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쿠팡의 ‘호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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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영화제

안녕하세요, 1주일만에 돌아온 엄지용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영화제’를 방문했습니다. 장르 영화 마니아인 제가 가장 애정하는 부천국제영화제가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부천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은 ‘이상해도 괜찮아’. 사실 굳이 슬로건으로 강조하지 않아도 정상 범주에서 보기에 많이 이상한 영화를 트는 것이 부천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이고, 제가 부천국제영화제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부산, 전주의 그 친구들도 안 가본 건 아니지만 약합니다…) 

물론 이상한 영화를 좋아한다고, 이상한 영화가 항상 재밌는 것은 아닙니다. 통상 다섯 편 정도 본다면 1~2개 정도 건지면 다행일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운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세 편 연속 상영하는 심야영화를 포함하여 다섯 편을 봤는데, 네 편 정도는 건졌거든요. 하나 여기서 추천하기엔 제목부터 부끄러우니, 혹시 궁금한 분이 있다면 따로 연락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어쨌든 코로나19 이후 강제로 ‘온라인화’ 됐던 오프라인 축제들이 하나둘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 동안 ‘온라인’ 축제를 안 가본 것은 아니지만, 오프라인의 그 감성을 채우지 못해 못내 아쉬움이 컸거든요. 오랜만에 영화제를 방문하니, 역시 오프라인은 오프라인입니다. 

잠깐 소개드리자면 커넥터스도 이번 달에 오프라인 행사를 하나 엽니다. 한다한다 이야기만 계속 하고, 못했던 커뮤니티를 드디어 시작합니다. 무엇을 할지는 가까운 시일 안에 별도의 공지로 소개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본업으로 돌아와서 뉴스픽 시작해야죠.

위클리 뉴스픽 :                

가격 인상과 유통물류의 상관관계

전 세계가 전에 없던 ‘인플레이션’으로 난리입니다. 대한민국 또한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요.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022년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전월 대비 0.6%) 상승했습니다. IMF가 닥친 1998년 11월(6.8%)의 조사 결과 이후 24년만에 최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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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등 소비자 구입 빈도가 높은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조사한 ‘생활물가지수’는 6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7.4% 상승했습니다. 외식업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가격을 조사한 ‘외식물가지수’는 6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8% 상승했습니다. 짜장면(11.5%), 치킨(11%), 김밥(10.6%) 등 주요 외식 카테고리에서 두자릿수 이상의 가격 상승이 관측됐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인천에서도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7000원에 팔렸던 국밥집, 백반집의 가격이 9000원까지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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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추이는 외부 기관의 조사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박지혁 닐슨코리아 전무의 6월 대한상의 유통주간 발표에 따르면 닐슨의 조사 결과 온오프라인 통합 79%의 상품 카테고리에서 2년 전 대비 가격 인상이 발생했습니다. 그 중 2년 전과 비교하여 10% 이상 가격이 상승한 카테고리는 전체 카테고리의 17.9%에 달합니다. 프로모션으로 인한 일시적 가격 할인 등을 고려한다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상률은 통상 15~25%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닐슨의 분석입니다.

2021년 7월 이후 월별 소비자물가 인상 추이 ⓒ통계청

더욱이 무서운 것은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최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유가, 곡물가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급기야 한국은행은 13일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0.5%를 한 번에 올리는 ‘빅스텝’을 결정하기 이르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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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긴축이 온다

인플레이션은 ‘물류 현장’에도 어떤 변화를 몰고 오고 있습니다. 지난주 콘텐츠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수혜를 봤던 이커머스 카테고리들이 기저효과에 따른 성장 정체, 심하면 역성장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이야기했죠. 이렇게 줄어든 온라인의 매출의 일부분은 ‘오프라인’으로 흡수됐다고도 이야기를 했고요. 실제 일부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 호조가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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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주 콘텐츠를 본 독자 한 분으로부터 조금 다른 해석을 하나 받았습니다. 한 대형 이커머스업체 물류 담당 임원에 따르면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은 생각보다 온라인 매출의 감소분을 흡수한 만큼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 이유를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긴축’에서 찾았는데요. 상품 가격이 올라가니 소비자들은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갑니다. 예컨대 예전 생활비 100만원으로 30개의 상품을 구매했다면,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가격이 인상한 30개의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전과 동일한 100만원으로 25개의 상품을 구매하는 선택을 하죠. 우리 월급은 상품 가격만큼 올라가지 않았으니까요. 결국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막론하고 소비량은 전에 비해 떨어지게 된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물류’에도 어떤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상품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가 줄어들고, 온라인 구매에 이어지는 물적 이동이 줄어들었습니다. 유통업체의 매출은 동일하거나 커졌는데, 물류 처리량은 전보다 줄어듭니다. 물류에 필요한 공간 또한 그만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격적으로 물류센터를 늘려가던 기업 ‘쿠팡’이 최근 들어 그 속도를 완만하게 조정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재고를 보유한 자가 맞는 기회

