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파이와 맞붙는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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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을 배송한다고요?

안녕하세요, 영월 엄씨가 영월 땅 부자인 것을 엊그제 처음 안 영월 엄씨 엄지용입니다. 갑자기 강원도 영월에 온 이유는 2200만원에 ‘한옥’을 지어서 배송까지 해준다는 업체가 있다고 해서입니다. 한옥을 짓는 것만도 생소한데, ‘배송’까지 해준다니요. 이게 뭔가 싶어서 궁금증에 영월로 달려왔습니다.  

6평 사이즈의 농막입니다. ⓒ커넥터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제가 만난 곳은 그냥 한옥을 만드는 업체는 아닙니다. 6평 사이즈까지 만들 수 있는 ‘농막’을 한옥 양식으로 만들어서 배송해주는 업체입니다. 위 사진 같이 만든 한옥을 트레일러에 싣고 옮긴 다음 현장에서 크레인으로 떠서 고객이 원하는 곳에 설치까지 해줍니다. 수십년 경력의 한옥 건축 장인들이 모여서 영월에 부지를 매입하고, 공장을 짓고, 2020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농막’ 하니 생소하죠? 농막은 논밭 옆에 농기구를 보관하거나 휴식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작은 집을 말합니다. 애초에 창고 개념이라 ‘주택’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다주택 규제에 잡히지 않는 게 농막의 강점(?)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농지에 땅이 있는 분들이 세컨 하우스로 농막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름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농막보다는 ‘이동식 주택’이라 부른다나요. 찾아보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도 농막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컨테이너로 만든 저렴한 아이는 수십만원이면 살 수 있던데, 세상에나. 수요가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1000만원에 짓는 세컨드 하우스?… ‘농막’의 진화, 조선비즈]

영월에서 만난 기묘한 ‘한옥 물류’ 이야기는 프리미엄 콘텐츠 멤버십 커넥터스를 통해 조만간 풀어보려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기왕 온 영월이니 빨리 놀고 싶습니다. 영월은 저한테 두 번째 방문인데 콩가루 버무려먹는 송어회와 동강 다슬기로 만든 해장국이 참 맛있습니다.

빨리 뉴스레터 쓰고 동강에서 물멍 때리려면 사설은 여기까지 해야겠네요. 오늘의 뉴스픽 시작하겠습니다.

위클리 뉴스픽 :                

사라지는 리셀러, 브랜드가 온다

오늘은 오리지널 콘텐츠입니다. 한국에 공식 진출한 두 개의 아마존 중 하나인 ‘아마존글로벌셀링’의 연례행사 <아마존 셀러 컨퍼런스>가 바로 어제(19일)부터 오늘(20일)까지 양일 동안 열렸습니다. 한국 아마존글로벌셀링의 전략 발표와 강조점을 통해 글로벌 아마존의 방향을 엿볼 수 있는 행사인지라, 저도 매해 참여했는데요. 올해 컨퍼런스의 주제는 단연 ‘브랜드’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모르는 분들이 있을까봐 잠깐 소개하자면 ‘아마존글로벌셀링’은 전 세계 17개국에 진출하여 3억명 이상의 소비자를 보유한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을 판매할 ‘판매자’, ‘브랜드사’를 모으는 글로벌 소싱 조직입니다.

아마존글로벌소싱이 한국 소비자 대상 판매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은 아닙니다. 아마존이 한국에서 11번가를 통한 대리 판매망(?)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아마존글로벌소싱의 관심사는 소비자보다는 ‘판매자’에 있습니다. 한국 판매자들을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 입점시키거나, FBA(Fulfillment By Amazon)를 통해 아마존 현지 창고에 상품을 미리 입고시키는 방식을 사용하도록 가이드 합니다. 판매자들이 몸만 오지는 않을테니, 그들과 함께 딸려오는 ‘상품’을 확보하는 게 이 조직의 목적입니다.

아마존 외에도 알리바바, 쇼피, 라자다, 위시 등 많은 글로벌 마켓플레이스들이 한국 상품 소싱을 목적으로 한국에 진출해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 상품이 세계에서 먹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까요. 국뽕이 차오르네요.

아마존에 따르면 글로벌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이커머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은 2020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8.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에 진출한 아마존글로벌셀링 또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영역에서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이고요.

