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262개 매장, 스타벅스의 실시간 재고 관리의 힘

     스타벅스 모바일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오더(siren order)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된 곳은 한국이다. 앱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는 소문이 있지만, 한국의 경우 체 주문의 약 1/4가량을 앱으로 주문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스타벅스 앱에 충전해 놓은 금액을 선불충전금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800억 원을, 미국의 경우 1조 원이 넘었다. 그래서 스타벅스를 금융회사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사이렌 오더는 스타벅스의 SCM 철학

     사이렌 오더를 가능하게 하는 힘은 재고관리 때문이다. 매장 상황에 따라 주문 가능한 메뉴가 다르게 표기되며, 지금 주문할 수 없는 음료는 곧장 품절로 처리된다. 잘 만들어진 판매시스템(POS)이 있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 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재고 파악이 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수요를 예측할 수 없다면 점심시간에 식당에 가서 식사를 주문했는데 찌개나 국만 먼저 나오고, 밥은 소위 옆 가게에서 빌려와야 하는 그런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거리두기 2.5단계 첫날 찍은 사진 지금은 거치대까지 구비되어 있다. 여기서 보이는 저 태블릿과 스캐너가 평상시 재고 관리용이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물류회사보다, 때로는 그보다 더 자주 재고 파악을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앱에 바로 업데이트한다. ‘수기 장부’와 ‘태블릿+스캐너’ 조합으로 재고 파악을 주기적으로 하는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매장에 들어갈 때 QR코드를 찍을 때 쓰는 그 태블릿이 바로 원래 용도는 재고 파악용이다. 나는 직접 근무해 본 적은 없지만, 매장에서 스캐너로 바코드를 찍으며 재고 파악을 하는 것을 목격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화장실에 있는 체크리스트에 무작정 동그라미 치는 그런 요식행위가 아니라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재고 파악을 할 때는 정말 물류센터에 조사하러 나온 정부 기관처럼 하나씩 꼼꼼하게 처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철저하고 주기적인 재고관리가 사이렌 오더를 가능하게 한다고 본다. 게다가 이 사이렌 오더는 처음에는 식품만 사이렌 오더로 가능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비식품 제품인 MD 제품도 사이렌 오더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재고 파악의 범주가 넓어진 것이다.

실시간 재고 파악이 가능한 이유 2가지

     재고 파악을 위한 시스템이 잘 만들어져 있으니 가능한 것 아니냐 하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스템이 없는 개인 매장도 잘하는 곳은 재고를 잘 관리한다. 그러나 전 세계 매출 30조 원 규모(국내 2조 원, 1,262개 매장)의 스타벅스가 실시간으로 재고 파악이 가능한 이유는 크게 2가지다.

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세스, 매뉴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업무 프로세스는 쉬워야 하고, 근무를 얼마나 했는지와 관계없이, 즉 숙련도와 관계없이 누구나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매뉴얼도 외워야 할 것이 많다면 그건 매뉴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외우지 않고도 할 수 있도록 해야 매뉴얼로서의 가치가 더욱 상승한다. 스타벅스 테이크아웃 컵 옆에 붙어있는 라벨에는 음료에 들어가는 재료가 자세히 나온다. 경력자는 외워서 하겠지만 신입의 경우에도 그 라벨만 봐도 음료를 어느 정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스타벅스 음료는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라벨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실제로 나는 얼음 없는 아이스라떼를 자주 주문하는 편이다.

② 시스템과 하드웨어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시스템과 하드웨어는 사용자(직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회장이 복귀했을 때 추진했던 주요 과제 중의 하나가 시스템 개선일 정도였으니 과거의 스타벅스는 지금보다 한참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부 속사정은 모르지만, 주기적으로 재고 파악을 하는 것을 보면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타벅스를 따라 하려면

    이 글을 쓰면서 우리나라 커피 프랜차이즈 몇 개의 앱을 띄워서 확인해봤다. 의외로 추석 선물세트나, 병 음료 등도 앱으로 주문할 수 있게 해놓은 곳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업체 같은 경우는 모바일 쿠폰을 앱으로 결제하기를 제공하지 않았다. 당연히 MD 상품은 주문이 불가능했다.

 매장이 하나일 때는 할 수 있다. 매장이 10개일 때는 잘 컨트롤 하면 이 정도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매장이 1,000개가 넘어간다면? 이건 다른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이글을 스타벅스가 아닌 일반 매장에서 쓰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을 다 쓰고 나면 위에 MD 상품을 앱 오더가 안되는 매장에 찾아가서 MD 상품을 구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