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맞은 온오프라인 리테일 업계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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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컬 미디어의 작은 꿈

커넥터스를 시작하기 전 한 물류업체 대표와 술자리를 하며 나눴던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물류를 다루는 버티컬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 항상 남는 아쉬움이 있다면, 물류는 항상 대중의 관심사와는 동떨어진 변방에 있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물류는 보이지 않는 후방을 지원하는 산업이고, 당장 사고가 크게 터지지 않는 한 우리 일상에 그저 공기처럼 머물러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관심이 없는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일지 모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물류는 왜인지 모르게 힘들고 슬퍼 보입니다. 일반적인 사람이 접하는 물류라면 택배트럭과 배달 오토바이, 학창시절 잠깐은 해봤을지 모르는 창고 까대기, 도로를 가르는 무법자라는 불편한 진실과 가끔은 위험한 업무 환경으로 소중한 생명이 스러지는 곳 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먼저 떠오를 뿐입니다. 쿠팡으로 대표되는 이종기업의 활약으로 물류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맞지만, ‘지원 사업’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장의 설움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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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물류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시 제가 이야기했던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물류업계에 ‘스타’가 나와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따르고 싶은 사람이 등장하고, 그 사람이 물류의 가치를 전파한다면 산업의 인식은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물류기업에서 일하든 아니든, 물류부서에서 일하든 아니든 중요치 않습니다. IT업계에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경영하는 디자이너’를 강조하며 디자인의 위상을 높였듯, 물류에서도 업을 사랑하는 누군가가 성공하고 사회적인 존경을 받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겉으로 강조하진 않았지만, 커넥터스는 그런 배경에서 만들어진 미디어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카테고리를 통해서 지난 1년 동안 80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 중에는 물류업에 있는 사람도, 전혀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업을 만든 창업자도, 큰 전략 방향을 정하는 임원도, 치열하게 현장을 뛰고 있는 실무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물류의 가치,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연결’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커넥터스는 연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미디어고, 그런 사람들을 연결하여 가치를 만들고 싶습니다. 

기회가 닿아 최근 출판업계 사람들을 만나 저녁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한 도서 버티컬 커머스 업체의 임원이 새로 시작한 POD(Print On-Demand) 사업을 소개해주더군요. 판형이 갖춰진 ‘콘텐츠’만 있다면, 그리고 작은 ‘수요’라도 있다면, 단 한 권이라도 책을 제작하여 출간을 돕는 사업이라 합니다. 커넥터스의 구독자이기도 한 그 분은 함께 종이책을 만들어볼 생각은 없는지 넌지시 묻습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출판사 대표는 만약 실행만 한다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의욕을 전합니다. 

출판업은 부인할 수 없는 사양 산업이지만, 여전히 실물 도서가 만드는 가치는 존재합니다. 바로 ‘브랜딩’입니다. 올해 초 책을 출간한 저만하더라도 수많은 낯선 사람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정부기관의 공무원도, 학계 연구자도, 대기업의 임원도, 스타트업의 창업자들도 있었습니다. 독자로부터 연결돼 저는 또 다른 다양한 사람과 만났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이 팔리지 않은 책이었음에도, 곳곳에서 연결점이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커넥터스에 소개된 다양한 사람들과도 이런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준 그들의 브랜드를 조금이라도 더 알리는 데 커넥터스가 기여하고 싶습니다. 

과거 종이잡지를 발행해본 입장에서, 이 행보가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압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를 통해 사람들의 브랜드가 알려지고, 정말로 이 업계에 스타가 나올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산업의 위상은 올라갈 것입니다. 기꺼이 좋은 인재들이 모이는 산업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리고 버티컬 미디어인 우리는 그 위상의 수혜를 누릴 것입니다. 그렇게 커넥터스가 업의 스타를 만드는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너무 속이 보이는 이야기였나요? 어찌됐든 하나씩 결과로 만들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분들이 우리 여정에 함께 참가해주길 희망합니다.

위클리 뉴스픽 :                

이커머스는 한계를 만난걸까

엔데믹과 함께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급격하게 꺾이고 있습니다. 업계 실무자들의 미시적인 체감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조사기관의 거시적인 통계가 숫자로 이 추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 이커머스 급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이 맞물린 소비 침체, 2022년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인한 오프라인 채널 수요 분산 등이 그 이유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커머스의 성장 침체를 막연하게 ‘오프라인’의 호재라고 해석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거시경제 변화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리테일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일부 매출 성장세의 호조를 보인 오프라인 채널은 있지만, 그 숫자가 ‘온라인’의 감소분을 온전히 흡수한 것은 아니고요. 오프라인에서도 엔데믹 이후로 여전히 성장 정체나 악화 추세가 관측되는 채널은 있었습니다.

