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온 인터뷰하다 아마존만 털었다.

《김편의 소문 듣고 왔습니다》아마존 FBA는 한국의 무엇을 보았을까?

해외 전자상거래 국제물류 통관 서비스 ‘이지온’을 인터뷰하기로 한 날. 그런데 하필 이날 ‘아마존이 SK와 손을 잡는다’라는 기사가 각종 포털에 도배됐다. 그동안 ‘입틀막’ 할 수밖에 없었던 아마존 한국 입성에 대한 이야기보따리가 부풀 대로 부풀었나 보다. 결국 이지온 인터뷰 내용은 또 산으로 갔고, 필자는 인터뷰이와 아마존 관련 수다만 털고 왔다. 참고로 아마존 이야기는 인터뷰 중반부터 시작된다. 그렇다고 앞선 내용을 건너뛰진 마시길 바란다. 구조는 다 연결돼 있다. 

남영수 밸류링크유 대표. 필자는 이 회사의 신규 런칭 서비스를 인터뷰하러 왔다가 아마존의 늪에 빠져버렸다. 남 대표는 해운물류 전문가로 한진해운 재직시 리서치를 담당했기에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의 화물 이동과 지역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국제물류 전문가이다. 

필자(이하 ‘김’): 남 대표님. 자주 뵙네요. 밸류링크유의 8개 트레이딩(Trading) 서비스 중 5번째인 ‘이지온(easy on)’을 새해 첫날 공개한다죠? 어떤 서비스인가요?

남: 이지온은 올인원 서비스를 지향하는 디지털 국제물류 플랫폼 밸류링크유가 제공하는 글로벌 CBEC 셀러를 위한 맞춤형 통합물류 대행 솔루션입니다.

김: CBEC요? Cross Border E-Commerce를 뜻하나요?

남: 예. 맞습니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은 매년 25~30%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국경 간 이동의 제한되면서 그 수요가 더 커졌습니다. 국내에서는 직구와 역직구 물류 방식으로 드랍쉬핑(Drop Shipping)과 풀필먼트(Fulfillment), 라스트마일(Last-mile) 서비스 등이 이커머스 물류의 중요성을 부각했다고 봅니다.

김: 크로스보더 시장이 얼마나 가파르게 성장 중이길래?

남: 글로벌 전체 4조 달러(한화 4,350조 원)로 추산됩니다. 국내는 약 150조 원 정도라고 하는데 통계가 잡히지 않는 시장(회색 지역, Grey Zone)까지 고려하면 그 이상일 겁니다. 과거 제조나 유통업의 전통적인 B2B 무역 행위로 볼 수 있으나 최근 온라인 유통은 산업의 트렌드로 그 서비스 영역이 B2B2C까지 확장됐습니다. 국가 간 국경 간 이동 물동량이 늘고, 화물의 출발지나 최종 목적지가 다양해지면 그만큼 운송을 책임지는 물류기업이나 택배사업이 동반성장을 하게 되죠.

김: 이쯤에서 용어정리를 한번하고 넘어가시죠. 흔히 사용하는 ‘글로벌 이커머스’를 한국어로 표기하면 ‘해외전자상거래’일 거고요, 아마존은 ‘글로벌 셀링(Global Sell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사실 해외전자상거래는 과거에도 있었던 개념인데, 전통적인 국제물류 개념과 글로벌 이커머스 물류 서비스의 차이점이 있나요?

남: 우선 유통산업이 어떻게 변했느냐를 먼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과거 유통은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대단위 물량으로 움직였죠. 물류 관점에서는 FCL(Full container load), LCL(Less than Container Load) 정도의 레벨에서 화물의 이동이 국제적으로 일어났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부분이 온디맨드 시장으로 바뀌면서 실제로 소량 다빈도의 화물로 이동을 했죠. 그러다 보니까 이런 특성을 가진 물동량을 운영하는 것 자체에 대해 기존 물류업체들의 경험이 부족했어요.
예를 들면 해운기업은 과거 화물운송 레벨이 부킹 단위의 레벨이었어요. 부킹 하나에 컨테이너가 작게는 하나가 달리겠지만 많게는 10개, 20개 달리면서 운송이 되는 그런 형태라 하면, 지금은 컨테이너 단위, 그 안에 있는 팔레트(Palette) 단위, 거기의 또 다른 소포장 박스의 단위, 파슬(Parcel)의 단위까지 고객들이 관리를 원하는 수준입니다.
이 레벨을 고객이 원하다 보니까 물류 서비스에서는 이 수준을 맞춰주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물류가 화물의 이동을 안전하고, 횟수를 줄이는 방법이었다면 지금은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데이터를 관리하고, 디지털 기기를 통해 정보를 정확히 제공해 고객에게 화물이동의 가시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요즘은 핀테크(Fin Tech) 부분이 유통 쪽에 많이 접목되고 있는데요. 페이먼트(Payment) 결제의 편리성까지 물류 과정에서 처리되고자 하는 요구가 늘고 있습니다. 결국 물류 서비스의 전방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제조와 유통업의 무역 행위가 바뀌다 보니까 이를 팔로우업(Follow Up) 하는 쪽으로 물류 서비스가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 단계의 수행 여부는 향후 물류 기업의 생존 여부나 다름이 없습니다.