사라지고 있는 ‘리셀러’

앞서 제가 매해 한국 아마존글로벌셀링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가했다고 했죠. 매해 아마존이 강조하는 주제가 조금씩 바뀌는 데, 최근 몇 년의 공통적인 분위기라고 한다면 ‘리셀러(중간 유통상)’가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초기 아마존의 행사에선 ‘리셀러’들을 위한 지원 정책도 자주 거론됐는데요. 최근 몇 년을 보자면 리셀러가 거론되던 그 자리를 ‘브랜드사’, ‘제조사’들이 완전히 대체한 모습입니다.

요컨대 아마존은 중간 유통상을 건너뛰고 브랜드, 제조사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ustomer) 판매채널’로써 스스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잠깐 이성한 한국 아마존글로벌셀링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지난해 가장 주목할 성과는 자사 브랜드를 직접 보유한 ‘브랜드 오너’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2021년 한 해만 브랜드 오너는 60%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도 그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이성한 한국 아마존글로벌셀링 대표)”

실제로 아마존은 ‘브랜드’를 처음 만나는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합니다. 아마존 자체 조사에 따르면 1) 아마존 전체 고객의 4%만이 쇼핑 검색을 시작한 후 즉시 상품을 구매합니다. 나머지 96%는 아마존 웹사이트를 맴돌며 다양한 브랜드를 둘러봅니다. 2) 아마존 소비자의 46%는 5년 전에 비해 새로운 브랜드의 구매를 선호합니다. 3) 아마존 소비자의 74%는 아마존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발견합니다. 4) 50% 이상의 소비자들은 생소한 브랜드 제품 구매 경로로 아마존을 선호합니다.

말인즉, 아마존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목적형 소비보다는 새로운 ‘브랜드’를 아마존을 통해 발견하는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아마존은 한국, 중국, 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소싱망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으로 아마존은 단순히 로컬 브랜드를 소비하는 채널을 넘어,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판매채널로 인지되고 있다는 게 아마존측 설명입니다. 외국에서는 생소한 ‘한국 브랜드’일지라도 아마존에서 상품을 전개한다면 이런 습관을 보이는 소비자를 만나고 기회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역시나 이번 이성한 대표의 전략 발표에서도 ‘리셀러’는 어디서도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과거 아마존이 리셀러까지 포섭했던 이유는 최대한 빠르게 상품 구색의 규모를 만들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리셀러들의 유통망을 활용하여 속도감 있게 고객의 상품 선택권(Selection)을 늘릴 수 있었으니까요.

지금의 아마존은 그 선택권을 만드는 작업을 어느 정도 끝냈다고 판단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많은 상품 구색을 확보하는 것보다 구색을 ‘정갈하게’ 만드는 것을 더 중요한 지점이라 판단한 것이죠.

그래서 리셀러의 자리를 대체한 키워드가 ‘브랜드’입니다. 브랜드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상품을 보유하고 있고, ‘가격 통제력’도 중간 유통상에 비해 강합니다. 아마존 입장에선 ‘똑같은’ 상품을 판매한다면 리셀러보다는 브랜드의 입점을 받는 것이 사용자에게 더 저렴하고 신뢰 높은 상품을 전달하는 방법이 됩니다. 아마존의 고객 집착 원칙에 부합하죠.

브랜드를 끌어오는 방법

아마존이 브랜드에 러브콜을 보내기 위해 준비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브랜드사가 아마존 안에서 다양한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여 매출을 끌어올리고, 동시에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내재화했습니다.

아마존이 이야기하는 그 시작점은 ‘브랜드 레지스트리(Registry, 등록)’입니다. 상표권을 보유한 아마존 판매자들은 브랜드 레지스트리를 통해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서 브랜드 ‘상표권’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아마존이 협력업체를 통해 제공하는 IP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기능을 활용한다면 현지 상표권 출원까지 아마존 안에서 가능합니다. IP 액셀러레이터는 상표권 출원까지 통상 6개월~1년 가까이 소요됐던 시간을 빠르면 ‘2주’까지 단축했습니다.

브랜드 레지스트리의 역할은 아마존에 등록된 브랜드의 ‘보호’입니다. 예를 들어서 허가받지 않은 리셀러가 지하 경로로 상품을 입수해 아마존에 판매하고 있다고 해보죠. 이런 판매자들은 기존 아마존 브랜드 판매자들에게 큰 골칫거리였습니다. 리셀러로부터 공식 가격, 디자인 등의 정책을 무시하는 상품들이 판매돼 상품 브랜딩 및 고객 관계 관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레지스트리에 등록한 판매자들은 이렇게 허가 받지 않은 유통을 하는 ‘리셀러’를 통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컨대 동일한 브랜드의 상품이 아마존에서 어떤 판매자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상표권 침해가 의심되는 상품이 보인다면 ‘계정 정지’ 요청까지 가능합니다. 아마존에서 뷰티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아시아비엔씨 황종서 대표이사의 이야기입니다.