22년 상반기 기준 주요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의 전년 대비 매출(온라인의 경우 ‘거래액’) 증감.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25개사를 꼽아 통계를 작성하기에, 통계청의 조사와는 다른 결과를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결과적으로 전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이커머스의 비중, ‘온라인 침투율’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동안 빠르게 오프라인 시장을 흡수하던 온라인 침투율이 더 이상 그 비중을 좀처럼 확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체 소매판매액(47조3116억원)에서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12조6982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6.8%로 2021년의 조사 결과(27.5%)와 비교하여 0.7% 감소했고요.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쇼핑 거래액 비중 ⓒ통계청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전체 소매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8.6%로 전년 동기 대비 0.5% 늘어났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1월 조사했던 온라인 침투율이 51.4%였던 것을 감안하면 여기서도 정체가 보이는 건 매한가지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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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달 와이즈앱이 주최한 웨비나 <글로벌 커머스 전망과 데이터 기반 미래전략>에서 “팬데믹 이후 온라인쇼핑 시장은 그간 온라인 침투율이 낮았던 카테고리인 ‘신선식품’을 포함하여 굉장히 큰 성장을 했지만, 이제 시장 재편이 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일부 이커머스 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온라인 침투율 자체도 너무 많이 올랐기에 이커머스 성장률이 둔화되는 시점이 온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같은 행사에 연사로 참여한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 또한 현재의 상황을 이커머스 업태의 ‘피크아웃(Peak Out)’ 우려가 부각되는 시점이라 전했는데요.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오프라인 유통매장 방문객 수가 회복된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화되면서 국내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변하고 있다”며 “소매 유통시장이 새로운 전환의 기로에 왔다”고 평했습니다.

그럼 다가온 엔데믹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을까요? 유통업계가 체감하는 분위기는 어떨까요? 여기부터는 와이즈리테일의 시장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금 더 구체적인 온오프라인 커머스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온라인 양강 고착화와 쿠팡의 역전

많이 했던 이야기부터 하자면 이커머스 플랫폼판에서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는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와이즈리테일의 데이터를 보면 2020년 1월 이후 ‘월간 총 결제자 숫자’ 측면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인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은 쿠팡과 네이버뿐이었고요. 두 플랫폼 모두 2021년 말을 기준으로 월 결제자 숫자 2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유의미한 변화로 보인 것은 네이버를 상회하는 쿠팡의 성장률입니다. 나이스평가정보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 쿠팡의 연평균 성장률은 36%로 네이버의 숫자(23%)를 상회했습니다. 전체 11개 이커머스 플랫폼을 분석한 결과를 보더라도 쿠팡의 시장 점유율 증가폭은 모든 플랫폼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고요.

윤 연구원은 그 이유에 대해 “쿠팡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풀필먼트 시설에 대한 적극적 투자 기조가 이러한 격차를 상당 부분 설명한다”고 분석했죠. 심지어 와이즈리테일 데이터를 보면 쿠팡의 월별 총 결제자 숫자는 2022년 1월 네이버를 뛰어넘기까지 합니다.

반면, SSG닷컴과 지마켓, 11번가,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의 총 결제자 숫자는 상하 변동폭은 있으나 전체적으로 소폭 상승하거나 정체, 역성장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전체 거래액이 지속 성장했음에 불구하고 성장의 수혜를 누린 플랫폼은 쿠팡과 네이버에 집중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두 플랫폼의 양강 구도는 더욱 고착화될 전망이고요.

하지만 엔데믹의 영향은 쿠팡과 네이버조차 피해가진 못했는데요. 와이즈리테일의 데이터를 보면 2022년 4월을 기점으로 쿠팡과 네이버를 포함한 모든 조사 대상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총 결제자 숫자의 하락이 보였습니다. 많으면 수백만 단위까지 총 결제자 숫자의 하락 변동이 관측됐는데요. 이는 4월에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인플레이션 등 거시 환경 변화가 전체 이커머스 생태계의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결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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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객 1인당 평균 결제금액(장바구니 사이즈, 객단가) 측면에서 봤을 때 쿠팡과 네이버의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쿠팡의 경우 2018년 10월을 기점으로 종전 4만원대 후반이었던 평균 결제금액이 3만원대로 가파르게 하락한 모습을 보였고요. 반대로 네이버의 1인당 결제금액은 4만원대에서 5만원대까지 점차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론칭과 맞물리는 변화입니다. 로켓와우는 1만9800원 이상 주문해야 사용할 수 있는 로켓배송의 최소주문금액을 없애는 혜택을 멤버십에 녹였는데요. 이에 따라 쿠팡 고객의 낱개 상품 주문이 늘어났고, 쿠팡의 물류망 또한 단건 상품도 원활히 처리할 수 있는 구조로 함께 변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객 1인당 월 평균 결제횟수는 쿠팡이 4.1회, 네이버는 3회로 분석됐는데요. SSG닷컴과 11번가를 포함한 다른 경쟁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평균 월결제 횟수가 2~2.5회로 분포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빠른 물류를 중심으로 한 쿠팡의 멤버십 ‘로켓와우’와 높은 적립금 혜택을 중심으로 한 네이버의 멤버십 ‘네이버플러스’가 경쟁 플랫폼이 운영하는 유료 멤버십 대비 높은 회원수를 확보한 것과 연관되는 변화로 보입니다. 두 멤버십 모두 서비스 구축의 목적이었던 ‘충성고객’을 어느 정도 이상 확보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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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기회와 함께 찾아온 위기