김: 해외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자신이 주문한 제품이 빠르게 오는 것을 보면 대부분 항공을 통해 오지 않겠냐 싶을 텐데요. 전자상거래 물동량은 항공보다 해상 물동량이 더 많죠?

남: 그 문제는 사실 라우트(Route) 예측 관점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잘 아는 것처럼 아마존의 예측 배송 서비스에 대해 많은 분이 풀필먼트나 라스트마일 쪽을 생각하실 거에요.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팔릴 것에 대한 물량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예전에는 예측을 못 했기 때문에 급하게 고객이 주문하는 시점에서 배송하다 보니까 항공이라는 라우트를 이용했지만, 현재는 자신들이 가진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하면 그것이 라스트마일에 국한된 게 아니라 퍼스트마일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봐야합니다. 굳이 돈이 많이 드는 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배편을 이용해서 적절한 리드타임(Lead Time)을 고려해서 사전에 주문을 하고, 화물이 배를 타고 미국에 도착해서 풀필먼트에 입고되고, 고객이 요청하면 몇 시간 만에 배송되고 그럴 수 있는 거죠.

김: 알리익스프레스나 쿠팡에서 해외직구 물량을 주문하면 예전에는 보름 이상 걸렸는데, 요즘은 사나흘 만에 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같은 이치인가요?

남: 알리뿐만 아니라 아마존, 쿠팡에서 판매되는 해외직구 제품들 대부분이 ‘메이드인차이나(Made in China)’라는 걸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생산라인이 중국에 있다면 한국 관점에서 화물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카페리(Car Ferry)’를 이용할 경우 14시간 정도면 한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로는 2~3시간 정도 걸리는데 카페리는 14시간이라면 단순히 운송시간을 비교해도 고객이 감내하지 못할 정도의 시간은 아닐 겁니다.

김: 다시 묻고 싶어요. 예를 들어 아마존이 중국산 제품들로 70~80% 차지하고 있다면 그런 대규모 물동량이 컨테이너로 미국에 들어갔을 텐데요. 그런데 한국이나 아시아 지역 국가에 있는 소비자들이 아마존에 구매한 물건이 굳이 미국까지 가서 다시 한국이나 아시아로 넘어오는 게 맞는 것인지, 아니면 중국에서 바로 한국으로 들어와서 아시아로 다시 보내져도 되지 않나요?

남: 그 검증 결과가 아마존과 11번가와의 협업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동아시아의 거점 자체를 11번가를 통해서 한국 주변에 놓고, 그걸 통해서 한국으로 배송하던가 아니면 동아시아 배송 자체를 한국 거점을 이용해서 운송하는 시스템 구축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입니다. 아마존의 라우트 플래닝 자체가 본인들이 예측한 결과를 가지고 어떤 포지션에 두는 게 제일 유리할지는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물류 운영 방식을 채택하게 될 거로 생각합니다.

