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디지털 물류를 항해하다

디지털 물류 호기심으로 디지털 신대륙을 찾아라

공급망 붕괴와 물류 대란이라는 대혼란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철도망이 막히고, 유럽향 선박 운항에 차질이 생기자 대기업뿐만 아니라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Zero Corona)’ 선언으로 상해 등 주요 도시를 잇달아 봉쇄했고, 이로 인한 중국발(發) 2차 물류 대란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는 경험도 했습니다. 때마침 미국에서는 서부 지역 29개 항구 2만 2,000여 명 항만 노조원들의 계약 만료도 글로벌 물류 대란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곳은 미국 최대의 관문 항만으로 노조원의 약 4분의 3이 롱비치 항과 로스앤젤레스(LA)항에서 근무하고 있어 더 걱정이 큽니다.

●유례없는 위기의 연속

최근 공급망 붕괴와 물류 대란은 인류가 겪는 첫 번째 시련이 아닙니다. 그래서 2019년 12월에 발생한 코로나19가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문제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들이 많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많은 전문가는 과거에도 경험했듯 코로나19 위기로 수요가 감소하면 글로벌 물동량도 함께 감소한 후, 어느 정도 위기가 수습되면 또 증가하는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그 결과는 어떤가요?

전 세계 인류는 생필품 부족과 가격 폭등, 유가 인상, 식용유, 밀가루 등 원자재 수급 부족, 반도체 등 부품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혼란 속에서 기본적인 생계 활동에 위협을 느끼는 단계를 맞이하기 직전입니다.

2020년 물류 대란이 수요 측면의 변동성에서 만들어진 악순환의 고리였다면, 2021년 물류 대란은 공급 측면의 변동성이 만들어낸 악순환의 고리라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기업이 다단계로 연결된 수출입 물류의 문제점, 디지털 기술 활용이 제한적이고 정보 공유가 어려운 폐쇄적인 속성이 문제점으로 여실히 드러난 상황이기에, 2022년은 국제물류 생태계 전반에서 지속할 수 있는 혁신이 시작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가 경제의 틀을 바꾼 지 3년이 흘렀습니다. 코로나19는 일종의 자연재해였으나, 예측이 불가한 재해였습니다. 급작스럽게 닥친 위기로 인해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말할 정도로 기업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커졌습니다. 이처럼 예측 불가와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응적 대응이 아닌 창조적 대응, 즉 변화를 주도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산업지형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볼까요? 국경을 폐쇄하면서 무역이 일시 정지 상태가 되고, 일부 국가 국민들은 생필품 부족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지나며 세계인들은 변화는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며, 대비하지 않으면 그대로 무너질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더욱이 갈수록 국제사회의 첨예한 갈등 속에 혼란과 충돌,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와 기후위기는 글로벌 물류 대란과 공급망 붕괴의 악순환으로 반복될 것이며, 이에 따라 인류는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르고 복잡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 입니다. 그 변화는 디지털 기술 혁신이 이끌 것으로 예측됩니다. 우리가 디지털 물류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지난 5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열쇠,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주제로 삼성SDS가 주최한 ‘첼로 스퀘어 콘퍼런스 2022’에서는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 대란의 해법으로 디지털 물류 방법론을 선보였습니다.

위기에 놓인 글로벌 공급망을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지, 물류산업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단서를 찾고, 한발 앞서 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추적하며,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입니다. 어느새 생활 곳곳이 깊숙이 스며든 물류산업의 변화가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궁금해하는 물류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는 것이 이번 콘퍼런스를 개최한 의도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삼성SDS 첼로 스퀘어가 제공하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의 혁신 방향을 ‘셀프서비스(Self-Service)’, ‘오토메이션(Automation)’, ‘오프니스(Openness)’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꼽았습니다.

첫 번째는 셀프서비스입니다. 고객들이 오프라인으로 물류회사에 문의하지 않고도 직접 플랫폼에 접속해서 내 화물의 이동 경로와 안전성을 확인하고, 언제 도착할지, 최종 정산까지 자동화할 수 있는 체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두 번째는 오토메이션입니다. 물류회사의 백엔드(Back-

End)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절감된 비용을 고객사와 공유하는 경험 체계를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오프니스는 인티그레이션(Integration), 인터페이스(Interface)의 개념입니다. 여러 플랫폼 간의 연동(or 연계) 을 통한 통합서비스와 통합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모두는 ‘예측 불가능 한 시대를 예측하는’, ‘글로벌 물류 대란과 공급망 붕괴 위기를 극복하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이 갖춰야 할 가치인 ‘협업(Collaboration)’, ‘민첩성(Agility)’, ‘가시성(Visibility)’ 을 위한 첼로 스퀘어의 서비스 방향이기도 합니다.

물류는 다른 산업의 지원 기능을 넘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독립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물류는 경제활동의 종합적 결과로 인식되고, 통상적인 공급망 관리를 넘어 물류 흐름의 관리(Logistics Flow Management)의 단계로 들어서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시설의 자동화, IT의 지능화, 운영의 효율화 등 물류 기술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환경 변화는 물류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신대륙을 찾아서

‘첼로 스퀘어 콘퍼런스 2022’ 개최에 이어 그 내용을 담고 있는 『디지털 물류를 항해하다: 살롱드첼로 2022』를 발간합니다. 디지털 물류기술의 흐름과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제조, 유통, 이커머스, IT 등 물류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구성원들이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자는 취지입니다.

배가 가장 안전할 때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입니다. 그러나 배는 바다를 항해할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있습니다. 험난한 파도를 넘어 뜨거운 적도 매서운 북극 항로를 통해 목적지로 나아갈 때 배는 그 역할과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컨테이너선은 더 이상 바다 위로만 운항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컨테이너는 디지털 랜선을 통해 5대양 6대주를 누비고 있으며, 인류의 더 나은 삶을 개척하고자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콜럼버스나 마젤란의 호기심이 신대륙 발견을 가능하게 했다면, 이제는 디지털 물류 혁신이 또 한 번의 디지털 신대륙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번 발간이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대한민국 물류기술 발전의 무한한 도약을 향한 징검다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김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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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네카쿠배경제학」저자. 비욘드엑스 대표. 인류의 먹고사니즘에 수많은 연결고리가 된 물류를 관찰하고, 시대마다 변화하는 공급망의 의미와 역할을 해석하는 일을 한다. 프리미엄 콘텐츠와 현장 전문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 인천대 창업혁신교수와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한국로지스틱스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