“언젠가 저희 공식 스토어에 상품 패키지가 이상하고 가품이 의심된다는 고객 문의가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닌 다른 판매자에게서 상품을 구입한 고객이었습니다. 우리는 해당 상품의 판매경로를 역추적했고, 정식적으로 유통되는 상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마존에 등록된 브랜드 오너의 권한으로 해당 리셀러를 찾아 셀러 계정을 정지했습니다. 아마존은 브랜드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용성이 매우 높습니다. 리셀러를 관리하고 브랜드 권한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황종서 아시아비엔씨 대표이사)”

아마존에 브랜드가 등록된 판매자는 별도의 ‘브랜드스토어’를 개설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브랜드스토어는 아마존에 숍인숍 형태로 브랜드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자사몰’이라 볼 수 있습니다. 독립적인 디지털 쇼룸에 브랜드의 상품을 전시하고, 디자인 도구를 통해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커스터마이징하여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닷컴에서 검색하는 상품은 여러 경쟁 제품과 브랜드가 함께 노출되는 반면, 특정 브랜드만의 상품을 독립적으로, 독립적인 색깔로 노출 가능하다는 것이 아마존이 ‘브랜드스토어’에서 강조하는 지점입니다.

아마존 브랜드스토어 모바일 페이지 ⓒAmazon

아마존은 브랜드스토어 개설이 판매자의 ‘매출 증대’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아마존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브랜드스토어를 한 번이라도 둘러본 고객의 45%는 이후 ‘브랜드스토어’를 기본 쇼핑채널로 지속적으로 이용합니다. 세 페이지 이상으로 꾸며진 브랜드스토어의 방문 지속시간과 방문자당 매출액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각각 83%, 32% 높습니다. 지난 90일 이내 브랜드스토어가 업데이트 된 경우 재방문 고객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21% 증가하며, 방문자당 매출액도 35% 높았습니다. 그만큼 소비자에게 브랜드스토어가 주는 영향력이 크다고 아마존은 평가합니다.  

브랜드스토어 오픈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한국아마존글로벌셀링

아마존은 브랜드스토어 판매자들에게 서비스 개선 및 전략 설정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공유해주기도 합니다. 예컨대 아마존은 대시보드를 통해 스토어 방문 전체 고객수와 페이지 노출수와 같은 기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도록 브랜드스토어 판매자에게 제공합니다.

더 나아가 브랜드스토어의 유입 분석도 가능합니다. 브랜드스토어 각 페이지별로 어느 페이지에 더 많은 고객이 방문했는지, 소스태그를 활용한다면 아마존 외부에서도 어떤 경로로 브랜드스토어로 고객이 유입됐는지까지 확인 가능합니다. 고객이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구매하지 않은 상품은 무엇인지, 어떤 페이지에서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했는지, 여정별 고객 숫자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나의 브랜드를 인지하는 고객의 비율이 몇 %인지, 카테고리별 평균 구매전환율은 몇 %인지, 카테고리 안의 경쟁 브랜드 대비 자사 브랜드의 성적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또한 확인 가능합니다.  

아마존 브랜드 메트릭스 대시보드. 아마존 방문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여 제공한다. ⓒ한국아마존글로벌셀링 

브랜드스토어 판매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들을 분석하여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유통 프로세스에서 이상점을 찾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자사몰과 경쟁하는 아마존

전통적으로 다수의 입점 판매자들이 서로 경쟁하는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는 브랜드의 색깔을 보여주기 어려운 유통채널로 평가 받았습니다. 브랜드보다는 플랫폼의 색깔을 보여주는 표준화된 UI 안에서 여러 경쟁사의 상품과 함께 노출됐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아마존에서 구매한 어떤 브랜드의 상품을 해당 브랜드에서 구매했다고 여기지 않고, 아마존에서 구매했다고 여겼죠.