인플레이션은 유통기업 입장에서 분명 괴로운 일입니다. 원자재 가격은 일찍이 올라가는 추이가 보였는데, ‘경쟁 상황’에서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괜히 가격을 올렸다가 경쟁업체에 고객을 빼앗기진 않을까 걱정되고, 원자재 가격 인상분은 유통업체의 이익을 줄이는 형태로 감당하게 됩니다. 사실상 지금 보이는 소비자 가격 상승 추이는 오랫동안 누적된 원자재 가격 증가분을 결국 버티지 못하고 튀어나온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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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플레이션’은 특정 유통업체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찍이 ‘재고’를 매입하여 보관하고 판매하던 유통업체에게는 말이죠.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매입원가로 과거에 구매한 상품을, 현재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높은 판매가격에 팔 수 있습니다. 상품만 잘 팔 수 있다면, 매출액과 매출원가의 차액 ‘매출총이익’은 자연스럽게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재고는 회계상 자산으로 기록됩니다. 높아진 재고 평가액은 그 자체로 기업의 수익성을 증명하는 ‘예쁜 숫자’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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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국내에 ‘재고’를 와장창 매입하여 판매하는 유통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온라인 유통채널에서는 재고를 보유한 입점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여 수수료를 수취하는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적이고요.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는 직매입뿐만 아니라 제품을 외상 매입하고 안 팔리는 제품을 반품하는 ‘특정매입’과 판매금액과 상관없이 공간 제공에 따른 임대료를 받는 방식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형태 모두 ‘재고’에 대한 책임을 유통업체가 지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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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재고를 와장창 매입하는 어떤 유통업체가 떠올랐다면 맞습니다. ‘쿠팡’입니다. 직매입 중심으로 로켓배송을 설계한 쿠팡은 물류센터에 막대한 재고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물류센터 입고 시점에서 재고를 소유하고, 매입 가격을 50~60일 뒤에 공급사에게 정산합니다. 그 사이 반영된 상품 가격 인상분은 그대로 쿠팡의 이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한참 전에 구매했던 상품 재고의 경우 판매만 할 수 있다면 인플레이션에 따른 차익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덩달아 앞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긴축의 영향으로 전에 비해 물류는 덜 돌게 됐다는 이야기를 했죠. 바꿔 말하면 쿠팡은 같은 수량의 상품을 팔더라도 전과 동일한, 혹은 그 이상의 매출을 만들어내면서 물류 처리비용은 전에 비해 줄어드는 편익까지 누릴 수 있습니다.

이런 시나리오를 한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 전직 물류 담당 임원에게 확인해 봤습니다. 그는 “쿠팡은 정말 하늘이 도운 기업”이라 운을 띄우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쿠팡은 언제고 지속가능성의 위기가 닥친 시점에 대규모 추가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쿠팡은 전에 없던 호황을 누렸고, 그 결과 기업가치 100조원짜리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하다못해 인플레이션까지 쿠팡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요.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물류가 타다 판결을 주목하는 이유

몇 가지 넘어가기 아쉬운 업계 소식들을 빠르게 정리합니다. 타다 드라이버의 ‘근로자성’을 두고 펼쳐진 위법 논란의 행정법원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판결에서는 서울중앙노동위원회가 2020년 타다 운전기사의 근로자성을 긍정한 결과가 뒤집어졌습니다. 타다 드라이버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죠. 재판이 진행됨에 따라 이 결과는 또 바뀔 수 있겠지만, 당장 이 판결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물류업계 관계자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법원 타다 드라이버, ‘근로자‘ 아냐쏘카한시름 놨다아이뉴스24] 

쿠팡플렉스, 배민커넥트, 카카오T퀵 등 ‘플랫폼 노동자’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속칭 ‘플렉스 물류’ 서비스가 코로나19와 맞물리며 곳곳에서 확산됐거든요. 플렉스 물류망으로 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게는 이번 정책 이슈가 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바꿀 만큼 중요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끝나지 않은 논란플랫폼 노동자는 근로자인가요?, 커넥터스]

두 번째로 카카오의 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설과 관련한 이슈가 꺼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 업데이트된 내용으로 카카오가 10%대의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한 후,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로 내려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소식이 미디어를 통해 전해졌고요. 지난 11일에는 카카오 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을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카카오 노조 사모펀드에 모빌리티 매각?고양이에 생선 맡기나“, 뉴시스]

이번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과 관련하여 다양한 미디어의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아래 매일경제의 관점이 색다르게 다가와 가지고 왔습니다. 카카오가 사실 ‘모빌리티’를 매각할 생각이 없는데, 우호적 여론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작업을 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사모펀드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진다면 자연스럽게 한 발 물러서면서 모빌리티에 부정적인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겠죠. 증거가 없는 ‘썰’에 불과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카카오모빌 지분 매각 발언을 시장선 반대로 해석하는 이유매일경제]

세 번째로 서울시가 연내 추진할 세 가지 물류사업 중 하나인 ‘우리동네 공동배송센터’ 사업 관련 업데이트된 소식이 있어 들고 왔습니다. 서울시는 최근 6월 30일 민간업체를 대상으로 우리동네 공동배송센터 사업 참가 모집 공모를 올렸는데요. ‘공공성’과 ‘수익성’, ‘지속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도전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나 물류업체 입장에서는 돈이 안 되는(…) 서울시내 난배송 지역 문제 해결이 사업의 목표이기도 하기에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서울시 공동배송센터 사업에서 자치구가 빠진 사연커넥터스]

그럼에도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에서 물류 정책 전담 부서를 만들고, 물류를 개선하는 사업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에는 참 고맙습니다. 이런 자그마한 도전과 시도들이 모이고 모인다면 물류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서울시의 물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길 바라며, 오늘 커넥트레터도 다양한 산업을 막론한 독자 여러분에게 의미 있게 다가갔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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