턴이 소량 구매로 바뀌고, 배송 서비스도 아주 좋아지고, 외부 경쟁도 심해지고, 앞으로 시장은 더더 커질 것 같고. 그 중에 자사몰 선두업체가 생각보다 잘하고? 영역도 팍팍 확장하는 거 보니까?

어?! 이거 우리도 제대로 한번 해야 겠는데!

이 시점이 몇 년 사이. 그래서 제조사 온라인 몰이 아주 재밌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

제조사 자사몰의 약점 중 치명적인 것이 구색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내가 특정 제품을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것들도 다 그 브랜드를 먹지는 않으니까. 여기서 check. 간장, 고추장, 된장, 즉석식품, 라면, 생수, 김, 김치 등등 다 같은 브랜드만 먹는 분?

0명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각 제품군 별로 1등 상품을 조합해서 먹거나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르게 먹는 것이 일.반.적.

즉 우리 제품만으로는 아무리 해도 구색이 모자라다는 겁니다. 애초에 장보기 기준으로 했을 때 들어가는 다양한 상품을 한 업체에서 싹 다 생산하는 일이 있을 리가… 그러다 보니 특정 Hit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도 그 제품 행사 때나 매출이 팍 튀지 그 외에는 그냥그냥 돌아가는 것.

고객 입장에서 한 번에 사는 게 낫지, 여기서 이거 사고 저기서 저거 사고 요기요기 죠기죠기 이렇게 사면 번거롭기도 하고 무엇보다 배송비를 따로따로 다 내야 한다는 걸 간과할 수 없죠. 그러느니 다 파는 데서 한 번에 사는 것이 훨씬 낫지 않습니까?

TMI: 배송비를 각각 내는 것도 문제지만, 다 따로따로 배송오는 것도 귀찮은 일이구요.

그런데 요즘에는 아주 그냥 쪼금씩 조금씩 삽니다. 그래서 한 번에 왕창 사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삽니다. 그리고 배송 서비스가 아주 좋아졌어요. 이제 직접 하지 않아도 택배사에 제시간에만 주면 전국 각지에 다음 날 도착합니다. 그리고 자사몰 기준으로 외부 수수료 주는 일 없으니까 무료배송 기준도 남들 하는 만큼은 할 수 있죠. 조금 담아 보고 무배 기준 맞춰서 더 담는 일이 일반적. 이렇게 되면 히트 상품에 다른 상품 엮어서 충분히 팔수 있어요. 물론 그 와중에 다른 제조사 제품 다 담아서 종합쇼핑몰을 지향하는 자사몰도 있다는 점까지 짚고 갑니다.

위에도 말했지만, 그리고 온라인 시장이 이제 유통(커머스)의 기본인 만큼 돌아가는 판을 정확히 읽기 위해서도 남의 플랫폼에서 얻는 정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사몰 운영을 통해 고객 반응, 고객 데이터 등등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몰에서 고객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바탕으로 할일이 참 많으니까요.

그리고 수수료가 점점 높아져 갑니다. 어쩌다 기본이 15% 가까이 되는지… 이거 뭐, 열심히 팔아도 수수료 줘야 하고, 배송도 내가 해야 하고 그 와중에 행사 할라면 제품 가격도 꺾어야 하고 남는 건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딱! 그래서 수수료 안나가는 내 집이 더더 커지고 유명해져야 하는 것.

 

그럼 이제는 잘 될 일만? 

1. 시장이 쭉쭉쭉 커지고 있음. 이미 엄청 큼.

2. 우리 고객들이 원래부터 좋아하는 제품들 많이 가지고 있어!

3. 배송? 내부 프로세스는 잘 되어 있고, 택배 최강 아닙니까.

4. 내부에 온라인몰 전문인력이 없어도 시장에 충분히 인력들이 많음.

5. 적자? 얻는 게 더 많으니까 어느 정도 감수하고 갈 수 있지. 돈 당장 안 벌어도 됨.

이렇게 온 우주의 기운(?)이 자사몰에 집중되고 있으니 그냥 날아가면 되는데…

위 항목들 그대로 현실을 반영해 보면?

1. 소비자들은 이미 다른 데 익숙함. 새로운거 굳이 잘 안찾아봄.

2. 그 좋아하는 제품들만 골라서 살 수 있어, 다른 플랫폼에서.

3. 막 새벽에 갖다주고, 당일에 갖다주고, 내일 꼬~~옥 갖다주고 하는데 그정도로?

4. 전문인력들이 내부에 와서 잘 할 수 있다는 건 미지수. 그리고 단가는 알아보셨고?

5. 그래도 적자가 크진 않겠지? 우리가 여기다 요정도까지는 넣을 수 있긴 한데 그 이상은…

이렇게 볼수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사몰 대부분은 가격이 다른 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비.싸.다 는 점! 

이거 참 매번 보면서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놀라움의 끝입니다.

내가 직접 만든 내 제품 내 쇼핑몰에 올려서 수수료 없이 파는 거랑

내 제품 남 쇼핑몰에 올려서  수수료 주고 파는 거랑

자사몰 가격이 더 비쌉니다.

최대로 봐도 보통 커머스플랫폼 노출되는 상품과 비슷한 수준이에요.

아니아니 내꺼 내 몰에서 내가 파는데… 더 비싸다니 너무 이상한 거 아니오?

이에 대해서는 모두들 추측하는 그겁니다. 자사몰은 정가를 지킵니다. 자사몰에서 가격 꺾으면 그게 기본 가격이 되고, 그 기본 가격에서 다른 커머스 플랫폼들, 대규모 유통업법에 적용되는 형아들이 ‘어 그래 그가격이었구만 우리는 그거보다 싸게~~~ 주세요’ 해버리니까.

* 대규모 유통업법?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을 포함한 대형 유통업체가 중소 납품업체나 매장 임차인에게 부당한 반품, 경품·저가납품 강요, 인테리어 비용 미보상 등의 불공정 행위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12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법률. – N 지식백과

가격이 참~~~ 어려운 문제란 말이죠. 여튼 이러한 이유로 잘해야 잘 됩니다. 모 업체처럼 아예 종합쇼핑몰로 가든, 아님 특색을 갖춘 전문몰로 가든 잘하면 잘 될 거예요.

 

그래서 제목에 대한 답은? 

자사몰 꼭 해야 합니다. 반드시, 절대적으로, 지금 당장. 그냥 운영만 아니고 제대로 달려야 합니다. 

그럼 열심히 달리는 내년을 기약하면서 여기까지.

한 해 동안 읽어 주셔서 그저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커머스가이 드림

ps. 그럼 이제 택배사가 쇼핑몰만 열면 되는 건가?

 – 고객 마음도 잘 알고, 고객 정보도 있꼬, 제품도 우리 창고에 있고(일부 3PL 대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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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의

쓰리알랩스 대표(현). 롯데마트 창조혁신팀(사내 컨설턴트), 11번가 전략기획실, GS홈쇼핑 e상품전략팀, 11번가 마케팅전략팀, 위메프 기획조정실장, 원더스 CMO 등 온오프라인 커머스를 다양하게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짜유통연구소(진유연)를 설립했습니다. "입금이 아이디어를 만든다" 필명은 커머스가이 입니다. 유통/물류 기업 컨설팅 및 외부 기고, 강연 다수 진행. 창업 경진대회 심사위원 및 멘토링 진행 경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