다음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살펴봅니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고 평가받는 채널인 ‘대형마트’입니다.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이전에 대표적인 장보기(식료품) 카테고리의 강자로 평가받았습니다. 식품은 온라인이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오프라인의 아성으로 평가 받았고요.

그 영향력이 코로나19 이후로 상당 부분 ‘온라인’으로 흡수된 모습입니다. 와이즈리테일 데이터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식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20~25% 수준으로 10%대를 기록한 이커머스 식품 매출 비중을 높은 수준으로 상회했는데요. 하지만 식료품 카테고리의 온라인 침투율이 증가했고, 2022년에 들어선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 격차가 근소한 수준으로 좁혀졌습니다. 이는 엔데믹을 맞은 현재까지 이어지는 추세고요.

와이즈리테일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대형마트의 1회당 평균 고객 결제금액은 4~6만원 수준으로 큰 변화를 만들지 못했는데요. 반면, 대형마트의 월별 고객 총 결제횟수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2020년 큰 폭으로 꺾인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4월을 기점으로 대형마트 고객의 월별 총 결제횟수는 소폭 상승했지만요. 코로나19 이전의 그 숫자를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는 대형마트가 엔데믹 이후에도 ‘온라인’에 뺏긴 매출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윤 연구원은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기업 간 전방위적으로 확대된 경쟁 접점과 인플레이션 국면의 상품 매입비용 상승 압력 등을 감안할 때 대형마트의 업황은 단기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며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고객 상당수가 네이버와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중복해서 이용하고 있는데, 이들 상위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앞으로도 대형마트 기업들의 주된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백화점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고객 1인당 평균 결제금액과 월간 고객 총 결제횟수 측면에서 단기적인 부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해외 명품에 대한 높은 구매 수요를 바탕으로 2021년 이후 화장품과 패션 카테고리의 판매액을 회복했고, 업황은 전반적으로 개선됐습니다. 실제 백화점은 2021년에도, 2022년에도 이커머스를 상회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요. 이는 엔데믹을 맞이한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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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여행 정상화로 그간 백화점 성장을 이끌던 명품 소비가 면세점과 해외 판매채널로 분산될 가능성이 존재하고요. 명품으로 시장을 확장한 패션 버티컬 커머스와의 경쟁도 계속될 것이기에, 앞으로의 미래를 낙관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함께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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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연구원은 “백화점 기업의 총매출과 해외 명품 카테고리의 판매 증감률은 주요 자산 가격과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최근 자산 가격의 하향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백화점 채널에서의 명품 구매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저하될 것을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편의점’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매출 상승을 지속했던 오프라인 업태입니다. 하지만 와이즈리테일의 데이터를 보면 2022년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이후 편의점 평균 결제금액과 결제 횟수는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소비 침체와 함께 찾아온 4분기 비수기로 인해 편의점의 엔데믹 이후 단기적 전망은 그렇게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편의점은 중장기적으로 ‘퀵커머스’를 확대하는 온라인 채널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윤 연구원은 그 근거로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 1인 가구가 특정 편의점만 단독으로 이용하지 않고 근거리에 위치한 편의점 점포와 배달 플랫폼을 중복하여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꼽았는데요.