김: 이지온 서비스 인터뷰하러 왔는데, 아마존 질문만 하고 있네요. 아마존 FBA의 한국 진출을 놓고 여러 추측이 있는데요. 아마존이 왜 SK와 손을 잡았을까 하는 것부터, 이미 아마존은 한국을 동아시아 전략 기지로 삼고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역량이라든가, 한-중 간 해운항로와 전자상거래 전용 항만 및 특송장 인프라 등의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남: 일단 중국은 생산지이기 때문에 물류거점 상에서 배제한다고 하면, 다음으로 거점을 만들어야 하는데 거점을 만들려면 딱 두 가지를 봐야 합니다. 첫째는 내부에서 물량 수용이 가능하냐, 아니면 중간의 허브 역할을 해낼 수 있느냐는 관점이죠. 우리나라가 시장 자체로 보면 큰 시장은 아니에요. 인구가 5,000만 명밖에 되질 않아요. 그렇지만 우리나라 이커머스 이용률(Ratio)은 28% 정도로 꽤 높습니다.
두 번째는 운송 허브로서의 인프라 자체가 잘 구축돼 있느냐입니다. 그러면 왜 일본은 아니냐? 일본은 항공은 괜찮지만, 해운 운송 라우트 자체는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결국 메이저 대형 선사들이 들어가지 못하다 보니 항공만으로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어요.
항공과 해운을 다 살폈을 때 좋은 라우트는 그나마 한국이라고 봅니다. 사실 중국도 전 세계 직항이 많지 않습니다.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을 감당하면서 유럽, 미국으로 제일 빠르게 운송할 수 있고, 비행기만이 아니라 씨앤에어(See & Air)라고 해서 카페리(여객+화물+차량 동시 운송이 가능한 선박)를 통해서 인천을 통해서 해운과 항공을 연계한 방식이 가능합니다. 더욱이 대형 물량을 선박을 통해서 가는 것도 한국은 유용한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류 관점에서 보면 아마존이 한국의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서 한국을 선택했다기보다는 동아시아 지역의 거점 역할 측면에서 한국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고요, 왜 하필 SK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SK가 아마존에 빠르고 적극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 아마존 한국 진출설은 몇 년 된 이야기인데요. 쿠팡은 이미 중국 셀러 물동량을 카페리 형식으로 갖고 오고 있잖아요. 중국 현지에 풀필먼트 센터에서 한국서 주문한 물건(수요예측이 가능한 재고)을 배편으로 가져오면 이틀 내 배송이 가능한 구조인데요. 같은 맥락인가요?

남: 쿠팡이 아마존 모델을 계속 벤치마킹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일단 중국하고 가깝기 때문에 그 모델이 가능했을 겁니다. 반면 미국 아마존은 중국과 거리상으로 보면 최소한 운송시간이 2~3주씩은 걸리는 거리이다 보니까 사전에 예측 배송하는 방식으로 ***NVOCC(Non-Vessel Operating Common Carrier) 면허를 취득했잖아요. 대형 컨테이너를 통해서 운송하는 모델을 가지고 있고요. 미국 내에서는 아마존도 항공기를 따로 가지고 있으면서 5,000㎞ 내 국내 배송을 빠르게 하는 모델을 갖고 있죠. 그런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다만 글로벌 셀링이라는 체제는 아마존이 먼저 도입을 했고, 예전에는 본인들도 매입 판매 방식이었다가 늘어나는 재고와 SKU(Stock Keeping Unit, 상품 분류 기준 단위) 부담 등의 이유로 매입 판매보다는 글로벌 셀러 방식으로 입점해서 판매하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죠.
쿠팡도 아마존의 이 방식을 따라 하고 있는데, 아마존처럼 물류에 대해서 규모의 경제를 하면서 물류비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 모델로 변화되고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역시나 쿠팡은 아마존을 잘 쫓아가는 모델인 것 같아요. 

***NVOCC: 선박을 갖추지 않은 운송인을 말한다. 1963년 미국의 연방해사위원회(FMC)가 처음으로 규정하고, 1984년 미국 신해운법에서 기존의 포워더형 복합운송인을 법적으로 확립한 해상운송인이다. 직접 선박을 소유하지는 않으나 화주에 대해 일반적인 운송인으로서 운송계약을 맺으며, 선박회사를 하도급인으로 하여 이용운송업을 한다.

김: 아마존 이야기는 날밤도 새울 것 같아요. 국가 간 운송이 아무리 속도가 빨라져도 통관 등 관세 이슈들도 있기 때문에 풀어야 할 문제가 많잖아요.

남: 오늘 인터뷰는 이지온 신규 서비스 아니었던가요? (웃음)

밸류링크유가 2021년 새해 신축년에 공개할 <글로벌 이커머스 셀러를 위한 국제물류 및 통관 서비스> ‘이지온’은 아래 인터뷰 동영상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 싶다. 단언컨대 이 글은 아마존이 더 궁금해서 온 많은 독자분이 유입됐을 테고, 그분들이 결국 이지온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제목에 낚였다는 평가를 받아도 좋다.

“아마존이 판매하는 상품의 70% 이상은 ‘메이드인차이나’이고, 이 중 90% 이상은 선박을 통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움직인다. 이 화물이 미국에서 다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동아시아 국가들로 들어온다면 가격과 운송 시간 등 얼마나 비효율적인 과정이 아닐까 싶다.” – 김편의 한 줄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