데이터가 미래 전략을 위한 중요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시대에 마켓플레이스 입점은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플랫폼이 마켓플레이스 입점 판매자들에게 일부 데이터를 공유해주긴 했지만, 모든 데이터를 공유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부 데이터만으로는 전략 활용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판매자들은 쇼피파이나 카페24와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자사몰’을 구축했습니다. 브랜딩을 강화하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자사몰을 선택한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마켓플레이스는 풍부한 고객 트래픽으로 매출 증대가 가능했기에 브랜드에게 중요한 판매채널이었습니다. 자사몰과 함께 복수 판매채널에 입점하는 ‘멀티채널 판매’가 일반화된 배경입니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뭔가 느껴졌다면 맞습니다. 그 경계가 흩어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브랜드스토어처럼 플랫폼 안에 ‘브랜드 자사몰’을 만들 수 있도록 하여 브랜드의 개성을 뿜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 한계가 있었던 데이터 분석 솔루션 측면에서도 전보다 활용 범위가 넓어진 강화된 기능의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 더해 플랫폼과 연동된 매출 증대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브랜드 자사몰에 플랫폼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트래픽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광고 상품’을 연계합니다. 자사몰과 이커머스 솔루션의 영역. 어찌 보면 쇼피파이가 활동하던 판에 아마존이 발을 디뎌 경쟁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추세가 아마존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쿠팡이 2019년 11월 론칭한 ‘스토어’나, 네이버가 2020년 2월 시작한 ‘브랜드스토어’는 모두 브랜드가 스스로의 색깔을 플랫폼 안에서 뽐낼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을 할당했습니다. 디테일이 다를 뿐이지 핵심 개념은 아마존의 브랜드스토어와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카페24와 메이크샵의 영역에 네이버, 쿠팡이 들어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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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을 모두 아우르는 키워드는 D2C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제조사, 브랜드사를 중심으로 한 D2C는 더욱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사는 쇼피파이의 고객이자, 아마존의 고객이자, 카페24의 고객이자, 쿠팡의 고객입니다.

D2C의 바람 속에 원청과 경쟁해야 하는 리셀러들의 미래는 그리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도 활로는 ‘브랜드’에 있습니다.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틈새에서 보이는 비즈니스

빠른 배송은 그야말로 전쟁터입니다. 초대형 자본을 등에 업은 퀵커머스 열풍으로 익일, 새벽, 당일배송을 넘어 ‘분단위 배송’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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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가 있다면 퀵커머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운영 방법론은 최적화되지 못했다는 겁니다. 규모와 밀도를 만들기 어려운 ‘단건 즉시배달’ 특성상 비용은 끝도 없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악재로 배달대행료는 치솟았고, 견디다 못한 숨은 물류비는 소비자에게로, 판매자에게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여기 시대를 역행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보입니다. 튀어나온 배달비를 견디다 못한 소비자들이 배달 받기를 포기하고 직접 상품을 ‘픽업’하러 나섭니다. 지금까지 저렴한 빠른 물류로 감히 한국에서 성장하지 못했던 ‘매장 픽업’이 튀어나온 물류비로 이제야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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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카톡방을 만들어서 ‘치킨 주문 공동화’를 해버리기도 합니다. 주문 단에서 ‘묶음배달’을 만들어버리고 현관 앞에서 라이더에게 받은 치킨을 각각 주문한 사람들에게 배분합니다. 배달비를 아끼기 위해서 아파트 주민들이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픽업자가 됐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달비 1만원 시대…합심한 아파트 주민들의 놀라운 할인 방법, 조선일보]

저는 이 시대에 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이미 규모를 만든 플랫폼 업체들과 ‘자본 경쟁’을 펼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GS리테일이 미쳐 날뛰고 있는 ‘퀵커머스’ 판에서 감히 어떻게 속도를 논할 수 있겠습니까. 쩐의 전쟁을 한다면 그들보다 돈이 많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전장의 어떤 틈새에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꽃 필 수도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 시국에 오히려 ‘느린 배송’이 나온다면 어떨까요. 느리지만 최소주문금액과 배달비는 아예 받지 않을 수 있다면요. 대학가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만 주문을 받아 밀도를 형성하고, 이륜차가 아닌 사륜차로 최대한 많은 상품을 순회 픽업하여 규모를 만든다면요.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달비 없다” 요즘 대학가에서 배민·쿠팡 대신 찾는 앱, 머니투데이]

확장성에는 제약이 있더라도, 로컬 비즈니스로는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심지어 적자 아닌 ‘이익’을 보는 방법까지 고려하면서요.

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사실 지금 영월에서 청량리로 올라가는 무궁화호에서 커넥트레터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무궁화호는 10여년 전 대학생 시절 ‘내일로’ 열차에 탄 이후로 처음인데,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어 놀랐습니다. 제가 몰랐던 세상이 이렇게나 많은데, 저 같은 출장워커를 위한 노트북 거치대 하나만 놔주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더 의미 있는 유통, 물류 소식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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