한 편에서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 플랫폼들이 소비자 접점 인근 MFC(Micro Fulfillment Center)와 퀵커머스를 연결하는 투자를 계속하고 있고요. 윤 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편의점 기업의 주요 시장인 ‘소액 및 단건 구매’ 카테고리가 점진적으로 온라인에 의해 잠식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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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연구원은 “퀵커머스는 현재 성장 초기 단계이고, MFC 구축과 관련한 물적 투자 부담 등을 감안하면 편의점과 이커머스 기업간의 퀵커머스 경쟁은 다소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편의점 기업들은 국내외 광범위하게 분포한 오프라인 점포망을 활용해 투자 부담을 효율화함으로 퀵커머스와 관련된 역량을 중기적으로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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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과 찾아온 경기 한파

정리하자면 코로나19가 ‘이커머스’의 성장을 가속화한 것은 맞지만 모든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을 이끈 것은 아닙니다. 3위 이하의 점유율을 가진 플랫폼의 고객은 오히려 상위 플랫폼에 고객을 빼앗겼고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는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엔데믹 이후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성장이 꺾인 것은 맞지만, 이건 특정 플랫폼보다는 전체 시장이 맞은 위기요인으로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다가온 엔데믹 또한 단순히 ‘오프라인’의 호재라고 해석하긴 어렵습니다. 복합적인 거시환경 변화로 인해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유통업계 전반에 성장 침체는 찾아왔습니다. 물론 그 와중 계속해서 성장세를 유지한 ‘백화점’ 같은 채널도 있었지만, 그 미래까지 낙관하긴 어렵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하여 발표했는데요. 그렇게 조사된 소매유통 체감경기지수는 73으로, 코로나19가 들어 닥친 2020년 2분기(66)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인데요.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모든 유통 업태에서 4분기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한 셈이고, 그나마 백화점(94)이 선방을 예측한 모습입니다.

2022년 4분기 기준 소매유통 경기전망지수. 코로나19 발발 이후 역대 최저점을 기록한 숫자다. 이번에 조사된 경기전망지수는 2019년 1분기 금융위기 시점 조사 결과와 동일한데,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업태에서 비슷한 수준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한상의

여기서 오프라인 유통업태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 거시경제 변화 영향에 따른 소비 위축과 경쟁 심화 등을 부정적 경기 전망의 이유로 꼽았고요. 이커머스 역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그리고 엔데믹 시대 오프라인 소매유통의 수요 회복과 경쟁 심화를 위기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어쩌면 온오프라인은 위기의 시대를 함께 맞고 있고, 그 와중 경계를 넘어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입니다.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사라진 경계선

최근 한 증권사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요즘 ‘롯데’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는 건데요. 롯데가 온라인에서의 대반격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기업가치가 하향 조정된 이커머스 물류기업의 ‘인수합병(줍줍)’까지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공식화된 것이 ‘오카도’와 롯데의 동맹입니다. 롯데가 약 1조원을 투자하여 오카도의 기술을 적용한 자동화 물류센터를 늘리겠다는 건데요. 저에겐 성패를 차치하고 환영할 소식입니다. 기본적으로 경쟁시장이 소비자와 공급자에게 만드는 효용이 있을뿐더러, 쿠팡이 독주하는 커머스 세상은 미디어 업자 입장에서 별로 재밌지 않거든요.

[함께 보면 좋아요! : 롯데쇼핑영국 오카도 손잡고 온라인 식료품 1번지 도약 나선다매일경제]

밝히자면 저는 이번 주 외부기관 두 곳에서 물류 트렌드 관련 발표를 요청받아 열심히 자료를 준비했는데요. 자료 제작 과정에서 많이 참고했던 것이 DHL이 최근 발표한 ‘물류 트렌드 레이더(Logistics Trend Radar) 6.0’입니다. 이 리포트는 기술과 사회,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트렌드를 현실화 시점을 기준으로 나눠놓았는데요. 읽어보면 한국 기업들이 맞닿은 현실과 글로벌에서 바라보는 방향이 생각보다 많이 닮아있다는 것에 놀랄 수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Logistics Trend Radar 6.0, DHL]

마지막으로 커넥터스의 최근 중점 과제는 다가온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성과를 만든 업체를 열심히 찾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왔다고 모든 온라인이 뜨고, 엔데믹이 왔다고 모든 오프라인이 뜨지는 않는 것처럼. 산업의 위기 상황에서도 빛나는 성과를 만든 업체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 숨어있고, 찾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침체를 겪은 대표 카테고리인 ‘패션’을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로 2019년 창업하여 팬데믹 기간에만 10배 성장한 패션 버티컬 커머스가 있다고 해서 만나봤는데요. 물류를 하지만 물류를 목표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이 신박하게 다가왔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코시국에 10배 성장해 469억 매출 만든 동대문 패션 플랫폼 셀업의 비밀커넥터스] 

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사실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경기 침체는 산업 전문 미디어인 저희에게도 분명한 위기인데요. 독자 여러분의 기대감이 꺾이지 않도록,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계속 분발하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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